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강의를 들으러 간 날이다.
행복했던 건
음악과 관련되는 좋은 영화들을부분부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왕의 춤.
파리넬리.
아마데우스.
부조니연주로 추는 안소니 퀸의 그 멋진 조르바 춤.
최고의 영화로 꼽을 수 있는 대부의 3편에서 알파치노가 딸의 죽음을
목격하고 소리지르며 입을 벌리고 있는 장면에서 나오던 카발레나 루스티카나의 간주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름다운 무곡까지.
가면속의 아리아와 불멸의 연인만 나오면 압권이었는데..
알파치노가 죽음을 앞두고 자기와 춤을 추었던 연인부터 딸과의 춤까지를 회상하며
썬글라스를 끼고 정원에 앉아 쓰러져가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며
물론 음악프로그램 중에 잠깐 맛뵈기로 보게 된 장면이지만 역시 대부는
천재적인 감독이 만든 최고의 영화라는데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의견이다.
세종문회회관에서 런던서 몇 달만에 돌아 온 유러피안 멋쟁이인 soon을 만났다.
터덜터덜한 회색 털모자를 눌러쓰고 몸에 딱 맞는 검정코트를 쬐게 입고
아무도 몰라 줄 오래 되어 보이는 가죽구두를 털털하게 신은 그녀.
강사에 꽂혀 풍성해지는 그녀의 감정을볼 수 있었다.
그 강사 내가 먼저 킹카임을 알아봤던 남자인데 그녀가 친구 아니랄까봐
바로 필이 꽂히나보다.
많은 것에 해박한 그를 보면서 게다가 따스한 성품마저 보이니 꽂히지 않을수가~
영국경제가 엉망이라면서?
아니..가 있는 동안 잘 모르겠던데…
그래?
그녀가 그 자리에 나타나리라고는 상상도 않았는데 웃기는 건
남산 3호 터널을 지나면서 잠깐 그녀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집도 그 곳이지만 지난 추억들이 생각나면서 그녀생각에 전화를 걸까..영국서 왔나..
사람의 직감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
콩나물 국밥으로 근처에서 점심을 떼우고 잠시 어디 들를까..하다가 노선을
바꿔 집으로 부지런히 돌아왔다.
병든 병아리처럼 잠이 꼰덕꼰덕 쏟아지는 것이었다.
낮잠이라고는 담 쌓은 내가 어인 일인고~~
30분정도 잠깐 폭신하게 잤다, 아니 졸았다.
책도 읽기 싫고, 영화도 보기싫고, 그냥 멍하니 있고싶었다.
카드게임을 하다가 아무래도 자야겠다 싶었다.
내 영혼이 잠시 쉬고싶어한다는 걸 눈치챘다.
흐렸던 날은 오후가 되면서 살짜기 개이고 있었다.
어디 남쪽 지방에 눈이 내린다는 말이 들리기도 한 날이다.
설 전이라 길도 바빠 보이던데 나는 한가하다.
도미 한 마리를 아까 사야했던 것일까?
제사에는 생선도 꼭 홀수로 올려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
먹을 사람도 없는데..
사람차별.
어떤 모임에서 모든 사람이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다.
그건 나도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 할 수도 있다.
세상에 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바쁜 세상 구태여 싫은 사람까지 만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럼 어쩌나…성격이다.
가끔 껴안고 가야하는 사람이 있고,지나치게 지루한 사람은 슬쩍
분위기상 물리치기도 해야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계속 지루한 이유로 왕따를 당해야하는가?
당해도 그걸 모르고 고치지 않으면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느 자리에서 내가 혼자 소외를 당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 역지사지의 판단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따스하게 감싸보자.
지나치게 정확한 판단으로 내 잘났네–하는 사람보다 어눌한 사람이
훨씬 나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뭐든 누구든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나누면서 살아가야하는 사회인 것이다.
八月花
2009년 1월 21일 at 3:41 오후
일기 검사 하려고 기다렸지용.
안녕히 주무셈!
소리울
2009년 1월 21일 at 4:55 오후
넓은 리사가 다 감싸고 다독이고 하면서 뭘 그러셔. 까칠 하지도 않은 주제에
까칠한 척 해 봐야 자기만 힘들지 뭐.
착한 사람 병에 걸리면 그런 것 쯤 감수하는 게지요.
오늘 일기는 만점이로군. 낮잠 까지도…. 담임 선생 도장
Lisa♡
2009년 1월 21일 at 10:51 오후
파럴하님.
블랙다이아 목걸이를 보고
아는 동생(진주)이 ‘저거 벌랙다이압니꺼’
하는 생각이 이 아침 팔월화님의
닉을 보는 순간 불현듯이…후후
Lisa♡
2009년 1월 21일 at 10:54 오후
소리울님.
나는 진짜는 좀 까칠하지…
안 그런 척하면서 표시나지 않게 까칠하다는 거.
착한 사람병—-그 거 별로 매력없는데
걸리고나면 자주 마음 다독이며 병간호 잘해야 하는 겨~~엉.
낮잠을 잠시자는 게 이렇게 몸이 가뿐할 줄은~
JeeJeon
2009년 1월 22일 at 1:20 오전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영상과 함께 지나간 영화음악을 들을때는 간이 오그라 질거예요..
아구~ 글만 읽어도 그렇거든요.
Lisa♡
2009년 1월 22일 at 1:39 오전
맞죠?
지전님 그 느낌 알죠?
너무 오그라들어서 마비될 뻔 했답니다.
특히 대부장면과 파리넬리에서…
조르바는 어떻구요.
참 그러한 것들이 우리를 즐겁게 하지요?
테러
2009년 1월 22일 at 2:12 오전
지루해서 외면당하는 사람은 얼른 TV 켜고 최양락씨의 충청도 사투리라도 배워서
좌중을 재밌게 해줘야 살아남죠….ㅎㅎㅎ
즐거운 분위기도 베풀어야하는 것 같아요.. 받기만 하려는 사람은 생존 어려운 듯..ㅋ
Lisa♡
2009년 1월 22일 at 6:30 오전
요새 최양락 인기 하늘을 찔러요.
일단은 유우머가 넘친다면 인기야..장담!!
나—-충청도 사투리 유우머 하나..아는데—ㅋㅋ
왕소금
2009년 1월 22일 at 7:27 오전
그렇게 빠쁘게 다니시니 안 졸면 이상하져?ㅎ
가끔 껴안고 가야할 사람이 있다…그라믄 왕소금 먼저 껴안고 가셈ㅋ
설이 코앞에 왔어요.
날씨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있는지 몰라도 일단 푸근해서 좋고요.
즐거운 시간 되시길요^^
Lisa♡
2009년 1월 22일 at 10:23 오전
왕소금님.
소금님의 설날 프랜은?
짠돌이비법은?
갈차줘여————
저, 바쁜 거 맞죠?
설 지니면 좀 안바쁠라구요.
ㅋㅋㅋ….아니 3월부터는 심심하게.
네잎클로버
2009년 1월 22일 at 12:05 오후
와아, 리사님, 사진 속 장소 언제 다녀오신 거예요? 반가워라~
저도 얼마전 19층 일폰테 가서 찍은 사진 올린 거쟎아요~ ^^
클래식 강의… 충만감이 크셨겠어요.
저도 파리넬리의 울게하소서.. 참 좋아하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좋은 클래식 음악, 너무 많지요?
<피아니스트>에서 흐르던 쇼팽의 곡들과
갑자기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나온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재즈 모음곡 2번도 떠오르네요.
그리고
레볼루셔너리 로드…
우리나라에서는 2월에 개봉한다는데,
저 너무 기대하고 있어요. DVD로 미리 보신 거예요?
Lisa♡
2009년 1월 22일 at 1:19 오후
네—
미리 두 영화 다 섭렵했어요.
둘 다 괜찮네요.
개인적으로는 벤자민이 더 좋지만..
피아니스트…아….진짜…
쇼스타코비치도 아….진짜….
둘 다 제가 엄청 좋아하죠.
일폰테 가셨던 거구나.
저도 19층 일식집.
ㅎㅎ
산성
2009년 1월 23일 at 1:06 오전
천정 올려다보며 비슷한 사진 찍어 왔었지요…
포스코 음악회 간 적 있어서…
올 6월에는 앙상블 디토의 연주가 있다고 해서
벼르고 있답니다.
잘 지내시지요…?
역지사지의 판단으로 따스하게…
동의합니다^^
Lisa♡
2009년 1월 23일 at 1:24 오전
산성님.
그래요?
6월요?
저 쫌 데꼬 가시렵니까?
표를 구하라구요?
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