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얼6일 대한민국에 이런 남자가?

누나_104.jpg

아침 일찍 블런치 타임을 갖자는 시누이의 전화를 받고

세수만 후다닥하고는 HOTEL로 날아갔다.

창가에 절대로 예약이 안 되는 자리가 있는데 그 자리만은

아무에게도 예약이 되질 않는단다.

제일 좋은 위치에 자리함은 물론이고 우리는 그 호텔에 갈 때마다

그 자리를 원하곤 했으나 한 번도 앉아보질 못했다.

이유인즉 한 남자가 일년치를 한꺼번에 다 내고 아무도 못 앉게

예약을 해버린 것이다.

자기가 오던 안오던 그 자리는 누구에게나 접근금지이다.

누나_098.jpg

그 남자를 오늘 두번째로 보았다.

그 남자가 앉은 테이블의 귀퉁이 의자라도 한 컷 찍어본다.

슬쩍 그를 쳐다본다.

평범해뵈는 그래서 더 멋져 보이는 그런 남자다.

약간 낡은 그러나 고급스러워뵈는 청바지를 입은 그.

좁고 가느다란 넥타이에..헐렁한 와이셔츠에 아무렇게나 걸친 외투.

강을 부드럽게 쳐다보며 가벼운 블런치를 하고 나간다.

시누이만 아니었으면 말이라도 걸어보고픈 사람이다.

그가 누구이던 여자든, 남자든, 할아버지든 중년이든

멋지다고 말해주고파서다.

참…그는 40대 중반 정도의 나이로 보였다.

일 년치 호텔의 제일 좋은 자리를 전세 낸 그는 누구일까?

누나_106.jpg

마포에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갖고있다.

위치가 좋고 새건물이다보니 인기가 아주 많다.

주로 월세를 내놓는데 나의 경우는 귀찮기도 하고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해서 월세보다는 전세를 내었는데 전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남아

정확하게 내어놓은지 5-10분만에 나가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이미 계약이

끝난 뒤에도 여러 부동산에서 전화가 끊이질 않는 오피스텔이다.

불경기라는 걸 실감한 건 갑자기 빨리 나갔음 하는 세입자의 사정상

지난 12월 초에 집을 내어놓았다.

월세로 들겠다는 사람은 있으나 전세로 들겠다는 사람이귀해졌다.

월세를 놓을까..하다가 아직 시간도 있고 기다려보자..했다.

오늘 전세로 나갔다.

그것도 2땡땡땡이나 더 받았다.

처음엔 여자판사 아가씨가 두번 째는 변호사가, 이번에는 어떤 직업인지 묻진 않았지만

부동산의 말로는 계속 깨끗한 직업의 사람들이 든다고 칭찬이다.

새해 꿈이 좋더니 다행이다.

누나_105.jpg

떠남이란?

오늘 책을 읽다보니 떠난다는 건 자기를 변화시키는 거라는 말이 있었다.

무수히 떠났던 나.

과연 내게 무슨 변화가 과연 있었던가?

부끄럽다.

변화란 현재의 나보다 더 나았으면 나았지, 추락하는 건 변화가 아닐진대

별로 나아진 것도 없는 듯 하다.

열린 마음?

그건 좀 열렸을 수도 있지만 언제나 제 자리로 돌아오곤 하는 어쩔 수 없음도 안다.

그러고보면 떠났던 적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닌지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제대로 떠나보자는 마음도 적잖게 있다.

나를 비우고 더 나은 나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누나_107.jpg

영국친구랑 통화.

런던서 서울로~ 두 시간에 걸쳐서.

우리는 그러고도 전화기 놓기를 아쉬워한다.

매너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 날이다.

매너장관이 있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시누이는 매너를 가르치는 교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너는 깊고 우아하다.

그래서 매너란 누구에게나 오질 않는다.

30 Comments

  1. 지안(智安)

    2009년 1월 6일 at 1:49 오후

    낡고 고급스러운 청바지에 좁다란 넥타이.
    아무나 글케 몬입죠?
    일년치를 예약? 꺄악~
    누군지 무지 궁굼해요.

    마포 오피스텔은 한강변인가요?
    암튼 재운은 있네요.비싼 밥 한턱 쓰시죠?
    매너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라던데 안 온다니?이미 왔자나요?   

  2. 테러

    2009년 1월 6일 at 2:09 오후

    강물 너무 자주 보면 우울증 생길 수 있다는데…
    그 분은 마음에 무엇이 허전해서 그러시는지 궁금해지네요…   

  3. 오드리

    2009년 1월 6일 at 2:12 오후

    매너를 위한 매너는 별루잖아요. 사람이 깊으면 저절로 따라오는 게 매너아닐까……..요.ㅎㅎ   

  4. Lisa♡

    2009년 1월 6일 at 2:17 오후

    아이고 매너님들 다녀가셨네요..

    매너 덩어리들요.

    지안님.

    아무나 글케 몬입지요.
    저도 몹씨 궁금합니다.
    물을 수도 읍꼬……

    재운은 아니고 겨우 나갔다구요.
    저는 재운은 없꼬 받을 복만…이히히히.   

  5. Lisa♡

    2009년 1월 6일 at 2:18 오후

    테러님.

    저도 애써 아마 잊지못할 추억이 있을 게야~~
    혹은 너무 외로워서?
    뭐—이 딴 거 생각해봤는데 어쨌덩가 멋째이잖아요.   

  6. Lisa♡

    2009년 1월 6일 at 2:19 오후

    오드리님.

    긍께…진정 우러나는 매너요.
    어릴 때부터 몸에 착 배인 매너.
    언니 그나저나 소호친구 소개 부탁…
    나..소호에서 20일은 있을 거야.
    일하러가서….   

  7. 김진아

    2009년 1월 6일 at 2:33 오후

    오드리님의 말씀이..의미심장하네요..
    매너를 위한 매너..

    ..   

  8. Lisa♡

    2009년 1월 6일 at 2:56 오후

    어렵지요?   

  9. 玄一

    2009년 1월 6일 at 4:33 오후

    너무 부러워하네요… 羨望?
    대개 점심 시간 때에는 창가나 전망있는 자린 예약 받지않는데- the first come first..

    그 매너란것이 위선일 수도 있고../ 그저 형식적인 예의로/
    대개는 그 사람의 인격(속사람), 품격이 베어나오는거지요/
    아니면 老熟하다거나/早熟하거나…ㅎㅎ

    저런 여자가 한국에도!!
       

  10. Lisa♡

    2009년 1월 6일 at 10:23 오후

    현일님.

    글쎄..

    한국에도 멋진 사람 많아지지요.
    그 자리요—-점심뿐 아니라 언제나
    멋지지 않아요?   

  11. 김삿갓

    2009년 1월 6일 at 11:29 오후

    제 생각엔 한국 이나 홍콩/중국 같은 곳만 그런 남자들이 있을것 같네요.
    ^______^ 모국 방문떄 마다 묵고 있는 호텔 커피숍에 가서 마시면서 놀라는건 커피
    가 한잔에 15000-19000 원씩 하는데 가족 넷이 마시면서 100불이 날라 가서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다 더 놀란건 그렇게 비싼 커피숍들이 북적북적 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동포가 아닌 똥퍼 라는 말을 실감 한적이 있었는데 그런 장소를 1년 예약이라…
    대단한 분이 시네요. Only in Korea….! ^_______^

    히야 근데 리사님 글 무쟈게 빨리 잘 쓰시는것 같아요. 제가 읽는 속도 보다도
    빠르게 글을 올리시니… 전 그저 리사님 우러러만 보겠습니다. ㅎㅎ

    그럼 좋은 시간 되시고요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
       

  12. 광혀니꺼

    2009년 1월 7일 at 1:00 오전

    헉스~
    40대 중반의 남자…
    이기적이네요.
    남들에겐 허용않고
    늘 본인만…
    그래두 그럴 능력이 되는 사람이러니 하면
    너그러워졋다가도
    그렇게까지 힐필요야~싶엇다가도

    새배하러 가야하는데~
    ㅎㅎ
       

  13. 왕소금

    2009년 1월 7일 at 1:20 오전

    변화 속에는 언제나 균형이란 것이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좋은 변화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나쁜 변화도 있는 것인데…
    그것은 어쩌면 현상적인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 이면에는 그와 상반된 보이지 않는 변화도 동시에 작동하고 있지 않을까…
    마~~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당ㅎ(명박버전^^)
    요로코롬 매너 없는 넘도 다녀가야 균형이 맞겠져???ㅎ   

  14. Lisa♡

    2009년 1월 7일 at 6:01 오전

    삿갓님.

    저 글 상당히 빨리 쓰는데 미리 써두었다가 고치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성질이 급하다보니 그 걸 못합니다.
    그래서 문장도 엉망이고 오타도 자주 나온답니다.
    읽는 것도 느리구먼요…..아까 삿갓님한테 글 썼다가(메일)
    다 날려버렸답니다.
    컴에 바이러스가 지금 걸렸어요.
    아무리 삭제를 시켜도 자꾸…오늘 팝업허용하는 창 뜨면 절대
    누르면 안됩니다.
    조블 바이러스에요.
    그런데 그 창가자리요..일 년이면 아마 할인도 되겠지요?
    그리고 그런 사람 외국에는 더 많은 것 같아요.
    커피를 식구 숫자대로 커피숍에서 마시다니….아까비…   

  15. Lisa♡

    2009년 1월 7일 at 6:02 오전

    광여사.

    능력되면 그런 멋진 행동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자기과시는 아니고 늘 혼자 조용히…살짝.
    그런데 무슨 이유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검소해뵈던데요…..옷차림은요.
       

  16. Lisa♡

    2009년 1월 7일 at 6:03 오전

    왕소금님.

    아마 보이지 않는 변화야 있었겠지요.
    머릿속도 달라졌을 거구요.
    하지만 실천이 없는 변화는 실제적인 즉 현상적인
    변화가 아니지요.
    현상적인 것이 중요하기도 하구요.
    음…제가 말하는 건 떠나서는 수많은 다짐을 하면서도 막상
    돌아오면 늘 그 자리에 그대로…천연덕스럽게도.   

  17. 八月花

    2009년 1월 7일 at 7:28 오전

    리사님이 그 남자랑 먼저 트구..
    날 좀 소개 시켜주믄 안될랑가.. 하는 바램이 있네요.ㅋㅋ
    근데..
    오십줄에 든 아줌씨가 하는 말 치곤
    좀 있어보이지요?
    ㅋㅋ
    종일 컴만 들락날락
    밖엔 안 나간 날이었네요.   

  18. 김선경 보나

    2009년 1월 7일 at 8:48 오전

    W호텔에서 그 남자… 예민한 리사님께 들켰군요…

    매너를 가르치는 교과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한 표 던집니다!
    초등학교에서 연초만 되면 예절교육시킨다고 한복 싸서 보내라고 하는데,
    그거 이전에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기본 매너와 태도부터 가르치는 교과가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19. 슈에

    2009년 1월 7일 at 11:39 오전

    그 창가의 손님..

    고정 고객이니 리사님이 맘만 먹으면 다시 볼수있는 사람??

    혼자서 그렇게 기분내는 남자 어떤 남자일까 궁금해요.

    역시 돈이 따라줘야 멋있어 보이는 사회 …ㅎㅎㅎ

       

  20. 초록정원

    2009년 1월 7일 at 1:40 오후

    맨날 그 자리에서만..
    전 그 남자 별로인 걸요..
    늘 같은 자리만 맴돌면서 사는 고루한 내지는 지루한 남자일 것 같아서요.

    난 차라리 삼겹살 집에서건 고급 레스또랑에서건 그때그때 분위기 잘 맞출 줄 아는 남자가
    진짜 고급스런 남자인 것 같아요.

       

  21. Lisa♡

    2009년 1월 7일 at 2:03 오후

    팔월화님.

    어떻게 알았어요?
    저 종일 컴에 들락날락했습니다.
    아침엔 바이러스 땜에 고생하구요.
    나중엔 포기했다가 은행갔다와서 다시…
    그 남자와 먼저 터볼께요.
    그리고 나면 반드시 약 20명한테는 소개해야 할 듯..
    50불에 접어 들은 여자가 좀 있어 보이면 안되나요?
    저는 본래 많이 있 거든요.
    알죠?
    끼가 많다는 거요….으흐흐흐…   

  22. Lisa♡

    2009년 1월 7일 at 2:05 오후

    앗…

    보나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청와대 신문고에 보내봐야 할까봐요.
    일제고사니 뭐니 그만하고 매너교육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교육이랑 합쳐서..
    그쵸?

    그 남자가 들켰다기 보담은 제가 눈치하나 빠른 거지요.
    ㅋㅋ   

  23. Lisa♡

    2009년 1월 7일 at 2:06 오후

    슈에님.

    고정고객 맞구요.
    매일 오진 않는대요.
    가끔 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어쩌다 가는 제가 두 번이나…ㅎㅎ
    혹시 인연의 깊은 고리가.
    내면과 돈이 합치면 금상첨화.   

  24. Lisa♡

    2009년 1월 7일 at 2:07 오후

    초정님.

    역쉬 초정님다운 말씀.
    그 사람 아마 모르긴해도 삼겹살 집에서도 분위기
    잘 맞출 사람으로 보입디다.
    아마 사연이 분명 있을 거구요.
    티내지 않는 사람같았습니다.
    저 같으면 엄청 티를 내고도 남았을텐데….   

  25. 文井

    2009년 1월 7일 at 7:51 오후

    메너장관 메너교과, 한국에서 꼭 필요한 절박한 과제인것 같습니다.   

  26. Lisa♡

    2009년 1월 7일 at 11:04 오후

    문정님.

    그렇쵸?
    진짜 다른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과제이고 앞으로 선진국이 되고픈
    마음이라면 정말 필요한 과목이지요.
    엄마들이 선도가 안되니까 그 게 문제지요.   

  27. 佳人

    2009년 1월 8일 at 6:46 오전

    런던에서 서울까지 2시간…
    전화비가 얼마나 나왔을까.ㅎ

    행복하셨겠어요.
    국제적으로 친구를 사귀는 리사님은 글로벌 시대
    진짜 부자.
    리사님의 부지런함에 일단 길이 트였을 것 같고,
    그 다음 줄줄이….

    호텔의 그 남자, 드라마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28. Lisa♡

    2009년 1월 8일 at 6:51 오전

    가인님.

    그렇죠?
    일단 전화비는 런던 채금지기로 한 겁니다.
    저도 그런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어야지요.
    행복합니다.
    글로벌시대의 진짜 부자같이 살긴 합니다.
    연봉은 중산층 미만이지만 사는 건 훨 낫지요.
    누구보다도…재미있게 말이죠.
    다들 그러시더라구요.
    버라이어티하다고들…제가 원래 같은 걸 해도
    포장하는 게 다르 거든요.
    다 재주죠…제 경우는 적당히 사기성으로,,ㅎㅎ   

  29. ariel

    2009년 1월 8일 at 2:15 오후

    창가의 남자.. 너무 sentimental 하네요.
    다행히도 내 스타일이 아니네요.
    아니면 나도 한 번 대리고 가 달라고
    조를 것인데..ㅋㅋ

    이틀 동안 몸살 앓고 오늘 좀 나아서
    돌아다니는 것.. 사표내고 싶은데.ㅋㅋ
    아시다시피 그럴 수가 없고.. 2009년
    더 열심히 하라는 아버지의 지시..-_-;;   

  30. Lisa♡

    2009년 1월 8일 at 11:03 오후

    아리엘님.

    열심히 할 수 있을 때 더욱 더 정진을 해서
    달라라도 쫌 벌어들이는데 일조를…

    몸살요?
    에그머니나~~이젠 어떠세요?
    뜨거운 것 자꾸 마시고 꿀물도 마시고
    힘내는데는 먹는 것이 최고죠.

    언제 한 번 데리고 갈 기회를~~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