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싫어한다고 했다.
이해한다.
누군들 다 사랑받겠는가?
또 내 단점을 내가 잘 안다.
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아서 단점이지 고쳐지기만 하면 누군들 완벽한 인간이 안될까?
하지만 그 상대가 내 눈에 괜찮게 보이면 나를 싫어하던 말던 나는 상대가 좋다.
좋아하기 때문에싫어하는 나의 단점도 인정해야한다.
그래서 상대가 날 싫어하는 걸 내가 어쩌겠는가?
난 저런 스타일이 싫어..하면서 미리 멀찍이서 아예 접근조차 하지않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누구나 장점이 있다.
그 장점만으로도 충분히 그 상대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이다.
친구도 사귀다보면 다 좋을 수는 없다.
어쩌다 발견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도 인정하고
가끔 시니컬하게 비꼬기도 해보지만 그래도 매력이 있으니 만나고 좋아하는 것이다.
너무 착해빠져서 내 이야기를한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친구는 지겹다.
톡톡 튀고 날카로워도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이 좋다.
나는 자랑을 많이 하고 잘난 것도 없으면서 잘난 척 하고, 은근히 없으면서 부르조아틱하게 군다.
하지만 난 나의 수치스러운 면도 다 이야기하고, 못난척도 사실은 하고있다.
부르조아틱하게 굴다가도 아주 블루칼라 저리가라할 정도의 사고를 나타낼 때도 있다.
다만 상대가 어디를 무엇을 중점에 두고 보느냐에 따라 내가 달라지게 평가된다.
만약 아들이 하버드를 들어가면 ‘뭐 좀 괜찮은데 갔어요’라든가 ‘보스톤에 있는 학교예요’ 라든가.
그런 투의 대화를 절대 못한다.
나 같으면 ‘어떡해~어떡해~울아들이 세상에 하버드를 갔어, 나 안닮았나봐~~좋아 죽을 거 같애’ 이런다.
‘야-다 나와~~오늘 배터지게 먹어라, 쏜다, 울 아들이 하버드를 갔거든’ 이게 내 스타일이다.
300만원하는 목걸이를 샀으면 ‘이 거 그냥 싸구려~~’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이 거 400만원 넘는 건데 싸게 구입했어, 300에..이쁘지? 빌려줄께’ 아마, 이렇게 말할 거다.
사람마다 표현방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자기가 만드는 겸손이 다 다를 것이다.
지나치게 겸손을 떠는 것도 가식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어떨 땐 상대방도 편하다.
공연히빙빙 돌려서 말하면 가끔 답답하기도 하고 얄미울 때도 있다.
자신과는 격이 맞지 않다거나 생활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만나자고 할 때 은근히
바쁘다는 핑계로 나가길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격이다르다는 것도 자기의 생각이고, 생활차이가 난다고 하는 것도 자기만의 생각이다.
오만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친구가 가난해서 같이 차도 못 마실 정도라면 그 차값 내가 내면 되고
친구를 위해 너 부자될 때 까지 내가 만날 때 비용은 늘 책임질께–라고 한다면
기분이 나쁠까?
홀가분하게 처음부터 마음 편하게 밝히고 그 친구를 편하게 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나이다.
게으른 건 미안해도 가난한 건 미안한 게 아니다.
하지만 가난한 남자친구는 만나고 싶지 않다.
괜히 마음 다칠 것 같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돈을 쓰면 얼마나 쓴다고 마음을 아파하면서 쓰고싶지 않아서다.
그리고 여자들 낮에 공연히 비싼 음식점 가는 것도 좀 자제해야 한다.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철이 드나봐~이제사)
비 오는 날.
그것도 금요일 밤, 강남에서 약속이 있었다.
지하철을 탔다.
아는 얼굴이있어서 인사를 했다.
동네에 다니는 자가용 기사아저씨인데 나를 보고는 누군지몰라 한참을 고민 중인 눈치였다.
아침에 내 쓰레기도 버려주고 내가 부탁하는 건되도록 다 거들어 주는 분이다.
달라이라마의 리더에 관한 책을 들고 있었다.
타고 가는동안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자기는 니어링부부를 본보기로 여기고 살아간단다.
시골에 3만평의 땅도 있고 나중에는 시골로 가서 여생을 보내겠단다.
아저씨..부러워요, 저보다 부자이시네요.
아저씨 입에서 대화내내 입냄새가 지독했다.
침도 계속 내 얼굴에 튀었다.
그 분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내가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것도 안다.
지하철은 정말이지 한 번 갈아타고 금방 목적지에 날 내려주었다.
차를 갖고갔으면아마 1시간 넘게 걸렸을텐데 40분 걸렸다.
어여쁜 20대 여성이 짧은 미니를 입고 건대역에서 탔다.
칸의 남성들이 모두 시선을 돌리면서까지 그녀를쳐다봤다.
그녀는 머리를 털면서 시선쯤이야 하는 말짱한 태도로 연신 핸드폰으로 문자전송을 했다.
내 바로 옆에 앉아서..아무도 나를 보는 시선은 없었다.
건너 편에 허벅지를 다 드러낸 여자친구를 거의 안다시피 하고 있는
해벌레하게 생긴 멋을 천박하게 부린 청년이 여자친구를 품에 안고도
내 옆의 아가씨는 흘깃흘깃 쳐다봤다.
그 눈빛을 참기가 어려웠지만 내가 뭐 나설 일도 아니고..그러다 내 눈과 마주쳤다.
흠칫 놀래면서 눈빛을 거둔다.
칵~~~~~~~~~~~
창을 통해 보이는 비오는 밤거리는 축축했다.
근데 왜 나는 호퍼의 그림이 생각나지?
도토리
2009년 5월 16일 at 3:46 오전
오늘같이 비오는 날..
시원~~한 글 올려주신 리사님…
사랑해도 될까요??ㅎㅎㅎ
정말루 딥따 맘에 듭니다..그 성격..^^*
onjena
2009년 5월 16일 at 4:00 오전
화통한 성격~~~~~
김삿갓
2009년 5월 16일 at 4:24 오전
한마디로 리사님은 인간미가 철철 흐르는 여장부 스타일 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에 가끔이나마 들리는것이 아닐까 합네다 만…
When I grow up, I want to be just like you!!! ^______^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오를리
2009년 5월 16일 at 4:29 오전
학력이 비슷한 사람은 가난해도 만나며
친구로 지낼수 있으나 돈있고 무식한
인간들은 친해질수록 손해를 볼 확율이
높습니다.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고 확실하게 선을긋는
리사남의 성격이 시원시원해 까르페 디엠으로 불러그들이
몰려 듭니다 ㅎㅎㅎ
사진에 테이불들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나 그거 칠 할떄가 된것 같습니
다~~~~
Lisa♡
2009년 5월 16일 at 5:46 오전
도토리님.
저 사랑해도 됩니다.
까칠하지만 않게
변태만 아니라면..ㅎㅎ
딥따…그거이 마음에 듭니다.
Lisa♡
2009년 5월 16일 at 5:46 오전
언제나님.
저 화통하다고들 하긴 하던데
정말 살짝 말인데…소심하기도 해요.
Lisa♡
2009년 5월 16일 at 5:47 오전
삿갓님.
제 글을 보고 인간미가 넘친다고들 하는데
사실도 그…….럴………까….요?
그렇게 되고파요.
근데 푯띠나요?
Lisa♡
2009년 5월 16일 at 5:48 오전
오를리님.
저기 의자들요.
칠 절대 안합니다.
왜냐구요?
저렇게 낡은 게 마음에 들고
그게 매력이거든요.
요즘은 유행이 빈티지라
일부러 귀퉁이가 까지거나 낡은 걸 선호해요.
무엇보다 분위기가 맞아야 하지만.
보미
2009년 5월 16일 at 6:00 오전
좋어면 그냥 좋은척하고
싫어며 그냥 조금 싫은척하고
그헐게 살지^^
내숭떨면서 빙빙 돌리는 사람 정말 꽝 입니당
리사님!
성품 정말 맘에 들어요
아 ^^ 하!!!
보미 맘에 들어도 별볼일 없다고요?
그래도 짝사랑 하는기지요 ㅎㅎ
Lisa♡
2009년 5월 16일 at 8:35 오전
보미님.
아까 문득 보미님 생각이 났답니다.
왜그랬을까?
둘째는 잘 다녀왔나요?
좋다고 하던지…
비와서 그런지 보미님 생각이 슬쩍!!ㅎㅎ
짝사랑은 영원한 나의 풀리지 않는 숙제랍니다.
안영일
2009년 5월 16일 at 12:14 오후
윗 사진을 보면서 핏츠버그의 핏츠버그주립대 인근의 학생들이즐겨찿는 싼 목로 술집이
생각이남니다, 거의가 상과 의자가 짝이안맞고 불규칙 한것 같은데서 조화가 나오더
군요,하인즈 켓참을보니 그 하인즈의 딸과 재혼한 미국의 낙선한 대통령후보가 생
각이 납니다 . 좋은주말을 맟으십시요.
Lisa♡
2009년 5월 16일 at 2:16 오후
맞아요.
저도 그 후보 생각했답니다.
ㅎㅎㅎ…
요즘 저렇게 낡은 조화를 제가 좋아하거든요.
안영일님.
미국에 계시는군요.
래퍼
2009년 5월 16일 at 2:49 오후
답답하고 얄미운..축에 끼는,
돌려 말하기도 겁내는 전,
무지 극소심형이랍니다. 흑, 흑, ㅠ.ㅠ;;
Lisa♡
2009년 5월 16일 at 3:04 오후
래퍼님.
답답하고 얄미운 거랑은
거리가 먼 거 같은데요.
지나치게 착한 편이라면 모를까..ㅎㅎ
울지마요.
누가 울면 저도 따라 운답니다.
네잎클로버
2009년 5월 18일 at 1:41 오전
너무나 리사님다운 포스팅…! ^^
그래서 많은 이들이 리사님 블로그를 좋아하고
또 중독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솔직대범 시원시원한 리사님이셔도
때론 무척 여리고 예민한 가슴의 소유자신데…. ^^;;
사진 속 장소.. ‘마이쏭’인가봐요. 자꾸 궁금해지네요. ^^
Lisa♡
2009년 5월 18일 at 2:54 오전
네잎 클로버님.
마이쏭 맞아요.
ㅎㅎㅎ…왜그러는지 알쥐..
사람이 다 그렇잖아요.
누구나 갖고 있는 이중적인 성격요.
ㅎㅎㅎ…그래도 늘 거침없이 사는 편이지요.
박산
2009년 5월 18일 at 5:29 오전
어찌 다 나를 좋아하겠어요?
*****************************
맨 마지막 문장
아가씨를 품고있는 그 녀석 딴짓거리
그냥 봐 주세요
숫놈들이란 항시 그런거니,,,ㅎㅎㅎ
Lisa♡
2009년 5월 18일 at 7:48 오전
박산님.
그러게요–
웃자고 한 소리지요-ㅋㅋ
숫놈들이 항시 그런건가?
아닌 사람들도 있긴 하던데..
이병식
2009년 5월 20일 at 10:14 오후
전철에서도 예술감각이 발휘되시는 리사님..모든 방면에서 예술의 혼이 살아있는듯한 리사님은 예술가 이셔요 사랑합니다
Lisa♡
2009년 5월 20일 at 10:58 오후
헉—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