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음악가의 삶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자는 천벌을 받을 거라고 했단다.
하지만 범인인 우리들의 눈에는 음악가의 삶은 위대해 보인다.
영원히 남을 명곡들을 작곡해 많은 이들에게 두고두고 기쁨을 주니 어찌 아름답지
않아보일까?
비록 그 작곡의 길이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다고 해도 현재가 있기에 음악가에게
지난한 아름다웠을 삶을 바치고 또 기대하는 것이다.
천재를 그려보면 언제나 먼저 명곡을 작곡한 작곡가들이떠오른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보다도 수학을 기차게 풀어내는 학자보다도 나의 경우엔
작곡가가 제일 먼저 또오른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정열적으로 그려나간 오선지 위의 악보가
이리도 아름다운 선율을 남기니 어디 그렇지않은가?
아침부터 베토벤을 들으며 감흥이 새롭다.
직업 중에 힘들고 돈벌기가 쉬운 직업이 어디있을까 만은 그래도 게중에 제일
즐겁고 따로이밑천들지 않고도 되는 직업은 가수가 아닐까 싶다.
인기에 의한 여러가지 나름대로 피깎는 고통이야 있겠지만 자기 목소리로
벌어 먹고사니 그런대로 수월해뵈고, 즐기는 노래를 부르니 신날 것 같다.
가수가 들으면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어쨌든 잠시라도 그런 생각든다.
한 때는 성직자들을 속세를 잊고 사니 참 편할 거라고 느꼈다.
특히 신부님이나 스님이 그렇게 생각되었다.
처자식 먹여 살릴 일 없으니 그다지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고 자기의 수행만을
부지런히 하고 중생들의 고통에 대해 고민을 같이 나누기만 하면 될 것인데..
그랬다.
지금도 여전히 그 생각에는 크게 변한 건 없다.
하지만 자기가 겪어 보지 않고 뭐라 말하긴 모르고 하는 소리라 그들은 전혀 다르게
여기고 있을 수 있겠다.
어디 쉬운 돈벌이가 기다리는 것 없나?
대통령?
드뷔시는 늘 엉뚱한 질문을 하기로 유명했단다.
‘왜 음악은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합니까?’
‘오늘의 불협화음은 내일의 협화음이 되나요?’
엉뚱한 사고는 지극히 프랑스적인 사고일지 모르나 어찌되었던
그는 엉뚱한 질문자임에 틀림없다.
에릭사티는 드뷔시를 비판하길 즐겼는데 드뷔시에게 복잡한 제목을 달아
아주 드물게 복잡하고 힘든 음악일까 하면 의외로 내용은 지극히 심플했다면서
공연히 잘난 척 하려고 복잡하고 어렵게 제목을 다는 드뷔시를 비겁하다고
비판을 서슴치 않았단다.
나도 그렇다.
지식인임네..하고 복잡한 언어들로 알지도 못할 내용을 꾸미고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소통의 하나로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데 뭘그리 까다로운 단어들을 골라서 애를 먹는지.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사람을 볼 줄 알면 그런 거 잘 안먹힌다.
글 꽤나 읽었네 하려면 보르헤스를 이야기하면 다 야코 죽는다고 누가 그랬다.
대화 도중에도 버트란트 러셀이 그러길 말이야~ 라든가한나 이렌느가 말하길~
이라든가 그러면 차라리 쉬운데 설명도 없이 전문가들이나 알만한 저자들만을
이야기한다거나 알지도 못하는 특별한 사람이름을 들먹거리거나 하면
그건 자랑의 한계를 넘어 싸이코 수준으로 가기 일보 직전일 수도 있다는 거..
그렇다고 유창하게 어떤논리를 꿰고 있거나 학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도 해 줄 처지도
못되면서 약간의 들먹거림을 이용하는 사람들…진짜로 있다.
그러면 상대방은 한없이 지루해진다.
작아지는 게 아니다.
정말 작아지게 만드는 사람은 지적인 사람이라기 보다는 인간적인 사람이다.
누군가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거나 (작은 일에도) 일부러 낮추거나
눈에 보이지않지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아예 이야깃거리도 못되겠지만.
그래도 대화에서 어려운 이름들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치매는 물렀거라~~이다.
오늘 우연히 어느 가게에서 누군가를 느닷없이 만났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자가 누군지 생각이 안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대번(?)에 이름을 대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했다.
얼굴은 기억이 있는데 누군지 모르겠다고..내가 기억력이 점점 나빠지거나
치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명쾌한 그녀는 하나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바로 누구누구라고 말해주었으며
자기엄마까지 소개시켜 주었다.
돌이켜 보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연히 마주칠 때 기억나지 않는 사람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애써서 저장한 핸드폰 속의 낯선 이름들을 기억해 내기란
무지 어렵다는 것이다.
지워야 할 수많은 이름들을 못지우고 있는 건 갑자기 필요해 질 때 떠오르지 않는
기억에도 없는 이름들이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큐는 139였다.
김진아
2009년 4월 18일 at 3:57 오후
자신의 색깔과 마주치는 인연의 색이 이어진 것이라면..
굳이..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그래요..그럴수도 있구만요..하고 지나갈수 있어요..
그래도..아무런 기분나쁨이 없다는 것이예요..
살아가면서..지식과 상식은..사실 엇박자이여요..
내가 살기위한 지식과..그것과는 상이하게 다른..일상의 상식으론..
자신이 생각하는..단순한 기준법칙과는 다르니까요..ㅎㅎ
그저..마음이 어느정도 담겨있는 사람인과는..
단순하고, 기준모호한..느낌이 많이 좌우한다고 봅니다. ^^
오공
2009년 4월 18일 at 10:25 오후
‘지식인’들의 알량한 자존심이란 말은 있어도
‘지성인’들의 알량한 자존심 ,이란 말은 없다고 생각되요.
리사님이 언급한 입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은 아는체 하는 지식인들이죠?
지성인들은 늘 배려하고,늘 겸손하고,늘 인간적이지요.
드뷔쉬가 오늘의 불협은 내일의 협화음이라 질문했습니까?
잠이 확 깹니다.
드뷔쉬의 오묘한 화음들이 바로 들리는 듯 합니다.
139란 숫자는 고혈압에서나 보던 숫자였는데
오프에서 제가 만나는 여자의 아이큐군요.
Lisa♡
2009년 4월 19일 at 12:17 오전
진아님.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 지나간 시간들.
돌이켜보면 싫던 좋던 간에 많은 이들과의
조우가 있었네요.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될만한 사람은 우리의
뇌가 스스로 알아서 기억하고 말고 하겠죠?
자주 그런 일을 인지합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름들..
멍청해지는 가운데 이렇게 나이들고
그렇게 잊어도 되는 사람들은 잊혀 가겠죠?
Lisa♡
2009년 4월 19일 at 12:20 오전
하이 오공~~언제 컴백하시나요?
지성인과 지식인을 굳이 구별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지성인이 더 좋아보이네요..
누구나 상대가 인정해주는 사람이면 맞을 겁니다.
늘 배려하고 인간적이고 겸손하고 남을 위하고
뭔가를 남에게 남기는 여운이 깊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드뷔시 질문 너무 천재적이죠?
우리는 어디서 태어나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도 이런 막연한 질문을 늘 머뭇거리면서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떡하냐?
잠을 확 깨놔서~~ㅎㅎ
순이
2009년 4월 19일 at 12:47 오전
많은 부분에서 리사님과 생각이 일치합니다.
어느분은 나에게 "글이 너무 평이하다"
"내용이 없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난 내 일상이 평이하고 유식하지 못하고 철학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러니 당연히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내가 내 모습을 꾸며서 남에게 다르게 보이는 것도 싫고
글도 미사여구를 동원해 유식한 척 하는 것도 싫습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들!
김주영선생에게서 들은 연주자의 하복 이야기는 내가 하고
리사님은 드뷔시의 별난 질문 …..
이런 사소한 것을 기록하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습니까?
손뼉이 맞는 다고 해야 할까?
코드가 맞는 다고 해야 할까?
그런 블로거와 교류하는 것 작은 행복입니다.
숙녀의 멋쟁이 청바지 감사! ^^
Lisa♡
2009년 4월 19일 at 1:14 오전
순이님.
일단 좀 미소를 먼저 지을께요.
빙긋…
글에서의 미사여구를 몰아내라고 하는 것이
제 교수님의 지론이었지요.
언젠가 박완서샘을 만났을 때 미사여구를 쓰는
글을 잘 쓴 글로 안다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하시기도 했지요..일부러 유식한 척 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문학적인 면을 잃으면 안되지만요.
순이님 글이 평이하고 잔잔하고 교훈적이라 좋다고 봅니다.
그렇게 쓰기도 쉽지 않잖아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뭐 다 맞고 틀리다고 하긴 쫌–그쵸?
블로그를 하면서의 재미가 알게 모르게 통하고 고갯짓 하게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보도 있지만 내가 하고픈 말을 그가, 그녀가 대신 해줄때의
그 교감이 참 편하지요?
결국 인간의 본질은 똑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편해지구요.
비슷하죠?
삶이….^^*
소리울
2009년 4월 19일 at 1:54 오전
쉬운 글이라고 쉽게 서 지는 것이 아니지.
미사여구, 어려운 글은 오히려 잘 써 질지 몰라요.
다른 사람도 공감할 수 있게 쉽게 쓰느 글은
많은 생각 끝에 얻어지는 글이라우.
박완서 선생님의 글이 쉽지만 결코 쉽게 쓴 글은 아니거든.
순이님이나 리사나 미사여구 없는 순수함이 글을 살아있게 만드는데,
아무도 내 글은 말이 없더라구.. 나름 쉽게 쓰려고 애쓰는 중인데…
Lisa♡
2009년 4월 19일 at 2:00 오전
소리울언니.
내공 만점이 거든요.
아침부터 왜그리..ㅎㅎ
언니 글은 아는 게 많다는 게 바로 보여요.
부러워요.
아참 거긴 밤이네.
날씨 좋죠?
여긴 가뭄이 장난이 아닌데, 내일과 모래는
비가 좀 온다니 다행이죠.
김현수
2009년 4월 19일 at 3:19 오전
머리가 넘 좋으면 치매도 빨리올 수도 있다는 썰이..
믿지 않아도 됩니다.ㅎㅎ,
Lisa♡
2009년 4월 19일 at 4:09 오전
현수님.
믿어요.
아시다시피 유명한 석학들이
치매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잖습니까?
무무
2009년 4월 19일 at 5:38 오전
사진,
보는 것은 같은데 사진 속의 보이는 것은
모두 다 다르잖아요.
감각일 수 있고 능력 일 수 있겟지만
그 사람의 성격이 보이기도 해요.
좋아하는 성향이 보이기도 하고요.
리사님은,
늘 말씀하신대로 엔틱을 좋아하시는 것이 사진에도 보입니다.
낡고 허름하지만….아름다운 사진입니다.
shlee
2009년 4월 19일 at 8:23 오전
139
아이큐 높은 엄마였군요.
^^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나봐요.
멘사클럽 회원이 될뻔 했네요.
^^
봉쥬르
2009년 4월 19일 at 10:27 오전
제가 갑자기 며칠전부터 여러블로거님들의 글들이 한분 한분 개성이있고 색갈이있다….
그런 생각을 잠시 햇었어요.
누구의 글은 이 매력 누구의 글은 저 매력 하면서리…
참 신기하다 싶더라고요.
소리울님 말씀대로 쉬운 글이 내공이 깊은 글이라고 싶네요.
어렵고 난해한것도 내공이 깊지만.
아흐~.. 그러는 난 뭐야..
남세시러붜서.^^;;
속으로 글츄? 리사님?
Lisa♡
2009년 4월 19일 at 10:46 오전
무무님.
눈치챘죠?
제가 낡은 것 좋아한다는 거요.
낡아도 지저분하지 않고 괜찮죠?
그런 걸 눈치채시는 무무님 또한
고맙고 통합니다.
^^*
같은 걸 찍어도 다 다르죠?
Lisa♡
2009년 4월 19일 at 10:48 오전
쉬리님.
아이큐는 아이낳을 때 부터는 일 년에 일 점씩
깍이는 거 알지요?
지금 겨우 100을 넘는 수준입니다.
정말 아이큐랑은 상관없나봐요.
그리 높다고 말하기도 뭣하지만
그 머리에 비해 하는 짓이나 기억력은 통~~
Lisa♡
2009년 4월 19일 at 10:49 오전
봉쥬르님의 글은
우리스럽고, 정시럽고
탁월한 문학적인 면을 갖고 있으며
보존할 가치가 있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조블에서 5손가락 안에 꼽히는 글솜씨입니다.
정말입니다.
외모보다 글이 더 좋습니다.
삐질라~~
佳人
2009년 4월 19일 at 1:07 오후
마지막 아큐 139에 놀라서 그냥 나갔었어요.
그 당시 학교에서 젤 높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다이어리를 쉬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글들을
술술 쓰실 수 있을지도…
Lisa♡
2009년 4월 19일 at 2:17 오후
가인님.
아니예요.
저랑 친한 영희가 141이었답니다.
제가 2번째요.
그래서 맨날 영희랑 고전일기 대표였지요.
상은 못탔어요.
벤조
2009년 4월 20일 at 2:57 오후
하루는 우리 목사님이 사치에 대해 훈계하시는데,
"여러분, 크리스티앙 카르댕이나 삐에르 디오르만 가지면 만족입니까?"
하시더라구요.
어떤 사람은 무식하다 하고, 어떤 사람은 훈계에 파워가 있다고 하고…ㅎㅎ
근데,
보르헤스가 누군가여? 한나 이렌느는?
노벨상금이 작아서 관심을 안 뒀는데…혹시?
리사님의 글이 체중이 나가기 시작하니, 답글들도 길어지네요.ㅋ.
Lisa♡
2009년 4월 20일 at 5:00 오후
하하 벤조님.
저도 잘 모르는 분들인데 한나는 철학자이고
보르헤스는 글쟁이 일 겁니다.
저도 잘 모르거든요.
무게가 나가서 글이 무거워지니 댓글도 길게 쓰게
시간을 뺴앗으니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는 게 죄라고………….? 헉스!!
크리스티앙 카르댕도 아는데요…..^^*
오현기
2009년 4월 26일 at 10:20 오전
허걱 IQ 139. EQ는 150 이상이 확실 할 것 같습니다…
Lisa♡
2009년 4월 26일 at 11:22 오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기님 다 읽으시느라고 고생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