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7일 신년음악회라는 이름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중독성이 강하다.

아침에 이 음악을 들으면 하루종일 입에서 중얼거리면서

목으로 첼로소리를 내기도 한다.

오늘은 다행하게도 밤에 연주를 들었다.

광화문에서 집으로 오는내내 아르페지오네의 앞부분만을 연신

입으로 연주하면서 왔다.

아르페지오네는 기타처럼 생긴 악기를 말한다.

첼로만큼 크지는 않으나 기타보다는 약간 크기가 큰 사이즈로

연주자가 들고 연주하기도 힘들고, 세우는 바도 없다보니

스스로 소멸되고만 악기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레퍼토리 중에 하나인 아르페지오네를

나도 상당히 좋아하고 몇 안 되게 외우는 곡이다.

누나_064.jpg

무소르그스키가 화가였던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유명한 곡인

전람회의 그림 중에 프롬나드는 유명한 곡으로 광고에도 많이 사용되고

어떤 상징처럼 사용되는 곡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산이면서 영국국적인 홀스트의 행성 중에 쥬피터가스타워즈 영화에

삽입되어 우리 뇌리속에 박혀서 어떤 행성이든 이 음악이 나오면 비행접시가 연이어

나오고 우주의 쇼가 펼쳐 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 프롬나드는 일어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신비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는 곡이다.

프롬나드는 산책이라는 말로전람회의 그림에서는 한 그림을 감상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걸음걸이 정도를 표현한단다.

전람회의 그림은 총 10곡으로 10개의 그림을 음악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있는 굉장한 곡이다.

프롬나드 경우에는 들을 때마다 새롭고 지적인 기분을 갖게 한다.

누나_065.jpg

페이지 터너.

오늘 연주자의 곁에는 페이지 터너로 중학생인 남학생이 나왔다.

유심히 그를 보니 연주자인 스승의 발과 같이 그의 발도 움직이는 것이었다.

스승이 밟으면 따라서밟는 그를 보니 너무 귀여웠다.

페이지 터너라는 영화도 나왔으니 페이지 터너도 하나의 직업이랄 수 있을까?

궁금한 건 바이올린이나 첼로는 페이지 터너가 없고 거의 피아노에만

필요한 걸 보니 다른 악기는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뜻도 되는 걸까?

클래식 연주에는 시선처리가 힘들어서 가끔은 눈을 감고 듣는데

관찰하기 시작하면 관찰대상이 너무나많은 것 또한 클래식 연주다.

지휘자의 표정이나 첼로 같은 악기들의 각각 다른 색들.

연주자들의 다른 표정과 활과 현 사이의 그 팽팽한 긴장감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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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종문화회관 주차장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아주 불편하다.

오늘의 경우는 파킹할 자리가 모자라서 10분이 넘게 뱅뱅 돌았다.

물론 늦게 간 잘못을 참작하더라도 연주시간 20분전인데 자리가 없다는 건

너무 무례한 일이다.

진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다 간절했다.

질서를 지키기엔여유가 없다보니 절로 과감해진다.

벽 쪽으로 구석에 차를 밀착시켜 세우고는 줄행랑을 쳤다.

넓직한 주차장이 없으면 다른 방도라도 신경 써 줘야지 배짱도 아니고

철저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하던지.

근처에 밤이면 비는 주차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무신경하다.

나가기 전에 지하철이냐, 내 차로 가느냐를 놓고 엄청 고민을 했었는데

긴 고민은 반드시 후회를 낳는다.

약속이 있을 때 정말 가기 싫은 날이 있다.

그런날 억지로 나가면 반드시 기분 잡치는일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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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신년음악회, 송년음악회라는 음악회를 개최한다.

레퍼토리도 거의 비슷비슷하고 세계정세와도 민감하다.

요즘의 음악회는 우울한 음악보다는 밝고 유쾌해지는 음악으로

민심을 달래려고 하는 게 보인다.

수없이 많은 신년음악회들…매 해가 시작될 때마다 신년 음악회라

이름도 새롭고 희소성이 있는 걸로 하면 더 좋겠다.

광화문에도 나가보니 광고판이나 건물들이 거의 일률적이다.

맨하탄중심지들의 광고판들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생동감이 넘치고 튀는지..

그나마 한국은행과 신세계 건물 정도가 남아있어줘서 다행이다.

오는 길에 저 건물들이라도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최첨단의 건축물이나 세련된 세계적인 디자인의 건물을

지으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국제도시 서울답지 않을까.

앉아서 고민만 하면 뭐하나 싶지만 이런 국민들의 생각이 모여지면

차츰 나아지겠지…..

24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1월 7일 at 3:12 오후

    아..동감..맞아요..한국은행 건물과 신세계 건물만큼은 그자리 그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재잔재다 뭐다 하는 말이 많다고, 중앙청을 없애 버린..누구가 무지 미웠거든요..
    ^^

    주차장 벽면에 세워두신 차는..괜찮은건가요?
    줄행랑을..하셨다는 글줄에서 한참 웃었어요..ㅎㅎ

    근데요..정말 궁금하고 보고싶어지는것은..
    리사님 한복입은 모습은 어떠실지..감히 상상을 했더랬어요..
    아리엘님..전에 한복입으셨던 모습보고..제일 먼저 생각났거든요..

    ^^
       

  2. 김진아

    2009년 1월 7일 at 3:13 오후

    죄송해요..리사님 한복 입으신 모습은..이렇게 써야 하는데..윽..넘어가버렸어요 ㅜㅜ   

  3. 테러

    2009년 1월 7일 at 4:05 오후

    디자인 서울..은 뭐하고 있는 것인지…ㅎㅎ

    플라자 호텔 앞 조명이 단순흑백이라 영 연말 기분도 안났고….
    뭔가 우울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루체비스타 켜놓으면 또 다른 언론들이 뭐라고 했겠죠…..
    말 많은 나라에서는 참 살기 힘든 것 같아요.   

  4. 영국고모

    2009년 1월 7일 at 7:58 오후

    큰 딸이 열심히 악보 넘겨 가며 연주하는 것 보면서 저러다
    두장 넘기면 어쩌나 괜히 걱정 되긴 했지만 왜 페이지 터너가 없나는
    생각 못해 봤는데.

    역시 퀸은 다르다…ㅎㅎ

    퀸 엘리자 베스가 안부 전하래요.
    그리고 자기도 새해 부터 다이어리 열심히 쓰겠다는 말도 함께~   

  5. 데레사

    2009년 1월 7일 at 9:31 오후

    그래서 나도 세종문화회관 갈때는 그냥 버스타고 갈때가
    많아요.

    나도 고색창연한 한국은행이나 신세계 서울역 이런 건물들은
    보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거든요.   

  6. 흙둔지

    2009년 1월 7일 at 10:10 오후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가 연주되었나 보군요.
    선율에서 아름다운 슬픔이 베어 나오고…
    극도의 슬픔 속에 오히려 기쁨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슬픔이 슬픔만이 아닌…
    그렇다고 체념도 아닌…
    정말 아름다운 선율이 좋지요.

    그런데 신년 음악회 레퍼토리로는 조금…
    비엔나에서는 매년 신나는 곡인
    요한 쉬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빠지지 않고 연주되잖아요…

    가능하면 대중교통 이용하자구요…
       

  7. Lisa♡

    2009년 1월 7일 at 10:51 오후

    진아님.

    제가 한복을 입으면 어깨가 좁아서 어울린다고는 하는데
    어색하고 영 아니올시다입니다.
    하지만 예전에 한복입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올려볼께요–사진을 사진으로 찍어서요.
    구 시청도 그대로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근사한 빌딩을 보면 저는 기분이 참 좋아지 거든요.
    제가 너무 바라는 게 많은 걸까요?   

  8. Lisa♡

    2009년 1월 7일 at 10:53 오후

    테러님.
    올해 왜 ?
    류체비스타를 안 하는지 궁금했어요.
    저는 그게 우리 시청이나 광화문의 어떤 레퍼토리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 거든요.
    그런데 올해 안 보여서 섭했답니다.
    조명도 하나의 상징으로 밋밋한 건 정말 재미없어요.
    시내 한 가운데만큼은 적어도 개성있는 조명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신세계가 대단하다는 겁니다.   

  9. Lisa♡

    2009년 1월 7일 at 10:59 오후

    영국고모님.

    여왕과 교류가 원만하신가봐요?
    일기를 안 쓰는 여왕이었군요.
    아침에 신선한 웃음 날려 봅니다.런던아이의 불꽃 놀이가 오랜 시간
    계속되고, 사방에서 불꽃 놀이라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불꽃놀이 자체에 식상해지고 소리조차 나중엔 싫어지더랍니다.
    불꽃놀이 잘 봤습니다.   

  10. Lisa♡

    2009년 1월 7일 at 10:59 오후

    데레사님.

    참 잘 하셨습니다.
    어쩔 땐 의상이 지하철을 못타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답니다.
    어제가 그런 겨우였지요.   

  11. Lisa♡

    2009년 1월 7일 at 11:02 오후

    흙둔지님.

    라데츠키는 언제 들어도 신나고 힘이 솟지요?
    그 나라 국민들이 거의 애국가 수준으로 좋아하는 곡이지요.
    저는 신년 음악회라도 아르페지오네 괜찮다고 보는 게
    처지긴 하지만 아름답고 일단은 쉽게 받아들여지는 곡이라
    초보들에게는 더없이 클래식에 입문하게 만드는 곡이잖아요.
    그런 걸 염두에 둔 것 같더라구요.
    조그만 소규모 음악회아다 보니 대중적인 것 보다는
    알뜰한 쪽으로 선곡이 있었을 겁니다.
    설명과 와인이 있는 파티형식의 연주회라서요.   

  12. 오드리

    2009년 1월 8일 at 12:28 오전

    매년 신년음악회 정도는 갔었는데 올해는 그냥 Tv로 봤어. 1월 1일 아침 베니스 극장에서 실황중계하더군. 클라식 중에서도 매우 대중적인 레파토리로 하더라. 뭐였는지는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군.ㅎㅎ   

  13. Lisa♡

    2009년 1월 8일 at 12:51 오전

    ㅎㅎㅎ….

    오드리언니다워요.

    딱 꽂히는 거 아니면 별로 기억하지 않는..

    후후후….그래도 그동안 즐겁게 살아왔네.

    나는 그러지도 못하고 살았는 걸…그래도 늘 즐겁지만.

    사람들은 내가 즐기는 것보다 내가 10배는 더 즐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애..내가 그렇게 장황하게 떠벌리나봐~~후후.   

  14. 佳人

    2009년 1월 8일 at 6:42 오전

    신년음악회 다녀오셨구나.
    정말 좋으셨겠다.

    세계여행을 많이 하신 게 티가 나는 게
    서울의 광고와 건물들이 일률적이라는 거.
    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래서 많이 다니며 보고 느끼고 그래야
    발전이 있는 건가 봐요.
       

  15. Lisa♡

    2009년 1월 8일 at 6:53 오전

    가인님.

    다른 깊은 생각하시느라고 그러신 거죠?
    저는 공연히 분잡스러워서 주변에 신경 많이
    쓰는 편이랍니다
    제가 이러면 더 복잡해지는데…후후.   

  16. 참나무.

    2009년 1월 8일 at 7:37 오전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하던 그 음악회였나요
    동서남북(강경희) 칼럼 어제 읽었을 때 기분이 쫌 그랬는데…;;   

  17. 지안(智安)

    2009년 1월 8일 at 7:56 오전

    오늘 만날뻔 했나?
    하구 읽어봤더니 아니군요.

    무소르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좋아해요.
    오래전 필라텔피아 필 왔을때 정명훈 지휘로 들은 이후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전곡을 들어 봐야 겠어요.
    Lisa님 허밍으로.ㅎㅎ
    신년음악회 레퍼토리는
    대개 대중성이 있는곡으로 연주 되나봐요.
    세종문화회관 주차장 정말 어떻게 해야지 원..   

  18. 참나무.

    2009년 1월 8일 at 9:22 오전

    보라색 이니셜 WISH…쿠션인가요?

    세음듣는 중이라 컴을 열어야하네요
    딸네집에 라지오를 못찾아서…ㅎㅎ   

  19. 호수

    2009년 1월 8일 at 11:13 오전

    어디를 가나
    어느곳에서나
    보고, 듣고 ,느끼고!!

    리사님
    눈길 가는곳마다
    느낌표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

    나는
    고걸 한장씩 집어들고
    다시 감상하며 고마워 하고^^   

  20. Lisa♡

    2009년 1월 8일 at 10:58 오후

    참나무님.

    다른 음악회입니다.

    작은 음악회요.

    라지오~~~흐흐흐…

    보라색 이니셜 쿠션입니다.
    ^^*

    오늘부터 추워진다고 하네요.
    모자 꼭 쓰고 다니세요.   

  21. Lisa♡

    2009년 1월 8일 at 11:00 오후

    지안님.

    대강당에 계셨군요.
    성남 쪽에서는 신년음악회 하지 않았나요?

    무소그르스키…좋아하신느군요.
    지안님–멋쟁이!!   

  22. Lisa♡

    2009년 1월 8일 at 11:02 오후

    호수님.

    부산은 덜 추운가요?
    오늘 새벽에 인사동 길에 있었는데
    공연히 쌀쌀하다라구요.

    겨울은 좀 춥기도 하고 그래야지요—그쵸?

    감상이 제대로 도움이 되는 작은 정보라도
    있어야 할 터인데요~~~ㅎㅎ   

  23. 도토리

    2009년 1월 10일 at 2:50 오전

    걸어갈만한 거리에 용인여성회관이 있고
    정명훈이 지휘하고 정명화의 첼로가 등장하는 신년음악회가 있었는데
    매진이더라구요.
    빈 소년 합창단 공연도 매진이고..
    다음엔 좀 부지런을 떨어서 감상해야겠다… 다짐했던 연초입니다..^^*   

  24. Lisa♡

    2009년 1월 10일 at 7:27 오전

    도토리님.

    그러셨군요.
    그 음악회 갔어야 하는건데…아까비..

    빈소년 합창단 거기서도 했나요?

    뭐든 부지런해야 감상도 하지요.
    저도 갈수록 게을러져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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