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아카시아 향은 무겁다.
그래서 가라앉는다.
그 무게를 은근히 즐기는 나는 끄집어 올릴 의도는 추호도 없이
마구 밟고 다닌다.
톡톡 터지는 아키시아 향을 껌처럼 즐기다가 버렸다.
그래도 떠나지 않고 주위를 밤까지 맴도는 끈질김이 언제까지 지속될래나?
5월은 그래서 외롭지 않다.
덕분인지 가끔은 야한 생각에도 잠긴다.
‘밤에 술이나 마실까…? 뭐 그런 夜한 생각을..’
쥴리엣 비노쉬.
그녀를 보면 자연스러움이라는 게 어떤건지를 말해준다.
그녀가 추는 과하지 않은 춤동작.
그녀의 스트립댄스를 볼 수 있는 영화..
‘사랑을 부르는 파리’를 봤다.
다양한 삶, 죽음과 가벼운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을 그린 영화다.
계속 뇌리에 남는 파리다운 영화다.
아………저기 상당히 비싼 유명 호텔이 있었는데.
아………저기 내가 지나면서 복잡하다고 생각한 써커스인데.
그리고 샤크쾨레와 에펠탑.
봐도봐도 지겹지 않은 타워가 있다면 그건 에펠탑이 확실하다.
여운이 길다란 영화는 분명 좋은 영화일 거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분명한 건 시간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는 진리다.
그 시간 속에서 어서 나를 여러가지로 바꾸고 싶다.
누가 뭐라든 나는 나이고, 누구의 말에도 흔들릴 필요가 없다.
옥이는 허리 사이즈를 줄여서 25를 입는단다.
척보기에 아주 약해 보인다.
날씬하다는 생각보다는 곯았다고나 할까?
그런 반면 나는?
30도 작을 판이다.
척보기에 끔찍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억지로 더 나은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자기보다는 약간 젊어 보이는데도 자기 눈에는 상대만 늙어 보인다.
자기보다 훨 덜 뚱뚱해도 상대를 자기보다 훨 더 뚱뚱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건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늘 그런 갈등 속에서 나를 가다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1분이면 금새 잊고만다.
이건 예민과는 정 반대인 개념조차 없는 무중력의 한가운데 떠있는 사고다.
옥아..좀 만 더 찌우지?
니가 수고가 많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라는 영화가 있다.
얼마나 기발한 제목인가?
어쩌면 정말 우리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안내서일지도.
은하수에서 히치하이커를 할 수나 있을까?
정말 의아하다.
단 한 번도 히치하이커를 한 적이 없다.
언젠가 히치하이커라는 무서운 공포영화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일 게다.
엄지 손가락을 쭈욱 내세운 아름다운 여성을 누가 마다하랴.
그냥 서울 한복판에서도 못하는 히치하이커를 진짜 우주에서 할 수 있을런지.
난 영화나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미래를 조금은 믿는다.
과거에 불가능해 보였던 영화 속의 일들이 현재에 실제로 일어나고
진행이 되는 걸 보면 어쩌면 50%는 믿어도 될지 …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에 나오던 것들이 실제로 현실화되는 걸 보라.
내가 아니라도 후후세쯤엔 어쩜 우주를 마음껏 드나들지.
은하수…를 보면서 그 기발함에 물든다.
약속이 있으면 미리 옷도 정해놓고 이것저것 비교도 해보다가 거울에 비친 모습을
요리조리 비춰보기도 하고그래야 하는데 언제나 허겁지겁이다.
갑자기 생각난 필요한 티 하나가 안보여 입을려 했던 옷을 그냥 포기하고
옆에 보이는 쉬운 옷을 대충 걸쳐 입고 나가게 된다.
옷이 많은 편이다.
연예인이냐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늘 허덕이는 건 순전히 차근차근 분류를 하지 않은 게으름 탓이다.
사긴 하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도대체 그 많은 옷들은 다 어디에 숨은 걸까?
도둑질도 알아야 해먹는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내 옷 하나 어디뒀나를 모르는 판국에 전문가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왕십리에도 비는 오겠지?
보미
2009년 5월 11일 at 10:51 오후
리사님!
잘 나가시다
비가 추적추적 하시니
억수로 서글픈 생각 들 잖아요
물부족 국가에서
얼마나 귀한 단비 오시는데…
농사하는 보미 열날려고 하네
대구도 드디어 단비 오십니다
전 세계에 대구 단비 오시는 광고중이랍니다
이곳에 오니
추적추적 (아주 쓸데없는 비같은 생각)…
보미
2009년 5월 11일 at 10:54 오후
정말
요사이 꽃사진 끝내 줍니당
Lisa♡
2009년 5월 11일 at 11:06 오후
보미님.
제가 비를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산에 가봐도 비가 오긴 좀 와야 합디다.
추적추적 좋지 않아요?
저는 비오는 날의 모든 표현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럼 출출하게?
ㅋㅋ…….사락사락은 어젠 아니었고
촉촉하게가 맞겠다.
촉촉하게로 바꿀까요?
오늘 아침엔 촉촉히 젖어있네요.
초록과 모든 공기조차 말입니다.
흙둔지
2009년 5월 12일 at 12:11 오전
ㅋㅋㅋ 오늘도 한수 배우고 갑니데이~
夜한 생각!!!
저는 매일 그러는데 그거 병 아니쥬~?
그란디 왕십리는 왜?
갑자기 왕십리에 황소개구리 요리 잘하는 식당이 생각나누만요~
Lisa♡
2009년 5월 12일 at 12:38 오전
흙둔지님.
왕십리에 비가 오는 걸 묘사한 시가 있어요.
전체적으로 다 떠오르질 않아서 옮길 수가 없네요.
그 시를 못 외우다니…바보…짧은데..머리 한 대 칩니다.
스스로—–제가요.
야한 생각요.
저는 밤에 관한 스케쥴 생각인데.
혹시 ………. ?
뭐 하기야.
머리카락 빨리 길겠네요.
—가도가도 왕십리 비는 내리네—–
Beacon
2009년 5월 12일 at 12:54 오전
줄리엣 비노쉬..
자연스럽게 야~한 여자…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7 오전
비컨님.
그렇기도 하네요.
스트립 댄스라고는 해도
야하거나 선정적이진 않고
귀엽고 편안하게 웃음이 나오는..ㅎㅎ
정말 예술적인 여자예요.
shlee
2009년 5월 12일 at 1:25 오전
김소월의 왕십리가 생각났나요?
^^
최근 읽은책애는
소월의 왕십리가 지명이 아니라
십리 십리 왕십리 비가 오네
십리를 가도
가도 비가 온다는 뜻이라고 ….
왕이 갈 왕이라는 뜻…
즉 삼십리를 가도 비가 온다
는 뜻
그러니까 온 천지에 비가 온다는 뜻이라고
[진흙파이를 굽는 시간]에서 주장하시더군요.
^^
에고…
왕십리
저도 좋아하는 시랍니다.
여기에 퍼 왔어요.
^^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往十里)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데.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山)마루에 걸려서 운다.
Lisa♡
2009년 5월 12일 at 1:33 오전
내가 이렇게 올리면 누군가 왕십리(?)
김소월님의 시를 올려 줄 줄 알았답니다.
왕십리가 그런 뜻이었군요.
저는 그런 것 들어도 또 까먹고 그냥 왕십리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ㅎㅎ–긁적긁적~~
그냥 왕십리도 멋지지 않아요?
김흥국의 왕십리도 있지만.
이상하게 소월의 이 시가 그렇게 문득문득 생각이
키워지더라구요.
쉬리님.
고마워요.
내 댓글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시는 분.
ㅎㅎ
밤과꿈
2009년 5월 12일 at 4:35 오전
우리 어려선 ‘왕십리 똥파리~’하고 놀렸는데
어찌나 화려하게 변신을 했는지
무척 달라졌지요^^
왕십리~하면 초딩4학년때 학력고사가 생각납니다.
전국 어린이들이 모두 보는 시험이었는데
국어 낱말 문제로 가고오는 것은?
밤과꿈의 답 : 오가~ㅋ
선생님이 지나가시다가 보시고는 더 잘 생각해봐~하셔서
궁리끝에 ‘왕래’를 맞혔답니다^^*
사실 오가도 맞지요?
오가는 정, 오가는 사람, 오가는 길목….
이병식
2009년 5월 21일 at 7:51 오전
리사님 옷에 몸을 맞추시지 말고 옷에 몸을 맞춰 보셔요 …ㅎㅎㅎ그럼 되시쟎아요 사랑해요 우리 리사님 화이팅 사랑해요..ㅎㅎㅎ
Lisa♡
2009년 5월 21일 at 1:25 오후
밤꿈님.
나… 이 거 못봤네.
오가—바보아냐?
Lisa♡
2009년 5월 21일 at 1:25 오후
병식님.
그럴께요—-
오늘 몇 시간동안 읽으셨어요?
고맙게도 스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