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9일 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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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ㅇ’가 D도너츠 사업을 시작하고부터 끊겼던 우리의 만남이

일 년도 넘게 계속되더니 그녀’ㅇ’가 적당한 선에서 사업을 관두고 난

이 달에 우리는 어렵게 그러나 일사분란하게 만났다.

항상 그렇듯이 런던의 유구한 멋쟁이처럼 차려입고 나온 ‘ㅎ’가 밥을 샀다.

일 년만의 만남이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아죽을 뻔 했다.

겁대가리도 없이 ‘ㅇ’에게 아들입학 어캐됐냐고 물어봤던 것…간도 크단다.

난 본래 교양이나 상식이 약간은 모자란다.

알고 만나야 한다.

왜?

묻고픈 건 물어봐야지 못 견딘다.

허나 상대가 싫어하면 시들해진다.

착한 ‘ㅇ’라서 일단 맞아 죽는 건 피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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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스프링스의 점심시간은 무척 붐비었다.

단체로 와서 단합대회하는 20명 가량의 회사원들도 있었다.

그러덩가, 말덩가..우리는 분주히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일상사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또 ‘ㅇ’에게 맞을 뻔 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부러워하다가 자칫하면 뜯길 뻔 했다.

나의 주제파악의 지름길이다.

우리는 안졸리나 졸리나(?)의 영화인 체인질링을 봤다.

크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적당히 사회문제를 끄집어내는 재주를 가졌다.

엄마는 위대하다.

그 영화를 보고나서 ‘ㅇ’가 한 말이다.

그 영화는 1920년대 말의 LA의 썩어빠지고 기회주의자들인 경찰을 꼬집은 실화이다.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일단 살고보자는 형편없는 경찰들과 대치한 한 엄마이야기다.

자식이 있는 우리들로서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영화였다.

거기서 안졸리나 졸리나보다 살인마로 나오는 조연과 뻔뻔한 경찰로 나오는 조연역의

두 배우 성격연기 압권이다.

얄미워 못견딜 정도의 경찰과 진저리나도록 무섭고 느끼한 살인마가 죽이고 싶었다.

군포살인사건의 ‘강’ 씨랑 맞먹는 악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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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아이인 월터가 묻는다.

"엄마, 왜 아빠는 도망갔나요? 내가 싫어서 도망갔나요?"

흔들림없이 노련한 엄마는 말한다.

"네가 태어나던 날, 커다란 소포가 도착했단다. 그 소포를 보고 아빠는 도망을

치고 말았지, 그 속엔 <책임>이라는 것이 들어있었단다."

영화의 마지막 엔딩씬에서 아들을 잃은지 7년된 엄마는 말한다.

"저에겐살아가야 할 이유가하나 생겼답니다. 그것은 <희망> 이랍니다."

슬픔 속에서 밝게 웃는 엄마의 얼굴이다.

안졸리나 졸리나 나오는 영화치고 재미있는 영화가 없는데 이 번만큼은

쑈가 아닌, 연기에 주력했다.

해골쑈에 나오면 딱 알맞은 몸매이다.

실제로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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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에 갔다.

수많은 문구류 중에서 실제로 구입하려고 맘먹으니 살 게 별로없다.

어지간한 필통 하나도 17000원이 기본이다.

아이 깜딱이야~

결국 마지막에 1500원하는 플라스틱 필통 3개샀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필통이다.

정말 너무한다.

필통이 기본이 5000원인데 촌스럽고 건강해뵈는 필통이 없다.

공책들도 왜들 난리인지…물가가 이렇게 급상승한 건지.

무섭다.

문제가 뭔지 감이 안잡힌다.

필통 4개를 9300원 주고 황급히 계산을 하고 나온다.

중국사람들이 전철역에서 나를 툭치며 길을 묻는다.

동화면세점 가는 길을 지하철 아래서 물으나 감이 안 잡힌다.

영어로 묻길래 나도 짧게 찾기 어렵다고 얘기하자 뭇알아듣는다.

뭐가 문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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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해서 ‘ㄱ’랑 그녀의 동료들과 같이 막걸리를 마셨다.

1시간가량…

서울막걸리 ‘장수’ 이렇게 맛있는 꿀같은 술이 있었다는 거…?

앞으로 예약.

오래 전에 마신 ‘월매’ 막걸리가 그리워진다.

3잔 정도 마셨는데 팽~돈다.

그래도 알딸딸하니전구가 어른거린다.

아무래도 방랑자의 피가 흐르나보다.

막걸리몇 잔 마셨다고 룰루랄라~~해진다.

졸린다.

18 Comments

  1. FREETIMES

    2009년 1월 29일 at 6:46 오후

    여전하신 님의 입담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갑니다…잘 계시지요?….ㅎㅎ   

  2. 흙둔지

    2009년 1월 29일 at 8:54 오후

    후훗~ 제가 酒양에 대해서는 한 수위이니 한수 가르쳐 드리지요.
    서울막걸리 그거 흔들어 마시지 마시고
    앙금을 가라앉힌 다음 맑은 액체만 마셔 보시기를…

    보통 술집 냉장고에는 서울막걸리가 얌전히 비치되어 있으니
    그대로 갖다가 흔들지 말고 얌전하게 따라 마시면 됩니다.
    뒷끝도 깨끗하고 마시고 난 후
    막걸리의 최대 약점인 트림이 안나서 좋답니다.

    시골 막걸리야 그냥 껄쭉하게 마시는게 좋구요… ^_^
       

  3. Lisa♡

    2009년 1월 29일 at 11:00 오후

    아이고 방가워라~~

    오랜만이십니다.프타님.
    부산은 무사하신 거지요?
    입담—–히히히.
       

  4. Lisa♡

    2009년 1월 29일 at 11:52 오후

    흙둔지님.

    저는 그 정도까지 즐길 스타일은 아닌데
    트림이 안나온다는 말에 귀 쫑긋~입니다.

    하여간 도사님 딸랑딸랑~~
    얌전히 비치된 서울 막걸리를 집에서
    사다먹을 일은 없는데 우짜지??   

  5. 산성

    2009년 1월 30일 at 12:36 오전

    새벽에 제목만 읽고는 웃어도 되는 제목일까…
    했었는데…많이 웃었습니다.
    재치넘치는 글 솜씨에 무거운 마음 슬쩍 내려 놓고
    한참 미소짓다 나갑니다.
    아니 좀 있다 다시 들올겁니다.숙제 밀려…^^   

  6. Lisa♡

    2009년 1월 30일 at 1:12 오전

    산성님.

    숙제 밀리면 땠찌—

    졸리나땜에 웃었군요.
    그런 이름 많아요.
    니차도 기어냐?
    헤헤헤————
    그래도 피트!   

  7. 김진아

    2009년 1월 30일 at 1:19 오전

    장수 막걸리요..ㅎㅎ
    맛나요..남편이..요즘 소주에서 막걸리로 옮기려는지..
    자꾸 그 막걸리만 찾네요..저한테 줄떼는..앙금을 가라앉힌..말간윗부분을
    따라주어요..트림과 방귀를 막아 준다면서..^^

    안젤리나 졸리..정말 너무 말랐어요..보기에도 위태할정도..

       

  8. Lisa♡

    2009년 1월 30일 at 1:37 오전

    어머 진아님

    남편도 뭘 아시는 분이군요.
    근데 저 어제 세 잔 정도 마셨는데 아무 일도 없어요.
    트림도 방귀도…후후.
    제가 워낙 막걸리 체질인가벼~~   

  9. 참나무.

    2009년 1월 30일 at 1:44 오전

    <책임> 과 <희망> 건지고갑니다…우선

    어제 제사모시고
    두 패로 갈리더만요

    따끈한 정종파와 소맥파( 울아들이 제의한 칵테일…맥주잔에다 소주 반잔?…ㅎㅎ)
    이걸로 세대차이 확연해지더만요…
    장수막걸린 먹어봤는데 – 난 막걸리파…ㅎㅎㅎ

    아이구 허리야 …
    뭔 영화는 이리도 마이보셨남…^^

    영화후기는 냉중에 다시…이만 총총
    지금 파바로티가 빈체로~~~한창 넘어갑니다
    송영훈 시간 (네순도르마…)

       

  10. douky

    2009년 1월 30일 at 1:59 오전

    ‘안졸리나 졸리나’…ㅎㅎㅎ
    ‘체인질링’ 궁금하긴 한데 마음이 무거워질 것 같아 미루고 있어요 ~

    글의 마지막 부분은…
    막걸리의 위력이 좀 발휘된 듯 하여요… 리사님 ~

    저는 동동주 좋아하는데…ㅎㅎㅎ   

  11. Lisa♡

    2009년 1월 30일 at 2:04 오전

    참나무님.

    저는 아들이 좋아하는 그 칵테일 선호잡니다.
    때로는 걍…말끔한 소주가 최고지만.
    요즘은 백세주 담이 최고던걸요.

    저 영화 많이 보죠?
    더 봤는데 안 올렸거든요.ㅎㅎ

    집에서 시간만 나면 영화봐요.
    아–저도 송영훈 듣습니다.   

  12. Lisa♡

    2009년 1월 30일 at 2:06 오전

    덕희님.

    체인질링 괜찮아요.
    보기에 조금 힘든 부분도 있지만.

    안젤리나 입술 엄청 두꺼버요.
    다크서클도 장난 아니구요.
    밍크 서울서 흔한 코트 카라에만 털 달린 거 입고 나오는데
    국산이라고 내가 그러자 애들이 막 웃었어요.   

  13. 보미

    2009년 1월 30일 at 7:47 오전

    묻지 말아야할것 물어 보셨군요
    고딩 학부모께 얘들 공부 잘하나?
    수능본 학부모께 얘 수능 잘 쳤나?
    대학 입학할 학부모께 어느대학 들어갔나?
    결혼할 적령기 부모께 얘 결혼 언제 하노?
    결혼한 자녀 부모께 얘들 잘살고 있나?

    묻지마 5계명 이랍니당   

  14. Lisa♡

    2009년 1월 30일 at 8:48 오전

    보미님.

    하나 더 있어요.

    음..뭐냐면~~아이없는 사람에게
    아이 언제 낳냐고 묻는 것.   

  15. 소리울

    2009년 1월 30일 at 9:49 오전

    이건 입담 아니고 입심 수준….

    물어볼껄 물어보지 간이 배밖에 나왔네.

    그러나 친한 사람이라면 알고 지내는 게 낫다고….
    내 친구 누구처럼"내 아들 연상녀랑 결혼 한다. 모월 모시 모소에서.
    ㅇㅇ하는 여자이고 모소에서 살꺼다. 질문은 안 받는다. 이상 끝"
    그날 얼마나 웃었던지… 괜찮지?
    그 여자도 그래 줬으면 더 멋있었을 걸….." 내아들ㅇㅇㅇ에 시험 떨어졌다. 재도전 할꺼다"
    그거 안될까?   

  16. Lisa♡

    2009년 1월 30일 at 4:26 오후

    소리울언니…저는 됩니다.

    그래서 멋지다는 말 들을 거 같죠?   

  17. 東西南北

    2009년 2월 1일 at 12:30 오전

    안졸리나 졸리 발음하기 어려웠는데
    안졸리나 졸리나 하니까 엄청 쉽네요…ㅎㅎ 기발하십니다..(요건 남북입니다)   

  18. Lisa♡

    2009년 2월 1일 at 2:11 오전

    남북님.

    잘 계시죠?
    대만의 돈은 다 끌어모은다는 소문이…아닌가?

    졸리나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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