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터어키 방문 때 반했던 춤이 있었다.
내가 명명하기를 ‘영혼의 춤’ 이라고 말하고 다닌 <세마>라는 수피댄스이다.
이슬람에도 두 派가 있다면 하나는 모하메드만이 진정한 리더라고 믿는 시아파와
평등사상 아래 누구나 자격이 되면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니파가 있다.
수피즘은 두 파가 분리된 후 시아파에서 나왔다.
수피즘의 특징은 일종의 도취 상태에서 신과 교감하고 지상의 도를 깨닫는데 있는데
사상은 형식타파를 통해 어찌보면 순수한 이슬람을 지향한다고나 할까.
(알라를 만나는데 필요한 건 오직 내 마음이다-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
백과사전을 보면 .. 수피즘을 신봉하는 많은 교단(敎團:타리카)이 형성되었는데,
특히 터키계(系) 데르비시는 자가도취의 수단으로서의 회전춤으로 알려져 있다…로
설명되어 있다.
다시 터어키를방문 때 정말 우리나라로 치면 인간문화재급의 세마를 볼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패키지로 가는 여행에서 그런 바램은 이루기가 힘들었고,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지만
간단하게나마 갈증을 풀 수는 있었다.
나를 사로잡은 세마는 일종의 신을 만나러 가는 의식으로 엄숙하게 시작한다.
먼저 검은 옷을 입고 여러 명의 남자가 팔을 앞으로 끼듯 모으고 나온다.
알 수없는 절을 돌아가면서 하는데 방향이 정해져 있다.
양이 있는 쪽을 향해 한다는데 메카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보면 되겠다.
지도자격의 한 남자는 검은 옷을 벗지 않으며 나머지는 음악의 시작과 함께 검은 옷을
천천히 벗으며 돌기 시작한다.
한 발을 지축으로 하고 한 번만에 도는데 무려 1시간에서 3시간 정도를 끊임없이 돈다.
지축의 각도와 같은 머리의 기울기, 팔의 기울기 등이 중요하다.
팔은 돌면서 한 쪽은 하늘을 향하고, 나머지 한 쪽은 땅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 머리에 쓴 긴 모자는 묘표(비석)을 상징하고 검은 옷은 죽음을 상징하며
하얀 색은 수의를 뜻하기도 하고 신을 통해 얻는 부활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마는 죽기 직전 신을 만나는 한 단계를 나타낸다는 설도 있다.
결국 세마 의식은 신과 통하는 춤이라는 결론이다.
세마를 응시하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영혼이 맑아지고 뭔가에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발을 보고 있자면 그 단순한 동작에 나도 모를 하나의 리듬에 빠져 든다.
신성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끄는 유혹이 분명히 있다.
요즘 들어서는 의상에 색을 넣기도 하고 현란한 의상 등으로 치장하기도 한단다.
인도와 이집트까지 퍼져 있다고 한다.
이슬람에서는 수피즘을 하나의 이단으로 취급한다고 하나 세마에 끌리는 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수준높은 수피댄스를 볼 것을 권한다.
외국인들을 상대로 토카프궁 앞이나 히포드롬 광장 등에서 표를 팔기도 한다.
콘야지역의 휴게소에서 찍었다.
콘야는 세마가 제일 번성한 지역이다.
지나다보면 세마의 사진이나 간판 등이 자주 눈에 띈다.
콘야에서 발생한 메블라나파가 세마의 근거로 본단다.
메블라나파는 ‘메블라나 잘랄루딘 루미’라는 시인이자 학자였고
선생이며 철학자이던 그가 창설한 파로 콘야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세마가 여기서 발전했다고 한다.
정말 콘야를 지나면서 세마 모형을 많이 봤다.
세마를 배우러 여러 나라에서 오기도 하고 세마축제가 이 지역에서 있단다.
10월이던가?
세마의 포로가 된 나는 같이 간 k여성까지도 세마의 포로로 만들었으며
둘이서 찾다가 결국은 돌마바흐체 궁에서 파는 세마 도자기를 같이 사고 말았다.
마음에 든다.
시중에서 파는 조잡한 것들과는 다른..
분파를 떠나 종교를 떠나 예술로 승화된 세마를 만나보길바란다.
세마에 대한 깊이있는 글을 보기 위해 국회전자 도서관까지 들어갔으나
목차 외에는 볼 수 없었다.
이 정도의 소개로 그쳐야 할 판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세마를 소개하게 되어서 기쁘다.
레오
2009년 4월 17일 at 5:53 오후
세마 도자기 정말 멋지네요~
아는만큼 보인다는 명언처럼
몰라서도 못보았네요..
너무 흔해진 발리댄스보면서 지루했던 기억이 ..^^
화창
2009년 4월 18일 at 12:12 오전
유럽의 역사가 교권과 왕권의 끝없는 대립의 역사라면 이슬람의 역사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해묵은 원한관계에서 오는 대립의 역사이지요!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의 가운데서 파생된 신비주의 교파가 수피니즘이라지요?
수피니즘의 의식같은 춤 세마는 인도의 춤 발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정말 생경스럽고 신비하기 하더만요!
Lisa♡
2009년 4월 18일 at 12:19 오전
레오님.
잘 지내시죠?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세마도자기 멋지죠?
약 4만원 정도 준 것 같아요.
다른데서는 조잡하고 시시한 것 뿐이던데
돌마바흐체에서는 그럴 듯 한 걸 팔더라구요.
우리나라도 리움이나 예전 같은데서
좋은 걸 그나마 살 수 있는 것처럼요.
핸드캐리어해야하는데 마침 마지막 날이어서
마음 놓고 샀어요.
Lisa♡
2009년 4월 18일 at 12:19 오전
화창님.
보셨죠?
저는 제가 본 춤 중에 파나바우쉬같은 발레보다도
더 좋아합니다.
그만 매료되었지요.
늘 다시 터어키로 가면 봐야지…어떻게든 봐야지
했던 그런 춤이지요.
소리울
2009년 4월 18일 at 1:33 오전
절대자와의 교감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루어 지지요.
수피즘에서는 술이라든가 이렇게 춤으로 무아의 경지까지 들어가서
드디어 신과의 교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따라 해 보다가 어지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왕궁에서 그림을 그리는 한 할아버지에게 쉐마춤 그림을 삿었는데…
오를리
2009년 4월 18일 at 4:59 오전
다큐멘타리에서 세마춤 추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세마춤을 추는 에짚트인에게 시집간 한국여인이
바로 이세마춤에 반해서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만 볼수 있는 세마춤
보러 터키를 어잰가는 갈게획입니다~~~~
아리아
2009년 4월 18일 at 6:41 오전
세마춤, 아주 독특한 느낌입니다
영적인 메시지가 강한 것 같아요
잘랄루딘 루미 시인과 연관이 있다는것도 흥미롭습니다^^
Lisa♡
2009년 4월 18일 at 8:26 오전
소리울님.
요즘은 노래로 까지 번진다고 하네요.
이슬람에서 하는 애잔을 가만히 들으면
뭔가 교감이 오더라구요.
이러다가 이슬람에 빠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따라해볼 엄두를 내셨다니 대단합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은데…요.
Lisa♡
2009년 4월 18일 at 8:27 오전
오를리님.
그래요?
그렇게 멋진 여성이 있단 말입니까?
이집트 쪽에서는 이 춤을 출 때 의상이
제법 화려하게 입고는 추더라구요.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에서요.
다큐멘터리라시면 미국의?
Lisa♡
2009년 4월 18일 at 8:28 오전
아리아님.
자라ㅏ루딘 루미님을 아세요?
어머—신기해라.
그 사람의 시 갖고 있으면 보내주세요.
이럴 때 참 기분이 좋아요.
데레사
2009년 4월 19일 at 3:41 오전
나는 터키 갔을적에 배꼽으로 추는 춤 (이름이 갑자기 생각 안나네요.)
구경만 했었는데…..
세마라는 춤도 있군요.
Lisa♡
2009년 4월 19일 at 4:11 오전
데레사님.
ㅎㅎㅎ
밸리댄스요?
그것도 봤어요.
일부러 옵션으로 볼 가치는 없다고 보지만…
아리아
2009년 4월 19일 at 4:35 오전
여인숙 (잘랄루딘 루미)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玄一
2009년 4월 19일 at 4:41 오전
저도 TV에서 터키를 소개하는 ‘프로’에서 오래 전에 몇 번 보았습니다
특유(고유)의 모자와 의상이 깊게 , 기억에 남아 있으며
특히 절정에서 점차 빠르게 돌면서
치마자락 부분이 펴져서,
환상적인 장면을 이룰 때가 가장 멋진 모습이었답니다
아리아
2009년 4월 19일 at 4:42 오전
봄의 정원으로 오라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잘랄루딘 루미…
玄一
2009년 4월 19일 at 6: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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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
2009년 4월 19일 at 10:52 오전
아리아님.
특히 봄의 정원으로 오라가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여인숙도 또한 깊은 뜻이..그리 마음먹고 살아야겠어요.
시는 그래서 좋은 거네요.
와잘랄루딘의 시집 찾아봐서 사야겠네요.
Lisa♡
2009년 4월 19일 at 10:52 오전
현일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네잎클로버
2009년 4월 20일 at 6:36 오전
언젠가 TV에서 이 춤 추는 장면을 본 것 같은데,
리사님 덕분에 세마에 대해 좀 더 잘알게 되네요.
역시 블로깅하는 장점들 중의 하나! 또 배웠습니다. ^^
세마 모습의 도자기 인형도 멋지고,
터키 여행에 대한 Tip을 많이 얻어가요. 감사해요~ ^^
Lisa♡
2009년 4월 20일 at 9:45 오전
네클님.
가실 때는 또 다른 소소한 팁이 있습니다.
후후후—
이렇게 블로깅의 장점이 있으니 하는 거겠죠?
시간도 많이 빼앗기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