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넬로페 크루즈의 빨간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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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크루즈는 자기를 사람들이 몰라보는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빨간구두를 보기 시작하면서 내 눈을 오래도록 의심했었다.

얼마 전 귀향에서 본 그 페넬로페 크루즈인가?

바닐라 스카이에서 본 그녀 맞나?

톰 크루즈가 그녀를 사귄다고 했을 때 톰 크루즈가 아깝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적 있다.

지금 매튜 매커너히를 사귀고 있다는데 페넬로페처럼 매력적인 여자를 애인으로 두는

그 남자는 어떤 남성일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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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 더운 여름날에 그들은 만났다.

태양은 거침없이 내려쬐고, 그녀의 슬리퍼신은 걸음걸이는 벌어진 채 어그적 거린다.

연이어 마신, 물보다 더 시원하다는 그 이유만으로 마신 보드카가 피를 타고 돈다.

고장나서 퍼져 버린 차.

차가 멈춘 그곳.

곧 없어져 버리고 말 폐허화된 집.

벌어진 이빨사이로 퍼지는 묘한 분위기의 여인.

이유를부칠 수 없는 욕정에 이끌린 그들.

숨막히는 행위에 거침없는 그들이다.

늘 삐딱하게 높은 굽을 신고 이상하게 걷는 그녀를 위해 그는 빨간 구두를 선물한다.

그의 인생에서 그녀를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자연적인 끌림에 의한 본능적인 사랑이 이렇게 표현도 되는구나 싶다.

영화다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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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탈리아 영화다.

배우로 활동하는 세르지오 카스텔리토는유명한 소설가이던 부인이 쓴 원고를 읽고

본인이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었다.

2004년 이탈리아를 뒤흔든 영화이다.

본인이 남자 주인공을, 스페인의 여배우인 페넬로페 크루즈가 여 주인공 역으로 베스트 유러피안

여우주연상을 당당하게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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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어느 날, 알렉스라는 여고생이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실려온다.

그 병원에는 알렉스의 아버지인 띠모떼오가 외과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아름다운 부인과 살면서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그가 어느 날 우연히 알게 된

이딸리아로 인해진정한 자아와사랑을 찾게 되는데 부인과 이딸리아 중에 그는이딸리아를

택하기로 마음먹고 부인에게 이야기하려는 날, 부인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두 여자.

뭔가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던 부인은 우아하고 무척 아름다운 여성이다.

결국 부인의 곁은 떠날 수 없었던 그가 느낀 커다란 죄책감.

결국 이딸리아는 엉터리 임신중절을 하게 되고 뒷날 이 사건으로 죽음까지 맞이하게 된다.

영화에서 비는 딸과 아버지를, 이딸리아와 그를 진정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가 빚지고 살아 온 그녀에게, 비로소 빗속에 나타난 그녀의 환영에게 잃어버리고 하늘로

떠난 빨간 구두 한 짝을 갖다 놓아주므로서 완전한 사랑의 희열을 느끼게 된다.

정말 그는 그녀를 사랑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든 그녀를 위해 뭐든 다 해주고 싶었던 띠모떼오.

그녀는 행복하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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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페넬로페 크루즈의 매력에 정신이 집중되었다.

마지막 부분에 시골의 한적한 식당에서 둘은 저녁을 먹는다.

식탁 위의 생수와포크와 스파게티를 증인으로 언약혼을 하는 띠모떼오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흥건하게 눈물이 절로 고여온다.

아름다운 사람.

그저 덥기만 한 그녀의 후진 동네에서 지난 날의 자신과 아픔을 느끼고

편해지던 띠모떼오는 그 흔한 IITALY 티셔츠를 몸에쬐게 입고 즐거워한다.

자유..

자유라는 건 그렇게 편할 때 비로소 우리 곁에 찾아오는 것일까?

그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그녀를 편하게 생각하는지, 본능을 느끼는지 알았다.

나도 그런 여자처럼 되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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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함과 고독.

어쩔 수없는 현실과본분.

개가 있다.

유리병에는 그가 늘 두고 간 지폐가 빼곡히 모여있다.

벌어진 가슴 사이로 땀이 흥건하다.

다크서클이 당연한 그녀.

벌어진 이빨.

퀭한 눈.

브래지어 채우기.

장의사.

고독함만 가득한 빈 병원.

딸의 생명이 꺼져 가는데.

부유함마저 초라해지는…

떨어진 빨간 구두 한 짝만이~~

8 Comments

  1. JeeJeon

    2009년 3월 21일 at 9:36 오전

    원작이 유명하다는 이 영화를 조선닷컴에서 보았는데
    아무래도 영화관과 음향 화면이 달라 영화 봤다기에는 뭣하지만

    이 영화를 본 후 페넬로페 크루즈란 배우가 잊히지 않는 배우로 남게 되었지요.

    영화 곳곳에서 묻어나는 비극적인 이야기..
    잔인한 사람들..

    페넬로페 크루즈가 구태여 여기 출연하지 않아도 이탈리아를 울릴 영화가 될것같은
    그런영화였지요…

       

  2. Lisa♡

    2009년 3월 21일 at 9:51 오전

    지전님.

    페넬로페는 보기드문 배우로 보여집니다.
    몇 년동안 본 영화속의 그녀는 어찌나 다르게 변신하는지
    정말 재간둥이예요.
    너무 매력적이구요.
    요즘 그녀의 영화를 많이 보게 되네요.

    이 영화를 보고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망가지게 나오는 거 쉽지 않거든요.   

  3. JeeJeon

    2009년 3월 21일 at 1:09 오후

    리사님,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난 그녀의 연기와 미모가 왜 헐리우드에서 어필되지 않는지
    배우들이 총 출동하는 영화제에서 그게 종종 궁금할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안타깝고요..

    정말 두각을 드러내는 아름다움이 그녀에게 있어 눈에 띄는 배우입니다.

       

  4. Lisa♡

    2009년 3월 21일 at 2:14 오후

    아………….지전님.

    확실한 건 아닌데
    그녀가 스페인 영화에만 출연한다고 했다죠?
    당분간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자기 길을 갖고 있는 여자예요.
    허리웃에서 엄청 손짓하는 여배우지요.
    그녀의 스페인 사랑은 엄청나구요.   

  5. JeeJeon

    2009년 3월 21일 at 10:18 오후

    이제보니 페넬로페 크루즈가 나오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가 곧 개봉 한다네요..

    특히 관심많은 여배우들이 줄줄이 나오는 이 영화 우리 함께 봅시다.

    달콤하고 즐거운 영화 같은데요?
    네이버에 보니 4월 16일에 개봉 한답니다
    이 봄에 어울리는 영화,
    쪼맨한 예고편을 보니
    페넬로페 크루즈와 스칼렛 요한슨의 미모 구도도 대단합니다.

       

  6. Lisa♡

    2009년 3월 22일 at 12:26 오전

    어떡하냐..

    그 영화 벌써 봤어요.
    너무 재미있구요.
    하비에르 바르뎀 너무 멋져요…
    난 그 남자(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그렇게멋진 준 몰랐어요.
    진짜 섹시가이 그 자체에요.
    그 영화에서 페넬로페는 또 다른 변신을 하죠.
    우디알렌영화예요.
    페넬로페는 어찌보면 빈한 얼굴에 천박끼까지 있는데도
    너무 멋진 배우예요.   

  7. JeeJeon

    2009년 3월 23일 at 2:08 오전

    흐미~
    영화 보셨구료~~

    그렇죠?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영화 같아요..
    요즘에는 영화를 거의 볼 수 없었어요^^

       

  8. Lisa♡

    2009년 3월 23일 at 2:13 오전

    정말 추천할만한 영하랍니다.

    멋진….트랜디한 영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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