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9일 좌충우돌 뉴욕기(17—끝)

2009뉴욕_190.jpg

건너편으로보이는 맨하탄도, 그 전경이 보이던 이 쪽의 뉴저지도 당분간 안녕이다.

곧 다시 오게 되겠지만 그동안 정들었던 지역을 벗어나는 건 씁쓸함이다.

둘 다 남편들만 아니라면 더 머물 곳..

나로서는 왠지 돈의 지옥 속에서 벗어나는 그런 기분이었다.

서울이 그립다.

뉴욕을 가는 횟수가 빈번해질 수록 서울이 훨씬 좋아진다.

물가? 문화생활?멋?

그 무엇을 대비해도 난 서울이 좋다.

멋이야 뉴욕이 더할테고 문화적인 면으로도 그렇겠지만 내가 그 속에 부대껴야

멋도 나고, 문화도 즐길텐데 그냥 나대로의 이 상태가 좋다.

처음에 한 두번 갔을 때야..뉴욕이 훨 좋았다.

어쩌면 자신감과 내 수준을 반영하는 말일런지도..

2009뉴욕_192.jpg

진짜 웃기는 건 뉴욕갈 때 눈,

뉴욕서 한국 올 때 눈,

더더 웃기는 건

한국 도착할 때 눈.

이건 눈을 몰고 다니는 형국이다.

누구야?

둘 중에?

서로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킨다.

나는 아니다.

어디 여행갈 때 늘 날씨가 굿이니까 말야.

그녀다.

거의 확실하다.

이 건 없어서 하는 말이다.

봐도 할 수 없다.

2009뉴욕_230.jpg

그런대로 알차게 보냈다.

내가 바라던 뮤지움은 못갔지만 다른 때는 실컷 갔으므로 이번은 빠진다치자.

그 대신 아이들과 잘 지내고 그 조용한 개들과도 잘 지내고

특히 그 사이가 어렵다는 시누이(아무리 사촌지간이라도)랑 무탈하게 잘 지냈으니

말이다.

나중에 사이즈 하나밖에 없는 벤소니 원피스로 둘이 약간의 신경전이 살짝 스치기는 했으나.

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갈 때만큼 멋진 식사는 없었다.

그대신 갓구운 쿠키를 두 번이나 먹었다.

내가 자는동안 그녀가 내 것을 처음에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유럽영화 전 편을 가며오며 다 섭렵했다.

한 편은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봤다.

제목이 뭐더라.

카운티..뭐였는데..딸을 죽인 범인을 알면서 무죄석방시켜서 자기 손으로 생매장시키는 아버지 이야기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딸을 죽인 범인을 내 손으로 꼭 죽이겠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 그 감정이 식거나 희석된다고 한다.

그 아버지는 절대 그렇게 둘 순 없었다.

거기에다 완전 범죄로 그 범인이 사회에서 숨어버렸다는 말에

부인과 친구 그리고 형사반장만이 그 뉴스를 접하는 순간 알아챈다.

그 딸의 아버지는 유능한 형사였다.

이태리영화다.

2009뉴욕_256.jpg

비행기를 탈 때는 난 화장을 특히 하지 않는다.

실내가 건조하고 나중에는 화장 자체가 지저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전날인 18일부터 맨얼굴로 있다가 비행기를 탔다.

아..멀리서 멀리서 찍어주세요~~

비행기는 이코노미석이 반도 안찼다.

비지니스석을 끊은 우리가 아까버라.

걍..이코노미에서 길게 누워서 늘씬하게 자는건데.

바보!

담엔 무조건 이코노미다.

비행기회사 걱정된다.

나올 땐 마닐라에서 오는 사람들과 겹쳤는데

그들은 노란 종이를 내면서 나갔다.

열병지역에 속하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여권에 출입 도장이 찍히자 편안한 마음이다.

누나는 뉴욕이 다시 가고싶단다.

2009뉴욕_255.jpg

짐도 무난히 잘 빠져 나오고-뭐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기분이 나이스다.

늘 짐이 빠져 나올 때는 이유없이 떤다.

운전하다가 교통경찰을 만나면 쪼는 이유랑 똑같다.

좀 더 과감해질 필요성이 충분하다.

서울의 밤공기는 왜그리 좋던지.

아니 아침공기.

눈이 그쳐서 도로는 양가로 눈의 흔적이 보인다.

비행기 기장이 날씨를 소개하면서 눈이 온다고 하였다.

바람이 불지만 맨하탄의 그 냉정한 바람과는 차원이 다르다.

나를 반기는 바람!바람!바람!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을 가야한다는 내 말에 바람 피워야 한다던 아이비 말이..으흐흐흐.

하루 이틀은 푹 쉬고 워낭소리부터 봐야지.

8 Comments

  1. 오를리

    2009년 2월 21일 at 4:34 오전

    나를 낳아준 고향,
    어디를 가도 추억이 주절이 주절이
    열린 고향은 세계에서 아무리 좋다고
    하는곳 이라도 고향만은 못한것 같습니다..

    10년을 거의 매년 가을이면 고향을 찾아갔어도
    내일 아침 또 다시 공항으로 나가
    인천으로 직행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싶어집니다…   

  2. Lisa♡

    2009년 2월 21일 at 4:52 오전

    오를리님.

    나이가 들수록 더하실 것 같아요.
    제가 이 번에 마음을 다독이며 생각한
    분이 바로 오를리님이랍니다.
    어떨까…그런 생각요.
    늘 그리운 곳이죠?
    특히 남자들의 경우가 더하신 것 같더라구요.   

  3. 겨울비

    2009년 2월 22일 at 4:40 오전

    사진의 실루엣이 멋져요.
    뉴요커 다되신 거 같은기…
    맨 얼굴도 이쁠겨~

    뉴욕 가지마요.
    애들끼리 잘 하고 있으라고.
    우리 애도 엄마 함께 있으면 공부 시간이 좀 줄던데^^   

  4. Lisa♡

    2009년 2월 22일 at 4:44 오전

    겨울비님.

    그렇죠?
    공부시간이 되려 줄지요?
    그런데 믿을만한 선생님이 멀리 잇는데
    차로 가기가 참 불편하거든요.
    혼자 하라고 할까요?
    ㅎㅎㅎ——겨울비님.
    좋은 조언 감사드려요.   

  5. Old Bar^n

    2009년 2월 23일 at 2:55 오후

    가방에 든것이 갑자기 궁금해 집니다.ㅎㅎ

    아름다우신 몸매를 가지셔서 좋으시겠습니다.

    함께 여행 하신분 말씀 이지요.

       

  6. Lisa♡

    2009년 2월 23일 at 11:11 오후

    올드반님.

    가방에 든 것요?
    어느 가방요?
    저기 사진에 있는 가방요?
    부친 짐 가방요?
    주로 강아지 용품과 부츠들입니다.
    그리고 벤소니 옷들과요.
    다 부질없는 물건들이지요.   

  7. 광혀니꺼

    2009년 2월 25일 at 6:04 오전

    무사 귀국을 축하드리옵니다.
    이제사…
    ㅎㅎ

    멀리서..
    멀리서..
    ㅎㅎ

    지난번 봉은사 언니들 난리났슴돠~
    봉은사 전용 카메라맨 맘에 안든다고…
    근데 그분 잘찍는분이거든요.
    달력처럼 반듯하게…ㅎㅎ
    근데도 그사람 못찍는다고 절 부르네요.
    우하하하하하~
    내맘대로 찍은 사진이 맘에 든다고.
    사람 입맛 다맞출수 없듯이…저도 못맞춰요~
    ㅎㅎ

       

  8. Lisa♡

    2009년 2월 25일 at 7:18 오전

    지금 잘난척??

    하는겨??

    자기 잘 찍어…진짜야.
    부러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