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없이 새벽은 왔다.
꾸역거리고 일어나서 차례준비를 해서 간단하나마 차례를 지냈다.
마음 속으로 소원하는 건늘 그렇듯이 아이들에 대한 것들이다.
그리고 남편 건강하고 무사히 잘 지내는 것 등이다.
나를 위한 소원?
없다…아이들에 대한 것이 곧 나의 소원이다.
촛대가 넘어지면서 촛농이 남편 양복바지에 여러 방울 튀었다.
지우는 방법 아시는 분…댓글 남겨 주세요.^^*
차례 후에 분당으로 가야하는데 졸린다.
잠깐 졸고보자.
눈을 뜨니 10시50분이다.
후다닥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큰집, 작은 집 두형제가 피난와서 아들, 딸 이렇게 두남매를 각각 두셨다.
내 경우는 작은 집의 며느리다.
친시누이는 부산에 있으나 전화 한 통없다.
물론 자기시댁 챙기느라 정신없을 때이다.
사촌형님네로 모였다.
나랑 친시누이보다 친한 사촌 시누이도 물론 오빠네라 와서 제사지내고 기다리는 중이다.
하나밖에 없는 사촌동서는 유명모델 출신이다.
모델일 할 때 다이어트 탓인지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깊은 정신적 병약함을 앓고 있는 게 분명하다.
오는 길에 바리바리 이것저것 싸서 준다.
나이들도 비슷하고 그러다보니 다들 친구처럼 지낸다.
우리는 막내이다보니 가는 곳마다 물건이든 뭐든 싸 오길 바쁘다.
오늘도 한보따리 가져왔는데 사실 넣을 곳이 마땅찮아서 귀찮은 면도 있다.
시누이는 자기네 집으로 데리고가서(거의 강제로) 바리바리 보따리를 준다.
생선, 땅콩, 와인, 강정, 각종 전, 게장 한박스…에고 많기도 하다.
복도 많지.
내게 2땡땡땡을 준 그녀가 얼마 전 고스톱을 배웠다며 다짜고짜 고스톱을 치잖다.
설사를 하고도 ‘어머..세 장이나 가져가네..아이 좋아라~’를 비롯
자기가 점수가 나도 모르고 그냥 계속 치질않나, 비광을 포함해서
광 3장있다고 3점이라고 우기는 둥…골이 아프다.
운칠기삼이라고 어찌나 뒷패가 잘 붙던지 나는 세상에 그 초보한테 돈을 잃었다.
날더러 타짜라는 둥…결국 남편이 쓸었다.
남편은 10년만에 쳐본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은근히 돈 다 땄다.
개 두 마리는 뛰어들지, 우리는 서로 개를 다리아래 깔아 뭉개면서
1시간 가량 쳤다.
완전초보는 탈피했는지 재미있다면서 계속 치잖다.
에고…좀 귀찮게 되었다.
미국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치잖다.
도망가야 할 판이다.
당신도 초보였지요?
사촌형님네는 늦게 아이를 힘들여 낳았다.
지금 6학년인데 아이를 갖고 진탕을 친다.
늦게 얻은 아들에 하나 밖에 없으니 두 사람이 아이하나를 갖고 벌벌 떤다.
늘 공부, 공부..아주 그 집에 있으면 공부 이야기를 2시간은 들어야 한다.
누가보면 천재만들기 하는 줄 알 정도이다.
씩씩하고 강하게 키우질 않고 그저 만지면 깨질세라 그렇게 키운다.
먹은 걸 부엌으로 갖고 오라고 내가 시키자 깜짝 놀랜다.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분리수거도 하고 심부름도 하라니까 더 놀랜다.
공부하는 아이한테 그걸 어찌 시키냐고 묻는다.
공부요? 심부름 잘 하는 애가 공부 더 잘해요—
남의 집에 가더라도 먹은 건 바로설겆이하는데로 갖다주면서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도 하고 그래라며 내가 바로 교육들어간다.
하나면 더 강하게, 이 험난한 세상을 혼자 헤쳐나가게 키워야지 무슨 소리냐고
어린 내가 되려 야단친다.
아이가 밖에 나가 놀 생각조차 없으니 내가 봐도 큰일이다.
물론 방법이모두 다르지만 이 건 아니다 싶어서 계속 잔소리를 해댄다.
아이가 불면 꺼질 것같아 어디하나 만지지도 못하겠다.
처음에 연휴 4일 길게 느껴졌다.
고개 한 번 돌리니 3일이 휘딱 지나간다.
하긴 하루에 산보 한 번 나갔다오고 식사 두 번하면 금방 하루는 간다.
반신욕하고책 약간 읽으면 저녁이다.
시간.
어떻게 거꾸로 사는 벤자민 버튼은 아니더라도 붙잡을 수는 없는지.
아님 느리게 가는 시계를 발명하던지…
오늘 놀기만 했다.
miracle
2009년 1월 26일 at 3:02 오후
촛농… 빼는 거 다들 알텐데 리사님 괜히 빈말하는 건 아닌지?!
신문지 덮고 따뜻한 다리미로 다리면 신문지에 스며듭니다..
난 초보는 커녕 아직 못배웠는데… ㅎㅎㅎ
玄一
2009년 1월 26일 at 3:38 오후
우리는 ‘촛짜’ ‘촛짜빼기’라 쿠는데..ㅎㅎ
나보고들… 그라고 촛짜가 보통 따는기라고
초하룻날도 바쁘게 다니시군요
그라먼 올 한해도 억수로 바쁘실겁니다
벤조
2009년 1월 26일 at 4:48 오후
별로 할 말 없다, 그냥 나가자…
참, 생각났네.
그 게장에다 밥 비며먹고 뭐 하나 올릴꺼지요?
보미
2009년 1월 26일 at 10:16 오후
개를 다리 아래 깔아 뭉개면서…
눈에 보듯이 너무 재미나요
전 고스톱 한번도 안해 봤지만 그게 그렇게 재미 있다는데
초보 시누이님께 이 기회에 싹쓸이 하셔요 ㅎㅎ
오드리
2009년 1월 26일 at 10:17 오후
오늘 놀기만 했다는 ㅡ> 오늘도 놀기만 했다로 바꾸지. ㅎㅎ
Lisa♡
2009년 1월 27일 at 12:49 오전
새해 안녕..미라클님.
저도 그러면 된다고 말했는데 울 신랑이
인터넷 지식검색을(엉터리가 많음)해보더니
그래도 안된다면서—칼로 긁어 뜯어야
한다면서…작은 칼로 긁적긁적 하길래 세탁소에
맡기자고 겨우 뺏어놨어요.
신문지깔고 하는 거 시도는 해봐야겠어요.
Lisa♡
2009년 1월 27일 at 12:51 오전
촛짜배기가 다 딴다고 하더라구요.
현일님.
저도 촛짜일 때 거의 쓸었거든요.
후후훗~~웃기죠.
올 한 해요?
허걱—클났네요!!!
Lisa♡
2009년 1월 27일 at 12:52 오전
벤조님.
어제 저녁 안 먹으려다가 그 게장덕에
작은 공기로 하나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요.
심심하게 싱싱하게 담군 그 게장이
밥도둑 맞더라구요.
뚜껑에 밥비벼 먹는 그 맛—앗싸아~~
Lisa♡
2009년 1월 27일 at 12:53 오전
보미님.
한 마리는 가운데 턱하니 드러누워 가만있고
한 마리는 진탕을 치듯이 뛰면서 화쿠짝을 물고
도망가고….하는 수없이 꾸겨서 깔고 앉아서
했어요.
웃겨서 혼났답니다.
Lisa♡
2009년 1월 27일 at 12:54 오전
쏘리.
오드리님.
어감상 틀린 나으 씰쑤~~~
매일 그렇듯 오늘도 놀기만 했따…..ㅋ
바위섬
2009년 1월 27일 at 1:39 오전
리사님~설 명절 즐겁게 잘 보내고 계시네요…
저희가족(4팀)은 윷놀이를 했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게 웃고
떠들며 정말 모처럼 유쾌한 시간이었어요^^
비록 4판 모두 져서 거금을 잃었지만…
Lisa♡
2009년 1월 27일 at 2:16 오전
거금을요?
아—저 윷놀이 잘 하는데..
바위섬님.
올 한 해도 비둘기집같은 모습으로
다정한 가정과 하시는 일에도 승승장구하시길
바랍니다.
웃으면 즐겁죠?
무무
2009년 1월 27일 at 2:24 오전
빨간 글씨 연휴 3일 중 설날 할 수 없이 일하고
징검다리로 쉬려니까 어정쩡하네요.
오늘만이라도 뒹글거리며 지낼라 했는데
집안 구석구석 먼지가 절 가만 안두어서
아침에 대청소를 했답니다.
그래도 여전히 꼴보기 싫은 것들이 많긴하지만
대충 눈감고 쉬려구요.ㅎㅎ
Lisa♡
2009년 1월 27일 at 2:30 오전
무무님.
오늘은 쉬시는군요?
그저 가만히 못있는군요?
저도 좀 그러고싶은데..
대청소–부럽습니다.
참나무.
2009년 1월 27일 at 2:39 오전
안나의 실수..그런 호랭이 담배피던 시절 옛말이 생각나요 – 오드리양두 참…^^
틈틈이 보고갔다우…
삼단 삼시마 밖에 못친다구 …이 말 여러 번 했는데 이젠 안할께요…싹싹..^^
앗 6백, 나이롱 뽕도 칠줄 안다는 말도 했구요
(요즘 이런 거 치는 사람들 아마 없지 싶은데…)
고스톱 볼 줄도 모르는 그 어려운 걸 우예치나욥^^
고저 잡기는 바느질 밖에 못한다오..^^*
Lisa♡
2009년 1월 27일 at 2:41 오전
참나무님.
그 치매에 좋다는 고하고 스톱을 모른다니 쯧~~ㅎㅎ
근데 지금 바느질 잘 하신다고 뻐기시는 거죠?
운정
2009년 1월 27일 at 2:52 오전
바지안에다가 신문지 한장 넣고,
걷에 도 한장을 깔고 다리미로,
신문지에 녹아서 스며 들어요.
그나저나 맨날 go,,,쳐야 겠네여.
Lisa♡
2009년 1월 27일 at 3:18 오전
운정님.
실시 바로 들어갑니다.
왕소금
2009년 1월 27일 at 5:33 오전
고돌이…잘 될 때는 대책이 없지요.
싸놓고도 자뻑으로 피 2장씩 챙기고 피박에 광박에 멍박까지 한방에 쥑여줘요ㅎ
꼭 초보가 사고를 치더라고요.
예전 학교 다닐 때 친구들하고 고돌이를 하는데 친구가 부산 형한테 받아온 등록금을 꿔서 밤새도록 쳤지요. 물론 초저녁에 다 갚았지요.
저는 못 잤습니다. 자고 싶어서 아무 거나 내 잃어주려했는데 던져주면 쪽~, 싸면 자뻑…그래서 한잠도 못잤지요. 나도 못 말리는데 누가 날 말려?ㅋㅋ
다음 날 점심 때까지 치고 오후에 미팅나갔는데…어케되었는지 기억조차 없네요.
올해는 광으로 3점, 멍으로 3점, 피로 3점, 기타등등 여러가지로 12점 나서 끝내주는 한 해를 보내세요, 리사님. 알았죠?^^
김삿갓
2009년 1월 27일 at 5:36 오전
화투는 모니모니 해도 간단하고 쪼는 맛이 있는 섯다가 아닌가요?
정말 고스톱 치는것 보니까 조금 답답하고 무쟈게 어려운것 같습니다.
특히 이름도 전두환 고스톱 김지미 고스톱 등등 많은것 같고 못먹어도 고
이땅게 머리에 아무리 노력해도 들어 오질 안더군요.
그런데 촛물… 신문대기… 혹 그러다 "동아일보 사건" 나는것 안닌가요?
옷에 동아일보 마크가 찍혀 나오는 일이 일어 날것 같기도 한뎅. 같은 이유면
(스며드는) 깨끝한 넵킨이 났지 않을까 함니다만… 암튼 결과를 알려 주삼.
좋은 시간 되삼… 구~우벅!! ^________^
Lisa♡
2009년 1월 27일 at 7:35 오전
왕소금님.
자뻑이 뭔지 한참을 생각했답니다.
자기가 갖고 설사하는 게 자뻑이군요.
크하하하…그럴 때의 그 잔잔한 감동..크~~
멍밖을 엄청 좋아하는 친구가 있거든요.
광이 있어도 멍을 먹고보니…크크크.
시누이는 쌍피 막 던져주고 광만 쥐고 있답니다.
미쵸요..
저는 잃주다가도 한방에 싹쓸이를…하는 형이지요.
누가 그렇게 잠 못자고 다음 날 자기아들 운동회가서
청단이 어느팀이냐고 물어봤다죠?
Lisa♡
2009년 1월 27일 at 7:37 오전
삿갓님.
그렇다고 하네요.
깨끗한 내프킨요..스며드는.
동아일보—조선일보로 할 건데요.
아직 안했거든요.
내일 하려구요.
오늘 하기 시러요.
그리고 섰다는 못하는데 쪼우는 맛요?
아하—–타짜에 나오는 그런 거 말씀하시나봐요.
영화 타짜에 나오는.
도토리
2009년 1월 27일 at 11:46 오전
저는 오늘 강아지 두마리 목욕시켰어요. 벼르고 벼르다가..
지금 컴 앞 내 무릎위에 앉아 있는데
컴도 지가 하겠다고 덤비네요..헐…^^
Lisa♡
2009년 1월 27일 at 1:56 오후
도토리님.
목욕시켜서 냄새 포근하겠다.
컴퓨터에 오줌 안싸게 조심하세요.
예쁘겠따요~~ㅎㅎ
douky
2009년 1월 28일 at 10:47 오전
저희 큰 애가 좀 엉뚱하거든요…
3년쯤 전 명절에 식구들이랑 처음 고스톱 쳤던 날…
자기 순서에 한 장 내놓고는 뒤집지를 않는 겁니다.
모두들 "뒤집어야지~" 했더니…
"아!! 제가 뒤집어요? 인터넷에선 다 알아서 뒤집어지길래…"
그래서 우리 식구들이 모두 뒤집어졌다는…
Lisa♡
2009년 1월 28일 at 1:57 오후
덕희님.
저까지 뒤집어 집니다.
것도 그렇게 커다란 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