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도우미라는 개념이 한국서처럼 집으로 아줌마가 와서 청소하고 일당을 받고 하기보다는
용역회사에서 와 하루집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고 가는데 제일 저렴한 가격이 대충 120불부터 시작이다.
그렇다고 자기집처럼 꼼꼼하게 일일이 손봐주는 건 아니다.
눈에 띄는 곳을 비교적 깔끔하게 처리해주고 가는 편인데 일하는 사람이 3명 정도와서 5-6시간을
하고 간다.
집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게 집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용역회사 직원들은 주로 히스패닉계통이 많은 편이다.
피곤에 지쳤는지 누나가 잠이 들었다.
하루 정도 집에서 쉬면서 청소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그녀가 잠들자 나는 청소를 시작했다.
진공청소기로 일단 온 집안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몇 개의 문은 열어 공기를 순환시켰다.
아이비가 쓰는 방의 욕조에 얼룩진 비눗자국 등을 손톱으로 긁어서 다 지웠다.
창고문 뒤로 개털이 뭉치로 몰려 다닌다.
그런 뭉치털을 빨아들일 때는 은근한 쾌감도 있다.
그런 후에는 키친타올에 물을 묻혀서 가득찬 책상위를 일일이 다 닦았다.
이상한 건 한국서는 청소 후에 이렇게까지 손이 거칠어지지 않는데 아주 푸석해진다.
로션을 듬뿍 발라줘야한다.
물이 아무래도 한국이 좋은 모양이다.
나도 아이비도 복고풍을 좋아한다.
귤을 사와서 먹은 귤통이 나무로 되어있는데 뭘 담기에적당하다.
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하게 사진정리가 안된다.
사진으로 종일 시간을 보내고나니 허탈해진다.
비교적 다른 사진은 잘 올라가는데 내 사진기의 사진만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사이즈가 너무 큰가?
포토웍스에서도 아웃풋이 안되도 뻘겋게만 나온다.
글렀다.
서울가서 다시 시도해봐야지.
소금통이나 젓가락으로 콧구멍을 쑤시는 아이비를 올려야 하는데 어렵다.
보름달도 찍었는데 사진이 안 올라간다.
밤에 저녁을 밖에서 먹기로 합의했다.
KIKU라고하는 일식집으로 가서 배에 얹혀 나오는 스시를 먹었다.
히레사께와 사뽀로 맥주와 구로사와 사께를 곁들여서 신나게 먹었다.
경기 탓인지 손님이 우리 외에 한팀밖에 없다.
남의 일이지만 걱정이 돤다.
아이비와 누나, 나, 아이비일을 많이 도와주는 친구랑 4명이 거나하게 먹었다.
술이라고는 한 방울도 마시질 못하는 그녀는 옆에서 술마신 이보다 더 취한 듯..
우리더러 아이비와 그녀친구가 어쩜 그리 죽이 맞냐고 너무 유치하다고 난리다.
그래 우리 유치뽕짝이다—-어쩔래—…..ㅠ.ㅠ
한국의 보름달과 뉴욕의 보름달의 차이는?
글쎄, 하늘이 까맣다.
그래서 달이 창백해 보인다.
한국의 보름달은 푸근하고 정다운데…
돈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어디서나 돈만 있으면 다 편하겠지만 특히 뉴욕서는 돈이 없으면
밖에를 아예 나가지 않아야 한다.
움직이면 돈이고 어디서나 팁을 줘야하기 때문에 기름을 넣어도 팁이다.
기름값은 렉서스벤을 가득 넣었더니 25불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서울서 내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면 15만원 나온다.
누나도 자기 차에 12만원씩 넣는데 여기서는 25불이 뭐야—란다.
같은 차에 다른 기름—
돈은 없으면 불편하지만 많아도 욕심은 갈수록 비례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게
다 욕심이다.
여기서 늘 부르짖는 말은 팁없는 세상에 살고싶다이다.
하긴 내 조카인 상래 녀석도 여기와서 고생하면서 알르바이트할 때 팁으로 연명했다.
우리 한국 이민자들이나 학생들을 먹고 살게 해주는 게 팁이고 보니 도리질 할 건 아니다.
기름을 넣고도 팁을 2-3불은 준다.
어디가나 돈으로 생색을 내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
여기온지 어느 새 7일이 다 되어간다.
마치 한 달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낮에 버밍햄에 있는 소리울님과 통화를 했다.
둘 다 갑갑해하는 목소리다.
그리곤 서로 위로…뭐 굳이 그럴 이유는 없지만
말하자면 그랬다는 것이다.
어디든 자기 마음대로 다 하고 살 수 없는 노릇이고
그걸 다 이겨내려고 굳이 애쓸 필요도 없다고 본다.
세상은 언제나 밝게 웃는 자의 편이니까—-
컴퓨터와 종일 씨름한 날.
나의 말을 잘 듣는 컴퓨터 어디 없나….
3시간을 내리 자고 일어난 누나의 눈은 아이라인이 흘러서
너구리 눈이 되어있다.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귀엽고 예쁘다.. ㅎㅎㅎ
(앗—————ㅋㅋㅋ,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가 한 짓이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지우지 않고 이대로—-발칙한 긋!!!)
Beacon
2009년 2월 10일 at 4:18 오후
카메라에서 파일포맷을 jpg말고 혹시 law나 뭐 그런걸로 설정해 놓지 않았나요?
벤조
2009년 2월 10일 at 7:21 오후
미국서 우리가 얼마나 답답하게 사는지 알겠지요?
(LA 나 NY 은 괜찮은지 몰라도)
컴이 안 되어도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고, 물어도 한국말 모른다고 다 피하고,
알아도 한국애들처럼 후딱후딱 고쳐주지도 못하고.
나도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고.
서울로 돌아가시면 "우리나라 좋은나라" 할꺼죠?
JeeJeon
2009년 2월 10일 at 9:14 오후
아고 리사님,
싱싱한 소식 듣습니다!
미국 보름달이 창백하게 보인다고 해서
창백한 보름달의 영상이 뿅~ 하고 떠올라 혼자 웃습니다.
우리 힘찬 리사님
뉴욕 방문기가 어렵더라도
건강하시고
어떤 순간에도 행복을 만들줄아는 리사님이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ㅎㅎ
김삿갓
2009년 2월 10일 at 9:23 오후
그 보름달 저도 이곳서 어제 아침에 7시 쯤에 봤는데… 와 서쪽 지평선위에 있는 달이
(구릿빛 엿음) 무쟈게 커 보였습니다. 달이 지평선에 가깝게 있을땐 상대성이 있어서
더욱더 크게 보이는것 같습니다.
리사님의 글에서 느끼는게 약간의 홈씩을 하시는것 같아요. 아무 거침 없이 자유롭게
활보 하실수 있는 서울의 거리가 문득 문득 생각 나시죠? ㅎㅎ 요번 주말 부터
자제분들 방학 시작 이니 그때 같이 시간을 보내시면 홈씩 같은것 싸악 없어
지시라 봅니다. 그날을 위하여 핫팅!!! ^________^ 그럼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슈에
2009년 2월 10일 at 10:49 오후
어디를 가도 미국처럼 팁을 대놓도 달라는데는 없을꺼예요.ㅎ
서비스가 나쁘나 좋으나 줘야하는 의무가 맘에 영 안들어요.
여기는 식당에 보통 10% 서비스차지가 붙어나오는데가 많으니 거의가 팁을 주지않아요.
이사오면서 짐 나르는 사람들에게 10만원의 팁을 줬는데 ..
나중에 알고보니 전혀 그럴필요없다고 하네요.
여기선 기대를 안한다는거지요.ㅎ
Lisa♡
2009년 2월 11일 at 1:45 오전
비컨님.
아닌데..
그래도 다시 확인해볼께요.
늘 하던대로 하는데 이상해요.
아웃풋만 하면 사진이 한 종류로 이상하게 나오네요.
Lisa♡
2009년 2월 11일 at 1:49 오전
벤조님.
제가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는 모든 게 신기하고
좋아보이기만 했답니다.(물론 앚 오래 전이지만)
갈수록 그 강도가 점점 약해지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고 더 오면 올수록 한국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되는 거예요.
물론 여기서 뿌리내린지 오래된 이들은 또 여기가 편하겠지만요.
한국에서 살던 사람은 여기서 적응이야 하겠지만 불편함이 커요.
우리 딸도 컴퓨터를 300불이나 주고 고치다가 결국 안되어서 새로 샀어요.
그 고장난 컴퓨터 한국으로 들고와서 공짜로 바로 고쳤답니다.
어디 그런 일 하나로 판단하겠냐만은 저는 어쨌든 한국이 편하고 좋아요.
제 경우는 여기에 친구랑 친척이 있는데도 그렇고 다니고픈데로는 그냥저냥
다니는 편인데도 그런데 다른 이들은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들은 또 한국오시면 불편하다고 하더라구요.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3 오전
지전님.
사람들은 제가 뉴욕간다고 하면 다 부럽다고 하세요.
사실 자꾸 와야하는 입장에서는 그게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와보아 늘 고민만 안고가거든요.
와서 봐도 갑갑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구요.
제가 재미있는 것만 써서 그렇지 여기와서 견딘다는 게 그리
빵빵하게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여기사는 사람들 눈치도 봐야하고, 돈걱정도 해야하고
여러가지로 불편함도 감수하고 있는 거지요.
저야 물론 누나네서 편하고 행복하게 있는 편이구요.
에구………..행복이라는 건 생각하기 나름이예요.
늘 감사하는 마음은 있는데 그래도 만족은 멀기만 합니다.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4 오전
삿갓님.
맞아요.
14일부터 같이 지내요.
13일에 패션쇼 끝나면
아이들이 와서 또 북적거리겠지요.
홈식은 아니고…그냥 내 신세가 처량해서요.
순간적인 겁니다.
많은 걸 내 맘대로 하고 살다가 여기는 그게 힘들잖아요.
그런 불편함에서 오는 여러이유들 때문이지요.
달을 보니 더….흐흑!!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8 오전
슈에님.
팁문화를 배격하면 안되는데
주는 입장에서는 거추장스러울 때도 많아요.
예를 들어 100만원어치의 술을 먹었다면 20만원을
팁으로 준다는 결론이지요.
오늘 낮에도 27불어치를 먹고 32불을 줬거든요.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고 그 사회에
적응을 해야겠지요.
파리에서 화장실 가는데 3000원을 준 적도 있는데
오드리님은 그게뭐 어떠냐고 하더군요.
다반사인 일들이 이방인에겐 낯설어서 오는 괴리감이지요.
슈에님도 팁 많이 준 경우네요.
이사할 땐 한국도 그 정도 줄 때 있어요.ㅎㅎ
Nine Man
2009년 2월 11일 at 2:23 오전
욕조나 타일에 스프레이하는 bathtub cleaner 나 shower cleaner 가
한 통에 3-4 달라 하는데 그냥 뿌려놓으면 자동으로 깨끗해져요
미국 문화는 보름달 별로 안 좋아해요
재수 없는 날은 "It must be full moon" 이라고 말하거든요
뉴욕에 오래 살다보면
팁을 주는 queen 이나 팁을 받는 servant 이나
신분은 다르지만 인간적으로 거의 동격화되지요
그래서 특히 뉴욕이나 뉴저지는 아주 재벌이 아닌 이상
함부로 부자티 못 내고 자동적으로 겸손해지지요
항상 thank you 가 입에 붙지 않으면 몰 모르니까 엄청 바가지 쓰거든요
그래서 미국 사람들이 내 돈 주고 물건을 사고 팔아주면서도
항상 thank you thank you 하게 제도적으로 … ㅎ
젊을 때 뉴욕서 고생은 해도 늙으면 강남 부자 정도는
워낙 팁 파워가 커서 그렇게 힘 못 써요 ㅎㅎ
힘 있을 때 부지런히 버셔야한다구요 ㅎㅎ
shlee
2009년 2월 11일 at 8:00 오전
렉서스 벤에 기름을 가득…
그런데 겨우 25블이면
무지 싼거네요.
여기는 1겔론당 2.87
지난 8월에는
5불 넘은 적도 있는데 ..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내려 가더군요.
아무래도 이곳은 섬이다 보나 미국 보다 기름은 더 비싸죠.
우리나라도 기름값이
팍 팍
내려갔으면…
청소 너무 열심히 해서
쓰러진건 아니죠?
뽈송
2009년 2월 11일 at 8:04 오전
난 Lisa님의 퀸 다이어리를 보고 늘 부러워 했지요.
저렇게 글이 슬슬 풀리니 어떤 글을 쓴다 하드라도
자신이 있겠구나 하면서요.
하기야 매사에 자신이 있는 분이지만…
그래서 나도 원룸일기를 써 볼까합니다만 어떨찌 모르겠네요.
데레사
2009년 2월 11일 at 8:28 오전
미국에서 제일 싫었던것, 잘난 자장면 한그릇 먹고 팁 낼때
였거든요.
정말 무엇을 사거나 누구에게 무엇을 시키거나 할때 팁 문제가
늘 머리에서 맴맴돌고, 얼마를 줘야 나도 안아깝고 저사람도 만족하고
이런 수준을 찾느라고 머리깨나 아팠는데
우리나라 좋은나라 ~~
슈카
2009년 2월 11일 at 11:14 오전
누나님과 재밌게 지내시는 게 참 흐믓하게 보여요~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귀엽고 예쁘다니..ㅎㅎㅎ
전 가족이 제 블로그를 읽는다면 쑥쓰러울 것 같아요.
아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굳이 알려주지 않는 이유 중 하나지욥;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2 오후
나인맨님.
아주 좋은 지적이십니다.
맞아요.
입에붙은 감사의 표시가 아주 생활화되어 있어서
오히려 저는 그게 편해요.
저는 본래 한국서도 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스타일이거든요.
음…..강남부자—ㅎㅎ, 강남이 왜 부자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모르진 않지만 강남 말고도 부자 많아요.
졸부라는 표현이 강남부자랑 통하는지도 모르겠군요.
땅과 부동산으로 재테크한…..??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4 오후
쉬리님.
저는청소 열흘 연달아 해도 끄덕없는 체력이지요.
그리고 마우이에 갔을 때 들으니까 섬은 쉬핑차지가 있어서
아무래도 물가가 비싸다고 하더라구요.
여긴 기름값이 많이 내렸다고 하네요.
지난 번엔 2배정도 차이였는데 지금은 3-4배 차이예요.
기름값 생각하면 여기살아야 하는데..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5 오후
뽈송님.
원룸일기요?
하하하—원룸에사시는군요?
호서대 근처의…
써보세요.
제 보기엔 누추한 글이라도 읽는 이에 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자신의 기록을 보관하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기억력 예방에도 좋을 거구요.
적극강추!!!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7 오후
데레사님.
저는우리나라에서도 택시 거스름돈은 거의 안받고
어딜가면 기분이 좋거나 상대가 잘 하면 팁을 주게 되어요.
그런데 여긴 무조건 줘야하는데 그게생활이니 어떻해요.
아깝지만—–
음 보통 20% 정도인데 15-20% 라고 보면 되지요.
대놓고 팁을 버젓하게 달라고하고 적으면 따라오거나
화를 내니 이거야—–원!!
Lisa♡
2009년 2월 11일 at 1:58 오후
저는 가족이 다 봐요.
남편도, 아이들도…..
뭐가 쑥쓰러우세요?
다 아는 이야긴데요.
그래도 가끔은 꺼리는부분이 있죠?
^^*
우리누나요?
천사표지요.
그리고 재밌고 저랑 웃느라 배가 고파져요.
광혀니꺼
2009년 2월 12일 at 12:28 오전
너구리눈
보고 싶은데…
멋진분이라
아이라인 흘러 내려도
멋질겁니다.
ㅎㅎ
언능오세요~
한국 보고 싶지않아요?
ㅎㅎ
근데 이노무 서울 날씨
안개 자욱해서
공항에 뱅기 안뜬답니다.
오고싶어도
못오시겠네요.
Lisa♡
2009년 2월 12일 at 2:43 오전
광여사.
실은 너구리 찍었거든…
그런데 올리면 나 여기서 나가야 해.
아마 목졸려 죽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