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춘기는 어땠나?
그다지 힘들었거나 특별한 기억은 없다.
나의 아이들도 무난하게 사춘기를 지나는 것 같다.
특히 사춘기의 절정기인 중2 부터미국으로 가서 부모를 떠나 있으니
사춘기를 제대로 볼 수 없을런지도 모른다.
이제 고2학년이니 사춘기를 벗어나고 있는 시기다.
아이들이 특별하게 말썽을 부리지않아 특별히 신경써 본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친구가 투덜거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이 그저 재미있고 웃기기만 하다.
어떤 아이는 가출도 서슴치 않는다고 하니 쉽게 보아주기엔
사춘기란 아주 미세하고 조심스러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낮에 동네로 온 친구들과 사춘기 자녀들 이야기하다가
갈치조림이 50미터 정도는 날아갈 뻔 했다.
일단 사춘기의 아이들은 부모랑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단다.
눈을 내려 깔거나 얼굴을 자주 붉히면서 자세가 삐딱해진단다.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라 건드리면 막 터지려고 실룩실룩한다고도 한다.
나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눈을 마주치면 얼른 피해야 한단다.
왜냐고?
눈에서 전자파와 레이저빔을 마구 쏘아대면서 째려 보기 일쑤란다.
내가 말하길 전자파 방지 조끼를 만들면 잘 팔리겠다고 하자 아마 잘 팔릴 거란다.
사방으로 쏘아대는 전자파와 비수같은 목소리에 자주 찔린단다.
어찌나 웃기는지 한참을 웃었다.
우리들이 다 겪었고 내 자녀들이 겪고 또 대를 이어 겪을 일이라 남의 일이 아니다.
그 시기..건드리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시기를 잘 지나면 무난하게
대학도 가고 효자, 효녀도 되는데 그 시기를 잘못 방치하면 무쟈게 고생하는 애들 많단다.
나의 아이들은 정말이지 천사의 날개가 겨드랑이에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사춘기를 잘 지날까?
대화라고 하지만 그게 어디쉽나?
부모가 그 때는 혼자편하게 있을 수 있게 잘 배려해주고
유머를 약간 구사하는 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던가
화를 낸다고 같이 얼굴붉힐 필요는 없다.
뭐 논리적이고 이치에 맞거나 또는 남들 다 아는 일반적인 이야기야
굳이 할 필요가 없지만 한 번은 화를 약간내는 딸에게
"어머, 무서워라///너 사춘기 티내는 거 맞지?"
웃으면서 말하자 딸이 어리광부리면서 아니야~~~엄마~~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여드름 투성이에 밉상처럼 툭툭 말을 던지는 아이들을 잘 건사하기란
엄마로서도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더러워도, 갖잖아도, 꼴깝이라도 절대 참아야 한다.
내가 겪었던 일을 아이들이 겪는 걸 이해 못할 게 뭐있나 싶다.
좋은 싯구라든가 작고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애정어린 선물같은 것도 효과있다.
공부랑 상관없는 편지라든가..
친척 아이중에 고교 2학년까지 전교 1,2 등하던 아이가 집을 나간 일이 있었다.
좋은 집안에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을 가진 아이가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학교에서도 다들 S대를 간다고 하고 부모도 응당 그 학교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을 나가 감감 무소식이었다.
나중에 찾고보니 나름대로 옷장사를 한다는 둥…별 짓을 다한 뒤였다.
워낙 머리가 있다보니 그나마 기숙학원에 넣어서 중간학교쯤은 갔다.
살다가 별 일이 다 생긴다고 그때 나는 놀라며 생각했었다.
그렇게 말이 없고 얌전하던 아이가..
지나치게 간섭하던 엄마의 영향으로 그걸 피하고 싶었나 하는 짐작도 해본다.
하여간 아들 하나 가르치기 힘들다.
딸도 더 어렵지만…세상에 쉬운 게 없다.
나의 사춘기를 생각하면 빨리 어른이 되고싶었다.
사람이 어릴 때는 나이 들고 싶어하고 나이가 들면 어려지고 싶어하는 게
순리인가 보다.
어서 어른이 되어서세상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싶었으니까…
예쁜 옷도 얼른 입어보고싶고, 남자친구랑 팔짱도 빨리 껴보고 싶고..
남들은 좋은 대학을 가서 꿈을 키울려고 작심할 때 나는 놀 생각만 했다.
의당 학교는 알아서 적당히 좋은데를 간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청춘기였다.
사람이 미리 앞 일을 예측을 못하니 더욱 알 수없는 미래를 그렇게 무지개 빛으로만
꿈을 꿨으니 나도 철이 없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아직도 철이 덜든 걸 보면 죽을 때까지 철이 들기는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고 어서 철이 들고싶지도 않다.
그래도 세월은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싫던 좋던 4월이다.
만우절 행사도 하나도 챙겨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화이팅—-4월!!!
도토리
2009년 4월 2일 at 7:41 오전
울 조카딸은 생일이 4월 1일..
학교다닐 때 친구들한테 생일이라고 오라했는데
만우절이라구 안오더래요..
제대로 생일잔치 해본 적이 없다면서…^^
광혀니꺼
2009년 4월 2일 at 10:03 오전
ㅎㅎ
중학교 2학뇬
우리 앙마~
지금 동생하고 노느라
퇴행중…
푸하핳하ㅏㅎ하ㅏ~
얼라 키우느라
정신없이 바쁩니다.
ㅋㅋㅋㅋㅋ
슈카
2009년 4월 2일 at 1:54 오후
리사님의 아이들 겨드랑이에 천사의 날개가 숨어 있다는 부분에서 유쾌하게 웃어요.
저도 신랑에게 등 긁어달라고 할 때 어디? 그러면 날개 있는데.그러거든요;;;
전 사춘기 때 스무살이 얼른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
스무살이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거든요.ㅎㅎ
만우절이 저희 아가씨 생일인데 해마다 생일축하 전화 해 주면서도 오늘이 만우절인데…이 전화가 꼭 뻥 같다고 해요ㅎㅎ
Lisa♡
2009년 4월 2일 at 3:34 오후
어머…도토리님.
제 조카인 미국의 소니아도 같은 날인데..
맨날 만우절이라고 놀리지요.
정말 생일잔치 한다는 거 쉽지 않겠네요.
Lisa♡
2009년 4월 2일 at 3:35 오후
왕소금님.
막바로 장년으로 왔군요.
요즘 혹시 질풍노도의 마음을 겪는 건 아닌지?
왜냐구요?
요새 파도랑 화산이랑 바다랑
다 올리잖아요..관심집중!!
Lisa♡
2009년 4월 2일 at 3:36 오후
광여사.
늦둥이 하나 낳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군요.
Lisa♡
2009년 4월 2일 at 3:37 오후
슈카님.
만우절에 생일인 사람 많네요.
천사의 날개가 분명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겁니다.
잘 찾아보세요.
겨울비
2009년 4월 2일 at 11:25 오후
사춘기가 끝나면요
저처럼 되요.
그냥 그대로 계세요.
화이팅—!!!
멋쟁이 리사님!!!
밤과꿈
2009년 4월 3일 at 12:22 오전
사춘기 커녕 사추기라도 한 번 만났으면 좋겠네…
Lisa♡
2009년 4월 3일 at 2:46 오전
겨울비님.
저는 그렇게 되고픈데
저처럼….뭔가요?
그렇게 열정적인 거?
아님 매력적인 거?
혹은 조심스럽고 조용한 거?
아님 너무 이쁜 거?
아무 것도 아니라구요?
안통한다구요?
알았서요—사춘기 지속!!
Lisa♡
2009년 4월 3일 at 2:47 오전
밤과 꿈님.
사추기….사하기…사동기…
크크크….
제가 볼 때 너무 이성적이라
침입할 자리가 없어서 그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