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2일 미진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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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를 봤을 때 나보다는 연상으로 보였다.

전형적인 4-50대 스타일의 아줌마로 머리는 미장원에서 드라이한 ..

절대 유행을 타지않는 그러나 나름대로 고른 흔적의 안경을

끼고 눈웃음을 치면서 고소한(구수가 아님)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작은 눈을 하고 뽀얀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같은 룸메이트였다.

그 아이가 내 딸의 디카를 떨어뜨려 고장이 났는데 수리비가

14만원이 나왔다.

딸아이더러 그 아이책임이니 돈을 반이라도 받아야지 어떻게 미안하다는

제스춰가 없냐고 50%는 내라고 말하랬다.

떨면서 딸이 전했는지 그 아이가 미안하다면서 엄마한테 말해서

7만원을 주겠다며 진심으로 사과했단다.

바로 됐으니 돈은 받지마라, 단 같은 방을 쓰면서 잘못은 사과해야하는 거라

엄마가 일단은 엄한 말을 한 거라고 지나갔다.

그 딸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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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나를 상당히 깐깐한 여자로 생각했던 그녀.

오늘 엄마들이 모이는 날이었다.

여전히 미장원에 가서 만원주고 드라이한 머리에 뽀얀 화장을 한

그녀가 바뀐 안경을 끼고 눈웃음을 치며나왔다.

얌전하고 뭔가 선뜻 나설 것 같지 않은 그녀가 다음에 밥을 사겠단다.

이유도 없이 그냥 남편이 한 번 내라고 했단다.

모이는 여자둘 중에 제일 그러지 않을 것 같은 그녀가 제일 정보통에

은근히 욕심을 내어서는 귀엽게도 학교 진학정보에는 빠삭하다.

그 모습이 상당히 코믹하고 괜히 놀려주고 싶다.

보면 나의 장난기가 발동한다.

사람은 겉으로 봐서 확실한 혜안이 아니면 표가 안나는 경우가 많다.

누가 그녀가 그렇게 대단한 야망이 있으리라고 생각할까.

나는 척보면 욕심이 있어뵌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가만있고 웃기만하고 성가신 건 싫어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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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끝나고 바로 옆의 갤러리라도 들러볼까 했던 나는

서둘러 가야한다는 어린 딸을 둔 준이엄마땜에 급히 헤어지고 말았다.

혼자 둘러보고 갈까..하다가 을시년스런 겨울햇살이 그늘을 만든

그 동네를 어서 빠져 나가자 싶긴 했다.

아줌마가 갤러리를 둘러보고 문화적으로 산다는 건

부지런해야하고 끊임없는 정보들을 찾아서 봐야한다.

공부도 나름대로 해야함은 물론이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봐도 그 속에 나오는 작품정도는 감상할 능력은 생겼다.

내가 여늬 아줌마들과는 다르다는 걸 점점 더 느낀다.

대화의 주류적 토픽도, 사고하는 방향도, 원하는 시간도

보는 눈도 아주 많이 다르다.

그러니 어쩌면 진짜 주류적인 아줌마들과는 어긋나 있는 아웃사이더인지도 모른다.

따스한 인간성만이 내 교류의 근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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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박화점을 들렀다.

2층 명품관도 실실 둘러보았다.

페딩오버 하나 마음에 든다.

30% 세일하니 어지간한 골프매장의 페딩과 더 싸면 싸지 안비싸다.

막입기는 페딩이 편한데..3개월 할부?

이층을 보고나니 다른 층은 눈에 들지도 않는다.

절대 이층을 보면 안되겠다는 걸 다시 한 번 땡땡땡.

그러나 백화점을 간 이유는 루테인을 사러간 것이다.

정신을 차리니 아이쇼핑도 즐겁기만 하다.

얼른 루테인을 사고 종종 걸음으로 나온다.

벌써 어둑하니 저녁이다.

무우를 썰어넣고 다시마를 채썰어 소고기국이나 끓여야겠다.

과매기도 3000원어치사면 우리는 두식구라 3번 이상 먹는다.

물론 잡다한 부속야채들이 돈을 기다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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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을 며칠 못했다.

오랜만에 해서인지 땀이 비오듯 한다.

반신욕을 하면서 영화보기는 정말 괜찮은 방법이다.

오래 된 우유가 남아서 보니 상하지 않았다.

곡물가루를 개어서 얼굴에 팩도 한다.

반신욕 후의 팩은 모공이 열려있어 효과가 크다.

팩을 할 때 아로마(라벤더) 한 방울을 섞으면 아주

릴래~~엑스하다.

잊고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곡물팩 좋은 것 같다.

궁금하신 분 곡물팩 사진 올릴까요?

8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1월 23일 at 2:07 오전

    부지런해야 되어요..맞아요..
    아이들 데리고 다니다 보니..그점엔 절대적이여요..
    곡물팩 사진..담으셨구나..ㅎㅎ

       

  2. douky

    2009년 1월 23일 at 6:17 오전

    하하하… 당근!!
    곡물팩 사진 올려주셔요~

    스스로 ‘나는 척 보면 욕심 있어 뵌다’셔서 크크 웃었어요.
    리사님의 첫 인상을 떠올려 보니…
    욕심 보다는 장난끼가 많으실 것 같았던 것으로 기억나는 걸요…
    그리고 첫 날 무지무지 많이 웃게 해주셔서 ‘유쾌한 분’으로 콱 인상 지어지셨죠 ~   

  3. 오를리

    2009년 1월 23일 at 6:58 오전

    할것 다하면서 블러그에 쓰는글 읽어 보면서 항상 대단하고
    또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왕 불러그에 글쓰는것 소설도 한번 써보는게
    어때요…

    50대 이상의 글에서 느껴볼수 없는 신선하고
    색다른 문체는 , 지루하거나 짜증도 못느껴
    한번 불러그에 들어오면 새로 올라온 글을 순식간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마력을 가진 리자님의 글은
    모든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글로 단번에 베스트 쎌러에 오를수 있다고
    장담 할 수 있습니다.   

  4. Lisa♡

    2009년 1월 23일 at 10:19 오전

    진아님.

    곡물팩요…이제 찍어야해요.
    아이들한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프면
    더 부지런히 다녀야 한답니다.
    아이 키울 때 정말 많이 다녔답니다.
    별의별 곳을 다 다니느라 기억이 많으네요.   

  5. Lisa♡

    2009년 1월 23일 at 10:48 오전

    덕희님.

    곡물팩 올릴까요?
    알았습니다.
    어디서 파는지도 알려드릴께요.
    장난끼..는 나의 의무랍니다.
    그리고 어색한 침묵이나 분위기를 싫어해서
    늘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는 몸짓과 말짓을~~후후   

  6. Lisa♡

    2009년 1월 23일 at 10:50 오전

    오를리님.

    내 소설가를 위한 꿈을 향하여 빠샤~~

    소설은 시골에서 자란 사람만 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도회적이라 한같은 게 없는 사람이고
    힘든 일을 겪어본 일이 없다보니 뭐 얘깃거리가
    없다고 늘 생각핬거든요.
    오를리님의 칭찬에 힘 입어서 오늘부로 공부를..   

  7. 지안(智安)

    2009년 1월 23일 at 12:48 오후

    친절한 Lisa님 곡물팩 올려 주세요.
    따라 해보게요.
    오늘 느낌은 똑 떨어지게 똑똑하단 느낌!   

  8. Lisa♡

    2009년 1월 23일 at 1:41 오후

    지안님.

    그 곡물팩 올리면 아마 지안님이
    제일 먼저 사실 수 있어요.
    분당에 확실하게 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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