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홍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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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을 마치고 같은 차를 타게 된 양미숙과 서우.

유부남 교사인 서우는 취중에 양미숙의 귀를 만지며 어깨에 기대게 되는데 그때부터

양미숙은 서우교사를 향한 이유없는 막무가내 사랑이 시작된다.

상대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단지 술 취한 그 날 밤 자기에게 기대었다는 사실만이

온 정신을 차지하고 거기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몰두하게 된다.

자기를 잠시 쳐다만 봐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굳게 믿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다같이 보낸 전화문자라도 보물처럼 간작하며 마치 사랑의 고백인양 믿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 믿음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고 집요함으로 무장한 채 상대에게 다가서게 된다.

"하나만 물을께요, 저를 보고싶은 적은 있었나요?"

-아니 단 한 번도 없어.

기억에도 없는 서교사에게 그녀는 울먹이며 외친다.

"그럼그 날 왜 제게 기대었어요? 또 귀는 왜 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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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목적>이라는 영화에서는 느물거리는 박해일이 내숭 덩어리인 강혜정한테

성추행으로 깨끗하게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영화에서 강혜정은 상대에게 확실한 거부의사를 하지않고 나중에 뒤집어 씌운다.

그것도 완벽하게 증거를 잡고, 그물에 걸려들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결국 박해일은 약혼자랑도 헤어지고 학교에서도 쫒겨난다.

사랑을 희롱하고 까불거린 죄 라지만 그 상대가 너무나 냉정하고 겁난다.

어디서나 강혜정 스타일의 여자들이 있다.

착각에 있어서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심할런지도 모른다.

어느 날 필요없는 보험을 들거나, 정수기를 사들고 들어오거나, 또 다른 미끼를

거추장스럽게 달고 오는 경우들이 그런 예이다.

그러니까 그물에 잘 걸려든다는 얘기다.

약은 건 여성 쪽이다.

그렇지만 여성들도 자신에 도취되어 자주 착각에 빠진다.

안되요~~되요~되요~~한다지만 결국 그런 내숭에 박해일이 함정에 빠지고 말았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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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에서 하릴없는 바람둥이 김승우가 송선미에게 바닷가에서 접근한다.

"저기 손잡아도 되요?"

"…..잠깐 뽀뽀해도 되요?"

비슷하게 작업을 건다.

모래를 발로 쓱쓱 문지르던 그녀는표정의 변화 하나없이 "아니요~"

하면서 비시기 웃음 짓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기요, 내 방에 아무도 없는데 가서 제가 맛있는 거 해드릴까요?"

라는 식으로 내숭을 극도로 떨면서 던진다.

그런 여자 웃기지만 남자들한테는 무한한 기쁨조이다.

곰보든 바보든 그런 여자 싫다는 남자는 거의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지금 자기 앞에 놓인 먹잇감 외에는 다른 여자는 존재치 않는다.

문어발 처럼 낚싯줄을 여러 개 드리워놓고 걸려들기만을 기다리는 유형들에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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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에서는 사회에서왕따 당하고 늘 안면홍조증으로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그녀에게 한줄기 구원의 빛이 비춰졌고 그녀는 그 끈을 놓을 생각이 전혀없다.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그게 법인 여성이다.

밸리댄스인 서우교사의 부인에게 까지 모든 게 발각되고그녀의 음모가 드러난다.

그 와중에도 사태파악을 못하고 버리지 말아달라는 그녀.

영화에서는 양미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밉지않다.

그 이유는 그녀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으며 사랑의 목적이 성적인 상대가 아닌

관심을 바라기 때문이다.

유아기 때버림받았거나 큰 충격을 입었거니 졸지에 부모가 돌아가신 경우에

그런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여기서 그녀 과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애정을 갈구하고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만 어디서도 그럴 대상이 없는 그녀는

피부과 의사에게 정신상담을 한다.

박찬욱 의사는 말한다.

"………….??? 왜 제게 그런 이야기를…??"

-간호사 그녀에게 우리 병원 이사간다는 말을 비밀로 하세요-

처방전에 적혀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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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교사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리교사를 향해 그녀가 고함을 지른다.

"왜? 다 너만 좋아하는데?———니가 캔디야?"

이유리 교사의 캐릭터도 엄청나다.

분명하지 않은 태도로 일관하는 그녀는 남자교사들에게 다 콜을 받는다.

영화에서 이경미 감독이 묘사하는 양미숙의 캐릭터가 은근히 재밌다.

충분히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에다가 영문모르고 바람둥이나 미친 놈,년 되기

일쑤인 일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에게 모욕을 당해도 추궁하나 못하고 마는 소심한 자신감에

항상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녀야 하는 창피함 사이에서도 서선생님을 향한

촉각만은 수시로 발동 중인 그녀.

서교사의 부인과 딸이 무마시키므로서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이제 그녀의 관심은 이사 가버린 피부과 의사에게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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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어디에선가 찾아 낸 그 피부과.

의사 앞에 선 그녀는 말한다.

"저——–선생님을 좋아해요"

찡그린 얼굴에서 서서히 배시시 웃으며 변해가는 그녀의 연기를 그려보고

황당함을 못 감추는 의사의 표정은 상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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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광혀니꺼

    2009년 4월 30일 at 3:59 오후

    푸하하하하하하~~~~

    눈에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하네요.

    근데
    아는 누군가가
    자꾸 생각납니다.
    흠~
    흠~

    편안한 저녁 되시길^^

       

  2. shlee

    2009년 5월 1일 at 12:32 오전

    딸하고 봤는데
    좀 저질…
    특히 러시아말로 장난치는 장면…
    이런 한국 영화가 보기가
    힘들어 지는거 보면
    저도 꼬장한 노친네가 되고 있는 중?
       

  3. Lisa♡

    2009년 5월 1일 at 1:01 오전

    광여사님요.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지만
    시력이 좋은 이들의 눈엔 바로 보인대요.
    그러니 시력이 좋아야 제대로 사랑도
    하겠지요?
    그런데 저런 여자한테 한 번 걸려들면
    끝장을 보기 전에는 빠지기 힘들어요.
    그러니 값을 치루는 셈이지요.
    그런데 대부분 아무 죄도 없이 당하는
    상대들이 있긴 해요—ㅎㅎ   

  4. Lisa♡

    2009년 5월 1일 at 1:02 오전

    쉬리님.

    저도 그랬어요.
    울아들도 제발 저런 한국영화는 좀…
    안보고 싶다대요.
    우리 영화의 한계랍니다.
    그런데 이경미라는 감독이 러시아어 전공이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국만 갔다와도
    제일 잘 외는 말이 욕과 비슷한 그런 말이거든요.
    그러니 저런 영화에 그런 부분을 넣지요.
    저도 쉬리님과 똑같은 생각의 공감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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