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5일 재래시장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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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라 귀향들을 해서인지꽉차던 성당조차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다.

성당근처의 주차장도 빈자리가골라서 주차할 정도였다.

미사를 마치고 바로 재래시장으로 갔다.

눈발이 드문드문 날리기도 하고 을시년스러운 날씨지만

얼굴들은 왜들 다 즐거운지…바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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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안의 정육점이다.

정육점은 불빛에 따라 고기색이 죽었다, 살았다 한단다.

붉은 조명을 켜면 좋을 것 같이 보이지만 의외로 하얀 조명이

고기가 살아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요즘 자신이 없는 것 중의 하나가 기억력이다.

과일, 야채가게에는 중국인들이 주일마다 사러와서는 흥정한단다.

건너편 오뎅집에서 남편과 둘이서서 오뎅을 먹으면서 흥정하는

중국인들을 바라본다.

남편은 길에서 파는 오뎅을 좋아한다.

내 경우는 길에서 파는 음식은 불량식품이라는 세뇌교육덕에 아직도

길에서 파는 건 잘 먹지 않는 습관이 있다.

부유하게 산 건 나보다 남편이다.

이 습관은 부유함과는 아무 상관없는 부모의 결벽증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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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 쪽 사진이 밤까는 기계이다.

6000원어치 옥광밤을 사서 까달라고 했더니 바로 까준다.

아주 깨끗하게 깍은 것 처럼은 안되어도 제법 손힘을 덜어주는 기계다.

신기해서 자꾸쳐다본다.

밤은 옥광밤이 맛있다.

주차만 괜찮다면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단감의 경우도 백화점에서 8000원하는 크기가 5000원이다.

딸기도 2000원 가량 저렴하고 싱싱한 양멸이라든가 손두부 등이 새롭다.

두부는 1000원에서 1300원 정도로 모도 큰데 순국산콩으로 만든 두부는

시장에서도 3000원으로 두모에 5000원이다.

집에와서 먹어보니 아주아주 고소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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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을 한덩이 샀는데 완찰이란다.

완찰이 뭐냐고 물으니 100% 찹쌀로 만든 것이고, 반찰은 50%는 쌀과 섞인 거란다.

재밌다.

찰떡을 좋아하는 딸 생각이 불현듯이 난다.

김이 무럭무럭나는 떡시루들이 연방 안쪽에서 날라져 나온다.

빈속에 이런저런 떡을 다 먹고싶다.

전을 파는 아줌마는 집어 먹기만하고 안 사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속상한단다.

남편이 간전과 굴전을 하나씩 집어먹는 통에 5000원어치 사고야 만다.

봉지봉지 들고 다니는 게 약간 성가시기는 하지만 시장은 항상 포만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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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일간의 연휴에 이틀이 지났다.

아직 준비만 했지 음식만들기에는 돌입하지 않았다.

남들 다 자는 밤에 할 예정이다.

생선굽고 산적만들어야하지, 탕국 끓여야하지, 나물만들어야하고

조금만 한다고해도 할 건 다한다.

아침엔 일찍 일어나 오랜만에 흰쌀밥도 만들어야지.

설준비를 하다보니 이것저것 다 사와서는 푸짐하게 먹었다.

전복을 회로 썰어내고(실은 갈비찜하려고 샀는데 싱싱해서 그만~)

갈비찜을 2인분 정도했다.

청포묵을 하얗게 김과 파를 넣고 무치고

된장찌개랑 해서 맛나게 먹었는데 나는 김치가 제일 맛있다.

아마 김치가 없다면 밥을 아주 조금 먹을 스타일이다.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건 그러고보니 바로 김치다.

김치가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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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래시장 활성화가 여기저기서 고개를 든다.

상인들 얼굴을 보니 어서 활성화가 되어 그들의 인심이 빛을 보면 신날 거다.

커다란 이유없이 즐거운 날이다.

16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1월 25일 at 12:32 오후

    저희 지역에 사랑상품권을 판매해서,
    현금소득공제때문에 껄끄러워하는 주부들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해주더군요..
    재래시장에서도, 협력가게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참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커다란 이유없이 즐거운 날..
    그래서 똑같은 말이라도 자주 들어도 좋은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리사님..

    ^^
    저역시도, 누구 도움 안받고, 혼자 후다닥..
    음식 만드는것이 더 좋아요..가족들 모두 다 잠든 밤에요..   

  2. Lisa♡

    2009년 1월 25일 at 2:06 오후

    진아님.

    가문의 영광이 기분좋게 끝났거든요.
    웃으면서 이제 시작하려구요.

    먼저 탕국부터 끓일까봐요.
    올려놓고 생선굽던지….산적은 양념만 해두고
    낼 아침에 하고…ㅎㅎ   

  3. 데레사

    2009년 1월 25일 at 2:48 오후

    우리집 앞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는데 어찌나 붐비든지
    장보러 갔다가 애먹었어요. 대충 장 봐와서 다듬어 놓고
    하루종일 오늘은 방콕했어요. 미끄러질가봐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하고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답니다.

    나도 가문의 영광 다 보고 컴 앞에 앉았는데….ㅎㅎ
    리사님 즐거운 설 되기를 ~~   

  4. Lisa♡

    2009년 1월 25일 at 3:37 오후

    데레사님.

    책도 열심히
    만남도 열심히
    누가 데라사님을 따라 갈까요?
    암튼 부지런하고 총명하세요—   

  5. 벤조

    2009년 1월 25일 at 7:19 오후

    시장에 가면 저도 신이나요.
    시장 물건은 주인이 쓸고 다듬고…생명이 있어보이고,
    잘난놈도 있고, 못난놈도 있고… 그래서 재밋지요.   

  6. 김삿갓

    2009년 1월 25일 at 11:06 오후

    나물 산적 탕국… 차례용 음식 인가요? 저희는 차례도 그냥 양력 1월 1일 입니다.
    옛날엔 재래시장에 대폿집도 많았는데… 가끔 지나가다 보면 어찌나들 가만 놔두질
    않는지 한번은 어느 여인들 한테 강제로 납치아닌 납치로 끌려 들어 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ㅎㅎ 나중에 친구들 말론 제가 멍하게 생겨서 봉으로 보고 그랬다고
    놀려댓는데 ㅋㅎ 모르죠 제가 맘속으론 끌려 가고 싶어했었는지… ^_______^

    오댕 맛있었어요? 어려서 실외 스케이트장서 눈발 날리는 날 스케이트 타며 동내
    여자칭구(?) 와 방판위서 호호 불어가며 오뎅 먹던 추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씁니다.
    한 고치에 5원 하던 시절이죠…ㅎㅎ 그당시는 국물들은 간단하고 담백하게 잘 만들
    었는데 요즈음 오댕들은 여러가지를 넣이 끓여서 그런지 예전 맛이 않나는것 같습니다.
    떡볶이도 그렇고 제가 먹던 떡볶이는 고추장 궁물도 많았었는데 요즈음 것들은 궁물이
    없어 별로 인것 같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운수 대통 하시고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잘 풀려 나가시길 바라
    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__^    

  7. Lisa♡

    2009년 1월 26일 at 12:01 오전

    벤조님.

    시장만 가면 뭔가를 막 사고 싶어집니다.
    엄마 손 잡고 따라 다니던 시절 생각도 나구요.
    우리 엄마는 간장공장에 가서 간장을 사셨던 분이세요.
    또순이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세요.
    시장만가면 어찌나 깍고 하던지 창피해서 혼났답니다.
    물건들이 살아있는 거 맞아요.
    벤조님.
    카작에서 구정을 맞이하시는군요.
    다시 한 번 해피 뉴 이어~~   

  8. Lisa♡

    2009년 1월 26일 at 12:03 오전

    삿갓님.

    오뎅국물은 여전히 맛있답니다.
    시원하고 얼큰한…
    오뎅 맛있습디다.
    푹 퍼져야 맛있어요.
    예전에 부산 국제시장에서는 할머니가 오뎅을
    팔았는데 거기에 하얀 가래떡 오뎅 진짜 맛있었답니다.
    아직도 먹고 싶은 맛이지요.
    삿갓님도 행운만땅~~   

  9. 슈에

    2009년 1월 26일 at 1:27 오전

    비가오면 질척거리고 춥고 덥던 재래시장도

    요즘은 천장덮개를 씌워 비바람을 막아주니 얼마나 좋아요.~~

    사진보니 훈훈한 재래시장의 열기가 느껴져요.

    밤 까는 기계 …넘 편한세상이예요.^^   

  10. 오를리

    2009년 1월 26일 at 6:12 오전

    두고온곳중 그립고 아쉬운것 하나가 인정이 넘처날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재래 시장입니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수터분하고 맘씨좋고 구수한 갱상도 아줌마의 사투리에 끌려 물건을 사가지고 왔든 추억들~~~

    4년전, 쓸쓸한 가을밤 숙소로 들어가기전 길에서 파는 먹음직 스런 오댕과 국물을 사먹고 숙소로 들어가 한시간되 안돼서 배가 아파오기시작~~~~그순간부터 역시 길거리 음식은 비위생적이라는 교훈을 재확인 했습니다…
       

  11. Lisa♡

    2009년 1월 26일 at 10:10 오전

    슈에님.

    열기가 넘치더라구요.
    떡시루에서 마구 올라오는
    뜨거운 김하며…
    그냥 그 자리에서 먹고싶더라구요.
    어제 사온 떡 아침에 제사후에 조금
    뜯어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어서 연달아
    3번이나 뜯어먹었답니다.
    아………다 먹을 수 있었는데—-   

  12. Lisa♡

    2009년 1월 26일 at 10:13 오전

    오를리님.

    재래시장의 특징은 넘치는 인정인 거 같아요.
    중국사람이 오니까 중국말을 하면서..엉터리로
    계산하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지 뭐예요.

    길거리식품 불량식품…요즘은 그래도 덜하지요.
    붕어빵이나 호떡류도 가끔은 사먹게 되요.
    내가 사지않아도 옆에서…사서 주면 안먹기도 그렇고~

       

  13. ariel

    2009년 1월 26일 at 11:04 오전

    효자등 통인시장은 주차장이 편리하지 않아
    잘 안 가게 되는데 남대문은 옆에 제가 free
    parking 이 있어서 잘 가고…^^ 저도 가격의
    차이를 많이 느껴요. 재래시장가면 저 역시
    이것 저것 사게되네요. 재래시장 활성시키는
    것이 힘들어요. 저도 이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요새 마트들이 편하고 식구가 가서
    먹고 놀고도 하고 그래서 할 수 없어요. 우리가
    전보를 안 치고 메일을 하듯 세상이 바뀌는 것
    아니겠어요?^^

    설날 복 많이 받으셨기를~!!^^   

  14. Lisa♡

    2009년 1월 26일 at 11:22 오전

    아리엘님.

    그런 거 같아요.
    대형마트에 가면 모든 게 편하니까요.
    ^^*
    역시 길들여진다는 건 무섭죠?
    저 또한 어쩔 수 없는 가봐요.
    해피 설날~~   

  15. 오현기

    2009년 1월 27일 at 1:29 오후

    요즘 명절은 명절같지 않은 것 같아요. 어렵고 힘든 시절엔 명절날만이 특별한 날이라서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4일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는 군요. 12월 25일부터 연말까지 쉬고, 1월 1일부터 바로 근무하고, 구정에도 무조건 5일이상 쉬도록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력이면 그 정도는 쉬어줘야 정상 아닐까 싶군요    

  16. Lisa♡

    2009년 1월 27일 at 1:58 오후

    헉스…

    저는 노는 날이 싫은데 어쩌나.
    그래도 현기님이 그렇다고 하니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클났네—현기님, 올해는 쉬는 날이 별로
    읍따는데 제가 안 그랬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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