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슬러

E0583-26.jpg

WWF… 마초맨이라든가어릴 때 기억나는 자이언트 바바, 김일, 천규덕..뭐 이런 이름이 아니라도

프로레슬러들하면 억지로 피투성이가 되고 폼잡고 으시대지만 다 짜고 친다는 각본이 있는 것 쯤은

알고들 본다.

휘황찬란한 옷을 입고 현란하고 거대한 음악에 맞춰 드라마틱하게 등장하고 하는 걸 보면

웃기기도 하고 때론 멋져 보이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

미키루크 때문에 이 영화를 보았다.

아니 봐주어야 할 것 같아서이다.

모든 게 떠나고 개랑 둘이만 남은 그가 얼마 전 그 개마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떤 배역이던 간에 주연을 맡았다니 인간적인 차원으로 다행스러웠다.

마주하고 싶은 얼굴은 아니지만 그의 인생역전이 하도 기구해서인지 동정심 탓인지 봐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한 때 섹스 심벌로 까지 추앙받던 그가 아닌가?

나 또한 나인하프위크를 보고 킴베이싱어와 더불어 아주 섹시하다고 여겼던 때도 있다.

E0583-23.jpg

나도 이만큼 살다보니 어떠한 인생이라도 이해가 되고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속 주인공은 유명레슬러로 화려한 인기 속에 젊은 시절을 보냈으리라.

마치 미키 루크 자신의 전성기를 연상시킨다.

방탕하기도 했을 거고, 마약도 하고 여자와의문란한 생활도 있었을 것이다.

이혼도 하고 아이도 그를 버리고 세상에 남겨진 건 오로지 자기 육신 하나 뿐~~

더 이상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신세다.

술집에서 춤을 추는 한 물 간 스트리퍼와의 사랑을 꿈꾸지만 그것도 쉽지않다.

그가 가야할 길은 오로지 링 뿐이다.

스테로이드 약물로 만든 억지 몸이라도 관객을 만족시키면 그 뿐..

영화는 그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잼을 날릴 때 까맣게 변하며 끝이 난다.

시종일관 혀를 끌끌 차며연민의 정이라도 보내야 했는지 모르겠다.

기대만큼 잘 된 영화는 아니다.

적잖게 지루한 면도 일부분있는 느린 영화다.

하지만 주인공의 비관적인 삶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하는 연기기에 그가 바로

주인공 랜디 그 자체이다.

33.gif

얼마 전 이혼한 부인에게 자기를 받아 달라고 울면서 애원했으나 거절 당했단다.

영화에서 딸에게 거절 당하고 괴로워 한다.

외로워본 사람만이 아는 목소리로 너무나 외롭다고 말하는 그.

외로움은당해본 사람만이 그 아픔의 깊이를 알 것 같다.

어쩌면 그가유명한 영화에서 악역을 맡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온다.

악역이던 괴물이던 그가 다시 어울리는 연기로 일어서길 바란다.

몇 십불 밖에 없는 돈으로 살았다고 하니 가난에서라도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내내 그의 인생에 대해 동정하게 된다.

나도 뭐 잘 살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일단은 현재에선 나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기 때문이리라.

준비.

젊은 시절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케 한다.

나락에 떨어졌을 때 내 주위의 많은 것이 떠나간다.

그럴 때 나를 지켜 줄 것은 무엇일까..

항상 앞일을 대비해야하는 게 인생이련가 한다.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이유를 그런 것에서 찾는다.

E0583-28.jpg

영화를 보고나서 씁쓸했다.

실제 레슬러들이 찬조출연을 했으니 레슬링 좋아하는 분들은 볼만하다.

내 경우는 못볼 장면들이 많아서 눈을 자꾸 가리게 된다.

스테플러로 살을 찝고, 가시철망으로 찌르고 그 위에 눕고..

끔찍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서글프게 그려진다.

사회에서 약간씩은 소외된 사람들.

주류가 되지못한 사람들의 모습이 비친다.

마음이 편하질 않다.

이유없이 죄책감도 든다.

외면할 수 없는 결코 모른 척 할 수 없는 사회이다.

언제나 편하게 잘 사는 사람들만이 다가아닌 건 안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싶다.

E0583-34.jpg

E0583-31.jpg

8 Comments

  1. shlee

    2009년 3월 9일 at 10:29 오전

    젊은 시절
    블루문 특급의 브루스 윌리스와
    너무 헥갈렸어요.
    나만 그랬나…
    지금은 둘 다 너무 달라져서
    확실히 구분이 되네요.
    전 어릴때 부터 레슬링
    너무 싫어 했어요.
    쇼 인줄도 모르고
    가슴을 졸이며
    눈을 가리고…
    박치기 왕을 응원했던 기억이….   

  2. 테러

    2009년 3월 9일 at 2:58 오후

    아… 레슬러… 소리 없이.. 눈물 없이.. 울면서 봤습니다.. 저 같아서….ㅠㅠ   

  3. Lisa♡

    2009년 3월 10일 at 12:35 오후

    참..나 테러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왜 저같은데요?

    여자한테 차여서????

    쯧!!!   

  4. Lisa♡

    2009년 3월 10일 at 12:35 오후

    쉬리님.

    레슬링을 싫어하셨구나.
    저는 재미있어 했는데
    자이언트바바랑 이노끼하며
    어릴 때 TV앞에서 엄청 열올렸던
    기억이…ㅎㅎ   

  5. duky

    2009년 3월 10일 at 3:57 오후

    가끔씩 아들아이가 레슬링을 보면 난 제발 채널 바꾸자고 사정하거나 다른 방으로
    가곤 하지요.
    신체적 잔인함을 잘 못견디기 때문일 꺼예요.

    그런데 사실 이 영화를 볼 수가 없는 진짜 이유는 미키 루크를 대할 자신이 없어서예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요.

    내가 제일 많이 반했던 배우 중의 하나예요.
    정말 무지무지 좋아했었답니다.

    남편이랑 가장 재밌게 본 영화 중의 하나가 "The year of the dragon" 인데
    거기서 미키 루크 진짜 멋졌어요!!!

    그 사람 그렇게 내 마음에 그냥 가지고 있을 참이예요.   

  6. Lisa♡

    2009년 3월 11일 at 2:28 오전

    그게 좋을 거 같아요.

    그 멋짐 그대로.

    저도 마주할 자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용기를 내었어요.

    가상해서요.   

  7. 광혀니꺼

    2009년 3월 11일 at 10:20 오전

    으으으ㅡ으~

    지금 광혀니랑 영화시사회 가려고
    준비중인데…

    이건 아닌게 분명할검미돠~
    ㅎㅎ

    그래도 미키루큰 조아요^^*

       

  8. Lisa♡

    2009년 3월 11일 at 12:50 오후

    광여사.

    좋아좋아…시사회.

    난 차돌백이 좀 먹고 들어왔더니
    배가 부르네—어허~~~부러버라.

    근데 미키루크가 좋다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