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6일 좌충우돌 뉴욕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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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Day.

차가 막히고 길에 사람들이 몰려다녀서 이상하다고 했더니

오늘이 휴일이었다.

뉴저지에 가든몰이 있다.

니만 마커스 백화점과 메이시백화점과 각종 몰이 몰려있는 곳이다.

니만을 둘러보니 나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아이들이 필요한 것이라도 있나싶어서 다녀봐도 별 뾰죽하게 살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아버크롬비에서큰녀석 자캣을 하나사주니 거울도 안보고 그냥 입는단다.

별로 관심없어 보인다.

둘째는 아버크롬비나 폴로 스타일을 별로란다.

바나나나 클럽모나코스타일이 좋은가보다.

이제 아이들이 커가니까 나름대로 까다롭다.

주로 깔끔하고 튀지 않는 옷을 좋아한다.

내가 골라서 사주기도 어려워진다.

큰놈만 내가 골라주는 옷을 그냥 보지도 않고 입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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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커다랗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소품을 팔던 집이 문을닫았다.

어디서나 경기가 경기인지라…

옷가게들도 예전처럼 계산하는곳에 사람들이 주욱 늘어선 모습은 없다.

다들 세일하는 물건에만 관심을 보인다.

그래도 몰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뉴욕이나 뉴저지에서 돈을 안 쓰는 방법은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하고

손님을 칠 일이 있어도 집에서 간소하게나마 차리고

유행에 신경쓰면 안된다.

자동차 기름값은 싼 편이고, 고기값이 조금 저렴하지 다른 건 다 비싸다.

여기에 살면 저렴한 곳을 찾아다녀서 정보도 훤해지고, 틈새라는 것도 알아지겠지만

시누이의 경우도 뭐 그다지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사는것 같아 자꾸 말하기도 그렇다.

무섭다.

어디를 가나…ㅎㅎ

환율에 대해 잊고 있다가 인터넷에서 갑자기 환율이 환장했나..를 보고 깜짝 놀랬다.

다시 환율에 대한 악몽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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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부자이긴 부자인 모양이다.

가는 곳마다 트럼프 월드가 없는 곳이 없다.

높고 커다란 건물들 앞에는 거의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뉴저지에 카지노에 대해 파산신청을 했다는 건 그 한곳만이지

다른 곳은 끄덕없어 보인다.

트럼프 같은 사람은 환율걱정도 없고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조그만 것 하나로도 머리가 아픈데 저리 많은 재산을 갖고 굴리려니

머리가 얼마나 복잡할까.

물론 아랫사람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만 고민은 많을 것이다.

빌딩 지어놓고 제대로 운영이 되지않으면 얼마나 괴로울까..

사는 곳은 다 죄다 걱정 투성이다.

곧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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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Ruth’s Chris라는 스테이크 집에 예약을 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8시45분으로 했는데 그 시간까지 밖에서 견딘다는 건 상당한

체력을 요구했다.

애지워러로 해서 빙빙…반스 앤 노블스에 가서 퀼트에 관한 책도 사고

별 짓을 다하다가 스테이크 하우스로 갔다.

소냐와 그녀의 친구인 웬과 리사가 같이 먹기로 했다.

웬은 MIT출신으로 리먼은행에 있다가 일자리를 잃고 다른 자리를 구하는 중이다.

리사는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같은 은행에 있다가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다.

최고급 인력들이 이렇게 놀게 된 현실이 무섭다.

웬은 큰아들과 옆자리에 앉아서 수학과를 가겠다는 큰아이와 이야기를 오래했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큰놈은 과학자가 될까 했더니 수학을 전공하겠단다.

머리 아픈 수학을 좋다고 하니 내 자식맞나?

의과대학을 가겠다는 걸 내가 말렸다.

그렇게 힘든 공부를 할 동안 다른데로 눈을 돌리라는 것이었는데 여전히 머리아픈 수학이라니.

웬은 어쩌다 그냥 Apply를 해본 것인데 MIT 공대에 합격해서 다녔단다.

그때랑 지금이랑은 세월도 좀 흘렀고 경쟁이 더 치열해졌으니…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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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루스의 웨이터들은 말이 많고 친절하다.

물을 달라고 했더니 생수와 탄산수를 들고와서 어떠냐고 묻는다.

돈주고 먹는 물이다.

하긴 서울서도W호텔은 물을 돈내고 사먹어야 한다.

루스는 그냥 아이스워터는 주는데 일단 물어보고 준다.

기분도 그렇고 소냐친구들도 있고해서 생수 두 병을 따로 시켰다.

건너 편의 맨하탄 불빛들이 점멸하는 동안 밤은 깊어갔다.

상당히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이었다.

강가에 집을 하나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맨하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강가의 집으로~

매일보면 식상해질까?

정말 아름다워서 눈을돌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작은 디카만을 들고 나갔다는 사실에 뒤늦게 후회를 했다.

곧 다시 떠나야 한다.

오게되면 질식할 것 같은 물가에 짓눌리다가도 떠나면 다시 그리운 곳,

세계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 듯하다.

루스에서 나올 때는 우리가 제일 마지막 손님이었다.

아들이 저녁이 아주 맛있었단다.

12 Comments

  1. 박산

    2009년 2월 18일 at 5:00 오전

    ‘곧 다시 떠나야 한다’

    그것이 우리내 인생살이 아닌지요    

  2. 슈에

    2009년 2월 18일 at 6:09 오전

    금융도시인 홍콩도 외국인들이 많이 떠나

    그 타격으로 집값도 렌트비도 많이내려

    친구가 이 마침 새로운 렌트로 옮기면서

    30퍼센트 내린값으로 입맛에 맞게 고르고 있답니다.^^

       

  3. 김진아

    2009년 2월 18일 at 6:33 오전

    와..수학을 전공하겠다는 ..아드님..대단하세요..^^

    날짜가..금방 지나간것 같아요..
    돌아오셔서..쓰러지시면 어쩌나..하는 그런 걱정도 생깁니다.
    ㅎㅎㅎ 야단치지 마세요..또 걱정한다..그러시면서요..^^

    그리구..리사님..
    지난번 블로그에서 소개해주신 진희숙님이요..그분 책을..
    얼마전에 드디어 만났어요..리사님 아니였으면..그냥 지나쳤을 책이였는데..

    ‘모나리자,모짜르트를 만나다’
    눈물나도록 웃으면서, 감동을 받으면서..제겐 아주 많이 생소한 부분들을..
    알려주었습니다.
    지금 그책은..준혁이 놀이치료 선생님이 빌려달라고 해서..또 빌려드렸어요..
    어느분에게건..추천할 만한..좋은 책이였습니다.

    리사님의 책읽기..이야기..영화도 그렇지만..대단하세요..^^   

  4. 오를리

    2009년 2월 18일 at 7:39 오전

    구경 많이 하시고
    자녀들과 즐겁게 지내시다
    돌아오세요!!!!   

  5. 김삿갓

    2009년 2월 18일 at 10:55 오전

    얼마전 이곳 뉴스에 나왔었는데 최고 안정되고 돈 잘 벌수 있는 전공이 수학이라
    하더 군요. 남들 다 힘들다고 안하려 하는데 아드님이 한다니 정말 좋은 현상 이라
    볼수 있습니다. ㅎㅎ 이곳에 리사님이 쓰시는 글들도 다 수학 때문에 가능 한것이
    니 수학 전공도 무긍무진 하다 볼수있겠죠.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

       

  6. Lisa♡

    2009년 2월 18일 at 1:54 오후

    박산님.

    그렇지요?
    인생이라는 게 다 그런 거지요.
    가만 생각하면 떠나면 될 걸
    떠나면 그만인 걸 뭘그리 아등바등하는지…   

  7. Lisa♡

    2009년 2월 18일 at 1:55 오후

    슈에님.

    그런 말 들으면 공연히 홍콩으로 이사가야 할 것 같은~~
    이히히히,,,,남들이 뛰면 덩달아 뛰는 그런 마음요.
    경기가 그러면 자꾸 겁부터 나는데 보통 일 아닙니다.
    다들 잘 되어야 기분이 편안하거든요.
    슈에님.
    거기는 요즘 날씨가 어때요?   

  8. Lisa♡

    2009년 2월 18일 at 1:58 오후

    진아님.

    아…읽으셨군요.
    좋았다니 다행입니다.
    그 분의 책 다른 것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세요.

    수학을 좋아해서 전공하겠다니
    부모로서 할 말은 없고 그저 잘 하기만을 바라지요.   

  9. Lisa♡

    2009년 2월 18일 at 1:59 오후

    오를리님.

    감사합니다.
    토네이도도 잠들고 다 평안하시죠?
    여기도 날씨가 쌀쌀한 것 빼고는
    다 좋으네요.   

  10. Lisa♡

    2009년 2월 18일 at 2:01 오후

    삿갓님.

    와———진짜 격려가 됩니다.
    수학이그리 좋다니 어째요?
    하고픈 거 해야지요.
    참 별꼴이예요.
    저는 수학을 무지싫어하거든요.
    아직도 계산을 잘 못해요.
    돈도 덩달아 잘 벌게되면 좋지요.
    애가 적성검사에는 100% 애널리스트로 나오더라구요.
    어떤 애널리스트도 다 괜찮다고 나오더군요,
    교수도 괜찮고..연구하는 인간형이라 그런가?   

  11. ariel

    2009년 2월 18일 at 10:43 오후

    그 좋은 학벌들이 놀고 있으니..
    살림 꾸려가는 것도 힘들어지고..

    그래도 잘 나가는 금융 회사들보면
    이기는 자가 다 가지고 가는 새상..

    즐거운 시간 보내시네요.
    나도 좀 놀러다닐 수 있다면… 요새는
    더 정신 없네요… 대단한 것 하지도
    않으면서..   

  12. Lisa♡

    2009년 2월 18일 at 10:45 오후

    아리엘님.

    고급인력이 잘 곳이 없는지 많이들 놀아요.
    걔 친구들 다 아이비출신들인데 많이 직장을
    잃었다고 합니다.
    물론 다닐 때 돈은 많이 벌었나봐요.
    그래서당분간은 끄덕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깝잖아요.
    그렇게 힘든 학교를 나와서 노니까요.
    여기가 한국보다 더 job을 잃은 사람들이 많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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