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가 빈볼로 쓰러질 때 불쾌감이 들면서 뭔가 예감이 나빴다.
본래 오늘은 거제도의 장승포 선착장에서 떠나는 배를 타고 나가는 지심도에
가기로 한 날이다.
어제 비가 왔고 오늘도 그 쪽엔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해서 포기하고 있었다.
본래 하늘을 뒤덮는 지심도의 동백꽃이 지는 이 즈음은 핏빛 꽃비가 진정한 볼거리라고
친구 덕이가 하도 강추하길래 (어제가 하이라이트) 오늘 새벽같이 떠날 예정이었다.
뭔가 찜찜하고 비온다는 말에 포기하고 야구를 보기로 하고 TV 앞에 앉았는데..
2:2일때 기분이 드뎌~~왔구나 했었다.
김태균이 스트라이크 아웃을 계속 당하질 않나, 기분이 흐려지더니 결국 6:2로 졌다.
이치로가 수비를 어찌나 잘하던지…
지심도도 못가고 야구도 지고 이래저래 안풀리는 날이었다.
예전에는 이대 앞으로 가면 요즘 유행하는 옷을 다 볼 수 있었다.
얼마 전에 딸의 옷도 좀 볼까 싶어서모모하우스 간 김에 옷가게들을
둘러보았다.
눈에 띄는 가게도 없고 어딘지 모르게 물이 간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못했을 수도 있다.
내가 알기로는 요즘 뜨는 옷을 살 수 있는 곳은 이태원이다.
이태원에 본래 있던 공영주차장이 지금은 공사 중인데 그 주차장이 있던
뒷골목부터 시작하는 옷가게들과 그 골목을 따라 올라오면있는 이태원시장 상가
부분이 다 요즘 부쩍 뜨는 옷가게들이다.
예전에는 동대문이나 남대문에 옷을 저렴하게 구입하러 가곤 했는데
요즘은 시간낭비 할 필요없이 이태원 골목과 분당 정자동의 옷가게들이
그런대로 바잉을 잘 해다놓는다.
가격도 그렇게 바가지가 없고 믿을만하다.
의상학과 교수로 있는 친구가 연구년으로 잠시 뉴욕에 나가있다가
들어왔다고 저녁에 집으로 초대를 했다.
와인이나 마시자고해서 치즈를 좀 사서 들렀다.
와인을 따르다가 갑자기 옷들을 마구 꺼내더니 보여준다.
패셔너블한 옷들로 내어오는대로 입어보니 나에겐 화려한 옷들이 어울리지않고
아방가르드한 옷들이 어울린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예를 들면 비비안 웨스트우드나 마르니 같은 스타일이 내 스타일인 것이다.
비즈가 달리거나 레이스가 주렁주렁한 옷들은 내가 걸치면 유치해 보였다.
그런데 와인은 언제 마시는거야?
2월 뉴욕 방문 때 내가 간 다음날 그녀는 서울로 잠시 들어왔다가 내가 나오는 날 담 날
다시 뉴욕으로 들어오는 둥 우리는 계속 엇갈렸었다.
드뎌 오늘 만난 우리는 수다를 떨며 까불고 놀았다.
디자이너인 조카나 의상학과 교수인 그녀의 공통점은 옷을 절대 버리거나 남주지 않는다.
그러니 패션과 관계되는 일을 하나보다.
뉴욕에 관한 자료로 다닥다닥 메모지를 붙여서 공부한 노트를 보여주면서 책을 낼 거란다.
뉴욕의 맛과 멋 따라하기라나?
뉴욕의 클럽문화에 대한 이야기에 웃고넘어가보자.
클럽을 들어갈 때는 무조건 ID 카드가 있어야 한단다.
그래서 그녀는 여권을 카피해서 갖고 다니면서 들어가곤 했는데
어느날 인도피가 섞인 미국남자애랑 같이 부비부비를 추다가
헤어질 때쯤 그가 "How about tonight?" 하더란다.
깜짝 놀란 그녀가 생각해본 일 없다고 하자 그 남자가 됐다고 하며
바로 사라지더란다.
요즘 풍속도는 거리낌없이 하루 자보고 그런 다음 섹스가 맞아야
계속 만남도 이루어지는 그런 추세를 쫒나보다.
근래에 본 영화 중에 60대 노교수가 사랑에 대한 대담에서 사회자에게
옛날 우리때는 여자랑 잠 한 번 자려면 미친 척하고 덮치거나
오랫동안 떼를 쓰거나 결혼하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자유롭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섹스 전에 너 건강하냐고 묻고 만약 나를 속이면 나중에
너를 고소하겠다는 말까지 하고 진행한단다.
영혼이 배제된 그런 만남이 뭘그리 좋을까.
나도 기성세대의 반열에 합류 중이다.
전화하는 게 싫어졌다.
딸이 메일로 오랜만?
이라는메일을 보낼 정도로 자주하던 전화조차 귀찮아졌다.
나의 전화를 기다리는 누군가도 있을 법한데 전화가 하기싫다.
그냥 오전을 tv를 보면서 허리다친 이처럼 계속 누워있었다.
그냥 그게 좋았다.
그럼에도 시간은 정말 잘 지나간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 시간이다.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점점 중력을 느낀다.
점점 가라앉고 처진다.
운동도 싫고 움직이기도 싫다.
살이 찌는 소리가 새싹돋는 소리만큼 들린다.
나를 이겨내야하는데 게으르다.
자주 게으르다.
오드리
2009년 3월 20일 at 4:30 오후
어쩌면, 정말 이쁘구나. 딸이랑 꼭같네.
오를리
2009년 3월 20일 at 5:15 오후
역시 얼굴이 길어야 미인!!!!
어제밤 야구보다가 한국선수가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질때
일본선수가 고의로 던졌다는
생각을 떨처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데레사
2009년 3월 20일 at 6:03 오후
공이 머리에 맞았을때 아무래도 일부러 그러는것 같았어요.
스포츠맨쉽에 그럴리야 있을까 하고 머리를 흔들어 봐도
아무래도 찜찜해.
275 가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근성있는 선수라…..
우리가 베네주엘라에 이기고 일본이 미국에 이기고 그래서 또 한판
붙는 일이 생길것도 같고.
리사님.
저 사진 예뻐요.
Lisa♡
2009년 3월 20일 at 11:33 오후
오드리언니.
딸이랑 똑같다고 다들 그러네.
내 예전 사진을 보면 그런 사진 많아..
그러니 피는 못속이나봐.
저 사진은 운전면허증 내느라 찍은건데
예전에….작은 게 하나남아있길래
작은 액자에 넣어두었지….ㅎㅎ
그런데 그때는 별로더니 시간이 지나서 요즘보니
이뻐보여—
Lisa♡
2009년 3월 20일 at 11:34 오후
오를리님도 참…
그거 지난 번에 봉중근이 어프로치하던 거에
대한 하라감독의 계획같죠?
Lisa♡
2009년 3월 20일 at 11:35 오후
데레사님.
275—–ㅋㅋㅋ
맞아요..젊은 기분이네요.
미국이 이겨버리면 좋을까?
아니면 같은 동양인끼리가 좋을까?
글쎄 아무래도 다시 붙으면 더
재미있겠죠?
슈에
2009년 3월 20일 at 11:51 오후
사진이 삐딱하게 놓였으니 내 고개도 왼쪽으로 30도 기울여서..ㅎㅎ
참 예뻐요..참 하게 생겼다고 할까..ㅎ
지금은 원숙한 섹쉬한 멋이든 예쁨~~!
그때는 별로여서 박스아래 깊이 박혀있던것도
지금 꺼내보면 왜 그리 터질듯한 뺨에 젊고 예쁜지요…ㅎㅎ 동감 동감..
Lisa♡
2009년 3월 21일 at 12:17 오전
슈에님.
고개 운동 하셨네요—
젊다는 게 그래서 좋은가봐요.
지나고보면 그때가 참 아름다웠다느니
그때만큼 간지가 안난다느니…히히.
저 사진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좋으네요.
제가 좀 참했었는데 요새는 펑덩해요.
길
2009년 3월 21일 at 12:27 오전
이뻐요, 리사님.
짙은 눈썹, 도톰한 입술.. 사진속의 모습과 거의 변한 게 없으시네요. ^^
잘 지내시는거죠?
다들 뵌지 한참 된 거 같아서 보고싶네요.
젊은 날에는 그토록 혐오하던 기성세대에 저 자신이 포함되어 있음을 자주 확인합니다.
그때마다 섬뜩하고 살아온 날에 대한 회한이 생기지만 지금도 나쁘진 않군요.
대신 ‘꼰대’ 티를 덜 내려고 애는 씁니다. ^^
조만간 좋은 자리에서 뵈어요, 리사님.
주말 잘 보내시고요.^^
Lisa♡
2009년 3월 21일 at 12:45 오전
길님.
그러고보니 예나 지금이나 짙은 눈썹만은 변함이 없군요.
꼰대 되기 싫었는데 어느새 꼰대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길에서나 지하철에서나 백화점에서나 서로 안하무인격으로
껴안고 비비닥질 하는 것들이 꼴보기 싫어지고 한마디 하고플
때도 많거든요.
드라마도 마찬가지구요—-변하는 게 나이인가봐요.
함 뵈어요—차도 바꾸고 했으니 한 턱 쏘셔야지요.
왕소금
2009년 3월 21일 at 1:24 오전
젊은 시절 왕소금 버금가는 사진을 보니까 되게 반갑네여ㅋ
에휴~이쁘라~~^^
Beacon
2009년 3월 21일 at 2:51 오전
맨 윗사진은 누구냐.. 물어볼랬는데 ,,
리사님 어릴 적인지 딸램인지.. ㅎㅎ
이뻐요.. 독특한 매력..
Lisa♡
2009년 3월 21일 at 3:12 오전
왕소금님.
컴퓨터에 대고 뽀뽀하기없기요~~
왕소금님 그럴 위험이 있쪄—-켁
목졸리는 소리~~
Lisa♡
2009년 3월 21일 at 3:12 오전
비컨님.
딸램은 저 사진보다 더 이뽀요.
저도 실물이 사진보다 더 이뽓구요.
다 착가이거든요.ㅎㅎ
잘 지내나> 궁금?
도토리
2009년 3월 21일 at 4:53 오전
정감어린 얼굴..
게다가 예쁘고 참해보이기까지…
실물이 더 낫다하시니
왕 궁금해지네요…ㅎㅎ^^*
Lisa♡
2009년 3월 21일 at 7:19 오전
도토리님.
몰라요—
저 시진 20대 후반 사진입니다.
지금은 완전 다른 얼굴이지요–
절대 기대하면 안됩니다.
웬일이니~~~~
광혀니꺼
2009년 3월 21일 at 8:52 오전
조금 게을러져도 개안아요~
여전히 세상은 잘 돌아가고
하늘이 무너지는것도 아니고
땅이 꺼지는것도 아니드라구요~
걍~
냅두세요~
Lisa♡
2009년 3월 21일 at 9:32 오전
다 산사람처럼 굴기는….
박산
2009년 3월 23일 at 11:19 오후
게으른 것이 ‘꼰대되기’라
그거 아닌데
꼰대는 점점 더 부지런 해지는데 ,,,
Lisa♡
2009년 3월 23일 at 11:43 오후
박산님.
게으른 거 빼구요..
음..
뭐냐면 보수적인 지독히 보수적인 부분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