8시40분 비행기를 타야만 한다.
새벽에 일어나니 체크리스트가 와있다.
무제한 전화공짜라는 계약과는 달리 전화비가 신호만 간 것부터 좌르르
나와서는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
맨하튼에서도 전화비 깍은 사람이야~이 거 왜이래?
바로 가서 전화비 완전 삭제에 이어 영화비 청구도 빼버렸다.
보지도 않은 유료영화비까지 다 올라있던 것.
그래도 세상에 너무 많은 청구금액에 놀라울 뿐이다.
호텔서 식사를 두 번 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하고나니 허탈하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렌트카 회사.
도둑…..결국 고장난 네비게이션 가격도 이틀치를 뺐다.
그래도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영어–소통—묻고픈 게 너무 많았지만 짧은 영어로 어이해.
포기–계산–피눈물이 났다.
큰 차를 왜 해가지고는–보험도 들고–기름값은 별로 안나올 줄 알았는데…
허탈~
내 일생의 이런 귀족여행을 언제 해보나 이 말이다.
마우이에 온 모든 서양인들이 다 귀족으로 보인다.
하와이언 비행기에선 가방 두 개는 허락하지만 나머지 두 개는 돈을 내야한단다.
엉~~? 그래? 갖고탈께—-
엉뚱한데서 돈을 절약하는 나의 이상한 기운.
아이들도 올 때 짐값을 15불씩 따로 냈단다.
갈 때는 한 가방에 스킨류는 다 집어넣고 핸드캐리어 하라고 일렀다.
뉴욕서 하와이오는 것도 일인당 150만원이나 냈건만 중간에 예약하는 이가 어쨌길래….
영어..소통이 원인이다.
호놀룰루에서 대한항공을 보니 반가움에 눈물이 나오려고한다.
그래도 연말에 환율을 정부개입으로 1259원으로 마감했다니 내가 쓴 돈의 일부는
그 가격으로 계산이 되었겠군.
대한항공..또 내가 다 본 영화를 틀어줬다.
아이고 짜증이야.
갈 때는 7시간 반이더니 올 때는 왜 11시간이나 걸리는 건지.
옆의 외국인 비빔밥을 잘 먹길래 물어보니 자기는 순대, 족발, 멍멍탕, 된장찌개, 김치 너무 좋아한단다.
착하게 생겨서 마음에도 드는데 잘 꼬셔서 영어나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이들 걱정이 많이 된다.
제대로 갈런지.
하기야 올 때도 잘 왔는데 잘 가겠지?
이제는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뭐든 더 잘 하는데 무슨 걱정이 이리도.
혹시나 잠들지 않았을까..
뉴욕이 그렇게 춥다는데 외투 하나 걸치지 않고 왔으니 어쩌나.
가디언은 아이들을 데려다 주지도 않고
택시를 태워서 보냈으니 응당 그러려니 한다.
모든 게 떨어져 있으니 답답하다.
아이들이 핸드폰도 없이 지내니 더 답답하다.
언젠가 인도에 갔을 때 뱅갈만을 거닐며 뱅갈의 푸른 밤이라는 영화를
생각했던 적이 있다.
태평양을 눈 앞에 두고는 늘 다른 생각만 났다.
상류사회의 영어와 럭셔리한 모습들의 백인들을 보면서 적당히 기도 죽어보고
조깅을 하는 아름다운 몸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부끄러워 지기도 했다.
조용조용한 영어구사.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는 태도와 우아한 할머니들.
에릭자비와 헬렌카민스키 모자들.
매일 수영장에 나와 여자 애들과 끝없는 대화를 나누던 금발의 청년.
태평양을 바라보며 했던 무수한 생각들 중에는 주로 인간에 대한 고찰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나가야 할 세계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그들만의 세상은 과연 어찌 전개될런지 나름대로 다 되겠지.
공연한 우려와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는 나를 향해 아들은 제발 꿈 깨란다.
위 사진 아래가 모든 산호밭이다.
그렇게 날카롭지도 않고 떠밀려서 들어가봤지만
그냥
또 밀려서 빠져 나오면 된다.
블루라군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거기에 나오는 금발의 소년, 소녀들이 참 많기도 했다.
샌프란이나 LA쪽에서는 가까워서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거기에 따라 경비도 좀 저렴할 것이고 그래서 그 쪽에서 마우이로는 휴가를
즐기러 오는 이가 많다.
그렇지 않고는 좀 무리이긴 하다.
우리처럼 쌩뚱맞은 관광객은 돈쓰러 가는 것 아니고는 힘든 코스다.
신혼부부들은 권할 만하다.
절대 에어텔로 가면 된다.
돌아다니기도 쉬워서 젊은 이들이야 걱정할 게 없다고 보여진다.
그리고보니 정말 맛있게 먹었던 하와이언 식당 이야길 빼먹었다.
주주님의 강력한 추천에 따라 갔던 키헤이에 있는 K카페인데
아주 그럴싸하게 마음에 들었다.
따로 스크랩할까한다.
김진아
2009년 1월 2일 at 3:24 오전
다른 사진보다…
떠나시는 마음을 정리하셔서 그런지..
이곳에 올라와 있는 사진속의 구름과..바다..
그 느낌마저..모두 아우러져 있어요..
글과..함께…
*^^*
Lisa♡
2009년 1월 2일 at 3:44 오전
그래요?
일부러 이런 사진을 골랐답니다.
분위기 나나요?
t루디
2009년 1월 3일 at 5:25 오전
"도둑,, 고장난 네비게이숀 값도 이틀치나 뺏다. "
이 대목이 한국에서 당한 손전화 요금이 몽글몽글..ㅎㅎ
공항에서 빌린 손전화 45일 만에 43만원 달라고 했다.
처음 준 전화기는 수신때 울리지도 통화중 뚝! 뚝 끊어지구
문자두 안 들어오구 엉망이였지
해서 결국 사업하는 말빨센 친구가 한시간 말싸움 끝에
새 전화기를 택배 받았는데… 매주 전화요금 확인때
구 전화기에 적용된 사용료는 계산에서 빠진 금액만을
말해 주더니,, 떠나면서 계산하여고 하니 요금이 두개라나 뭐래나
황당! … 지배인과 종업원이 동시에 따따따따~~~ 정당성을
떠들어 대구 난 못내겠다고 싸우며 상대방의 말싸움에 휘말리다가
내 뱅기를 놓칠것 같아… 아녿 모르겠어니 알아서 하라고 난 그자리를 떠났죠.
처음 빌린때 사촌 동생 긐레팃 카드를 홀딩했는데 행여나
그 동생에게 빌을 보낼까 걱정 되더라구요…
한달 그리고 두달 기다려도 청구서는 안 왔다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이긴거구요.
미국도 마찬 가지에요.
목소리 큰넘이 이긴다구.. 조목 조목 따지면 내지 않아도 될 금액들이
많이 추가 되었을것 꺼라 봅니다.
특히 요즈음 불경기라.. 물론 하왕이는 겨울 한철 본토 사람들이 많이 오므로
장사가 되리라 보지만 일년내내 그런건 아니거던요 –
바가지 요금을 의식적으로 추가 하는짓꺼리라 만만치 않으리라 보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남 그런게 다 추억으로 남더라구요… ㅎㅎ
Lisa♡
2009년 1월 3일 at 2:25 오후
트루디님.
저는 한국만 그런 줄 알았거든요.
미국같은 선진국에선 덜 할 줄 알았지요.
사람 사는데는 다 똑같은 거 같죠?
늘 별 수 없나봐요.
젠틀한 사회나 우왕좌왕하는 사회나
다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젠틀함이 낫겠지요?
트루디님도 그런 일이 …이해가 완벽하게 됩니다.
천왕
2009년 1월 18일 at 5:24 오전
강철 리사님과 하와이 여행을 하루종일 했네요~
조물주의 실수로 그런 인간들이 생겨나서 …
리사님에게 추억거리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살 만 하지요?~
Lisa♡
2009년 1월 18일 at 5:31 오전
천왕님.
조물주의 실수??
선물이지요.
너무나 소중한 선물..헤헤.
하와이여행 지루하진 않았나요?
천왕님.
방가방가——ㅎㅎ
그럼요, 세상은 살만합니다.
천왕
2009년 1월 18일 at 5:34 오전
지루하긴요?~
유체이탈해서 얼마나 스릴이 있었는지요~ ㅎㅎㅎ
Lisa♡
2009년 1월 18일 at 6:15 오전
음…………도사님.
그러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