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간단히약속이 있었다.
약간은 어려운 자리였다.
뭔가 불편하다는 건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3명이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한 명은 딴 생각만 하고 있다.
그녀는 늘 만나고보면 딴 생각만 하는 스타일이다.
시선이 허공에서 맴돈다는 걸 척보면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착하다고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여긴다.
주로 말 않고 조용하면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거나 착하다고 규정짓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살면서 느낀다.
눈에 튀지 않는 스타일들은 일단 살림도 잘 하고 모범적일 거라고 믿는
사람들도 간혹 보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어른이 된다는 건 경륜으로 사람을 대충 알아 본다는데 있지 않을까?
글에서도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블로그를 봐도 대충 사람 스타일이 나온다.
답답함은 어쩌면 지나치게 진보적인 나의 부피에 비해 상대가 지나치게 깊은
경우일 수도 있겠다.
어려운 자리의 어려운 사람인 그 VIP가 내게 말한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여지껏 살아오면서 최고로 꼽는 단 한 편의 영화를 꼽으라면?
한 편의 영화라….
어려운 질문이지만 묻는 말에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게 나의 임무이다.
게다가 VIP 아닌가?
‘대부’ 라고 말했다.
VIP는 자기 친구 중에 영화광이라고 자처하는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라고 대답했단다.
그 영화도 정말 최고로 꼽고 싶은 영화랍니다.
VIP는 바람과 함께..가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자기네 역사가 담긴 영화로 우리나라의
정서에는 맞지않고 그래서 자기는 별로라고 생각하고 아무리 골똘히 회상해봐도 별로란다.
초대받지않은 손님이라는 영화가 자기가 본 영화 중에 최고란다.
그 영화도 정말정말 좋은 영화로 한 대사도 놓치기 싫은 영화지요..라고 말하는 나.
-대부는 몇 번 봤어요?
VIP는부분적으로 조금씩 봤고 전체적으로는 보지도 못했단다.
부분적으로~~에 밑 줄 좌악~~
그럼 전쟁과 평화는 러시아 사람들의 구미에만 맞겠다.
ET는 외계인의 구미에 맞을 것인가?
컬러퍼플은 흑인들한테만 맞는 것일까?
사기는 중국인들만 좋아하고 정서에 맞겠다.
영화를 보면 스토리만 보는 게 아니다.
배경음악과 칼라들, 기발한 상상들과 의상, 연기..그 속에 녹아있는 조화.
인간군상들의 수많은 조건들과 그들의인생을 대신 경험하고
몰랐던 세계를 경이롭게 알아가기도 하고 예술적인 부분들, 가보지 못한 세상의
많은 부분들을 대리만족으로가보기도 하고 봐야 할 많은 건축물들과 자연들과
대사들에서 나오는 힘과 감동과 시시함을 보는 게 영화다.
어찌 남북전쟁이 있다고 자기가 클라크 케이블을 느끼하다고 미국인에게 맞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지..
규정지어진다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느낀다.
집으로 빨리 가고싶었다.
지겹다.
VIP 라도 지겨울 때는 지겹고 싫을 때는 싫다.
서둘러서 일어났다.
어려운 자리에서는 핸드폰은 꺼놓거나 진동으로 하거나 와도 별 일 아니면
전화를 받지 않는 게 내가 정해 논 법칙이다.
그런 내가 오지않는, 걸 때도 없는 전화를끄집어 내어 즉시 연락이 올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즉시 연락이 왔다.
주고 받았다.
버릇이 없다거나, 매너가 아니라거나, 산만해지거나, 재수 없다던가, 기분이 나쁠 수 있겠다.
상대방이…
일부러 그렇게 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되도록 사람을 가려서 만나야겠다.
VIP가 아닌 사람들은 대부분 다 괜찮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내가 VIP 랑은 맞지않다는 증거이다.
구태여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살면서 그렇게 일부러 나쁜 태도를 보인 건 첨이지 싶다.
가능하다면 밤 12시 이전에 잠을 자기로 나와 합의했다.
집에서 이삼일을 빈둥빈둥 지내고도 피곤한 게 왜일까
생각해보니 결국 잠을 늦게 잔 점이 걸렸다.
드라마가11시 쯤 끝나면 그때부터 영화를 보는 버릇이
아주 나쁜 습관이라는데 도달했다.
그러다보니 잠을 1시나 2시에 자게되는데 그것이 결국
피곤함에 악영향이였다.
그리고 아침에는 어김없이 7시에 기상이니 어찌 견디랴.
11시나 12시 전에는 반드시 자야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밤늦게 외출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이가 들면 빨리 자고 일찍 일어난다는데 나도 이젠~~
하지만 그 습관이 아주 괜찮은 습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점점….가고있다.ㅎㅎ
테러
2009년 3월 24일 at 12:06 오전
아.. <영웅본색>을 10번쯤 본 저는 홍콩 마피아인가봐요…ㅎㅎ
미군 퇴역장교도, 미국 학생도 아닌 저는 <여인의 향기>가 왜 그리 좋았던지..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DVD로 사 둔 저는 뱀파이어 혹은 트러커..ㅋㅋ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반한 저는 친일파…ㅋㅋㅋㅋ
‘어설픈 사회과학’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논리도.. 인과관계도.. 배경지식도.. 너무나 어설프고 얄팍한…
근데 정말 배웠다 싶은 사람들이 이런 어설픔을 자신있게 설파할 때는…
정말 이민 가고 싶어지죠….
Lisa♡
2009년 3월 24일 at 12:15 오전
그 VIP는 S대 출신이고
우리나라의 VIP입니다.
내 말이 다 맞다는 게 아니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끔찍하더군요.
우리나라의 투명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어느 나라도 다 마찬가지라고 그나마 우리나라는
순진한 투명성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처럼 선진국을 자처하면서 썩은 공무원들이
어디있을까—-
봄길
2009년 3월 24일 at 12:26 오전
그게 말이죠,,,에…..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는 건데요….
나이가 점점 들수록 <꼬운걸> 못참게 되더라 이런 이야기인데요.
리사님도 아마 5년전이었으면 참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괜히 썼나?)
Lisa♡
2009년 3월 24일 at 12:27 오전
으하하하………
크크크ㅡㅡㅡㅡㅡㅡ일단 쫌 웃꾸요—헤헤헤으헤헤..
봄낄님.
맞아요, 그럴지도 몰라요.
흑흑..이제 울 차례~~
나이가 나이가 자꾸 날 초잡게 만드네요.
으흐흑~~~
꼽긴 꼽더라구요.
드러워서..
드러우면 출세를 하라고 했는데…
우리 올케가…
shlee
2009년 3월 24일 at 12:28 오전
자기만의 잣대를 가진…VI
피~~~
^^
나는 최근에 본 영화가 제일 기억에 남고 좋던데…
[책 읽어주는 남자]
바람과 함께도 좋고
대부도 좋고
일 포스티노
제 8요일
그녀에게
영국인 환자
침밀밀
중경삼림
러브레터
이런 영화…중에서
어떻게 하나를 고르지?
^^
일찍자야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어제는 일찍 잤어요.
밥도 보약이고
잠도 보약
^^
Lisa♡
2009년 3월 24일 at 12:40 오전
쉬리님.
못고른다니까….요.
그녀에게,와호장룡, 프라하의 봄, 위트니스, 책상서랍속의 동화, 중앙역
일포스티노, 드라이버미스데이지, 피아니스트, 포레스트검프, 센과 치이로의..
디어헌터, 쾨아강의 다리, 뮤리엘의 웨딩. 어둠속의 댄서, 브로크백 마운틴,
ET, 쉰들러리스트, 미션, 웨일라이더, 더리더, 삼사라, 레몬트리, 타인의 취향
아메리칸 뷰티, 유주얼 서스펙트, 타인의 삶, 인도로 가는 길, 순수의 시대….
몰라몰라 절대로 못꼽아요.
하지만 대부는 왜 선택했냐면은 이 모든 게 다 들어있거든요.
그래서 최고영화다운 영화로 꼽아요..저는….꼭 하나만 꼽으라면요…ㅎㅎ
오늘부터 무조건 12시 전에는 콜~~~~~입니다.
김삿갓
2009년 3월 24일 at 1:04 오전
대부란 영화가 혹 가드파더 라는 영화 인가요?? 그 영화가 그렇게 재미나요? 흠~!
저는 아직 못 봤는데 지난번 동내 도서관 갔더니 있던걸 얼뜻 봤는데 언제 시간 나면
함 빌려다 봐야 겠네요. 릿사님!! 비아이피… 그땅거 일일히 신경쓰며 살면 혼자만
힘들어 져요. 그냥 딩글딩글 똥글똥글 하며 사는게 최곰니다. 좋은 사람 싫은 사람들도
가만히 관찰 햅면 배울일들이 꼬~옥 있더라고요. 나는 절때 저헣게 않된다던지… 머어
그렇더라구요. . 27 분후엔 야구… 벌써 널비스되네요. 리사님도 야구 즐겁게 보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
Lisa♡
2009년 3월 24일 at 1:33 오전
삿갓님.
알았어요—저도 비아이피 시러요.
괜히 힘만 주니까…
딩글딩글 똥글똥글…깜짝 놀랬어요.
저 말하는 줄 알구요..
갓파더 보인느데까지 다 빌려서 2번 이상 보시길…
김진아
2009년 3월 24일 at 3:35 오전
대부, 콰이강으 다리, 새벽의 7인, 플래툰, 마부,
폭풍의 언덕이라든지..뭐어..인디아나 존스도 재밌구요..
이티도 재밌고..아이구 그중에서 고르라면..어째요..
사람사는 제모양들이요..
산을 보면..그 속에 자리하는 것들과 어쩜 그리 꼭 같은지요..
뭐든, 버릴것 없고..배우고, 자림새에 맞게..볼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런 솔직함의 리사님이..진정 브이아이피..아니..최고여요..^^
오를리
2009년 3월 24일 at 5:26 오전
VIP나 보통 사람들 처음 만나서 대화가
안통한다는 사실을 감지 했을때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이 괴롭워 고역입니다.
그래도 고향에서는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골라서
만날수가 있으나 외국인 이곳은 그야말로
각계각층이 석여 살면서 이들을 만나서
밥잘먹고 건강하게 잘있냐는 인사가 끝나면
할말이 없네요~~~~~
그게 고역입니다..교회를 가도 그렇고
동포모임에 가도 그렇고…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방콕으로 지내며
이곳저곳 다니며 불러그를 들처
보며 세월을 보냅니다~~~~
대화할수 있는 상대를 골라서 만날수
있는 고향에서 산다는것 대단한
축복이 아닐가 합니다..
이렇게 입다물고 살다가 혹시
몇년 더있으면 한국어고 영어고
다잊어 버리는 신세가 될가 걱정입니다~~~~~
왕소금
2009년 3월 24일 at 5:52 오전
Very Impotent Penis를 만났구먼ㅋㅋ
밤과꿈
2009년 3월 24일 at 7:05 오전
위엣 양반은 완전히 왕소금뿌리고 도망갔네^^
으유~~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지?
뭐 그래도 웃음 한 줌은 남겨놨으니 용서해줄 수 있죠?
ㅋㅋ
저보고 꼽으라면…..
‘파워 오브 원’
왕소금
2009년 3월 24일 at 7:50 오전
댓글 보기가 역겨워 하실 때에는
사뿐히 즈려 밟아 지우셔도 되옵니다, 리사님^^
Lisa♡
2009년 3월 24일 at 8:35 오전
진아님.
산이 그렇치요?
산은 언제나 여전하고
꼭 필요한 부분이 그렇게 그 자리에 여전히..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나보죠.
솔직함이 때로는 상대를 민망하게 하거나
오해를 사기도 하니 꼭 좋다고만은…ㅎㅎ
그러나 제 버릇 개 준다고 어쩌겠습니까?
Lisa♡
2009년 3월 24일 at 8:36 오전
오를리님.
이해합니다.
정말 그럴 것 같더라구요..제가 생각하고 주변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다들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외롭고 대책이 없고 갑갑하다구요.
그러니 타향살이라는 게 외로운 거지요.
하지만 거기에 살면 거기에 맞춰 살아야하니
어쩌겠습니까.
블로그라도 있으니 다행이지요?
제 생각에 블로그가 외국에 게신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창구같아요.
여기서라도 얘기 마음놓고 많이 하세요.
Lisa♡
2009년 3월 24일 at 8:37 오전
왕소금님.
그런 사람 만났다면
절대로 화 안냈을지도~~ㅋㅋ
광혀니꺼
2009년 3월 24일 at 8:38 오전
내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정답이라고 말하는 사람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그리고 철석같이 믿는것도 힘든데
그 기준에 나까지 끌어다 붙일때…
어제 저도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침 9시반에 만났는데
밤 9시까지…
아주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와 거리를 둬야겠다고
혼자 생각했거든요.
ㅠㅠ;;
Lisa♡
2009년 3월 24일 at 8:40 오전
밤과꿈님.
파워오브원을 저는 못본 거 같은데..
봐야겠는데 다운받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어휴~~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그 정도는 아니고
좀 지겨웠다는 거지요.
그 사람도 나름대로 한 인물하는 사람인데 제가 감히…ㅎㅎ
그래도 내가 용감하다는 뜻이지요.
Lisa♡
2009년 3월 24일 at 8:40 오전
왕소금님.
항개도 안 역겹는디요~~
좋은디요~~ 제가 워낙…ㅋㅋ
Lisa♡
2009년 3월 24일 at 8:41 오전
광여사.
가끔 친구라도 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있다구요.
그랬구…..나.
12시간동안 지겹기도 하여라.
어서 빨리 헤어지지 착하기도 해라.
나도 가끔 내가 옳다고 주장할 때 많은데
고쳐봐야겠어요.
아고 야구땜에 열받아라~~~
cecilia
2009년 3월 24일 at 10:21 오전
어떤 분이신지 똑똑한 분이신 것같군요.
순진한 투명성까지 아시는 것보면…
Lisa♡
2009년 3월 24일 at 1:12 오후
세실리아님.
^^*
맞아요.
똑소리나는 분이지요.
유명한…ㅎㅎ
산성
2009년 3월 24일 at 10:53 오후
어젯밤에 티비에서 아는 분 봤습니다.
저도 모르게…’어머…누나네…!! ‘ ^^
잠시 눈물 짓는 애틋한 부분만…
그 전에 혹시 리사님도?
겸손해 보이는 그 아가씨 멋지더군요…
Lisa♡
2009년 3월 24일 at 11:28 오후
산성님.
저는 안나왔어요^^*
잠깐 팔만…다행이지.
아..문앞에서 옆모습이 끔찍하게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