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얼17일 사진빨과 후유증

카쉬_019.jpg

어제의 낭송회 탓으로 여기저기서 사진도 올라오고 그때마다 깜짝 놀랜다.

사진빨이라는 게 이제는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사진은 현실을 생생하게 나타내주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고 안 드는 사진이 태반이다.

다들 자기 자신을 착각하고 사는 까닭이지만 컨셉이나 각도가 있는 법이다.

암튼 어제의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은 없따.

인물사진 잘 찍어주세요~~

내 스커트가 입에 오르내리면 그 스커트만 클로즈 업을 한 번 하던가…

사진빨이 좋은 어느 여성을 남자가 만나서 누구시냐고 했다는…후문이…ㅋㅋ

요즘은 포토샵이라는 게 있어서 그런 사진보고 상상했다가는 반드시 실망한다.

얼른봐서 이뻐 보여도성형한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는 말과 통한다.

카쉬_021.jpg

블로그를 하면서 전시나 영화의 사진을 가져오는 것 외에는 내가 찍은 사진만을 올렸다.

잘 찍지는 못했지만 나만의 컨셉이나뉘앙스가 있는 것이다.

며칠 전부터 내 사진에 내 이니셜을 넣기 시작했다.

공연히 기분이 우쭐해지고 특허라도 낸 기분이다.

리사라는 이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세례명이라 바꾸기도 그렇고 이젠 일부가 되어버렸다.

사진에는 내가 다니고 살고 숨쉬는 모든 장소와 물건들이 들어있다.

이런 것들만 훗날에 보게 되어도 추억거리가 되겠다.

카쉬_004.jpg

사실 시낭송회라고 하면 은근히 시인들에게 조블의 파워도 보일겸해서 회원들이 참여를

많이 해주기를 바랬다.

이런 일 계획하는 거..누가 하라고했나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이왕에 좋은 취지에서

하게되면 작으나마 일면식없더라도 참석을 많이 해주면 더 나은 기회가 또 생길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 자기가 주최하는 일이 생길지 모르고 그럴 때 나서주는 몇 분의 지인 정도는

있어줘야 잘 살았나 싶을 때도 있다.

그런 자리가서 나만 멀뚱히 있게 될까봐 나서지 않는 분도 계실 거고, 원체 사람을 싫어해서

다수의 모임에는 안 나오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하루 정도 용기를 내어서 발걸음 해주는 게

인간지정이다.

나도 뭐 잘나서 그런 모임에 가서 힘쓰는 것 아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뭐하나..같이 나누고픈 마음에서다.

사람의 일이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고 어떤 자리에서의 결속은

우정처럼 견고하게엮이기도 한다.

카쉬_020.jpg

주변에서 힘든 일을 겪었다고 해도 어지간한 건 그게 뭐 힘들다고..그런경우가 많다.

아침에 전화 한 통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미안했다.

얼마 전 눈수술을 했던 그녀의 전화였다.

자기의 아픔은아무 것도 아니고 한때 같이 만나던D 엄마가 암이 도져서

또 수술을 하고 힘들단다.

아이가 건강이 나빠서 집안에 기쁨이나 웃음이 없어졌단다.

나만 괜찮은 것이 미안타.

나의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고 고통이라는 말조차 부끄럽다.

먹먹해졌다.

그래—힘들면 당분간 보지말고 다 추스리고 마음 편할 때 볼까?

아니란다, 오랜 만에 다음 주에 보잔다.

잘 견딜지 모르겠다.

갈수록 마음이 약해지고 어떤 일에 잘 운다.

그래—나와~~내가 끝내주는 점심 함 쏠께—

별 일없이 건강하게 산다는 건 진짜 축복이다.

카쉬_003.jpg

일주일 간 인형 만들기를 손놓고 있었다.

좀 커다란 인형을 만드는 중이다.

겉옷도 빨아놓아야 하고 속바지도 빨아서 후줄그레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치마에 아플리케도 달아야 한다.

낮에 앞치마의 아플리케와 속바지를 다시 만들었다.

바늘을 잡으면 시름을 잊는다.

해도해도 줄어들지 않는 내 방의 잡스런 동사니들은 어쩌나.

책도 한 권을 사면 두 권을 버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책은 버리기가 제일 싫은 품목 중에 하나이다.

많은 걸 정리하고 텅 빈 상태로 살고싶다고 늘 부르짖는다.

오늘도 우편물이 한보따리 접수되었다.

여기저기서 구입한 택배까지….

우편물만 없어도 살겠다.

배달되어오는 물건 속에서 기가 질린다.

먹고 없어지는 것도 아닌….

28 Comments

  1. 슈카

    2009년 3월 17일 at 4:02 오후

    생각하게 하는 글이예요.
    사람들이 저더러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고 해요. 잘 참는다고도 하고.
    근데 제가 아는 저는 물론 저런 면도 있지만
    미리걱정대마왕이고 꼬아서 생각할 때도 있어요. 참지 말아야 좋은 때 미련맞게 참을 때도 있고요.
    근데 때로는 남들이 나를 보는 성향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껴요.
       

  2. duky

    2009년 3월 17일 at 6:41 오후

    리사님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아니 관심을 가지고 좀 챙겼더라면
    나도 갔을 걸 그랬어요.

    많이 아쉽네요.
    다음에 그런 자리 또 있으면 꼭 갈께요.
    그래서 진짜로 만나고 많은 걸 나누고 그럴께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요즘 제가 조금 경황이 없어
    듬성 듬성 블로깅을 한답니다.

    그래도 리사님 글은 거의 챙겨보고 있지요.~~   

  3. 소리울

    2009년 3월 17일 at 9:55 오후

    오지랍 넓은 것 복을 짓는 일이지.
    늘 그런 따뜻한 마음이 있어 세상은 훈훈 한 것.
    좋은 점은 늘 키워가시길….
    자신이 사랑받을 조건들이니까   

  4. 데레사

    2009년 3월 17일 at 10:36 오후

    나도 리사님처럼 남의사진이나 그림은 절대 가져오지 않아요.
    잘찍었던 못찍었던 내가 찍은것만 올리는데 사진에 글 넣는건
    아직 할줄을 몰라요. ㅋㅋ
    누구에게든 또 배워봐야지 ~~

    내 눈에 리사님은 예쁘고 예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5. Lisa♡

    2009년 3월 17일 at 10:52 오후

    슈카님.

    남이 보는 성향이 도움이 된다는 건 맞아요.
    아이들한테도 잘한다 잘한다하면 잘 하는 것 처럼
    누군가 착하다하면 더 착해지고
    넌 참 명랑한 아이야~그러면 더 명랑해지려고
    노력하고 은근히 말이 주는 힘빨이지요.
    그럼 우리 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 될까요?   

  6. Lisa♡

    2009년 3월 17일 at 10:54 오후

    듀키님.

    정말 고맙습니다.
    말 한마디라도 이렇게 큰 힘이 되고
    또 용기를 주네요.
    이런 일이 또 생길지는 모르지만 그럴땐
    좀 보탬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강의를 좀 해주시구요.
    사랑받는 법과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잖아요.
    어디든 불쑥 얼굴 내밀기 어려운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분들도 얼굴 잘 내밀면 좋겠어요.
    ㅎㅎㅎ—저의 바램이랄까.
    다들 성향들이 다르니까 하는 수 없지만서도~~
    흐린 아침이네요.
    목욕이나 갈까봐요.   

  7. Lisa♡

    2009년 3월 17일 at 10:56 오후

    소리울님이 계셨으면 머릿수 하나 늘었을텐데–
    왠지 그런 그리움이 발동하더라구요..후유증처럼.
    사실 둘째 일자리도 좀 알아봤는데 그리 쉽지않네요.
    뭐든 해줄 수 있을 때 서로 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어디쯤?
    아직 리나와 그 자리에?
    언제나 그 자리에?
    아침에 눈을 뜨니 흐려서 무슨 황사가 아침부터..했어요.   

  8. Lisa♡

    2009년 3월 17일 at 10:57 오후

    데레사님.

    사진 잘 찍으세요.
    이름 넣는 거 쉽고도 복잡한데
    자질구레한 부분이 있으니 직접봐서
    가르쳐 드려야 하는데 컴퓨터에서 말입니다.
    알고나면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포토웍스있나요?
    다운받으면 되는데…
    그리로 들어가서 시그네이쳐로 가서 이것저것 해보세요.
    그러다보면 하게 됩니다.   

  9. 김진아

    2009년 3월 18일 at 1:04 오전

    정말 버리기 어려운 것이..책인데..ㅎㅎ

    저도 데레사님과 같은 생각이..다른 분의 사진블로그에도..
    자신만의 이니셜을 보았어요..무척 신기해서..궁금했거든요..^^

    많은 생각을..하게 만드세요..오늘..

    ….^^

       

  10. 촌장과 여우

    2009년 3월 18일 at 1:07 오전

    사진 잘찍네여
    글도 잘 읽었습니다
    잼있고요
    늘 건강하길 빕니다   

  11. Lisa♡

    2009년 3월 18일 at 1:12 오전

    진아님.

    이니셜 그렇게 내가 말한 것 처럼 해보세요.
    재미잇고 기분좋아요.
    싸이로 들어가면 쉽게 하는데 텍스트로
    한 장이나 열장씩 밖에 안되어요.
    포토웍스로 하면 몇 백장도 바로 해요.
    생각하게 만든다구요?
    그럼 성공했네요————-   

  12. Lisa♡

    2009년 3월 18일 at 1:13 오전

    촌여님.

    잘 알겠습니다.
    촌여님 글 벌써 팬들이 수두룩 하던데요.
    암튼 감사드리고 서로 건강챙겨요~   

  13. 왕소금

    2009년 3월 18일 at 1:23 오전

    리사님 사진을 아주 여성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많이 줍니다.

    친구가 전화를 하면서 별 일 없냐고 안부를 묻는데
    그 때마다 대답은 별 일이 없어서 문제라면서 웃지요.

    별 일 없이 지낸다는 것,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14. Lisa♡

    2009년 3월 18일 at 1:35 오전

    왕소금님.

    제 사진 그렇쵸?
    히히…기분좋아라.
    특히 감각적이라는 말이 좋아요.
    저 감각적이거든요.
    스스로~~

    별일없다는 게 참 좋은 것이다라구요.
    별일없이 지냅시다.
    걍———————————   

  15. 도토리

    2009년 3월 18일 at 2:32 오전

    리사님..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사진 속에서 금방 알겠던데요..
    명랑소녀 스탈.. 찾으니까 바루..ㅎㅎ
    행복바이러스이신듯 하옵니다…^^*   

  16. Lisa♡

    2009년 3월 18일 at 3:08 오전

    도토리님.

    명랑소냐녀스탈 맞습니다.
    크크크–이거 큰일났네.
    때로는 불량소녀스탈로 찾으삼.
       

  17. 광혀니꺼

    2009년 3월 18일 at 4:24 오전

    찍사 솜씨가 부족해
    그렇기도 하지만
    실제 리사님의 경우는
    제가 찍어본 결과
    사진빨 진짜 안받는분 중
    손가락 안에 들어갑니다.
    실제 모습이 나은게 좋은것인지
    사진빨 좋은 모습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지간에 사진빨 안받는편…
    그날은 더군다나 광각으로 잡다보니
    더욱…
    이건 핑계로 들리시겠지만~

    다음번엔 그래도 좀더 낫게 찍어볼께요.
    제발 찍사 짜르지 마세요~
    ㅠㅠ;;

       

  18. Lisa♡

    2009년 3월 18일 at 4:34 오전

    으하하하…광여사, 아니 짱구맘.

    집에서 야구보면서 혼자 박수치고 난리야.

    이기고 있어//5회초야.

    사진빨 안받는다는 건 늙었다는 증거야.
    그런데도 자꾸 옛날을 그리워한다는 거지.
    웃기지?
    그런 것에 집착하는 걸 보면 말이야.
    담에 날 짤라줘—사진기 안에서…ㅋㅋ   

  19. 리나아

    2009년 3월 18일 at 6:14 오전

    사진마다 이니셜이 ——
    사진이 대체로 조용해서 좋아요~~~~~근데,
    사진 자체의 내용보다 글에 시선이 더 뺏긴다고해야나~ 지금은 좀그래요~

    나두 언젠가는 `lina` `sofi` 중 하나 넣어봐야지~~~ 이니셜에 시선뺏기게~!! ㅎㅎ   

  20. 광혀니꺼

    2009년 3월 18일 at 7:06 오전

    그러다
    피 나면 어떻게 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21. Lisa♡

    2009년 3월 18일 at 7:54 오전

    리나아님.

    소피는 왜요?
    우리딸 영어이름이 소피인데..
    ㅎㅎㅎ…시선이 제 이니셜에 뺏간다구요?
    아님–제 글에 빼앗긴다구요.
    아무데나 빼앗시긴 하네요..ㅎㅎ
    이니셜 넣으면 사진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22. Lisa♡

    2009년 3월 18일 at 7:54 오전

    짱구엄마.

    피는 감수토록 허지—   

  23. 리나아

    2009년 3월 18일 at 11:47 오전

    `lina`는 여기서 쓰는 닉. 리나아 이구요.
    `sofi`sophi는 본명. 소피거든요.
    언젠가 딸래미 본명이 소피아~라고 쓴걸 본적이 있어 알아요.
    나와 같은 본명이구나~했지요..
    그래서 기억하고있어요.
    멋진 사진을 즐기며 보고 싶은데 사진의 글자(lisa)가 눈에 먼저 와닿아서
    아직은.. 좀 방해?가 된다는 뜻?이요.
    하지만 익숙해지면 작아 보일 때가 오겠지요~

    지금은 ( ex )옷의 디자인이나 색상을 봐야하는데 상표먼저 찾게 되는것처럼..??

       

  24. Lisa♡

    2009년 3월 18일 at 11:49 오전

    sophi님.

    스펠까지 똑같네요.
    그럼 태생이 미국인가요?
    시티즌?
    리나아님.
    궁금증 유발하는 거 알죠?
    음…사진은 표시나지 않게 작게 하거나
    가늘게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사진이 도용되어요.
    잘라내고 쓸 수 있거든요.
    여러가지 다 해보고 그냥 하얀칼라로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조금씩 바꾸려고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허비되어 한꺼번에 하다보니..쏘링.   

  25. Old Bar^n

    2009년 3월 19일 at 2:55 오전

    이닛ㄹ이 예쁩니다.
    근데
    중앙에 넣으니까 사진이 좀 덜보여요.ㅎㅎ

       

  26. 채원 조이령

    2009년 3월 19일 at 12:56 오후

    그대의 손을 잊지 못할 거 같아요~^*^
       

  27. Lisa♡

    2009년 3월 19일 at 1:30 오후

    올드반님.

    이니셜 때문에 사진이 안보인다구요?
    그럴 이유가 있으니 잠시 양해바랍니다.
    이니셜이 좀 큰가요?   

  28. Lisa♡

    2009년 3월 19일 at 1:31 오후

    조이령님.

    아………..그러세요?
    ㅎㅎ
    못생긴 손 봤구나.
    아님 따스한 손요?
    미인을 봤으니 저도 기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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