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상처받는 일이 그다지 없다고 허술하게 생각해왔다.
상처라는 말 자체에 의미조차 크게 부여하지 않는 편이었다.
살면서 수많은 실망과 위안과 내 조잡함과 속좁음과 그 외의
많은 잔챙이같은 실타래격의 삶의 편린들이 있어왔겠지만 늘 담담하게
견디었고 그런대로 모든 게 잘 흘러갔다.
오늘 또 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누군가에게 실망을 했다.
그 실망이 나로 인한 어리석음의 결과물일지라도, 별 것 아닌 내 민감함
때문일지라도, 좁의 소견으로 인한 어쩔 수 없음일지라도 어쨌든 실망이다.
주제넘다는 말을 어제, 오늘 자주 쓰게 되는데 영락없는 주제넘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상한다는 건 상대가 나를 우습게 볼 때 느끼는 일종의 자격지심이다.
난 자존심이 팍 상했다.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도 자존심은 상한 것이다.
오랜 만에 단비도 오고 누군가가 술을 같이 마시자는 제안이 있었다.
술을 마실 경우 상대는 내가 취한 걸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심하게 취했는데 겉으로 표가 안난다는 것이다.
내 술버릇은 상당히 좋은 편으로 고주망태가 되기 전에는 그다지 달라지는
스타일이 없다.
가끔 혀가 꼬이는 걸 경험하는데 그런 경우는 다음 날 고생이 심하겠다는 증거다.
술에 취했다고 느낄 때는 상대에 대한 평가나 남의 말을 자제해야하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편지를 써야하는 일은 삼가해야한다.
그 다음 날 반드시 후회하게 되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후회할 짓을 어제 두 번했다.
되돌리고 싶지 않다.
내가 이렇듯 실망하는 경우는 남자에게는 절대 아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남자에게는 그렇게 걸 기대나 뭘 바라는 게그다지 없다.
남자란 여자에게 진짜로 괜찮고 멋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실망하게 되면 그 상처가 매우 크다.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실망을 안겨 줄 때는 더 크다.
그런데 그 실망이라는 놈도 결국 상대적이고 상대방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건 안다.
늘 친구가 떠나거나 내가 떠났다.
이민을 간다거나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간다거나..
더 많은 횟수는 내가 떠났다.
내 못된 결벽증이 슬그머니 한 번씩 고개를 쳐들기 때문이지 싶다.
인간에 대한 결벽증-난 분명히 그걸 갖고 있다.
자신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결함이 있으면서도 간혹, 정말이지
용서하고 싶지않은 부분들이 생겨난다.
나는 그런 실수를 해도 너는 안돼~
나는 그런 말을 해도 너는 참아야 해~
파쇼도 아니고 편파적인 판정도 아닌데 자주 그런 편이다.
그래도 그러고 싶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무능해진다.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난 못됐다.
성격이 좋고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말도 듣는다.
그러나 내가 나를 안다.
나는 차갑고 한없이 냉정하며 돌발적이고 되돌리지 않는 매정함이 있다.
게다가 미련조차 없다.
혈액형이 주는 면도 있겠으나 식구들의 피가 대체적으로 그런편이다.
이런 내가 싫다.
사람에 대한 실망을 안고 있자니 부담스럽다.
겉치레로 웃으며 만나기도 뭣하다.
그런 짓은 딱! 못하는 성격이다.
똑 부러지는 면이 이럴 땐 여지없다.
결코 성격이 좋은 여자는 못되는 편이다.
엄마를 보면서 냉정하고 차갑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이다.
내게도 엄마가 한 부분 남아있었나보다.
밤에 떠난 그녀를 고이 보낸다.
산성
2009년 4월 20일 at 11:33 오후
…그래서 마음 아픈 밤…이셨네요.
‘내가 정한 이별’
살아가면서 더러 필요한 일…
하지만… 쉽지도 않은 일입니다.
기운 차리소서…
슈에
2009년 4월 20일 at 11:56 오후
그렇게 떠나보내기도 해야지
그 빈자리에 새로운 친구가 들어설수있는 공간이 있겠지요.ㅋ
떠난 친구때문에 잠시 상처받곤 하지만
내 그릇이 너무 작아 상대의 그릇을 채울수없을수도 있고
그렇게 사는것이기에 너무 연연하진않게되는것아요.ㅎㅎ
꾸몽
2009년 4월 21일 at 12:03 오전
마음이…
헛헛하시겠어요…..
리사님은 저랑 비슷한 구석이 꽤 많으세요…
저도 참 그런편이라서요…
그런데 전
미련이 많아요..
내 선택에 대해 후회한적도 있구요..
대부분은 지난 시간을 매우 그리워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좀 울적해질때가 많죠..
바보같죠?
비오는 날…
생각에 잠기게 하는 리사님의 글이에요…
Lisa♡
2009년 4월 21일 at 12:33 오전
산성님.
쉽지 않네요.
결국 이렇게.
에전에 아주 친한 친구 둘이서
어쩌다 보니 저를 왕따를 하게 한 경험이 있어요.
뒤늦게 알게 된 친구들이 미안하다고 사정하고
매달리고 죽을 때까지 따라 붙는 다고 난리를 친 적 이 있어요.
아주 친하다보니 그 애들은 용서가 되더라구요.
사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저를 생각하다보니 그렇게
된 일이기도 하지만..아주 섭섭했던 적이 있었지요.
섭섭함은 참을 수 있는데 우롱당한 기분은 쫌…
못참겠어요////아이고 나도 참…더러운 성격?ㅎㅎ
Lisa♡
2009년 4월 21일 at 12:35 오전
슈에님의 말이 많은 위로가 됩니다.
수많은 말들 중에 상대를 좀 생각하고 말들을
해야할텐데…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네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이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기도 한가봐요.
그러려니 하는 거지요.
Lisa♡
2009년 4월 21일 at 12:37 오전
꾸몽님.
헛헛하고
새벽부터 생각이 깊이 빠졌읍니다.
사람 관계가 힘들다힘들다해도 실감하기는
처음입니다.
때론 부추켜 주기도 하고, 일부러 어떤 관계의 끈 역할도
하지만 되돌아 오는 건 실망 뿐이네요.
진짜 멋진 사람이 없는 건 내가 멋지지 않아서라는
생각도 듭니다.
후회….해봐야 마음만 아프죠–뭐!
일시적인 생각일지라도 어쩌면 후회할 필요가 없는 게
그게 어쩔 수 없는 필연이라고 여기면 편할 겁니다.
아니 누가 누굴 위로하는 거야? ^^*
호수
2009년 4월 21일 at 12:46 오전
마음 상하시는 일이 있었나봅니다.
그래도 어쩌나요?
사람은 사람에게 위로 받을수밖에 없으니….
모든건 다 지나가요
리사님답게 빨리 추스리시길 ^^
Lisa♡
2009년 4월 21일 at 12:55 오전
호수님.
실망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저한테도 문제가
당연히 있겠지요.
그럼요//다 지나가겠지요?
바람이 제법 부는 아침입니다.
눈거풀이 제법 편치가 않네요.
사람에게 위로받을 수 밖에 없네요.
끌끌…..ㅎ
광혀니꺼
2009년 4월 21일 at 2:19 오전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꽃을 살며시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가는이 잡지 않고
오는이 막지 않고
늘 그렇지만
떠나고 난 다음 보다
가끔 그리운거…
돌아가신 모동영감 데꼬오라고~
ㅎㅎ
그게
칭구건
부모건
앤이건
걍~남이건…
저두 어젯밤 꼬장좀 부렸네요.
광혀니 속으로 그랫을겁니다.
"잘한다~ 살아 계실때 잘하쥐~"
ㅎㅎ
왕소금
2009년 4월 21일 at 5:04 오전
리사님이 마음을 많이 상한 날이었나 보네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런 경우를 리사님만 겪으셨겠어요?
마음 잘 추스리세요.
살다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게 돼요.
나를 아는 사람 세상에 한 명이면 족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답니다.
그러니 그냥 웃어 넘겨요^^
shlee
2009년 4월 21일 at 6:05 오전
냉혈한 혈액형?
B형은
빨리 뜨거워 지고
빨리 차가워 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한때 교회에서 이런 인사를 시킨 적이 있어요.
[당신의 인격이 어떠하든지
당신을 사랑 합니다]
저는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시켜도 하지 않지만….
내 인격이 어떠하든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나를 참고 견디는 사람
몇이나 될까…
지니
2009년 4월 21일 at 6:54 오전
오늘 전철에서 ‘내가 이별한 친구’를 보았습니다.
그 친구도 절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모른척하며 일상을 지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한 실망이 컸기에 가끔은 생각이 나지만 미련 또한 없더라구요.
佳人
2009년 4월 21일 at 7:28 오전
단점인지 장점인지 모르겠지만
감정에 한해서만은 칼 자르듯 정리가 안 되던데요.
잠깐 리사님 손에서 놓아놓고 지내시다 보면
훗 일이야 모르는 일이구요.
지금 아프더라도 조금은 아파해줘도
좋은 때도 있었는데….
리사님의 쌩얼에서 자신감을 느껴요.
씩씩한 모습이 뵙기 좋아요.
자주 얼굴 볼 수록 좋아요.^^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1 오전
광혀니꺼야.
생긴거는 씩씩하게 생겨서는 어찌 그리 마음이 약하누~~
맨날 남편 그렇게 못살게 굴어도 되는거야?
착하기 망정이지…..쯧!!!
아무튼 모동영감은 이제 실물로는 안 돌아온다니까.
초록정원
2009년 4월 21일 at 9:02 오전
저는 좀 아니다 싶으면 거리를 두는 편이지 관계를 단칼에 자르는 성격은 못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제 곁에 있는 사람도 있고
한 때 머물다 어느틈엔가 소식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어쨌든 아닌 건 아닌거죠 뭐!!
잘하셨어요!! ^^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3 오전
왕소금님.
우롱 당하는 기분을 자주 느낄 일은 없지만
바보취급 당하는 그 순간 열이 획 받내요.
뭐–따지고 보면 별 말도 아닌 걸로 말이지요.
제가 소신이 없고 모지란 탓이지요.
살다보니 별 말 아닌데도 획 돌아버리네요.
어지간해서는 꼭지가 안도는데 말이지요.
제가 억쑤로 마음은 좋은데 유치한 꼴을 못보나봐요.
특히 고자질하거나 뭐 그런 거요~~ㅎㅎ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4 오전
쉬리님.
위안이 됩니다.
진짜…
[당신의 인격이 어떠하든지
당신을 사랑 합니다]
저 그런 마음을 소유하고 싶어요.
그렇게 살려고 했구요.
공연히 덩달아 조잔해지는
그런 기분을 굳이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그런 날이었지요.
멋진 사람으로 살고픈데 힘드네요.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6 오전
지니님.
마음이 좀 뚫렸겠네요.
그럴 때 참 스산할 것 같아요.
인간과 그런 관계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 말이죠.
친구가 배반하거나 영 이해불능일 때
참 괴로운 것이죠.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7 오전
가인님.
그러고보니 생얼이었네요.
오늘 인형 수업 덕분에 편히 있었어요.
친구들도 다 좋았다고 그러네요.
가인님도 느낌이 참 좋다고..
오늘 입은 옷 어울려요.
전에 (외수님) 입은 옷은 가인님한테
안 어울렸어요.
색깔은 어울렸구요.ㅎㅎ
Lisa♡
2009년 4월 21일 at 9:08 오전
아이고 어른스럽기도 한 초정님.
그러고보니 그 말이 맞네요.
정답입니다.
저도 그걸 아는데 가끔 안될 때가 있어요.
거침없는 나쁜 성질이 발동을 부리기 때문이지요.
^^*
봄바람
2009년 4월 21일 at 2:17 오후
본문 내용 순서대로 감상을 얘기해도 될런지???
쥔장 리사님이 소탈하신 것 같아서 과감히…
1) 처음 사진 => 포즈가 넘 도도해 보여요… 죄송…
2) 사진 속에 ‘lisa’라는 표시가 있는데…
=> 이거 좀 없애면 어떨까요?
=> 너무 미적 감각이 없어서… ㅎㅎㅎ… 죄송…
3) 본문 중에 아래와 같은 언급이 있는데…
"내가 이렇듯 실망하는 경우는 남자에게는 절대 아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남자에게는 그렇게 걸 기대나 뭘 바라는 게 그다지 없다.
남자란 여자에게 진짜로 괜찮고 멋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Hmmm…
4) 마지막으로…
‘승패는 병가지 상사’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상처받은 경험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님이 하신 말처럼
"내가 이렇듯 실망하는 경우는 남자에게는 절대 아니다…"
Lisa♡
2009년 4월 21일 at 2:20 오후
봄바람님.
남자시군요…^^*
이건 제 생각들이지요.
저요……..제 사인이 보기좋은데 보기 싫다는 분들 있네요.
빼봐야겠네요.
당분간은 좀 보일 겁니다…어쩌나….ㅋㅋ
남자에게는 기대를 않기 때문에 실망도 없어요.
여자에게는 기대를 하기도 하죠.
저————-웃기죠?
도도해 보이는 사진이 진짜 DODO합니까?
사실 하나도 도도하지 않아서 좀 도도해지고
싶기는 합니다만~~ㅎㅎ
알겠습니다.
다 바꿔보지요.
봄바람이 부니까요.
리나아
2009년 4월 21일 at 6:34 오후
봄바람님의 2.에 동의하는 의견 여기 있습니다
이미얘기한 적있지만 –사진도용 방지때문에 필요하다니
좌측이나 우측밑 끝에 좀 작은 글자와 튀지 않는 색으로 라면
그냥 두어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아주 없애진 말고요—
Elliot
2009년 4월 21일 at 8:36 오후
앗- 남자가 여자에게 진짜로 멋지고 괜찮은 경우가 드물어여? 설마…. ^^
Lisa♡
2009년 4월 21일 at 10:57 오후
리나아님.
그냥 없앨께요.
도용해봤자 좋지도 않은 사진 얼마나 ..ㅎㅎ
오버지요.
남들이 넣어보니까 저도 한 번 멋부린다고
오만방자를 떨어봤찌만 제가 봐도 튀네요.
남들이 하지말라고 할 땐 무조건 안하는 게
쵝오같거든요.
감사해요, 리나아님과 봄빠람님.
Lisa♡
2009년 4월 21일 at 11:04 오후
앗————–엘리엇이다ㅏㅏ아~~~와아ㅏㅏ~~
봄바람타고 오셨네.
남자가 여자에게 진짜로 멋지고 개안은 경우 드물어요.
왜냐구요?
쓸데없는 사심을 갖기 때문이지요.
그 사심이 관계를 흐트려놓기도 하거든요.
참 괜찮은 사람으로 알고 지내면 잘 지낼 수도 있는 사람인데
공연히 손 한 번 잡아보려하고 되지도 않은 공모를 하니까요.
우정은 존재않나봐요—-기껏 남자친구 하나 생기나보다 하면
어느새 여자로만 보는 남자들을 종종 보거든요.
그러다보니 자기를 우습게 보는 것 같은지 아니면 자기의 자존심 탓인지
뒤로 가선 엉뚱한 말을 늘어놓고 괜히 말로 짓밟고 유치해지고
뭐..그런 경우가 직간접으로 많을 걸 보니 %상 거의 그렇다고 봅니다.
뭐 남자가 그러지 않을 경우는 능력이 안되는 몇가지라고 하네요.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땐 능력없어도 그러지 않는다고 보진 않아요.
신의 인간을 만든 구조상 어쩌고 하는데 자기를 잘 관리하고
만들어가면 그런 걸 벗어나지 싶은데 그게 쉽지 않나봐요.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멋진 남여를 만들지 않아요.
남이 잘 되는 꼴 못보는 세상이잖아요….특히 한국요.
제가 좀 치우친 견해일 수도 있어요.
비밀인데 제가 아는 남자 중에 5명 정도 진짜진짜 개안은
사람이 있거든요.
카타
2009년 4월 22일 at 10:58 오전
읽다보이…
왠지 좀 쓸쓸해지네요…
바람도 차고…
Lisa♡
2009년 4월 22일 at 2:13 오후
카타님.
왜 이러세요?
용기를 내세요…ㅎㅎ
묘하게 뭔가 마주칠 때가 있거든요.
딱!!
하고…
겨울비
2009년 4월 22일 at 2:50 오후
리사님,
무서워요^^
Lisa♡
2009년 4월 22일 at 3:57 오후
저 본래 무서버요–
그러니 겨울비님도 뇌물받지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