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2일 버릇 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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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약속시간을 30분이나 빠르게 나갔다.

그 여세를 몰아서 오늘은 또 10분먼저 나가게 되었다.

기분이 참 좋았다.

되도록 이렇게 버릇을 들여야겠다.

본래 별명이 칼이었는데 어쩌다 그리되었는지

계속 약속시간에 맞추질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게 2006년 9월15일부터였나보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자뻑 삼총사가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김밥을 사고 어쩌고 하다보니 시간을맞추기가 힘들었다.

파이와 오공을 먼저 만나게 해서 이야기를 먼저

나누게 하려는 의도도 있긴 했다.

둘이서 글로 사랑하는 눈치가 보여서였다.

그게 바로 나의 함정으로 그 후로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한 번 삐끄러진 버릇이 계속되듯 어제부로 빨리 나가는 버릇을

주욱 이어나가게 버릇을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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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버릇처럼 일어나면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는 밥을 차리러 부엌으로 간다.

저녁에도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는 저녁을 차리러 부엌으로 간다.

남편은 들어오는 순간 TV를 켠다.

누구든 집으로 들어오면 하는 버릇이 있다.

큰 아들은 들어오는 순간 ‘엄마~~’를 외치고는

확인 후 냉장고로 간다.

누군가 날더러 하루에 컴퓨터를 몇 시간하냐고 묻는다.

글쎄—늘 켜놓고 있기 때문에 몇 시간이라기 보다는 집에 머무는 동안은

거의 컴퓨터를 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로그를 하기 위해서는 아니고, 메일체크, 그리고 TV시청을

할 때 동시에 자동실행이다.

별 일없는 날엔 컴퓨터를 많이 하게되고 뭐 정해진 건 따로없다.

가끔 느끼는건데 컴퓨터를 오래하면 뭐 쪽팔리기라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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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게되면서 처음엔 몇 백명이 다녀가도 놀라웠다.

새록새록 재미도 붙었다.

그러다가 시들해질 무렵이 될만도 한데 내게는 블로그가 아주 재미있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에 그리 정성을 들여 포스팅 하는 것도 아닌데 어느 새

방문객이 천 명을 넘게되고 그때 쯤엔 약간 책임감 비슷한 감정도 생겨

버릇처럼 포스팅을 하게 된다.

사랑받는 것도 고마운데 아침마다 틀린 글이라도 즐겁던 아니던 읽기 위해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멤버들이 있다보니 이젠 게으를 수가 없게 되었다.

타국에서 재미있다고 매일 들어오는 사람들에겐 특히 더 내가 빠질 수가 없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것 또한 오만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내 일기나 잡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서운하다고 하면

공연히 의연한 책임감이 불쑥거린다.

멀리서 날 기다릴 HW, DY, S..님 등등.

우리가 늘 가던 가게가 어느 날 문을 닫고 없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그런 기분을 남에게 주고싶지 않다.

이런 것도 하나의 오지랍일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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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날 때 화를 내어야 하긴 하는데 어중간 할 때

누군가가 끼어들면 마침 너 잘만났다 싶게 모든 화를 멋모르고 끼어 든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워서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경우가 종종있다.

바깥에서 뺨 맞고 집에서 화풀이하는 식이다.

내 경우는 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그냥 웃으며 또는 허탈하게 그냥 받아준다.

때론 귀엽기도 하고 때론 어이없지만 그것도 내게 올 시기인 것이다.

어쩌면 그 때 끼어 든 사람이 잘못인지도 모른다.

운명적으로라도~~

이 게 아닌데 싶으면 그냥 가만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구태여 나서서 이게 아니고 저 게 아니고..하다보면 지저분해진다.

오해라면 오해 좀 받으면 어때서?

난 그런 인간이다.

그리고는 곧 바로 무심해진다.

어찌보면 참 편한 인간이다.

그래서 살이 찌면 좀체 안 빠지는 형인가보다.

그런 성격도 버릇이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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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대화 중에 ‘저 사람은 가끔구구단을 잘 해요’ 라면

나는 그냥 그대로 구구단을 잘 하나보다, 그런데 왜?대화에서 구구단이 필요하지? 한다.

있는 그대로 말해야 아는 사람이다.

워낙 직선적이고 상대가 원하는 걸 나도 같은 인간이기에 뭐든 있는 그대로 말한다.

빙빙 돌려서 말하는 걸 못하는 성격이다.

구구단이 왜요?

곱하기요—-네?

2×9, 3×6 말이예요.

그게왜요?

한참 뒤에야 욕을 그렇게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걸 알았다.

머리가 나빠서인지 그렇게 말하면 난 모른다.

뭐든 그렇게 돌려서 예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나는 왜 그렇게 못하는 것일까?

기분 나쁘면 바로 표시하는 이들이 있고 절대 표시 내지않는 사람이 있다.

화가 나거나 불쾌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경우도 있고

바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모든 반응도 알고보면 어쩔 수 없는 버릇들이다.

우아해지고 싶다…버릇으로.

30 Comments

  1. 김삿갓

    2009년 5월 12일 at 3:15 오후

    굿 모닝… 아니 구드 이브닝 리사님. 저는 굿 모닝 이구요. ㅎㅎ

    구구(구구단 아님) 절절 옳은 소리만 쓰셨네요.

    근데 구구단 과 욕이 무슨 공통 점이 있는지 저는 이해가 안되네용.

    이제 꿈나라로 가실때가… 좋은 꿈 꾸시고 일어나시면 행복한 시간 갖으세요.
    굿 나잇!!! 구~우벅!!! ^______^

       

  2. 김진아

    2009년 5월 12일 at 4:09 오후

    사진따로 감상하고,
    그제서야 글을 읽어야 하는데요..
    리사님 사진 정말 멋있게 담으셔요 맷 첫번째와 세번째 사진이..참 좋습니다.

    구구단을 잘하는 사람을 두고 욕을 잘하는 것을 우회하여 설명하는것을
    저도 한참뒤에서야 누군가가 알려주어야만 알아듣는 걸요..

    …좋은 버릇이라..음음..생각해 봐야 겠어요.
       

  3. 소리울

    2009년 5월 12일 at 4:44 오후

    고백성사식의 일기 읽는게 참으로 재미있어서,
    그리고 진솔한 글이 꼭 아편같이 뒷날 일게 만드는 것일테지요.
    그것 안하면 뭐 다른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닐진대,
    좋아하는 일 오래 하고 인기인이 되는 게 낫겠네.
    하루 천명이 문안 오는 게 어디냐고요   

  4. 보미

    2009년 5월 12일 at 6:07 오후

    오지랖은 넓을수록 좋은 사회 되는것이고..

    왜 구구단 이라 할까요?

    전 처음 들어 보는 촌사람!   

  5. 흙둔지

    2009년 5월 12일 at 8:45 오후

    만남에 있어 지각하는 것은 습관입니다.
    결국은 본인에게 득이 없는 습관이니
    빨리 고칠수록 좋겠지요.

    컴퓨터를 많이 하면 면이 팔린다고라?
    하긴 뭐 TV드라마 보고도 안본체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ㅋ~
    시간나면 많이 할 수도 있고
    없으면 못하는거고…
    여튼 아둥바둥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거지요…

    사진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거 본인도 느끼지요? ^_^
       

  6. 희망

    2009년 5월 12일 at 10:38 오후

    삶의 모습… 그리고 생각들을 글로 표현할수 있다는것,..
    그것이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작업중에 하나인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랜기간을 꾸준한 모습으로 …
    그리고 참 멋지게 삶의 모습들을 표현하시는것을 보면…
    참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글에 대한 남다른 달란트가 있으신 분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것.. 지금 칭찬인것 아시지요? ^^
       

  7.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05 오후

    삿갓님.

    사실은 저도 구구단과 욕이 어떤 관계인지 몰랐답니다.
    계산도 잘 못하거든요.
    셈에 약하고 숫자에도 약하거든요.
    저——바보거든요.
    ^^*
    근데 삿갓님도 약간은 바보?
    ㅋㅋㅋ—-재밌따——헤헤헤.
    굿모닝♪   

  8.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07 오후

    진아님.

    3번째 사진은 물에 비친 거인 줄 알죠?
    사진이 점점 재미있어지네요.

    사진 따로 감상하신다는 부분에서
    은근히 기분좋아지네요.
    ^^*   

  9.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08 오후

    소리울에 인터넷이 들어오니 나도 반갑고
    좋으며 뿌듯해지네요.
    소리울의 리나는 지금 뭐하나….?
    하와이에선 엄마가 울고있다는데.
    어쨌든 모든 일에서 순탄하고 다들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거—–^^*   

  10.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10 오후

    보미님.

    제 오지랍도 어떨 때는 도움이 되겠지요?
    좋게 생각하는 거지요.
    구구단은 저도 아직….아리송해요.
    하도 재미있다보니.ㅎㅎ   

  11.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12 오후

    흙둔지님.

    이제 지각과는 담이라도 쌓아야지요.
    지각하면 공연히 미안코 부끄럽고’사람이
    히마리가 없어지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꼭 100% 지킬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무조건 지키는 쪽으로—꾸벅!!
       

  12. Lisa♡

    2009년 5월 12일 at 11:13 오후

    희——————–망님.

    고맙습니다.
    꾸——————–벅!!
    앞으로도 가끔은 즐거운 칭찬 좀 해주세요.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니까
    공연히 즐거워지는 아침입니다.   

  13. 오공

    2009년 5월 13일 at 12:21 오전

    세번째 사진은 인상파의 점묘풍 같아요.

    살좀 찌면 어때,대신에 리사님은 안늙잖아요.

    네,저도 까르페디엠의 고정독자이지요.

    오늘 아침에도
    며칠 밤에 올리더니
    왜 아직까지 일기가 없어!..그러고는 영어 좀 했어요 (a~C~)

    그리고 저도 하루종일 컴퓨터해요.

    멀리서^^ 자뻑녀 올림.

    제가 지진 맛난 전 싸들고
    파이님이랑 둘이서
    토욜 오후에 소풍 간다요~   

  14.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41 오전

    오공아.

    쳇————가라가.
    잘 가라가.
    나 토요일 오후에 뻔히 안나가는 거 알면서
    그 시간으로 정하는 건 나 오지말라는 거자너…
    (당당하게 삐지는 리사)
    아————–하느님.
    그 토요일에 남푠이 제발 상가집가거나
    골프가거나 뭔 일로 출잘가거나 하게
    해주심 어째 안될래나요????(윙크까지–^.*)
    앞으로 고정독자한테는 돈 받을까?
    뭐?
    도로 달라고?
    없던 일로——ㅎㅎ   

  15. 꿈꾸는고양이

    2009년 5월 13일 at 12:54 오전

    Lisa♡ 님의 글은 어떤글을 읽어도 쉽게 공감이 갑니다.
    무심고 하는 습관적인 행동을 볼때면 전 깜짝놀라고 합니다.
    내가 이런이런 생활을 하고 살았구나, 무의식이란
    정말 무서운것이구나 하구요^^
    항상 좋을 글 읽고갑니다..^^ 꾸벅    

  16. 오공

    2009년 5월 13일 at 1:12 오전

    오,하느님,
    상가집,골프,출장
    플리즈~   

  17. Old Bar^n

    2009년 5월 13일 at 2:20 오전

    우아할 자리에서는 우아해야지요.

    욕할 자리에서는 화려하게 욕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18. 왕소금

    2009년 5월 13일 at 4:52 오전

    오늘은 그냥 조용히 지나가요.
    그래도 행복한 하루 되시리라 믿으니까^^   

  19.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29 오후

    꿈꾸는 고양이님.

    히히히—무심코 하는 습관이
    때로는 저지르고 나서 미안해도
    수습하기가 …곤란하더라구요.
    그러니 하나하나 습관을 고쳐나가야겠지요.
    마음대로 안되어서 그렇지…
    후후후.   

  20.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29 오후

    오공님.

    미투…..
    밤의 선유도는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는 나 신경쓰지 말고
    둘이만 만나요.   

  21.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30 오후

    올드반님.

    맞아요.
    맞습니다.
    마꼬요.
    아니 맛고우요.   

  22.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30 오후

    왕소금님.

    하나도 조용하지 않은 걸요…
    발자국 소리 커요.
    뒷꿈치 들고 가세요.ㅋㅋ   

  23. onjena

    2009년 5월 13일 at 12:48 오후

    사진기는 뭘로 쓰세요?
    전 NIKON D-80 에 렌즈는 24~200mm VR 입니다.

    리싸님의 글은 그냥 술술술~~~나오는 거미줄 같은 그런 느낌.
    힘 안들이고 노래 잘 하는 안드레아 보첼리.
       

  24. Lisa♡

    2009년 5월 13일 at 12:55 오후

    언제나님.

    제가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을 두 번이나 봤는데 조금은
    …………..지루한 스타일이더라구요.
    저는 그것보다는 덜 지루한…ㅎㅎ

    사진기요?
    디카랑 DSRL을 캐논으로 쓰는데
    450이구요.
    렌즈는 좀 저렴한 걸로 탐론기본으로 쓰는데요.
    좀 연습해서 좋은 걸로 바꿀 겁니다.
       

  25. 하라그랜

    2009년 5월 13일 at 2:47 오후

    사진 날로 멋있어지네^^
    우아해지고 싶다….?
    있는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이라잖아요?
    우아하게(?) 빼면서 속이 그렇지 못한 인간 보면 꽥(무슨 소리? ㅋㅋㅋ)
    뭐로 호박씨 깐다고 하잖아요? 구구단을 못한다니 이 말도 무슨 말인지 모르실까?^^
    오랜만에 글 남기고 가요.^^   

  26. Lisa♡

    2009년 5월 13일 at 10:40 오후

    어……..

    하라그랜님.

    사진요?
    그렇지요?
    위에서 언급한 스타일의 인간은
    사실 금방 우아한지 아닌지는 시력이 좋으면
    알아보기 마련이라고 봐요.
    호박씨..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입니다요.
    히히히–흐린 날 아침입니다.   

  27. 박산

    2009년 5월 18일 at 5:25 오전

    나 역시
    출장 갔다와 밀린 신문 싸놓고 넘기듯
    리사님 블로그 읽으니
    나도 그 중 한 명

    재미있어요 !
    그대의 블로그는 !

    ************************

    약속시간이요
    일찍나가시는 게 좋습니다
    평생 세일즈맨인 이 사람은
    항시 2-30분 먼저 도착을 신조로 살고 있지만
    종종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지요    

  28. Lisa♡

    2009년 5월 18일 at 7:47 오전

    박산님.

    잘 알겠습니다.
    20-30 분 먼저 도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9. 이병식

    2009년 5월 20일 at 10:24 오후

    사진과 글을 보며 리사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나쁜 말도 재밌게 하시려는 그 모습..사랑합니다 화이팅   

  30. Lisa♡

    2009년 5월 21일 at 1:26 오후

    맞아요————-히——–

    헥헥!!!

    뒤에서 부터 오다보니!!!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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