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맨하탄 500WEST 36st.
겉에서 보기엔 허름한 창고문같은 곳에 벤소니 패션쇼라는 하얀 작은 종이가 붙어있다.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은 은근하게 세련된..
들어서자마자 죽 늘어선 FIJI 생수병과 금발여성의초대장 확인절차.
그렇게 벤소니의 첫번째 단독패션쇼가 시작되었다.
벤소니의 소냐 엄마인 그녀는 검은 색의 상하복과 겉엔 벤소니의 하먄 코트를 매치했고
나는 역시 검은 색 클로에스커트와 막스마라의 검은 니트상의와 겉엔 하얀색 니트로 된
샤넬의 풀코트를 매치했다.
이 샤넬 니트는 이 날을 위해 특별히 J에게 눈총받아가면 빌린 옷이다.
뉴욕의 멋쟁이들의 집합체 같던 이 날의 패션쇼는 따로 편집할 예정이다.
본래 패션쇼는 뒷무대가 더 볼만하다.
남자가 있던 그 누가 있던 훌렁훌렁 벗어 제끼는 모델들의 나체를 다 볼 수 있고
안에서 메이크업과 헤어메이컵을 하는 스텝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
이 날은 특별히 시세이도에서 협찬을 했다.
스타킹은 HUE에서 협찬을하고
시세이도 때문인지 일본 카메라맨들이 바글거렸다.
무대장치를 한 크리스토퍼이다.
아주 코믹하고 넉살좋은 남자로 재미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얼굴로 일관하는 모습을볼 수 있었다.
소냐가 쇼 시작 전 무대로 가서 기념촬영하라니까
크리스토퍼가 쫒아와서 같이 찍겠단다.
둘이 그러고있으니 웨딩사진같다고 하자 둘이서 까르르 웃는 모습니다.
텅빈 갤러리에 저 집기들을 싣고와서 일사분란하게 설치하고 또 걷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빈티지로 꾸민 간단한 무대이다.
간단하면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양 쪽 벽에는 흑인 보디가드들이 폼잡고 서 있었는데 무서워서 사진을 못찍었다.
엄마인 그녀는 주인공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마치 지휘자처럼, 또는 PD처럼 움직였다.
그러더니 결국 밤에는 뻗어버렸다.
모델들 옆에서는 사진 찍으면 절대 안된다.
그녀가 하도 사진을 찍자고 재촉하는 통에 여러 장 찍었다가 슬라이드로 보는 과정에 부끄러움을 금치
못할 정도로 끔찍한 나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뉴욕와서 살이 더 오른 건 물론이고 부었지…모델들의 모습과 비교하니 마치 하마같다.
모델 옆에서는 사진 절대금지다.
아무리 그런 것 신경 안 쓴다고 태연해봐야 사실은 사실이다.
모델들은 하나같이 12등신 정도에 마른 바비인형을 능가하는 몸이다.
벗는 걸 보니 진짜 볼 품이 없는 몸이었지만 옷을 입으면 누구보다 뛰어난 간지가 나온다.
얼굴은 전부 계란만하다.
카리스마있는 표정들을 하느라 카메라 앞에서면 표정들이 달라진다.
볼 만하다.
한국인 모델과는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벤의 친구들인 DJ들.
연예인 저리가라하는 폼새로 저기 저 바지들이 구멍이 나있거나 예사롭지 않고 차림새 하나하나에
다 멋이 들어갔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머리 긴 이쁜 녀석은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얼굴이 내 1/3만한 흑인녀석은
손가락으로 V를 옆으로 누이며 코믹한 폼을 모델처럼 잡는다.
음악도 아주 좋았다.
저들 옆에서니 펑퍼짐한 아줌마의 태가 영락없다.
두사람의 친구들이 오는 걸 보니 하나같이 패션이 장난이 아니다.
사진 다 찍긴 찍었다.
나중에 따로 올릴 때 같이 올릴 예정이다.
어떤 사람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안 가는 모습들이다.
캐스팅이나 연출로 이름 난 여성이 있는데 티나 채라고 한국여성이다.
근사한 여성으로 모두들 그녀 앞에서 쪼는(?) 모습들이다.
의젓하니 한국인으로 뉴욕 패션계에서 그 정도 지위를 가지기가 어디 그리 쉬울까.
대단하고 기특하게 보인다.
무대 뒤에서 시작 전 담소를 나누는 모델들.
제일 뒤에 있는 보라색 상의가 한국 모델인 신재이다.
뉴욕에 입성한지 3달 밖에 안되어 힘든 모양이다.
무대 뒤에는구석에 캐이터링이 되어있고 커다란 양은 함지박에 음료수들이 얼음에 채워있으며
옷을 펴는 스팀 다리미,모델들이 각각 입을 옷과 특징과 사진을 함께 붙여 논 의상들의 행렬하며
정말 예술이었다.
그 속에서 왔다갔다하는 스텝들과카메라 등…모두 100여명은 족히 될 거다.
KBS,각종 뉴욕의 매거진들, 한국의 기자들…
SBS는 온다고 하더니 무슨 일인지 갑자기 캔슬되었다.
아무튼 상당히성공리에 끝난 패션쇼였다.
장하다.
나는 사진을 725장 찍었다.
집으로 오는 길엔 차에서 졸았다.
저녁 8시에는 아이들이 짐을 싸들고 들이닥쳤다.
귀여운 모습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을 보니 또 힘이 솟아나긴 했다.
우리는 패션쇼 사진을 슬라이드쇼로 보다가 지쳐 곯아 떨어졌다.
벤소니 패션쇼장 근처의 건물에서도 또 다른 패션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17일에 한국 남자디자이너 쇼가 또 있어 초대를 받았으나 아이들때문에 못 갈 것 같다.
오를리
2009년 2월 15일 at 6:48 오후
멋있는 패션쇼 구경 잘했습니다….
김영기
2009년 2월 15일 at 8:10 오후
먼저 도나의 생일축하를 해야겠네…
나랑 어쩜 비슷하네…같은건가?…
아이들까지 모여서 이벤트 여왕께서 뻑적지근하게 차려줬겠지?…ㅎㅎ
매일매일 의미있는 날들이 되게 살자구~~~
정말 패션쇼 갈걸 그랬나봐…
색다르게 느껴지네…
한국에서 딱 한번 가본적 있는데…
젊은 감각이 물씬 느껴지는 세련된 패션쇼구만…
그리고 옷들이 너무 귀엽고 울딸한테 잘 어울릴것 같아서 몇점 구입해야겠어…
도나가 준희한테 어울릴만한거 좀 찝어줘…
롱 드레스는 없는가 몰라…
3월 연주회에 반주자로 무대설때 입을만한 게 있으면 좋겠는데…
수고는 엄청 많았네…
옆에서 감각적으로 도와주는 도나가 있어서 지은이 한테 도움이 많이 됐겠다…
전생에 커플같아…ㅎㅎ
앞으로 벤소니 옷이 여기서 좀 소개가 되겠구만…
수고 정말 많았어…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패션쇼였구만…
다시 생일축하해!!!
서영
2009년 2월 15일 at 10:10 오후
아주 수고가많네요 리사. 외숙모의 활약이 대단하네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보내고 잘골아오세요.
포사
2009년 2월 15일 at 11:35 오후
외국 모델보다 리사가 더 모델 답다요.
잘 다녀오기요.
김진아
2009년 2월 16일 at 12:03 오전
신경쓰시는일에..더 고단하시겠어요..
그래도..무지무지하게 행복한 일과를 보내셨어요..^^
*^^*
광혀니꺼
2009년 2월 16일 at 12:25 오전
무대 정면과
무대 뒤…
일에 지친 이들의 피곤까지 이뻐보이네요.
한국인모델…
바비인형같은 그들과의 사진한장.
생각보다 많이 쪄보이진 않습니다.
다행.
한국에서 방송일자 챙겨주세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1 오전
오를리님.
패션쇼는다시 올려야해요.
너무 올릴 게 많아서
어쩌나 생각 중입니다.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3 오전
영기언니.
오늘생일 진짜 벅적지근했답니다.
하기싫다는데도 사람을 어찌나 행복하게
괴롭히던지…죽는 줄 알았어요//행복해서.
좋아서 기절하는 거 왜–싸이에 있잖아요,
선물받으면 그러는 거~~
후후후, 준희한테 어울리는 옷요?
저 위에 현정이가 입은 원피스 상당히 예뻐요.
그리고
하얀 오버이쁘구요.
연두색 상하복도 준희에게잘 어울리겠어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4 오전
서영언니.
알았쪄요.
잘 있다 갈께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5 오전
포사님.
아무도 안보게 해야헤요–
부끄러워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6 오전
진아님.
무지 고단하지만
행복해요.
재미있구요.
시간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7 오전
광혀니꺼야…
패션쇼 다시 올릴 예정이니
그때 잘 봐봐…
t루디
2009년 2월 16일 at 1:07 오전
총쏘는 녀 리사~~ ㅎㅎ
머지않은 날 벤소니 브렌드로
너도나도 위감고 다닐것 같은 예감!!
근데 핸드백 진짜 빵빵 하네요.
그게 다 돈이겠징..ㅋㅋ
왼쪽 누나님 참 고우시네요.
검정과 하얀고디도 잘 어울리구..
Lisa♡
2009년 2월 16일 at 1:08 오전
트루디님.
벤소니 휘감고 다녀주시길,..
어울리게만—
총쏘는 리사라고 해서 깜딱 놀랬쪄요.
t루디
2009년 2월 16일 at 1:13 오전
전 뭐든지 척 걸치면 다 잘 어울려요..
보통 옷걸이가 아니잖아요..ㅎㅎ
버트란트 러셀 구비 & await…
지안(智安)
2009년 2월 16일 at 1:25 오전
이런 늘씬 미녀들을 가까이
접한 Lisa님 속편이 무쟈게 기대 되네요.
패션쇼 가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
패션의 중심 뉴욕에서 벤소니라는 이름으로.
정말 장하다는 말 밖에는.
주인공 보다 조역의 역할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그래서 Lisa님도 장하다는..
하나두 안꿀려 보이는데요?
onjena
2009년 2월 16일 at 1:58 오전
아 궁금하다…..무대 뒷편의 사진들 ㅎㅎㅎㅎㅎㅎㅎ
Lisa♡
2009년 2월 16일 at 2:24 오전
트루디님.
알아모실께요.
후후후….
옷걸이가 좋군요.
부러워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2:26 오전
지안님.
크크크…위로 감사합니다.
우리 벤소니 장하지요?
워낙 여기서 살았다고 해도
맨하탄의 한복판에서 이름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지요.
다 실력과 또 쩐(?)이 따라야지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2:29 오전
언제나님.
그렇죠?
나체도 올릴까요?
ㅎㅎㅎ…
볼 거 하나도 없어요.
완전히 마른 성냥개비랍니다.
그래도?
실은 벗은 걸 많이 못 찍겠더라구요.
그래도….ㅎㅎ
슈에
2009년 2월 16일 at 2:31 오전
모델들이 무표정하니 밀랍인형들을 보는느낌이예요..~~ㅎㅎ
미소지으면 옷에 시선이 안가고 얼굴에 가니
쇼에서도 보면 하나같이
무표정이지만요…ㅎㅎ
재능과 재물이 따라줘야 남보다 빨리 성장하겠지요…^^
Lisa♡
2009년 2월 16일 at 3:21 오전
슈에님.
맞습니다.
무표정함.
그러나 무대 뒤에서는 각종 매체의 카메라들이
오거든요.
그때는 별의별 포즈를 다 취한답니다.
보통 상품이예요.
재능과 재물이 어느 게 더 크다고 말 못해요.
정말 그 두가지가 겸비되어 있어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