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이 흘렀지만 난 그 1월의 아침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1989년 12월24일 개봉된 프랑스 영화로 ‘루이 말’ 감독이다.
1944년 2차 세계대전때 프랑스 시골의 수도원,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기는 작은 상처같은
사건이지만 쥴리앙의 가슴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깊고깊게 각인된 사건이다.
루이 말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마지막 한 줄의 대사는 감독 직접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으로 아이들이 다치고 죽어간다.
아이들은 그 종족의 씨앗으로 아예 싹부터 잘라 버리자는 심산도 저으기 있는 게 전쟁의 실상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유태인들의 고통을 지울 수는 없으나 그 때나 지금이나
유태인이나 팔레스타인이나 아이들..아이들만은 다치지 않는 성역에 넣고 싶다.
줄리앙은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서 기차역에서도 오랫동안 엄마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 남학생으로 형과 함께 부잣집자제들을 맡아 교육시키는파리 근교의 수도원으로
떠나 교육받고 생활한다.
여기서 교육에 대해서도 한 번 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발생한다.
예나 지금이나 유럽의귀족사회에서는 수도원이나 수녀원에서 교육을 맡아 가르친다.
영적으로 자란 아이들과 주입식 교육으로 마구자라난 아이의 뇌구조와 영혼과 태도는
그 아이들이 자라고 성장해 나가면서 판이하게 다른 형태로 성숙할 것이다.
아이를 둔 엄마이다보니 그런 문제들이 영화를 보는내내 나를 떠나지 않는 화두였다.
아무튼 줄리앙이기숙하는 수도원에 장 원장 신부님이 말이 없고 어두운 면이 있는
보네라는 아이를 입학시킨다.
총명한보네는 수학 문제도 서슴없이 풀고, 슈베르트도 선생님이 다시 쳐다볼 정도로
능숙하게 쳐낸다.
아이들은 자기들과 좀 다른 보네를 괴롭히고 놀리는데 몰두한다.
보이스카웃의 보물찾기게임에서 산 속 깊이 들어 간 두소년은 길을 잃고 굴 속에서 줄리앙이 보물을
찾으면서 둘은 어두운 산길을 같이 내려오고 독일군의 차에 띄여 학교로 돌아온다.
독일군만 보면 떠는 보네의 어두운 눈빛에서 줄리앙은 보네가 유태인임을 짐작하고 보네의
침상을 뒤져 편지와 보네의 본명이 장 키플스타인이라는 걸 알아낸다.
하지만 은연 중에 싹트는 그들의 우정은 티없이 맑고 순수하기만 하다.
조용한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줄리앙의 형은 어찌나 반듯하고 이쁜지 그저 미소만 띄고 바라보게 되는 영화다.
어느 날 교실로 찾아 온 독일군에 의해 보네는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고 숨겨 준 죄로
장 신부님도 같이 끌려 가게 된다.
수도원 문을 나서면서 보네는 마지막으로 줄리앙을뒤돌아본다.
그때 줄리앙은 엉겹결에 우정의 손을 흔든다.
장 신부님이 끌려갈 때 어린 아이들이 신부님을 향해 하는 ‘신부님, 잘 가세요’
라는 인삿말은 관객으로 하여금 절로 눈물이 나게한다.
세 소년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었다.
장 신부님은 또 다른 어느 수용소에서 죽었다는 나레이터 루이 말의 목소리.
학교는 문을 닫고 그 해 끔찍한 기억을 남겼던 학교도 10월에는 다시 문을연다.
조용한 시골 수도원까지 찾아 와서 철저하게 색출작업을하던 독일군들.
어떤 용서나 화해라는 게 없는 그들이었다.
학교근처의 식당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보여주는데 식당엔 오랫동안 그 식당의 단골인
유태인 할아버지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있었고, 수도원 학교를 방문한 부모들이 아이들과
오랜만의 해후를 즐기며 식사 중이었다.
독일군 한 무리도좋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두 명의 프랑스 독일군이 들어 와신분증을 검사하다가 그 할아버지를 발각한다.
내쫒으라는 말에 식당주인은 단골이므로 그렇게 못 하겠다고 말한다.
그 때 줄리앙의 형이 독일군 개 라고 표현하자그들이 다가와 줄리앙 형도 나가라고 한다.
그 때 식당의 모든 손님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 두 군인을 향해 모욕을 준다.
결국 독일군들조차 그 두 프랑스 독일군더러 나가라고 고함친다.
인상적인 사건으로 종종 일어났을 법한 일이다.
말고 투명한 소년들의 일상적인 학교생활과 우정이 그려지고
긴박함이나 지나친 긴장감은 없으나 클래식 음악같은 영화다.
보네의 우울하고 깊은 표정, 채플린을 보며 다같이 즐거워하는 순수.
장신부님에게 쫒겨 나서 결국 그를 고발하게 하는 배신자를 바라보는 줄리앙의 시선.
어리지만 배신자를 향한 분노는 있다.
작은 교실.
나이 든 수학선생님.
멋대가리없는 간호수녀님.
은근히 로맨틱한 분위기의 이렌느 야곱이 맡은 피아노 선생님.
영화가 계속 되는내내 보네가 무사하기만을 빌었다.
결국 보네는….
어느 시대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장 신부님같은 스승이다.
아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다.
1989년 그 해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summer moon
2009년 1월 9일 at 7:05 오전
지금까지 보아온 수많은 영화들에서 보았던 ‘마지막 인사’ 장면들 중에서도
이 영화 속의 인사를 잊지 못해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Louis Malle 감독의 이영화를 처음 보았던 날을
그리고 그 뒤로 며칠 동안 계속 되었던 가슴앓이를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보고나면 마음이 아파서
자주는 볼 수가 없어서 몇년에 한번씩 다시 보곤 하는 영화에요.
영화 속에서, 소위 말하는’마마보이’였던 줄리앙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위험하고 잔인한 세상, 현실’을 생각하게 되고
전쟁이 끝나고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지만
‘슬픈 기억’은 지워지지 않음을…
루이 말이 11살 때 겪었던 일을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해서
영화로 만들기 까지
Jean 신부님의 마지막 인사는
루이의 가슴 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었을 거에요,
" 아이들아, 잘들 있거라,Au revoir les enfants !
Lisa♡
2009년 1월 9일 at 7:38 오전
썸머 문님.
보셨군요.
장 신부님의 마지막 인사와 아이들의 마지막 인사.
그리고
장 신부님과 아이들을 위한 기도.
참 곳곳에 보석이 숨어있죠?
편안하고 쉬운 이야기 같지만 은근히
기억이 오래도록 남기는 여운이 있어요.
줄리앙 형도 너무 귀엽죠?
김진아
2009년 1월 9일 at 11:43 오전
마음아파서..글로 읽기만 하여도..
마음이..아픈데요..못보겠어요..
..
슈카
2009년 1월 9일 at 12:31 오후
눈물 찔끔 하면서 읽었어요.
저도 선듯 결심하지 못하겠어요.
보고싶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애써 밀어내는… 영화예요.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아주 인상깊게 봤지만 그 후로 차마 보지 못하겠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면서도 일단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ㅎㅎㅎ
(기억창고에 넣어뒀다가 기회 되면 분명 본다구요^^;;)
Lisa♡
2009년 1월 9일 at 12:49 오후
진아님.
저도 마음 아픈 영화는 못봐요.
보고나면 계속 남거든요.
이영화도 그래요~~쫌!!
Lisa♡
2009년 1월 9일 at 12:50 오후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래도 나중에 엄마를 만나잖아요.
기억 속의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아빠의 모습을 담고..
이 영화는 그냥 끝이랍니다.
마음이 좀 아프긴 한데 못 볼 정도는 아니니
기회가 되면 보시길~~ 아이들 귀엽거든요.
화창
2009년 1월 9일 at 1:58 오후
언젠가 칠드런을 차일드 런이라고 남들이 들을 정도로 읽었다가 아무도 뭐래는 사람이 없는데 나혼자서 얼굴을 붉혔다~~~
Lisa♡
2009년 1월 10일 at 1:41 오전
화창님.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경험이 그래서 좋은 건가봐요.
추억도 되고(부끄럽던, 의기양양하던)
경험에서 바르게 잡는 것도 있으니까 말이죠..ㅎㅎ
재밌네요.
아이 언덜즈 스탠드~~
광혀니꺼
2009년 1월 10일 at 2:57 오전
주말내내 집에서 쿨럭거리고 있어야 하는데
영화 한편 봐야겠군요.
근데 우리집 텔레비젼에 연결못해서
컴으로 봐야 하는데
컴으로 두어시간씩 앉아 보려면
궁디 무지 아퍼요~
ㅠㅠ;;
앗~
나 미쵸~
짱구녀석 ~
디져쓰~~~
도토리
2009년 1월 10일 at 3:13 오전
너무나도 가슴아픈 이야기…
..
지금 전쟁중인 그 곳에서도 수많은 가슴아픈 아야기가 생기고 있을텐데..
어째야되는건지..
아프네요. 가슴이..
Lisa♡
2009년 1월 10일 at 7:28 오전
광여사..
그 후 이야기 해줘야지.
짱구가 저지른 일……
디졌나?
2시간 컴퓨터 갖구 뭘 궁디 아프다구?
Lisa♡
2009년 1월 10일 at 7:37 오전
도토리님.
전쟁은 이 땅에 없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이렇게 경제가 나빠지면 미국이 경제로 인해
전쟁을 일으킬까봐 겁납니다.
하여간 유태인 나오는 영화는 가슴이 어찌나 아픈지.
유태인들은 어째서 그렇게 순종적으로 당하기만
했을까요..여태껏 모든 영화를 보면 죄다 당하기만 하고
반항 한 번 없었던 것 같아요.
전준현
2009년 1월 10일 at 8:18 오전
94년도에 vhs 비디오로 보고 근래에 avi 파일로 다운받아 소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아련하면서 가슴아프죠…. 루이말 감독도 이미 오래전에 저 세상 사람이 됐구요…
Lisa♡
2009년 1월 10일 at 11:01 오전
어머…전준현씨 반갑습니다.
소장까지 하신다구요?
정말 멋져요.
루이말 감독 멋지죠?
마지막에 전 울었어요.
뭐—늘 울지만…대체적으로.
오드리
2009년 1월 10일 at 1:41 오후
읽기만해도 눈물이나네. 보지 말아야지~~~
참나무.
2009년 1월 10일 at 1:56 오후
영화본 이후 그냥 집으로 갈 수 없었던
이미 본 영화 후기…
편안하게 읽는 재미라니…
Lisa♡
2009년 1월 10일 at 2:15 오후
오드리님.
언니 더 슬픈 영화는 많은데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티없이
맑은 그런 영화라 거기에
어두운 그림자라니~~안봐도 될 듯…
혹시 언니 이탈리아 영화인데
피아노 솔로 봤어?
Lisa♡
2009년 1월 10일 at 2:15 오후
참나무님.
지송합니다.
맘대로 지껄여서요…
히히히.
오드리
2009년 1월 10일 at 8:48 오후
피아노 솔로, 일석님댁에 올린 포스터 사진으로 봤어용. 영화관 가본지 오래돼서 잘 모르겠음.ㅎㅎ
Lisa♡
2009년 1월 10일 at 10:44 오후
ㅎㅎㅎ….
아—일석님께서?
피아노 솔로도 안보는 게 낫지 싶어.
마음이 너무 안 되어서 힘드네.
밝은 영화를 좋아하지만 그런 거만
골라서 볼 수도 없고.
네잎클로버
2009년 1월 11일 at 6:11 오전
역시 리사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슬프고 아프지만, 참 아름다운 영화였지요?
영화 제목인 마지막 작별 인사…
불어로 그냥 ‘안녕’이라기보다
‘또 만나자’라는 의미가 있는 말이라네요.ㅠㅠ
Lisa♡
2009년 1월 11일 at 7:58 오전
아..네클님 그래요?
또 만나자라는 의미군요.
불어로 번역하는 게 정석이지요?
아름다운 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