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 잉글우드라는 동네가 있다.
보통 잉글우드에 산다고하면, 그저 그런데 사는 편이고 잉글우드 클리프라고 해야 좀
좋은 동네에 사는 편이라 내 친구의 경우는 꼭 자기집이 있는 동네이름 뒤에 클리프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 잉글우드 클리프에 있는 교회에 아이들을 내려주고 우리는 맨하탄으로 달려갔다.
늘 그렇듯이..
색다르게, 튀는 변화라고는 없는 변함없는 뉴욕의 맨하튼은 모든 자리가 그대로 그렇게
영화처럼, 친구처럼 클래식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그렇다고 뭐 뜰듯이 반기는 누구하나 없지만 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관심하다.
소호의 우스터로드를 향하는 도로의 주변부로는 오랜만의 화창한 날씨를 맞으러 나온 많은 사람들의
모습들이 가지각색으로 자유스럽다.
보통 휴일의 소호는 길에 아무데나 차를 파킹할 수가 있다.
오전 11경이면 자리라고는 없이 빈틈없이 들어 찬 양 가의 주차공간은 역시 빈틈이라고는 없었다.
빙 한바퀴를 돌다보니 행운인지…벤소니 사무실 바로 앞의 차가 나간다.
많은 가게들 주변으로 멋쟁이들이 지나다닌다.
모델 캐스팅이 있는 날이다.
소냐는 플랫슈즈의 편한 차림으로 벤과 함께 캐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직원들과 함께 간간이
찾아오는 모델들을 심사하고 옷을 입혀보기도 하며 사진을 찍는다.
어제는 줄을 설 정도로 많은 모델들이 왔다 간 까닭인지….오늘은 그다지 줄지어 오진 않는다.
간간이 들어오는 모델들은 하나같이 바비인형이다.
키 180센티는 기본으로 허리는 약 22인치도 안되어 보이는 마른 체형의 어린 소녀들이다.
러시안도 있는 모양..구두굽 높이는 20센티를 족히 넘는다.
다리가 얼마나 긴지 내 어깨에 오고도 남을 정도이다.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누나를 재촉해서 거리로 나섰다.
일단은 올리버로 가서 쿠키와 커피를 사들고 마시면서 조금 걷다가 애플근처에서
택시를 타고(걷기엔 어중간한 거리라서)유명한 컵케잌을 사러 매그롤리아로 갔다.
올리버나 매그놀리아는늘 줄을 서야하는 베이커리로 명소라고 할만한 곳이다.
키가 멀대같은 멋진 남성들 앞에 줄을 선 우리 둘은 오후에 부는 바람으로 손을 호호불며
즐거워하며 우리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간간이 한국인들이 눈에 많이 보이는데 거의가 2-30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6개들이 컵케익 한 상자를 사들고 걷는데 매그놀리아처럼 줄을 늘어 선 가게가 보인다.
일단은 ..무작정 줄을 섰다.
영문도 모른 채 줄을 서곤 얼마나 웃었던지, 알고보니 마크제이콥스의 악세사리들을 세일하는
날이어서 들어가면 하도 복닥거리니 두 명이 나오면 두 명을 넣어주곤 하는 거게였다.
25불하는 나비 브로치와 가느다란 니트마후라 (장동건이 잘 하는 형태)와 아이들 주려고
16불 짜리 지갑 세개를 샀다.
이건 어디까지나 재미였지만 ..참 5불 하는 마크제이콥의 반티도 샀다.
거기서 나온 우리는 스티븐이라고 하는 구두가게로 들어갔는데 가죽부츠가 79불이었다.
그 정도 부츠라면 우리나라에서는 30만원도 넘을 상품이었다.
더 기암할 일은 내가 좋아하는 캠퍼부츠가 하프부츠도 30만원하는데 뉴욕서는 롱부츠가 250불이었다.
신고있는 캠퍼를 바라보니 참…한심했다.
스페인산인데 미국서 파는 그 캠퍼 신발들이 한국의 반값이라니…이럴 때 미국살고 싶다.
짐이야 어찌되든 무조건 하나를 사려고 했으나 사이즈가 없었다.
많은 가게들이 세일을 하고 있었다.
딥 딕이라는 초.
아주 고급향초로 유명한 연예인이나 브랜드샵들에서 이 향을 즐겨 사용한다.
하나에 8만원 정도 하는 향초이지만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콜렉션을 하기도 하는 이름 난 브랜드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나 나옴직한 소녀를 만났다.
병약하게 보이지만 귀태가 전체에서 풍기는 야릇한 이미지의 소녀였다.
이 거리는 올드패션의 거리다.
뉴욕하면 번화한 마천루 빌딩들이 즐비한 거리도 있지만 낮으막한 건물들로
고풍스런 느낌을 내는 거리가 즐비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이다.
최신 유행과 첨단 패션과 아무 제재도 받지않는 자유인의 배가본드적 기질과 허름한
홈리스들도 한데 어우러져 멋을 풍기는 곳이다.
마크제이콥스의 악세서리 가게이다.
온통 안이든 밖이든모든 사면을 저렇게 꽃들로 장식한, 그래서 더 좁아 터지는 가게이다.
개성…그 개성이 넘치는 장소에서도 유독 튀는 개성이다.
매그놀리아.
목련이라는 뜻이다.
종일 수많은 인파들이 북적인다.
어딜가나 꼭 저런 빵가게한 둘은 있다.
소호의 올리브.
멋쟁이들이 거의 다 들리는 곳.
장사하는 주인들은 아주 편협하고 거친 곳.
안에는 온통 빈티지스런 것들의 집합체다.
지난 번 소호특집에도 올린 곳이다.
저기 털실 모자 쓴 여인도 한 줄 서기 하세요_______
낮과 밤의 기온이 차이가 심해서 밤에 몹시 추웠다.
덜덜….집으로 돌아오니 9시가 다 되어갔다.
바로 쓰러졌다.
오드리
2009년 2월 9일 at 8:25 오후
오늘꺼 아주 재밌네. 난 언제가보나. 소호. 내 취향에도 딱이구먼.ㅎㅎ
E.Y는 언제? 영 시간이 안나나부네.
소리울
2009년 2월 9일 at 8:42 오후
뉴욕 다운 풍광들….
이곳이 세계의 이목과 관심이 쏠리는 중심부라…
좌충우돌을 제대로 하네 그랴
소호..
Lisa♡
2009년 2월 9일 at 9:19 오후
오드리언니.
그녀는 담 주 화요일에 나가니까
그때나 잠깐 볼까해.
내 맘대로 못하는 건 차량 때문이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길이니까
언너도 그렇고
여긴 참 불편해—차를 타고 다니기가 여엉!!
버스도 엄청 시간 걸리고
아무튼 우리나라가 다니기엔 최고야.
그리고 여긴 돈이 엄청나게 들어.’
움직이면 돈덩어리야.
Lisa♡
2009년 2월 9일 at 9:21 오후
소리울님.
어젯밤에 택시를 못잡아서 생쇼를 하고
떨다가 잡았는데 문제는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가
바로 옆이었다는 거—
걸어서 5분거리…ㅎㅎㅎ
나도 이상하게 어제는 동서남북을 모르겠더가ㅜ요.
오늘은 집에서 쉬고있다우__
광혀니꺼
2009년 2월 10일 at 12:35 오전
우히히히히히~
털실 모자 쓴 여인…
흐~
방가방가워요~
슈카
2009년 2월 10일 at 1:23 오전
모델들의 이기적인 기럭지…
키 작은 걸 원망해 본 적은 없지만 큰 키는 무진장 부럽지 말입니다^^
슈에
2009년 2월 10일 at 2:14 오전
생화겠지요?
조화라면 무당집같을것같은데…ㅎ
숨은그림찾기에서 회색여인 들켰읍니다..ㅋ
Lisa♡
2009년 2월 10일 at 4:13 오전
광여사.
나 이니여..
우리시누이여.
그저..
나만 보면 좋아?
착각?
음—————그렇대도 할 수 없쪄.
Lisa♡
2009년 2월 10일 at 4:14 오전
슈카님,
저는뭐 그다지 키로 인해 그녀들이 이쁜 건 아니구요.
지나치게 야위고 말이지요.
그런데 시누이는 완전 외모에 취하더라구요.
하긴 어느 옷을 입어도 폼은 나더만요.
Lisa♡
2009년 2월 10일 at 4:14 오전
슈에님.
조화인데도
아주 세련되었더라구요.
충분히…
박산
2009년 2월 10일 at 5:55 오전
영문도 모르고 줄을 섰다니
역시 리사님 다운 행동!
재미있는 죄충우돌 하시길 ,,,
김영기
2009년 2월 10일 at 8:34 오전
열심히 일에 빠져있는 소니아 보니 대견하네…
쭉쭉빵빵 미인들을 직접 뽑아서 모델로 쓰려는 라이징 스타 윤현정이 장하다 장해!
동생은 어찌 그리 아는게 많수?…
뉴욕 소호거리 구석구석을 모르는데가 없네 그려…
난 뉴욕 맨하탄이 회색빛이라는 느낌이야…
진정한 뉴요커를 잘 보지 못했지…
서울 강남역이 훨훨 화려하지…그치?…
준희는 항상 알랴뷰 서울이야…ㅎㅎ
두사람 일상을 여기서 보고 가누만…ㅋㅋ
계속 애독하리다~~~
cecilia
2009년 2월 10일 at 9:17 오전
좌충우돌 이야기 재미 있습니다.
자랑스런 조카를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김삿갓
2009년 2월 10일 at 10:11 오전
어제 새벽 3시반 (6시반 뉴욕시간) 눈이 저절로 떠져 리사의 뉴욕방문기 (좌충우돌)
읽으려 들어와 2시간 정도 기다리다 지쳐 다시 잤고 이제나 와 보네요. 조카분이
한국인의 위상을 높여주는 대단한 분이군요. 하시는 일 문제없이 잘 진행되길
바라고 커다란 성공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리사님 좋은 시간 되시고요… 나중에 또 뵈유!!! 구~우벅!!! ^__________^
ariel
2009년 2월 10일 at 12:41 오후
나도 뉴욕서 덜덜 떨면 좋겠네요.
서울은 덜덜도 아니고 그냥 …..
뉴욕계셔서 부럽네요. 내가 지금
뉴욕 간다면 제일 먼저 커피 마시며
길 가는 사람들 구경하고..
스케줄 잡겠죠?^^
Lisa♡
2009년 2월 10일 at 1:41 오후
박산님.
영문도 모르고 줄서도 언제나
화답하는 곳이 맨하탄이지요.
이상하고 요상한 사람들이 줄선 곳만
아니라면….얼마든지.
ㅎㅎㅎ…
Lisa♡
2009년 2월 10일 at 1:44 오후
영기언니.
회색빛 맨하탄?
알고보면 그 회색빛이 여기의 매력일 수도.
저도 무조건 서울이 젤 좋아요.
하지만 맨하튼의 매력이 세계 최고라는 건
누가뭐라해도 부인하긴 힘들지라..
갈수록 서울이 우리에겐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는 남의 나라라서인지 그리 속속들이 몰라서인지
그다지 무너지게 좋고 그런 건 없어.
뭐니뭐니해도 만편한 서울이 최고이고 없는 게 없는
돈없어도 맘껏 다니는 서울이 최고지.
맨하탄에선 돈없으면 깨갱!!!이지….뭐.
Lisa♡
2009년 2월 10일 at 1:45 오후
세실리아님.
조카들이 커가는 걸 보니
우리세대보다야 훨 나으네요.
Lisa♡
2009년 2월 10일 at 1:46 오후
삿갓님.
어찌나 졸리던지 걍 잤어요.
오늘도 그렇겠구나…으짜꼬.
어제는 별 일도 하지 않았는데
오후늦게 청소하다가 뭘 잘못 만졌는지
컴이 고장나서 밤늦게 복원했어요.
Lisa♡
2009년 2월 10일 at 1:47 오후
아리엘님.
가끔은 덜덜 떨어도
여행이라는 건 지나면
추억이 되지요.
네잎클로버
2009년 2월 12일 at 4:52 오후
와아, 모델 캐스팅.. 흥미로워요~
자랑스러운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시누이분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이제 내일이면 패션쇼가 열리는 거군요.
훌륭하게 잘 치뤄져서
더욱 좋은 반응과 관심, 인기 등등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사진 속 하늘색 셔츠의 총각이 벤자민인가요…?
오랜만에 블로깅을 하는 바람에
리사님의 재미난 좌충우돌 뉴욕기..
밀린 거 읽느라 헥헥~ ^^
Lisa♡
2009년 2월 12일 at 5:17 오후
네클님.
아이고 방가버라.
벤은 검정색…..하늘색은캐스팅 회사직원.
벤은 점잖게 앉아있어요.
^^*
그러잖아도 발자국보고 반가웠답니다.
제스나
2009년 2월 22일 at 6:17 오전
뉴욕구경 잘 했어요^^ㅎㅎ
Lisa♡
2009년 2월 28일 at 4:49 오전
제스나님.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