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경험에 의한 소설을 쓸 때 그 깊이가 독자에게 다가온다.
직접 느끼고 아파하고 저려봤던 실제 이야기들을 잘 파헤쳐써야
독자도 가까스로 그걸 붙잡는다.
더구나 독자 또한 그런 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그 느낌이 남다를 수가 있다.
잘 알고 지내는 작가의 글을 읽을 때는 그 글의 배경이 보인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
잘 알고 지내는 친구의 글을 단편으로 간단하게나마 읽었다.
간단하지만 결코 쉽게 읽어 버릴 수 없었던 건 내용에 담겨 있는 메세지가
한두가지가 아니고 강렬했기 때문이다.
짧은 글 속에 그 많은 굵직한 메세지들을 담기에 무리였는지 다소 억지라는 것도
보이지만 놀라움은 금할 수가 없다.
부제가 주는 느낌 또한 만만치가 않다.
사유와 실증.
공연히 어려워지는 제목이지만글은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아침내내 조블의 일기를 메우느라 오전을 보냈다.
그러잖아도 새벽에 뜬 눈이라 긴 아침을 보낸 셈이다.
기억의 편린을 주워 모으다보니 잊고 지나버린 이야기도 많고
중요한 단서들도 놓친 듯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재밌다.
오후엔 슈퍼를 오랜만에 나갔다.
다들 정겹기만 하다.
소금 뿌려져 있는 꽁치도, 섬초의 흐트러진 모습조차도 이쁘기만 하다.
섬초를 약간 샀다..세상에 873원이라니.
물미역도 그립다.
양멸이도 그립고, 밀감도 다들 잘 생긴 것 같으니 눈이 어찌됐나보다.
생선가게 아줌마들의 넉살좋은 말붙임도, 쌀가게 할아버지의 쉰 머리도
종알종알 놓여진 서리태와 좁쌀 뭉치들도 어쩜 그리 예쁘기만 한지.
사람은 일단은 잘 생기고 볼 일이다.
후광효과라는 게 있다.
같은 일을 하거나 같은 입사시험을 쳐도 일단은 후광에
끌리는 건 사실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쪽으로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다.
나 또한 잘 생긴 사람에게 먼저 눈이 간다.
하지만 시간…시간이라는 건 진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의 됨됨이나 매력이라는 걸로 판가름이 난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외모에서조차 척보면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그게 그 사람의 연륜이고, 수준이고 제 눈에 안경이라는 거다.
잘 생겼고, 착해보이며 준수한 사람도 적잖게 있긴 했다.
그 잘 생겼다는 것도 시간이 갈수록 자기 스타일로 점철되어진다.
밤에 소수 한 잔에 삼겹살 진짜…먹고 싶었다.
땡기는 날이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전화하지 않았다.
같이 마실 사람도 없다.
잠을 많이 자서 퉁퉁 부은 얼굴로 그냥 작은 책 하나와 TV에 시간을 의지한다.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도 때로는 편리하다.
생강과 대추와 도라지를 넣고 푹 끓인차만이 날 대접한다.
아직 여행가방은 그대로다.
라이프 자켓도 꾸겨진 채 그대로다.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것 조차 잊었다.
날짜가는 것도 모르겠다.
하긴 낮에 5일 약속을 잡느라 전화를 한 어느 여성은 오늘이 5일 아니예요?
라고 해서 놀래서 자빠질 뻔 했다.
5일은 시누이 생일이라 내가그녀의 친구들에게 이벤트로 약속 정하느라
몇 군데 전화질을 했다.
새로운 달, 아니 새로운 해가 이렇게 또 시작하고 있다.
데레사
2009년 1월 3일 at 12:44 오전
리사님.
포인세치아 꽃이 참 예쁘게 보입니다.
늘 주변이야기로 재미를 더해주는 울 리사님.
나도 열심한 독자중의 한사람이라는것, 알아주세요.ㅎㅎ
Lisa♡
2009년 1월 3일 at 12:49 오전
데레사님이 어느 새 나의 독자라구요?
여기 일인분 추가요~~~~
후후후..데레사님, 날씨 좋은 토요일이네요.
저는 일산으로 가야합니다.
캐나다에서 친구가 왔는데 내일 간다네요.
초딩동창생들과 실컷 놀다가 미국갔을 때 로밍을 한 줄
모르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일산서 만나기로 한 거지요.
샤워하고 나가야겠네요, 즐건 주말 보내세요.
슈카
2009년 1월 3일 at 12:58 오전
여기도 Lisa♡님 독자 일인분 추가요~~~~
즐겁고 재밌는 시간 보내세요.
이 공간에 들어와 읽다보면 글이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김진아
2009년 1월 3일 at 3:56 오전
오늘 날씨 어제보다 훨 좋은 상태라..
정말 좋은 날..좋은 만남을 가지시네요..ㅎㅎ
슈카님 말씀처럼..
맞아요..같은 느낌을 받는 부분들이 참 많다는 것이..
리사님 글을 맞이할때예요..
글이..말을 하는 것처럼..저도 그리 느껴집니다.
^^
김현수
2009년 1월 3일 at 4:56 오전
크리스마스때 하와이로 떠난 여행은 잘 다녀 오셨네요.
아직 오지 않은줄 알고 와 보지 않았더니..ㅎㅎ,
새해에도 여전하신 리사님께 축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늘 아름다운 꿈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東西南北
2009년 1월 3일 at 5:14 오전
리사님,
새해에도 다복하시길 빕니다.
summer moon
2009년 1월 3일 at 5:56 오전
제가 지금보다 나이가 훨씬 덜 했을 때는
잘생기거나 이쁜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 무조건
머리가 가벼울거라고 생각해버리곤 했어요
생긴게 별로인 자신을 그렇게 해서라도 추수리고 싶은 철없던 짓..ㅎㅎㅎ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 미모나 겉모양보다
목소리, 말투, 몸짓 등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선물로 받게되는 조금은 ‘넓고 깊어진 시각’ 인지…^^
그리고 시력이 약해져서 많은게 흐리게 보이기 시작하는것도
마음 편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구요.ㅎㅎㅎ
저는 시차적응을 잘 못해서 여행을 하고 난 뒤에 꽤 고생을 하는데 …
리사님
여행피로 잘 푸시고
다시 멋진 블로깅, 생활을 계속 하시길 !
Happy New Year !^^
shlee
2009년 1월 3일 at 6:38 오전
학교 다닐때
방학 숙제 즁 하나였던
일기 쓰기를 미루고 미루다
한꺼번에 벼락치기로 써 낸 저는
이렇게 매일 일기 쓰는 성실함이
놀라울 뿐~
2009년에는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일기를 남길 수 있는
하루 하루가 되기를~
봉쥬르
2009년 1월 3일 at 10:11 오전
리사님. 올해 처음 뵈어요~
여행 갔다 오셔서 피곤할텐데 정열적인 글쓰기 계속이네요
글이 점점 좋아진다고 하면 " 니가 뭘 알어? " 하실래요? ㅎㅎ
전 쓸줄은 몰라도 읽을줄은 알아서리..^^
그래요.. 외모에 강한 인상이 남는건 사실입니다
근데 사람은 알아갈수록 향기가 나고 수긍이 가는 된사람이 오래가는건 다 알지요.
그래도 첫인상을 예리하게 판단하면 그것도 무시못하긴해요.
그런고로 리사님도 그 느낌 그대로에요^^
벽두부터 수다스러운 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시와요~
왕소금
2009년 1월 3일 at 10:53 오전
무슨 글이든 배경을 알면 그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예전에 읽어보긴 했는데 통 무신 말을 하는지 몰랐는데
헤겔에게 찌들렸던 그를 알게 된 후 다시 읽어보니 아하~소리가 자동적으로 나오더라고요ㅎㅎ
새로이 출발한 한 해 그렇게 시작하는 거지요.
그래도 건강은 잘 챙기시면서…^^
그리고 조카 건은 후배한테 물어보니까 직접 담당한 것은 아니지만 시상식 때에 거기에 있었다고..
Lisa♡
2009년 1월 3일 at 10:55 오전
슈카님.
최고의 칭찬입니다.
글이 말하는 것 처럼 느껴지는 거…요.
왜냐하면 저나 슈카님의 글이 구어체 거든요.
구어체에서 제일 좋은 느낌은 꼭 말하는 것 같다는 거죠.
이만하면 잘난 척 맞죠?
Lisa♡
2009년 1월 3일 at 10:57 오전
진아님.
일산을 다녀왔답니다.
저는 일산을 통 몰라서
두려웠지만 네비게이션이 있으니
편하긴 하더라구요.
같은 느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부류끼리 뭉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사람들에게 받는 느낌도 비슷하게 받겠지요.
ㅎㅎㅎ…날씨 좋은데요.
Lisa♡
2009년 1월 3일 at 10:58 오전
현수님.
하와이에 뭐..그리 오래 있을 일이 뭐있나요?
빨리 와야지요.
^^*
Lisa♡
2009년 1월 3일 at 10:58 오전
동서남북님.
다녀가셨어요?
Lisa♡
2009년 1월 3일 at 11:01 오전
올케언니가 썸머 문님처럼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을 보면
늘 머리가 비었다고 그러는 걸 보면서
성격이 참 나쁘다고 생각했답니다.
올케는 아주 못생겼긴 합니다.
썸머문님은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지식이
많아서 그러신 것 같기도 하네요.
이제는 외모도, 목소리도, 표정도 모든 드러나는 것들에서
상대의 대충적인 걸 파악하게 되기도 하는 나이죠.
그러나 오판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하지만요.
저도 상대의 목소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이 번 여행을 통해서 크게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결정한다고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니지만 오늘도
모르고 크게 말하다가 나를 추스리고는 했답니다.
몸짓도 이제는 신경쓸께요.ㅎㅎ
Lisa♡
2009년 1월 3일 at 11:03 오전
쉬리님.
저는 초등학교 일학년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답니다.
즐겼구요.
그리고는 결혼 후에도 매일 가계부같은 일기를 썼어요.
어느 순간 일기장을 다 버리고 안썼는데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일기랍시고 매일을 기록하게 되네요.
하고보니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저 기록개근상 주실래나??
Lisa♡
2009년 1월 3일 at 11:05 오전
글이 점점 좋아진다는 칭찬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글을 잘 쓰시는 봉쥬르님에게 들으니 저…아주 기분이
업되는 군요.
고맙사옵니다.
정열적인 글쓰기.
앞으로도 그렇게 정열적으로 살아겠어요.
정열의 여인.
후후후…어울린다.
봉쥬르님.
외모도 중요합니다.
유스티노 형제님 생각납니다.
Lisa♡
2009년 1월 3일 at 11:06 오전
왕소금님.
그렇군요.
그날 그 자리에?
그럼 열심히 사진찍던 가족이 바로 접니다.
으하하하…(아니 웃음이~~?)
쇼펜하우어이야기–맞아요.
그렇게 이해하고 다시보면 더욱 글이 쉽게 와닿지요.
ariel
2009년 1월 3일 at 11:24 오전
"이렇게 또 시작하고 있다."
제가 보이기 리사님은 복 받았어요…^^
리사님 살아가시는 것 보면 부러워요.
so carefree~~~^^ 나도 좀 배우고
싶어요… 그냥 전염이 되면 더 좋고..ㅋ
happy happy year 가 되시기 바래요~~!!^^
Lisa♡
2009년 1월 3일 at 11:30 오전
아리엘님.
복받았지요~~아무렴요.
아리엘님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으실 분인데
뭘 그러세요..엄살은.
편하게 마음 먹으시면 될 일을…ㅎㅎ
슈에
2009년 1월 3일 at 12:42 오후
여기 여행와서 라운지 컴에서 리사님 일기 읽어요..^^
늘 재미있어요….
4달만에 홍콩에오니 이사갔다는 사실조차 믿어지지않게
그냥 여기 사는것같아요.
시끄러운 광동어도 노래소리처럼 이쁘게 들리고
지저분한 거리와 말끔한 상점들이 어우러져 있는 홍콩만의 특별함이 있지요.^^
Lisa♡
2009년 1월 3일 at 2:27 오후
슈에님.
그러니까 편암함에서 오는 거 잖아요.
저도 어딜갔다 한국오면 그런 지저분함 조차
인간적으로 느껴지거든요.
사람이 다 그런가봐요.
홍콩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아이들과도 뜻깊은 해후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