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쌓아 논 잡지, 여러 권의 소설, 잡동사니와 이면지로 사용할 A4용지들에선 먼지가 풀썩거렸어.
오늘 작정을 하고 말았지…창가를 말끔하게 치워보기로 말이야.
그러면서 너를 생각했어, 그리고 또 너도 말이야 생각을 했었지.
작은 액자 속에선 아들의 유치원이 웃고있었고, 네가 카피해서 주었던 (편지지로 사용할 때)
20대의 내가 보이기도 하네..반가웠지.
유혹하는 글쓰기도 숨어있었고 달려라 아비도 이면지 속에 숨어있더라구~
창가에는 말이지-뉴욕과 런던과 뮌헨도 있구 말야, 교또도 있더라구.
다 나의 작은 소품들에서 나온 이미지들이지.
어쨌든 창가는 이사 온 이후로 가장 깨끗해지고 말았어.
그런대로 뭔가 한 가지 일을 하고 말았다는 뿌듯한 마음이 슬그머니 생기는 거야.
앗…야구를 하고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TV를 켜니 막 일루로 주자 한 명이 나가고 있더라구.
그래서 박수를 치기도 하고골똘한 모습으로 야구관전을 헀던 거야.
결국 야구는 기분좋게 이기고 말았지만 하는 동안 좀 두근거리기도 하고 겁나기도 했어.
이치로 같은 타자가 한 방치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야.
야구를 보면서 된장국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서 김치랑 유채나물과 함께 점심을 먹었어.
중간중간에 컴퓨터를 하면서 또 너를 생각했어.
창가에 새 한마리가 날더니앙상한 나무위에 요염하게 앉더라구.
카메라를 만질까, 말까 하다가 관두기로 할 즈음 그 새는 날아가고 없더라구.
중간에 전화가 두 번 왔었어.
그냥 네 생각이 많이 나는 날이었어.
근래에 너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너도 마찬가지일 거야.
야구가 끝날 즈음가락시장을 갔어.
주자 만루에 볼카운트 만루에서 밀어내기로 1점을 추가할 때 승리를 굳혔다고 했어.
계피를 한 봉지 사고 (2000원) 고등어를 만원어치 (4마리) 샀어.
역시 가락시장이 동네보다는 가격면에서 월등히 저렴하더군.
그런데 사고나서 옆의 좌판을 보니 내가 방금 산 것 보다 훨씬 싱싱하고 뚱뚱한 게 있잖아.
잠시 갈등이 일어났어, 물리긴 그렇고 좀 더 살까하고 말이야.
그냥 참았어..그리고 암예방에 좋다는 양배추를 한 통샀어.
아…….쑥도 샀어.
주차비는 공짜라고 생각한 내가 나오려니 1000원을 내라고 하더라구.
공짜 주차는 15분이래…15분만에 무얼 사겠느냐구.
집으로 와서 잠시 책을 보다가 쑥국을 끓였어..물론 날콩가루를 묻힌 국이었지.
그리고 고등어를 투덜거리면서 조림을 했어.
네 생각이 나더라구…너도 고등어 조림을 좋아할 거란 거지.
별로 할 일도 없고 그래서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이란 영화를 봤어.
독일 영화인데 요즘 계속 독일영화가 좋더라구..
깊이가 있고 예술도 곁들여져 있는 영화들이라서 그런가봐.
아주 마음이 서글퍼지는 영화였어.
자식들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더라구,,,영화 속에 나를 자꾸 투영시키는 모습을 발견했어.
사랑을 진실로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의 척도는 어디까지일까?
너는 사랑을 아는 것 같애.
나는 늦게 알게 되었지만 넌 이미 알았던 것 같더라구.
내가 잘못 봤는지도 몰라.
다 잘 보더라도 하나 정도 잘못볼 수 있고 거의 잘못 판단하더라도 하나쯤은 바르게 판단할 수도 있으니까.
내 판단이 정확하다면 너는 아주 괜찮은 인간이란 거야.
고급스러운..그러면서도 괜찮다 여겨지는 인간 좀 힘들잖아.
넌 그래.
만족스러운 하루가 가네.
창가도 만족스럽고 말이야.
만족한 CD도 한 장 들었어.
누군가에게서 받은건데 여러 장르음악이 섞여 있었어.
이제 하루는 CD정리를 해야할까봐.
매일 이렇게 창가 정리도 하고, 음악듣고 졸다가 CD 정리도 하고 책도 보면서 살면 좋겠지?
내가 할께–
차분한 하루였어.
그런대로 행복도 가미된 하루말야.
너는 어땠어?
shlee
2009년 3월 18일 at 3:20 오후
너라는 괜찮다 여겨지는 인간
나는 아니겠지?
^^
하지만 ~
세상에는 이런 인간 저런 인간
벼라별 인간이 다 있으니…
^^
우연인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이 영화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봤구먼~
내가 보고 싶은거
내가 먹고 싶은거
내가 가고 싶은곳
마음껏 누리고
행복하게 사는 구나
반말 해도 되는 분위기~
ㅋㅋㅋ
八月花
2009년 3월 18일 at 3:54 오후
길가 꽃집의 프레지아가
길 가는 내 코를 계속 붙들더라..
흐린 날
나두..
그럭저럭 괜찮은 날이었어..
ㅎㅎ
이만하면
파스텔 톤 쯤은 되나?
리사님, 잘자요.
Lisa♡
2009년 3월 18일 at 4:09 오후
야자…time이군.
쉬리는 아니겠지?
아직 터놓고 만나본 적이 없으니 말이야.
아무래도 우연이라고 해야할겠지.
우연치곤 어째 각본같지만^^*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꼭 보란 말 해주고싶어.
조블의 40-넘은 사람들은 다 봐야할 것들이야.
많이 쓸쓸해지다가 많이 따스해지더군.
나라도 마음껏 누려야 대리만족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네.
야자타임 억쑤로 재미있다 얘~
Lisa♡
2009년 3월 18일 at 4:11 오후
팔월화.
여긴 야자야.
모노톤을 조금 벗어났군…
다행이야.
너무 혼자 모노톤이면
짜증나.
혼자만 멋진 척 하는 거 아니거등..
이만하면 파스텔톤으로 접근하는거지.
아..프리지아 말이지?
꽃을 좋아하는 군.
여기 마음 약한 사람 못들어오겠다.
그치?
파스텔톤.
그리구 반말은 끝까지 혀도 된다구 …
그러니 너도 잘자.
shlee
2009년 3월 18일 at 10:12 오후
야~
자?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재미 있는 일기를 만들어 보길~
Lisa♡
2009년 3월 18일 at 10:59 오후
아이 깜딱이야—
슈에
2009년 3월 18일 at 11:42 오후
하이 리사야~~ㅎ
고등어 조림 넘 맛잇었겠다…
아침을 무슬리에 요쿠르트 비벼먹었으니
고등어 소리에 침이 꼴가닥…ㅎ
오늘 12년만에 친구를 만나게됐어.
우연히 시드니에 살고있는것을 지난주 알게되 전화로
일단 수다 2시간 떨고 오늘에서야 점심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젊어보이고싶어 우리둘다
거울앞에서 꽤나 시간을 보내겠지?..ㅎㅎ
날씨도 넘좋아 둘이 드라이브가기로했어.. ..
아쉽게도 남자아니고 여자야…ㅋ
Lisa♡
2009년 3월 19일 at 1:03 오전
슈에.
참…나..12년만에 만나는데 여자가 더 낫지.
남자가 무엘…더 신경쓰이게 말이야.
그리고 날씨가 너무 좋다니 시샘이 나려해.
여긴 우중충하니 황사가 장난이 아니야.
중국의 황하에서 온다는 황사가 사람잡아.
요쿠르트랑 무슬리를 비벼먹고 그런 사람과
고등어조림 먹는 사람과는 질량에서 부피에서
다 차이 나겠군….
오늘 즐거운 시간보내고 젊어보이는데는 웃음보다 더
좋은 건 없다더군..참, 명랑함도 말이야.
왕소금
2009년 3월 19일 at 3:34 오전
나는 그저 그랬어ㅋ^^
백작
2009년 3월 19일 at 7:03 오전
나두 쑥국에 고등어조림 이 봄에 좋아하는 메뉴인데..
우리집 어제 저녁엔 손바닥보다도 훨씬 작은 새끼조기 세마리 튀김과
콩나물김치국이었어.. 그런대로 맛있었지.
그래도 여기와 보니
쑥향기 가득한 쑥꾹이 훨씬 봄의 맛을 잘 전해줄 거란 생각에..
자꾸 이쪽방을 기웃거리게 되는거야.. 이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
그래도 어쩌겠어.. 봄이잖아..
요즘 운동하러 밖에 잠시 나가면
여기저기 아주머니들의 쑥캐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봄스럽어..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쿡쿡~ 웃어보면.. 아주머니들 힐끔 쳐다보면서..
속으로는 마~악 욕할지도 모르지……별 싱건사람이 다있꾼.. 하며….
그래도 괜찮아…싱그럽고 앙큼함 봄..봄이잖오…
백작
2009년 3월 19일 at 7:05 오전
앗.. 오타.. 싱그럽고 상큼한 봄..봄 이라고 쓰려고 했는데..
그래도 앙큼함 봄도 그리 나쁘지 않잖아??? 봄이잖아.,..하하하..
김남희
2009년 3월 19일 at 11:39 오전
리사 ,안녕!
상투적인 인사는 생략하께.
나와자기는 어떤사이일까?
그날 뒤풀이 이후로 한번쯤 그쪽에서 연락올까 약간 기다렸어.
역사가 이루어 질라면 일방적이면 안되잖아.
자주는 아니더라도 주거니 받거니가 되야지 정이 생기는거라 난 생각 하는데…
이러고 있다 내가 또 발표회오라고 하면 난 염치없는 사람 되는거 같아 마음이 불편해 이 글 적어.
난 분명 발표회 하면 사진땜에라도 저번보다 더 절실히 자기네들에게 연락 할것 같은데…
그럼 나 많이 미안해질것 같아.
내 맘 불편한게 내겐 가장 큰 벌인데 벌받기 싫어 미리 자수해놓는거야.
내 필요 할때만 빌붙는 사람 되기 싫어서…
리사가 많이 바쁜거 알지만 언제 시간되면 눈도장 미리 찍어 두게 해줘.
내 필요할때만 자기네찾는 싸가지없는 인간 되기 싫걸랑.
난 요즘 소녀시대 GEE 안무 배우고 있어.
근데 노래가 너무 빨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역시나 단순하게 딱 하는 그대로만 하며 즐겁게 살고 있어.
방학이라 바쁘고 지여웠다 개학되니 못보던 사람들이 그리워졌나봐 ㅋ ㅋ
Lisa♡
2009년 3월 19일 at 1:23 오후
소금아….짠돌이….히히
너도 그랬구나.
역시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한가봐?
Lisa♡
2009년 3월 19일 at 1:26 오후
백작.
오랜만…
야자타임하니까 이렇게 말도 놔보구 넘 재밌따…
콩나물에 김치국도 좋아해..하지만
요즘은 냉이국이나 콩가루 묻힌 쑥된장국이 더 봄스럽지?
나도 쑥캐러 가려고 한느데 우리동네는 아직..
그나마 조금 나온 냉이가 있었는데 엊그제 어느 엉뎅이
펑퍼짐한 아줌마 한 분이 다 걷어가더군….내 것도..
섭하더라구~~이그 한 발 늦은 것 가트니라구.
암튼 백작..그대의 몸이 상큼하던 앙큼하던 봄은 봄이로소이다.
Lisa♡
2009년 3월 19일 at 1:26 오후
남희야.
그러잖아도 네 생가가 많이 했어.
뉴욕갔다가 와서 정신없었거든…
다다음 주에 보자.
내 그러잖아도 자기한테 함 쏠라캤다.
아이스와인은 들고와..두 병!!
알았지?
내 전화 때릴께—
김남희
2009년 3월 19일 at 1:40 오후
쏘고 안쏘고를 떠나 내가 원한건 소통이라는거 알지!!!
자기는 똑똑하니까 알거라 믿어.
리사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면 난 그걸로도 행복해~~
Lisa♡
2009년 3월 19일 at 2:05 오후
소통이란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데..
후후후—기둘려.
보자, 곧~~~
김진아
2009년 3월 20일 at 12:15 오전
어른들 대화에..
애들은 가라…아니..빠져야 할것 같아요..ㅎㅎㅎ
(독일영화 그 영화 참 좋아요..그러다..웃기는 영화들도 많구..
다마모에 라는 일본 영화 보다가..뚜껑열렸다..반쯤 닫혔다..
역시나..절반밖에 보질 못하고..꺼버렸어요..엄마,아내, 여인…나..깜깜함이여요..
그영화..)
Lisa♡
2009년 3월 20일 at 1:46 오전
진아씨.
분위기 망칠래?
요———–기.
보미
2009년 3월 20일 at 4:14 오전
ㅎㅎㅎ
야자타임
내도… 하루 지냈지만
기냥저냥 지낸하루
오전엔 시내 병원 노방전도
오후엔 밭으로
달래 냉이 쑥 5000원정도 뜯어왔어
이쁜 리사동상께 보내고 싶지만
이꼴가잖은걸로 우체국 당일배송 갈려니 쪼매…
광혀니꺼
2009년 3월 20일 at 4:38 오전
오늘도
한일전 야구 하는데…
지금 스코어 2 : 5라네요.
아마 질것 같은 분위기…
지는것인지
이기는 것인지
도대체 이노무 야구는
진놈 또 올라오고
이긴놈 또내려가고
알수가 없는 노릇이지만
언제 제대로 아는게 또 뭐 있었나 싶어서…
쩝~
점심 드셨어요?
리사하트님 정리정돈하고 계시다니
우리집도 손좀봐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가능할지…
Lisa♡
2009년 3월 20일 at 2:12 오후
보미씨…ㅎㅎ
그런 거 보내줘도 상관없는데..
워낙 나는 쑥이나 나물같은 걸 최고로 좋아하거든…
아이고 반말하니까 너무 좋다.
왜냐하면 이럴 때 친구처럼 어른스러워지는 기분이라서 …
Lisa♡
2009년 3월 20일 at 2:14 오후
야–광여사.
분위기 또 깨네.
야구졌지…당연히.
짜증나지만 오늘은 져줘도 된다.
그래도 이왕이면 내리 이겨야 하는건데.
코가 납작해지게..
월드시리즈 야구도 결국은 아주 상업적인 대회로
당연히 일본과 우리가 이렇게 자꾸 붙게 해서
하나의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고 또 자기네한테 유리하게
조를 짜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