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받은 충격적인 뉴스로 심란해 있는데 창문에 뭔가가 쿵~하고 부딪힌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새가 내 방의 유리창에 와서 부딪힌 것이다.
보아하니유리창에뿌옇게 부딪힌 자국과 보는 순간 하얀 깃털들이 부서져 날았다.
남편이 먼저 뛰어나가 새가 땅에 떨어졌다며 소리를 쳤다.
나도 잠옷 바람에 얼른 뛰쳐 나갔다.
작고 예쁜 새가 웅크리고 눈을 감았다, 떴다 했다.
정신을 잃을까봐 자꾸 말을 시켰다.
그랬더니 동그랗고 까만 눈으로 나를 갸우뚱거리며 쳐다본다.
가까이 접근해도 도망가지도 못했다.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
사방 숲에선 딱따구리와 직박구리와 뻐꾸기가 요란하게 울고 나무를 찍어대고 있었다.
솔거의 그림이 없어도 유리창 구분을 못하는 새가 있긴 자주있다.
상자를 갖고 오고
종이컵을 손으로 찢어서 물을 받고 작은 보리쌀 몇 알을 뿌려주었다.
작아서 계단에 그대로 두면 누군가 밟을지도 몰라서이다.
약간 나는 듯 싶더니 힘들어서 날지못한다.
상자를 정원에 올려놓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휙 나꿔챌까봐 상자 겉에 새 응급실이라고 적기까지 했다.
한 시간있다 올테니 너 날아가고 없어야 해.
3층엔 황조롱이가둥지를 짓고 알을 5개나 낳았는데 까치가 하루는 와서
어미 황조롱이를 부리로 쪼아서 싸우더니 알을 다 먹어치우더란다.
나쁜 깡패 까치놈.
파리채로 때려 주지 그랬냐니까 그냥 웃곤만다.
근처에 잠깐 나갔던 남편이 들어오더니 새가 날아가고 없단다.
새 줄려고 들깨까지 얻어서 왔는데 없다며 좋아한다.
다행이다.
극한 상황에 몰리면 사람은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나라도 그럴지 모른다.
죽음을 선택한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해탈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한다.
언론에서는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거란다.
그런 말이 듣기 싫다.
조용히 애도했으면 좋겠다.
더는 당파에 휩쓸리는 어지러운 정국을보기싫다.
진저리가 난다.
가야하지 말아야 할 길을 간 사람의 선택이련가.
마음이 종일 불편하다.
도덕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서였을까?
국민들의 마음에 멍하나 남긴다.
마음도 쑥쑥하고 어디로든 가기싫다.
집에서 비발디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구성은 별로이지만 베니스의 정경과 비발디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흔히 보는 뮤직비디오보다 더 못하다면 못했다.
비발디는 제법 부유한 생활을 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고생하다가 죽었으며 무명묘지에 묻혀서 나중엔 빌딩 숲이 된 곳에 묻혔단다.
죽은 후에 한참지나 루틴의 도서관에서 음악학자들이 발견한 음악집 덕분에 1927년에 첫음반이
나왔다고 한다.
사제였던 그를 미워하던 베니스의 주교와의 갈등이 심했었나보다.
선구자는 항상 질시와 미움의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나보다.
그 시절에도 음모와 질투가 난무했으니 인간사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선율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살면서 한 번 씩 터지는 충격적인 뉴스는 없을수록 좋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딱이다.
오를리
2009년 5월 23일 at 5:19 오후
여왕의 불러그에 오늘은 제일 먼저 출근을해서
발도장을 푹찍고 유리창에 충돌로 뇌진탕 근처까지 갔다가
살아서 날아간 예뿐새를 구경했습니다~~~
소인도 노전대통령의 애도기간은 정치 카페에서
입을 꾹담고 있을 계획입니다~~~~~
오랫만에 택사스 카우보이 정장을 하고
30분을 달려가 8순의 이웃 으로 오래 지내온
노부부를 방문하러 갑니다….
안영일
2009년 5월 23일 at 6:39 오후
투철한 사진작가 로 되어가시는것같습니다,사진한장으로 모든것을 표현했읍니다, 이곳에서 저희집에서그랬으면 아이들이 199 동물 에머전시 엠브란스를 부르면 오지요, 응급실에가며는 단층촬영에 인간과 똑같이 대우를 하드군요, 다행입니다, 새의 사진과 행동으로보아서 어린 새끼가 아닐지? 세상 경험 부족으로 오늘 큰경험을 조그만새가 했읍니다,저희집뒷덱크위의 출입문에 홈통에 어떤미친새가 까치보다작은 (딱다구리?)새가 둥지를틀고 알을품나봄니다, 그런데 뒷뜽에있는 다람쥐들이 새알을꺼내먹는것같습니다, 산새종류인지 ? 색갈이 파아란 깨진 빈새알 나무둥지아래에서 많히 눈에뜨이는가봄니다, (식구말입니다) 다람쥐 (한국의 청솔모같음)는 잔인하고 잡식성인것같습니다, 다른곳의 다람쥐가오며는 살생하여 죽이더군요, 자신의 친족만 이웃에 허용하고 경계가 사람보다도 더하더군요, 뜰에 사람이 나가면 이들이 잡단 쉬 쉬 소리를 내며 사람의ㅣ경계를 알리더군요 어느날 집에와도 뜰이적막강산할때가 있읍니다, 유심희 주위와 나무위를 살피면 황조롱이보다 엄청큰 큰숫탁같은 독수리가 가끔 나무위에 앉아서 뜰과 울타리숲을 내려보며 아마 사냥을 하는것같습니다, 메일진대 품위와 위엄이있는것같습니다, 사람의 죽엄 조용히 조용히 버둥대다가 가는것이 사람이겠지요, 다행희 요새의학지식으로 죽음 1시간전인에는 고통이없는 희열을 맛볼수있는 마약같은 성분이 몸에 분비된다나 /리사님의 아드님걱정이듯 저도 사위놈이 창업을했지요 벌써멸달전에 .이제는 사람의 의약품도 주문약품시대로 도래하는것같습니다, 대량생산이아닌 개개인의 체질에따라서 맢추는 의약품 이겠지요, 젊은이들의꿈 밑고북돗아주지만 그래도 걱정스레 바라보는것이 나이먹은자같습니다,요새 보리가 익을때입니다, 어린이대공원에가시어서 호수가 모래턱을찿으셔서 가상사리에 손이들어갈만한 구멍속에는 자라가 웅크리고 있읍니다,오늘에 좋은이야기 고맙습니다,
오공
2009년 5월 23일 at 9:49 오후
너무 예쁜 새네요.
여러 종류의 새들을 가까이 두고 사는 리사님이 부러워워워워…
테러
2009년 5월 23일 at 11:20 오후
박스에 적힌 ‘응급실’ 보고 활짝 웃었습니다…
Lisa♡
2009년 5월 23일 at 11:42 오후
오를리님.
정치카페 회원이신가봐요.
난리들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자기의 영웅으로 만들어놔야
편한 모양입니다.
어쩌면 나도 한 때 그런 사람이었을런지도.
꿈같은 어제였습니다.
Lisa♡
2009년 5월 23일 at 11:44 오후
안영일님.
어제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병원에 가야하나…동물병원요.
미국같은 경우는 그런 점에 있어서
너무 부럽답니다.
네델란드는 개 요양원도 있고 개 의료보험도 있다니.
앰블런스도 따로 있을 정도이니…
그런데 상태가 더 심했으면 병원으로 데려갔을지도.
사진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더군요.
정말 어려서 구별을 못하는 새들이 와서
부딪치나봐요.
Lisa♡
2009년 5월 23일 at 11:45 오후
오공님.
예쁘죠?
정말 색깔이 예쁘고 가만있는 모습도 예뻤어요.
딱따구리가 요즘은 분주히 나무를 쪼아 댑니다.
새소리에 잠깨는 아침들이지요.
Lisa♡
2009년 5월 23일 at 11:46 오후
테러님.
응급실—-
사랑의 응급실—
새 응급실—-
ariel
2009년 5월 24일 at 12:26 오전
어떤 사람은 향기를 남기고..
어떤 사람은 악취를 남기고..
나는 뭘 남길까 생각하게 됩니다..
잘 살고
잘 죽는 것 쉽지 않나봐요,
Lisa♡
2009년 5월 24일 at 1:13 오전
아리엘님.
남기는 것….글쎄요.
생각의 미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죽고나서 상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들이라서..
인기관리도 해야하나?
아무튼 죽음이 주는 값은 같은데
아무래도 가가 대통령이었으니
충격이 더 크고 서민적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사람들의 허전함이 더 큰가봐요,
아무튼 마음이 안 좋네요.
douky
2009년 5월 24일 at 5:19 오전
조마조마 하며 읽었는데…
새가 날아가서 정말 다행이예요…
리사님 수고하셨어요 ~
Lisa♡
2009년 5월 24일 at 5:29 오전
그러니까요–
덕희님.
저도 정말 고민했답니다.
그 새를 살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딱다구리가 엄청 나무를 쪼아댑니다.
아로운
2009년 5월 24일 at 5:32 오전
새 응급실 벽에도 노송도 한 자락이 필요한듯 합니다만…
서울 온 둘쨋날,
하늘도, 마음도, 지나다니는 사람 얼굴도 우중충 합니다.
Life is pleasant. Death is peaceful. It’s the transition that’s troublesome
– Isaac Asimov
Lisa♡
2009년 5월 24일 at 8:24 오전
어머—서울오셨어요?
아이들 방학은 아직 멀었잖아요.
미리 오신 거군요.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명언입니다.
아주 좋으네요.
특히 죽음에 관한 부분요.
슈카
2009년 5월 24일 at 12:17 오후
새 응급실… 어른께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참 예쁜 마음이세요.
어제 오늘 저도 마음이 잡히질 않았어요.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 게 적응이 안 되네요.
이런 일에 적응이 되면 안 되겠죠 참…
한들 가든
2009년 5월 24일 at 2:00 오후
눈 먼 새,,??
우리집이 유리로 말카다 되어있어서 천지삐까린데.
그리고
정말로
눈먼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리사 동생처럼 응급실을 언제나 열어주는 그런 전직 한들 가든이 되었으면
진짜 좋겠다,^^
나도 카톤박스에 헷띵 해뿔까~ ㅎ
누가와서 호 하고 불어줄지 우째아노? ㅋ
Lisa♡
2009년 5월 24일 at 2:25 오후
슈카님.
제발 더 이상은 분열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라는 뜻처럼 화합하고
이럴 때를 기회로 다들 편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못오게 막고 계란세례하고
그래봐야 뭔 소용이 있을까요—
어서 화합하면 하는 마음 뿐이지요.
제가 어른이라구요?
쳇–자기도 어른이면서 아닌 척…
Lisa♡
2009년 5월 24일 at 2:25 오후
한들가든님.
으흐흐흐…
눈 먼 새가 아니라 어린 새..
어디든 부딪치는 건 금물입니다요.
절대 헤딩은 금물..
뇌진탕도 그렇지만 세포가 몇 만 개 파괴된다니까—-
동서남북
2009년 5월 24일 at 3:33 오후
리사님, 겨드랑이 잘 살펴 보세요.
혹시 날개가 안 나왔나~~~
미국 뉴욕에 무슨 건물은 철새이동 계절에는 하루에도 수백마리가 헤딩을 하고는 죽는다고 하던데요. 그거 방지한다고 별 수를 다 쓰는데….별로… 효과가 없다고….
Lisa♡
2009년 5월 24일 at 10:51 오후
동서님.
그러니까요.
그 라과디아 공항 부변요–
늘 새들때문에 불편을 겪는다잖아요.
새들도 갈 때가 점점 줄죠?
인간들 때문에..어찌보면 우리가 미안한 거지요.
꿈꾸는고양이
2009년 5월 25일 at 1:38 오전
너무 작고 예쁜 어린새.. 이쁘다
응급실이라고 적힌 박스가 넘 재미있습니다.^^
많이 다치치 않은것 같아 다행입니다.
따듯한 글입니다..꾸벅^^
Lisa♡
2009년 5월 25일 at 1:43 오전
꿈꾸는 고양이님.
날아간 걸 보면 괜찮아진 거지요?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지난 번에는 죽었거든요.
꼭 내 죄 같아서…ㅎㅎ
박산
2009년 5월 25일 at 7:16 오전
공부 참 잘 했겠어요 학교다닐 때
관찰력 기록력 상상력 등등 모두 ‘수 ‘
뽈송
2009년 5월 25일 at 9:00 오전
미미해도 살아 있는 동물들을 사랑하는 Lisa님이 마음에 듭니다. 흠뻑요.
그리고 또 시작될 모양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참 답답하네요…
Lisa♡
2009년 5월 25일 at 10:19 오전
박산님.
어캐 아셨어요?
후후후—-
Lisa♡
2009년 5월 25일 at 10:19 오전
뽈송님.
미미한 동물들도 사랑하지요–암요.
제가 본래 동물을 사랑하거든요.
그래서 겨울철의 밍크코트가 영 부담스럽네요.
비풍초
2009년 5월 25일 at 11:09 오전
조류 독감 조심하세요… ^^
Lisa♡
2009년 5월 25일 at 11:10 오전
으하하하…
워낙 건강해서요.
이병식
2009년 6월 20일 at 2:14 오전
황조롱이의 충돌..그 내용들을 아름다웁게 표현 하여 주셔서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피게 하시는 리사님 사랑해요
Lisa♡
2009년 6월 20일 at 2:34 오전
저 새 이름 황조롱이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