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과학과 종교의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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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동시에 5월 14일에 개봉된 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의 소설을 영화화한 두 번째 작품으로 다빈치 코드의 파리에 이어

로마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버라이어티한 내용이다.

스위스의 CERN 연구소에서 도난 당한 반입자물질을 찾기 위한 과정에

콘클라베(교황선출) 를 위해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 4분이 사라진다.

교황청은 비밀리에 사건 해결을 위해 종교적으로 견원지간인 종교도상학 하버드 교수인

로버트 랭던을 일루미나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초빙한다.

소설의 광범위함을 어떻게 커버하나 궁금했는데 비교적 각색이 훌륭해 원작에도

충실한 영화였다.

책이나 영화에서나 모두 보는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고나 할까?

종교, 신의 영역, 과학이 미치는 범위 등… 사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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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티의 앰블램은 일루미나티가 부활할 때만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알려져 있다.

앞 뒤가 똑같은 이 앰블램을 놓고 랭던은 골몰히 생각에 빠진다.

전면에는 미켈란젤로나 라파엘, 갈릴레이를 깔고 실제로는 교회가 사랑한 베르니니의

조각을 따라 가는 계몽의 길에 단서가 있는데 천사들의 시선을 따라가야 범인을 잡고

바티칸 시국을 파괴하고도 남을 이 반물질을 찾을 수 있다.

진보적인 과학자들의 집단으로 이루어진 일루미나티는 교회의 적이라는 미명 아래

종교탄압으로 대학살을 당하고 이 때 수많은 과학자들이 죽었다.

영화 속에서 랭던이 해골무덤으로 빠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리러니하다.

신의 사람들이라는 이름 아래 500년간 숨어서 비밀결사대 마냥 그들의 힘을 부풀려왔다.

이제 전면에 나서서 일루미나티의 힘을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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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랭던 교수는 톰행크스가 맡았지만 내가 궁금했던 건 실제 주인공인 궁무처장의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이가 였다.

영국 출신의 이완 맥그리거.

단연 론하워드 감독이 배역을적절하게 선택했다고 본다.

냉철한 지식인이며 절대 흔들림없이 행동하는완벽한 남자를 연기하는 그를 보며 흐뭇했다.

교황의 비서인 그는 교황이 서거하자 새로운 교황을 추대할 때까지 교황청을 대표한다.

그 기간을 템페세테바칸테라고 부른단다.

사제복이 어쩜 그렇게 어울리는지..

그는 종교와 과학 사이의 오래된 갈등을 완벽하게 해소하고파 한다.

랭던과 마주 선 그가 묻는다.

"신을 믿으십니까?"

"저는 학자입니다, 신부님. 머리로는 믿지 않습니다"

"그럼 가슴으로는 믿습니까?"

"신부님…저는 ….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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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체에서 바티칸과 로마의 아름다움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많은 조각상 등 예술적인

부분들이 우리를 압도한다.

내가 좋아하는 나보나 광장도 나오지만 그 분수가 살인의 장소로 이용되다니…

1929년에 바티칸은 정식 나라로 인정이 된다.

넓이 40만평의 도시로 인구는 900만명인 세계최소국가이다.

시스티나 성당을 비롯 6만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준공하는데만 120년이 걸린 성베드로 성당 등

바티칸은 나라 그 자체가 박물관이다.

바티칸 박물관이 세계최고라고 해도 될만큼 유명한 이유는 수많은 비밀문서들을 비롯 유물들의

가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바티칸은 이름만으로도 경건함을 지니는데 교황청이 자리하고 있는 카톨릭 교회의 중심지라서다.

영화에서는 83키로에 달하는 긴 책장들과 진공으로 처리되어 산소가 늘 공급되는 투명책 보관장소들이

나오는데 실제 바티칸의 지하보관소인지는 모르겠다.

하늘에서 찍은 베드로 성당의 모습은 차라리 거룩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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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공기, 불, 물.

과학의 4원소인 네 가지 물질에 의해 차례로 한 시간에 한 명씩 추기경들이 살해 당한다.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동안 자연현상을 과학적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다.

교회에서는 신의 영역으로 믿어왔다.

과학과 종교의 갈등이 시작되는 싯점이다.

천지창조가 과학적이라면 신의 영역은?

Tip: 영화 속에서 반물질이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하늘은 굉음과 구름과 빛으로 뒤덮히는데 일루미나티는 일명 루시퍼 교리를 믿는다.

교회에서는 루시퍼를 악마로 규정하고 있다.

루시퍼는 라틴어로 빛을 말하는 단어로 반물질이 폭발할 때 내는 빛의 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바티칸 시국을 뒤흔든 폭발 뒤에 하늘은 마치 천지창조의 그림과 같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8 Comments

  1. 꿈꾸는고양이

    2009년 5월 20일 at 12:32 오전

    이번주에 보러갑니다..호호~ 완전 기대하고 있는데..
    멋진 글을 읽고 가니 더욱 기다려집니다.
    꾸벅~   

  2. Lisa♡

    2009년 5월 20일 at 12:49 오전

    책은 읽으셨나요?

    아 읽으셨다면 제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이 맥락만 알고 간다면 말이지요.
    제가 줄거리는 전혀 적지 않았으니
    적당한 반전도 기대해보고요..ㅎㅎ   

  3. 주주

    2009년 5월 20일 at 4:25 오전

    오래 전에 나온 The Holy Blood and the Holy Grail 이란 책을 사놓고는
    꽤 오래 미적미적하던 차에 다 빈치 코드를 읽게 되었는데
    아주 아주 재미있더라구요.

    같은 소재인데 어쩌면 댄 브라운이 나온지 20년도 넘은 그 책의 영향을 조금 받았을지도…

    그러고나서 먼저 나왔던 천사와 악마 – 제목이 낯설어요. ㅎㅎ -를 바로 사서 읽으니
    이것도 폭 빠져들고.

    그러나 다 빈치 코드 영화는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책만큼의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지요.
    이번 영화도 보러 가려는데 비평가들의 평이 그리 좋진 않다고 해서
    조금 시큰둥 하고 있습니다. ㅎㅎ

       

  4. Lisa♡

    2009년 5월 20일 at 8:38 오전

    주주님.

    저도 다빈치코드보고 실망했어요.
    이 영화는 조금 나아요.
    그런데 그 맥락으로보지말고 로마의
    작품을 본다고 생각하고 보셔야 해요.
    그리고 볼만해요.
    왜냐구요?
    바티칸의 이모저모가 나오니까요.
    보세요—-ㅎㅎ
    유원 멕그리거가 참신하게 나옵니다.
    사제에 증말 어울리거든요.
    제일 중요한 건 조각상들….^^*   

  5. 테러

    2009년 5월 20일 at 1:49 오후

    한국 신부는 피 빨아먹고 유부녀랑 놀아나고 있는데…ㅎㅎㅎ <박쥐>
    유럽 신부는 신과 악마 사이에서 사제 본연의 목적과 관련한 생활을…ㅋㅋ
       

  6. Lisa♡

    2009년 5월 20일 at 2:16 오후

    수준차이라고나 할까?
    테러님.
    예전에 한국신부님 짝사랑한 경험 있걸랑요–
    너무 그러지마셈~~   

  7. 비풍초

    2009년 5월 20일 at 3:05 오후

    다빈치코드도 안/못 본 잉간인데요…

    이 영화.. 책 안보고 가면 재미 없나요?

    해리포터영화는 책 안읽고 가면 재미없는 영화걸랑요…   

  8. Lisa♡

    2009년 5월 20일 at 3:13 오후

    비풍초님.

    해리포터 책을 보고 가야 더 재미잇는 거 확실합니다.
    알고 봐도 더 재미있는 게 해리포터죠.
    특히 두들리를 보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저 해리포터랑 반지의 제왕 엄청 좋아합니다.
    물론 책도 다 읽었구요.
    다빈치코드를 안 봐도 천사와 악마의 소설을 안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허리우드의 영화적인 면이 있겠지만 화면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볼거리는 언제나 보고자 하는 눈에는 띄게 마련이지요.
    ^^*
    로마를 즐기기만해도 충분하지요.
    바티칸의 특별한 언어들을 듣고 보기만해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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