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충남 아산으로 향했다.
갈 때부터 무거운 마음이긴 했다.
유기견들을 보러 간다는 마음이 결코 가벼울리가 없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가라고 어느 동물병원 원장님의 말씀이 있었다.
600마리를 키운다는 아산도그 천사원을 방문하러 가는 길엔
영하 -11도라고는 하지만 햇살이 따뜻했다.
솜바지에 두툼한 오리털 오버를 걸치고 나선 길은 움직이기 비둔스러웠다.
나만 따뜻하면 되는 건지…
1시간여만에 천사원에 돌고 돌아 도착했다.
논둑길을 이렇게 빙빙돌아보기도 오랜만이었다.
천사원 근처에는 개를 데려다 기르는 집들이 꽤 된다.
위 사진의 개는 아주 예쁜 코코스파니엘로 현재 한쪽 눈에 눈병이 나있다.
따로 포스트를 꾸밀 예정이지만 일단 나의 방문을 말하고 싶다.
가까이 갈 때부터 개들이 합창처럼 짖는 소리가 대단했다.
너저분한 주변환경을 보며 쉽사리 가까이 가기도 싫지만
가엾은 개들을 생각하니 절로 다가가진다.
위 사진의 이쁜 개는 간질이다.
그래서 버려진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주워 온 개들이 600마리라니~~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개를 좋아한다.
무슨 개랑 깊은 인연이 있는지 다들개 뿐 아니라 동물은 다 좋다.
야생고양이를 5마리나 라면상자에 넣어와서 기르자던 딸.
언젠가 MIT를 방문했을 때 거기 안내해주는 한국박사가채플로데려가
눈을 감고 생각해보라면서 동물과 얘기해 본 적 있는 사람 조용히
손들어 보라니까 우리 애들만 손을 나란히 들던 일.
조카 세정이는 자기보다 더 큰 개를 뉴저지의 집에서 3마리나 키운다.
거기다 고양이까지 두 마리 키우다가 지금은 한 마리를 여위었다.
소니아는 사무실에서 이집트 고양이를 두 마리를 키운다.
시누이는 집에서 비글과 미니핀을 키우고 있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거쳐 간 개들이 세 마리나 된다.
마르치스, 쉬나우저, 닥스훈트…사실은 애들 낳기 전에 또 있다.
아이들이 알레르기가 아니라면 지금쯤 세 마리는 키우고 있을 거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아이 얼굴에 반점이 나타나고, 귀가 아프고 눈이 빨개지고
하는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엘 가니 혹시 동물을 키우냐고 물었다.
원인이 동물이라는 소리에 며칠 후 친구네로 주고 말았다.
친구들이 예쁘다고 서로데려가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인생의 반려자로 이렇게 키우다가 버려지는 개들을 유기견이라고 한다.
힘들거나 어쩌면 애타게 찾고 있을잃어 버린 개들을 모아서 키우는 곳이
아산의 천사원으로 현재 600마리가 모여있다.
말이 600마리지…아수라장이다.
할 말이 나오질 않았고 처음엔 남편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시누이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듯 보였다.
하나같이 예쁜 개들이었다.
위 사진의 개는 눈병이 나서 수술했는데 뒷처리가 안되니 다시 발병한 경우다.
페키니즈이다.
곧 일본으로 입양된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 입양을 많이 해 간단다.
귀엽고 천진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았다.
비교적 깨끗한 아이들을 올려본다.
오늘 아산을 다녀오고나서 시종일관 심란하다.
밥을 먹을 때도, 뭘해도 그 애들이 눈에 사뭇 밟힌다.
한 때 식구들을 즐겁게 또는 외롭지 않게 했을 친구들인데
어쩌다 버려져서 처량한지 동물이라지만 눈빛들이 사랑을 갈구하는 게 보였다.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웠다.
가엾다.
사람이나 개나 다 같이 마음이 아프긴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어린이 생각이 많아 나던 날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한 끼 식사도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고, 도시락도 제대로 못 싸오는
학교에서 주는 급식을 신청하지 못 하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나 말 못하는 동물들이나 최소한 굶지는 말았으면 좋으련만~~
김진아
2009년 1월 11일 at 3:25 오후
유기견들의 천사원을 다녀오셨군요..
이 추위에…말이 600마리지..정말..정신없이..그럴텐데..
마음이..진정이 없다면 어찌 돌볼까요..
저희 애들도 동물을 좋아하지만,
세아이 모두 털 알레르기..석찬이가 특히 더 심해서..
개는 절대로..키우질 못해요..그래서 더욱..강아지나 개를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더군요..
…
방학이면..지금처럼 추운 겨울방학엔..
아이들이 공부방엘 조차 나오질 못해서..더 굶어요..
하루 한끼..따뜻한 밥..유일무이한 식사일수도 있는데두요..
최소한 굶지는 말았으면 하는 말씀..
저역시도..동감합니다.
굶는것..마음도 따라..굶어져 버려요..
…
김삿갓
2009년 1월 11일 at 8:19 오후
개고기를 즐기는 대한민국에서 리사님 같으신 분이 있으시다는데 감동 먹었습니다.
저도 개를 무척이나 좋아 하는 편이고 (어려선 집에서 절 찿으려면 개집 안 에서
찿았다 함) 여지껏 많은 개들을 키워 왔씁니다. 지금 저의 개는 12년생 과 16년생
사람으로 치면 84살 과 112 살 장수를 하고 있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앞으로 혼자서
움직임을 해결 못할때는 안락사를 시키려고 가축병원에 미리 물어 봤더니 약 250불
정도 든다 하더군요. $100 주사…$150 화장비. 가축병원 에선 그 과정이 진행 될때
개주인이 개를 뉘어놓고 몸을 계속 쓰다듬어 주며 애기를 하면 멍멍이도 고통없이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는… 저의 16년생 개는 지금 거의 장님에 귀먹어리가 되였는데
특히 어두울때는 전혀 못봅니다. 수술도 고려 해봤지만 너무 늙어서 하지 말라 하더군요.
그래서 아예 타이머로 오후4시면 개가 사는 창고 (개구멍을 만들어 밖으로 드나들수
있게 해노았음) 에 전기불이 들어오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다행히 냄새와 소화기관은
기능이 양호 하여 별 지장없이 하루 하루 넘기고 있는 중이죠. 12년생짜리 개가 많이
이끌어 주고 보살펴 줍니다. 옛날 이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의 의식주가 어려운 사람들이
먹을게 없어 개고기를 먹는다는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요즈음 처럼 잘 살고 의학이
발달 했는데도 보신 운운 하고 음식문화라는 미명 아래 이웃 나라들이 혐오를 할 정도 인데도 아랑곳없이 개고기를 즐기는걸 전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이곳도 버려지는
동물들이 꽤 많은것 같습니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동물케어 센터가 있는데…그곳에
버려진 개들은 1주를 넘기면 다 안락사 시킨다 하더군요. 그래서 그곳에 떨어지기 전에
각 비영리 동물애호단체들이 중간에서 받아 들여 그 기간을 더욱 늘리는 역활을 합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
흙둔지
2009년 1월 11일 at 9:08 오후
제가 키우고 있는 애완견이 많이 아프고 나니
유기견에 대해 이해가 가더라구요…
보통 애완견이 중병에 걸려 동물병원에 가게되면
우선 수술비만 몇십만원이 넘고, 입원비도 하루에 보통 2만원이 넘습니다.
그 수술비와 입원비, 치료비가 감당이 되지 않으면
결국 애완견은 유기견이 되고 맙니다.
병에 걸려 버려지는 유기견중에 많은 녀석들은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녀석들은 치료도 변변히 못받고 소풍길을 끝내게 됩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동물애호단체에서
저렴하게 병을 고칠 수 있는 동물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Lisa♡
2009년 1월 11일 at 11:06 오후
오늘 따로 유기견에 대한 포스트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어제의 일로 마음이 어찌나 쓰린지 아직도 멍멍~해요.
적어도 굶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말이 와 닿더라구요.
신문지 모으기 운동해야겠어요.
신문지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추운데 걱정이지만
여름이 더 걱정입니다.
정말 참기 힘든 건 환경입니다.
막사우리같은 그 곳의 환경이요~~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알레르기가 심하군요.
우리 아이들도 동물만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거든요.
아주..내가 미쳐요~~미쳐~~그러구 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도 동물을 보면 몸살을 할 정도로 좋아하지요.
ㅎㅎㅎ…그 피가 어디 가겠습니까?
Lisa♡
2009년 1월 11일 at 11:11 오후
삿갓님.
문제는 미국같은 경우는 지자체에서 유기견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입양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있지요—
안락사를 시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일단은 거두어서 보호하고
해줄 건 해준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그런 제도가 없고, 사람들도 그 마음들이
그런 선진국과는 다르다는 거지요.
미국의 조카는 유기견 센터에서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오더니
결국은 그 개의 여동생까지 추저해서 찾아와서 키워요.
그 오빠개가 여동생이 오니까 그렇게 핥아주고 빨아주고
난리더래요—-ㅎㅎㅎ
제 친구는 오랫동안 키우던 강아지가 치매에 걸려서 고생하더니
결국은 소풍길을 끝냈는데, 엄청나게 마음아파하던 그녀가
생각나네요//제가 갔을 때는 마지막 날 즈음이었는데 다리까지
절면서 주인 한 사람만 알아보고 무조건 다른이이게는 짖어대어서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개집에 전기불까지 달아주었다니
정말 따스한 마음씨세요, 세심하시고..터프가이인줄 알았더니~ㅋ
Lisa♡
2009년 1월 11일 at 11:14 오후
흙둔지님.
아무리 그렇지만 어떻게 반려견으로 키우던 개를 버리기까지.
도저히 마음 아파서 그러질 못하겠어요.
며칠 전에 조카가 키우던 고양이가 방광이 막혀 배가 빵빵해지면서
터지기 일보직전이어서 응급실에 실려가고 난리를 쳤대요.
자기 엄마는 미치겠다고 그러지만 그렇다고 그냥 죽게 내버려둘 수가
없잖아요—-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사람이 더 중하지만요—암튼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좀 줄었으면 하구요////유기견센터에 가니까 온통 애완견들이더라구요.
데레사
2009년 1월 11일 at 11:36 오후
사람도 동물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지요.
버린 개를 돌보는곳도 있나봐요. 개를 안길러 봐서 개에 대해서는
뭘 잘 모르는데 이 포스트를 보면서 이런곳도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리사님.
정말 부지런하고 정 많은 리사님.
잘 보고 가요.
테러
2009년 1월 12일 at 12:22 오전
동물의 왕국 같은 것 보면.. 정말 개는 인간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물인데… 좀 잘대해줬음 좋겠어요…..ㅠㅠ
저는 나중에 충성을 다하는 진돗개 한 마리와 재밌게 놀 궁리 하고 있어요…ㅋ
Lisa♡
2009년 1월 12일 at 12:47 오전
데레사님.
개를 길러보지 않은 이들은 어떤 마음인지 정확하게는 몰라도
그나마 어느 정도는 이해하리라고 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마찬가지로 생명체이더보니 버려진다는 건
말 못하는 그들에게도 커다란 상처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여하튼 동물을 애완견으로 기른다는 것도 숙고하고 선택해야지
무작정 기르다가 버려버리는 건 정말 못할 짓이라고 봐요.
하지만 흙둔지님의 글을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있나봐요.
아이도 낳아서 기르지 못하고 버려지는 세상인 걸요.
Lisa♡
2009년 1월 12일 at 12:48 오전
테러님.
대부분의 남자들은 결국은 커다란 개들에게 마음을 주더라구요.
작고 앙증맞은 건 아이들이나 여자들이 좋아하고
남자들은 커다란 덩치들이 믿음직한가봐요.
진돗개..너무 괜찮은 개이지요.
절대적으로 하찮은 인간보다 나은..그렇게 자부하는 동물이죠.
나중에 꼭 잘 길러서 보람을 찾으시길 바랄께요.
무엘
2009년 1월 13일 at 3:41 오전
같은 심정을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우리집 ‘앤’ 이 무척 이쁘거든요.
유기견이 대문으로 들어 온 것 깨끗이 씻어서 기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앤이 없으면 못살아요.
감사합니다.
Lisa♡
2009년 1월 13일 at 7:55 오전
어머니 무엘님.
정말 그런 행운이..
앤이라구요?
앤이 운이 참 좋으네요.
무엘님도요.
그런 경우도 종종 있더라구요.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