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 비오는 날의 수채화(거제도-통영-부산-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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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조각잠을 자고 일어난 이틀째 아침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웃기는 건 오공과 나는 둘 다 비오는 날을 무지 좋아한다는데 있었다.

난목의 뒤끝같은데서 올라오는 냉한 기운을 느끼면서 비릿한 피맛이

깊숙히 올라오는 기분을갖게 되었는데 그땐 아프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풀려난 망아지처럼 놀러가는데 신이 난 오공을 실망시키지 않기위해

무리를 해서 떠난 여행이다.

어쩌면 여행 파트너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자 정신이 아득했다.

운전을 맡겼다, 해금강까지…가는 선착장가는 길.

멀미까지 동반한 고통에 정말 힘들었다.

내 힘들어하는 모습에오공도 적잖게 긴장하는눈치였다.

해금강가는 배는 외도랑 같이 가는 편이 10시 반에 있고 그나마 30명 정도의 인원이

모아져야 떠난다는 소리에 쨍한 날 다시 오마고 발길을 돌렸다.

바람의 언덕도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든다는 비경도 다 귀찮았다.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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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백만석 식당의 도다리쑥탕을 먹으면 나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으슬으슬할 때 시원하고 원기회복하기 좋은 탕을 땀흘리며 먹어준다면..

해금강을 돌아보고 친구내외랑 식당에서 약속을 한 터라 멍게비빔밥을 먹으러 갔다.

거제 시청앞에 위치한 그 식당은 무무님의 소개도 있고해서 반드시 가보고 싶었다.

내가 맛을 봐야 조블에도 소개를 할 것 아닌가?

포로수용소 바로 옆의 그 식당은 멍게 비빔밥 뿐만 아니라 뭐든 맛있을 모양이다.

첫손님…

아침에 살짝 방에 두고 온 숙박요금을 끝까지 내어주려는 H를 나무랬다.

친한 친구라고 봐주고 밥사주고..도대체 뭐가 남을런지 말이다.

일단 돈을 버는 걸 목적으로 하면 절대로 그런 약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그게 상대방도 편하다.

아무튼 그 식당을 벗어나면서 우리는 헤어졌다.

통영으로 차를 모는 것부터는 다시 도다리탕으로 힘을 얻은 내가 맡았다.

멀미가 날 때는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하면 멀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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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는 유명한 것이 몇 개있다.

윤이상, 박경리..같은 유명인을 제외하고라도영하누비, 동피랑길, 오미사빵

등-조곤조곤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통영엔 충무김밥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배가 기대이상으로부른 나머지우리는 다 적어 간원조충무김밥도 눈 앞에 둔 채

먹거나 싸간다는 생각조차 하기가 무서웠다.

저절로 굴러가는 그 유명한식당의 한량아들처럼 태어났다면 골프나 치면서

여행이나 하면서 보내고프다던 남자들 이야기를 오공이 하니, 그건 모든 남자들의

소망이라면서내가 대꾸한다.

부산까지도 엄청 빨리갔다.

예상시간의 20%는 기본으로 줄이는 나의 운전실력(?) 때문이다.

죽어도 18번 완당을 먹어야 한다는 고집쟁이 오공의 등쌀에 오로지 18번 완당을

먹기위해 부산으로 고고씽~

먹었다.

그 길로 대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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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알뜰한 당신인 보미님을 만나기로 했다.

오목조목, 알콩달콩한 그녀를 만나기로 한 건 보리밥집 때문이었다.

그녀의 스크랩이 사방에 판을 치는 통에 보리밥집을 어찌 가지않으랴~

한그릇에 2000원하는 보리밥집.

나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여러종류의 생나물에 강된장과 보리숭늉~

우리를 2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모시는 황송함을 계속 장황하게도 미안해 하시는

그녀에게 되려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리고는 호반이라는 카페로 가게되어 그립고 귀여운 나의 동생뻘 부부를 그리로 나오라고 했다.

아래 사진은 정말 실물의 30%도 안 되게 잘못나왔다.

귀여운 승현이, 착하디 착한 애교작렬 종은이..어린 것들이 어쩌면 그리도 착한지.

보미님도 오공도 그 부부를 아주 이뻐하며 칭찬을 두둑히 했다.

나랑 유럽여행 중에 만나서 아주 친하게 지내는 신혼부부이다.

뭐라도 늘 해주고픈 귀염D들이다.

서울에 살다가 대구로 내려간지 어언 일 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사 가본 것.

승현이는 말은 안했지만 목소리부터 시작해 정말 특별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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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님과 헤어지고 우리 4명은 불닭발집으로 갔는데

오공과 나는 못먹는 게 없을 정도로 의기투합이 먹는데만은 100%다.

닭발(뼈발라낸) 진짜 맛 좋았다.

콜라겐이 듬뿍~ 그 다음날 피부는 맨들맨들할 거야.

닭발로 다시 2차 저녁을 먹은 우리는 배를 겨우 안고 그네들 집으로 쳐들어가

당당하게 신혼안방을 점령한 채 쿨쿨 잠도 잘잤다.

결혼 DVD를 보면서 배꼽을 잡기도 하고 종은이를 침대에 눕혀놓고 신부와 내가

가슴에 난 털을 뽑을까 말까~~갑빠가 있나없나 검사도 하고 알통 검사도 하고

장딴지 굵기도 확인하고 복근을 어루만지다가 각방으로 갔던 것.

아마~~오공이 은근히 질투했을런지도 모른다.

젊은 남자를 눕혀놓고 신부랑 같이 배를 어루만지고 난리를 쳐댔으니 말이다.

그렇게 분주하고도 빼곡한 하루가 갔다.

13 Comments

  1. 흙둔지

    2009년 3월 5일 at 8:44 오후

    역시 아직은 젊다는 증거네요…
    지금 젊다고 꼰대들 앞에서 자랑하는거 맞나요? ㅋㅋㅋ
       

  2. Lisa♡

    2009년 3월 5일 at 11:03 오후

    맞거든요~~~~   

  3. Beacon

    2009년 3월 6일 at 2:20 오전

    맞아요.. 멀미가 웬만하면 직접 운전하는게 차라리 낫지요..
    근데 전날 과음하신거 아녜요?,, ㅎㅎ

    대구에 호반이라면,, 수성못가에 있는 그 집인가?
    보리밥집은 아마 불로동 쪽 팔공산 아래로 갔지 싶고,,   

  4. 보미

    2009년 3월 6일 at 2:43 오전

    닭발을 아직 먹어 보질 않아
    어떤맛 인지 모르지만…
    언제 콜라겐 생각해 함 먹어 봐야겠네요

    멍게비빔밥 정말 먹고 싶고요    

  5. 보미

    2009년 3월 6일 at 2:46 오전

    신혼부부 오공님
    모두 실물 보다 사진이 영 아니네요?

    정말 멋있게 생기셔 한인물 하고
    여자분과 오공님도 너무 여성 스럽고 이쁘시던데,,,   

  6. 김진아

    2009년 3월 6일 at 5:28 오전

    보미님 만나셨군요..

    확실히..혹시하고 생각하면..역시세요..^^
    보리밥집도 메모하고, 통영의 명물들도 메모하고..
    작은 메모지가 꽉찰것 같은 예감이..ㅎㅎ

       

  7. Lisa♡

    2009년 3월 6일 at 8:32 오전

    비컨님.

    보리밥집은 칠성시장 안.

    호반은 수성못 가….

    전혀 과음 안했고 본래 아픈데 떠났다니까~~~요.   

  8. Lisa♡

    2009년 3월 6일 at 8:33 오전

    보미님.

    저는 요?

    왜 저에 대한 건 빼셨어요?
    ㅎㅎㅎ….다들 이쁘지요?
    하는 짓도 —
    언제 그 콜라겐 닭발 꼭 드셔보세요.
    저는 집에서도 해먹어요.
    어쩌다이지만…
    돼지껍데기에도 콜라겐 많아요.   

  9. Lisa♡

    2009년 3월 6일 at 8:33 오전

    진아님.

    오늘밤에 음식점 올릴께요…

    저녁 좀 하구요.   

  10. 오를리

    2009년 3월 7일 at 8:06 오전

    아 거재도 포로 수용소 다음에 고향가면 꼭 가보고 싶은곳 입니다`~
    메모해두었다가 음식점도 찾아가서 나도 한번 먹어볼 계획입니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먹는재미 없으면 구경도 별로 ㅋㅋㅋ

    눈이 안보여 눈에 10일 휴가를 주었드니 오늘을 잘보여 다시 불러길을
    시작합니다…   

  11. Lisa♡

    2009년 3월 7일 at 8:36 오전

    오를리님.

    거제도 포로수용소 그렇게 추천할만하지는 않은데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저도 사실은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이
    피난을 왔기 때문에 남달랐다고 할 수 있지요.
    흥남부두의 전경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했구요.
    옆이 맛난 식당이나 가보셔도 무난할 듯~~   

  12. 색연필

    2009년 3월 8일 at 1:41 오전

    리사님~^^

    저도 대구에 대해서는 좀 아는데..ㅎㅎ
    2000원짜리 보리밥은 칠성시장 아니던가요?
    대구에는 참 먹거리가 없는데…ㅋㅋㅋ

    통영..동피랑의 간판 할머니는
    안녕하시던가요? ㅋㅋ

    한국은 구석구석 정겨운 곳이 많아요^^
    그나저나 건강을 꼭~챙겨 다니시구요~!!

       

  13. Lisa♡

    2009년 3월 8일 at 2:20 오전

    어머나…
    간판 할머니는 몰랐어요.
    뭐 알고 간 건 아니고
    간 김에 들렀을 뿐이거든요.

    칠성시장 맞아요.
    올릴께요.
    너무 가격이 맞아요.
    2000원요.
    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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