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영화다.
2008년 10월에 개봉한 영화로 슬픈 천재음악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재즈연주가 상당히 뛰어나고 피렌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감상하기에 좋고 덧붙여 어린 시절을 보낸 케냐의 인위적이지 않은
아름다움이 또한 볼거리다.
시작이 아프리카의 바닷가가 나오는데 내 의견으로는 탄자니아의 잔지바르가 아닐까
하는 사견이다.
그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격이 있는 영화지만 대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두운 부분들이 지배적인 영화이다.
루카 플로레스.
어릴 적 아프리카에서 엄마와 형, 누나, 여동생 바바랑 바닷가에서 물놀이 중…
유난히 엄마의 사랑을 민감하게 기억하는 건 늘 어디론가 세계는 넓다고 여행을 떠나곤 하던
아버지를 숨어서 지켜보곤 했는데 밤이면 혼자 피아노를 치며 울던 엄마를 또렷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정하지 못했던 아버지, 엄마의 고독.
어느 날 바바와 루카를 뒷좌석에 태우고 운전을 하던 엄마가 루카를 백미러로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그만 차가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해 결국 엄마는 죽고만다.
그 사건을 깊은 상처로 각인한 루카는 자기가 엄마를 죽게 했다는 강박관념에 잡힌 채 성장한다.
케냐를 떠나 이탈리아로 온 루카는 음악대학에 입학하고 거기서 만난 두 청년과 재즈를 시작하게 된다.
뛰어난 재즈를 연주하는 루카를 유명한 재즈뮤지션들이 같이 연주하기를 청한다.
재즈바에서 만난 아름다운 신지아와 사랑에 빠져 동거까지 하지만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루카의 의식 안에는
언제나 엄마, 그리고 아프리카가 있다.
끝없는 정신적 방황으로 루카는 제대로 현실적응을 하지 못하고 그걸 지켜보는 가족들은 같은 고통 안에서
무척 괴로워한다.
아버지에게 철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던 루카는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기고
편안하고 음악만이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채 이미 분리된어 있던 자기 영혼을 찾아서
떠나고 만다.
편지를 받아 든 아버지의 떨리는 손…과연 루카는 그렇게 찾아헤매이던 자신을 하늘에서 찾았을까?
엄마와 신지아 그리고 바바.
여성들이 아주 우아하고 아름답다.
특히 신지아 역의 여배우는 보는 각도에 따라 얼굴이 달라지는 모습으로
매력적이고 싫증이 나지 않는 캐릭터이다.
귀엽기도 하고 명석하게도 보이는 상대에 따라 섹시해지는 그런 모습이다.
보는 순간 반했다.
평범하면서도 볼수록 돋보이는 여인이었다.
동생역의 배우도 지적이고 우아하면서 단아한 모습으로 엄마를 비롯 여배우들이
아주 그저 그만인 영화이다.
아프리카 가수로 나오는 우아하고 품위있는 흑인여성은 정말이지 섹시하다.
감독이 여성을 보는 눈이 아주 세련되었음을 말해준다.
유아기에 받은 감동이나 상처가 늙어서 죽을 때까지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면서도 유년의 추억을 그리워하고 가장 돌아가고픈 과거이다.
치유하기 힘든 상처일수록 시원하게 가족끼리 털어놓고 봐야한다는 조바심을 갖고
영화를 보았다.
아버지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불신이 그토록 그리운 엄마의 불행을 방관한 죄의식으로
결국은 자기에게로 귀착되어진다.
쳇 베이커의 죽음마저 자기의 탓으로 돌리는 주인공은 자기를 불행의 원죄로까지 본다.
정신적인 방황이 주는 극한 상황을 잘 표현한 영화이다.
조마조마한 순간들의 연속으로 보는 이들을 아슬아슬하게만든다.
퀭한 시선.
오토바이를 타고 아프리카를 헤매며 마음을 되찾나 싶더니 천재라서인지 결국은 자기의
덫에서 빠져 나오질 못하고 만다.
불행은 어디서부터 연유되어지는 걸까?
모든 기억에서 벗어나서 살 수는 없지만 자라면서 벗어버리는 과정도 배워야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늘 이국적인 풍광을 보는 재미에 빠진다.
늘 새로운 세상의 구석을 매력적인 요소들로 보여주는 재미.
늘 그랬다.영화를 보면서 여행을 계획하고 사랑도 꿈꾸고 멋진 인간들을
상상해왔다.
자유롭게….
피아노 솔로는 음울하고 아픈 기억을 가진 영화이지만 나는 행복했다.
아프리카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의 의지때문이었다.
거기서 주인공은 자유를 만끽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사랑의진실도 찾는다.
결말이야 천재가 맞는 비극이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약간은 도발적인 내 자유의
세계를 은근히 꿈꾸었다면 영화의 스토리를 배반하는 관객일까?
오드리
2009년 1월 12일 at 7:18 오전
한동안 극장에 걸렸던 영화였던게 이제야 생각나요. 여기서는 노상 아이 위주로 보는 바람에 보고 싶었는데 놓쳤다는..ㅠㅠ
Lisa♡
2009년 1월 12일 at 7:47 오전
오드리님도 …..
저도 주로 아이 위주로 보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없으니까 나 위주로..ㅎㅎ
이탈리아 영화라서 보는내내 오드리님
생각하면서, 음….밀라노..음…피렌체..
음 산타 체칠리아 하면서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