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이죠?
여기 치킨 한 마리 배달한 집인데요…한 마리 보낸 거 맞나요?
-먹는 걸로 장난 안 칩니다, 한 마리 맞습니다.
아니….한 마리 아닌데..
-맞다니까, 나 참, 누굴 뭘로 알아요?
찰칵, 뚝~~~~~
아니, 목이 두 개나 있고 다리가 4개나 있는데 어캐 한 마리야?
그럼 샴쌍둥이 닭?
캑~~~~~~
캑~~~~~~
절친한 지인의 아들 결혼식.
장난꾸러기의 표정이 신랑이 되어서도 좔좔 흐르는 얼굴의 아들.
노숙한 신부와 착하디착하게 생긴 사돈댁.
10분도 안 되어 끝나는 결혼식에 이렇게 많은 꽃과 준비를..
그렇게 해야만 결혼식의 증인이 되는 걸까?
나는 약간의 인원만으로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고프다니까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고 한다.
상대편 생각과는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부르지 않으면 섭해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란다.
S호텔서는 결혼식 비용만 3억이라는데(확인된 바 없지만) 그 돈이면
걍…집사는데 보태겠다.
아 물론 그런데서 하는 사람들이야 그 정도야 신경쓰이지 않는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오늘 결혼식은 그 집 안의 개혼이라 축하할 일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장식해 둔 꽃들을 챙겨왔다.
여기저기서 뽑아서 우리 팀들이 나눠서 들고가자
신랑신부 지인들도 커다란 꽃들을눈치껏 가져간다.
꽃값만해도 엄청난데 다 버릴 걸 아까워서라도 갖고와야 한다.
친구가 서울시내 유명호텔에서 플라워#을 한다.
갈수록 그 친구의 콧대는 높아져 가고 거들먹거리는 폼이 돈벌이가 잘 되는 모양이었다.
부러웠다.
그 친구 말이 결혼식 끝나고 꽃 가져가도 된다고했다.
어치피 못 쓰는 것 가져오자.
지금 부엌에 하얀 리본을 화려하게 맨 그대로 크리스털 화병에 꽂혀 있다.
신혼 때 남편과 안면도로 여행을 갔다.
민박집에서 토종닭을 해준다기에 돈을시세에 비해 비싸게 내고 주문했다.
아 그런데 닭이 무지 큰 게 다 먹지 못할 것 같았다.
문제는 그렇게 커다란 닭의 다리가 한 쪽이 없는 것이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남편이 그 집의 부엌으로 침입을 했다.
선반에 올려진 냄비에 닭다리 굵직한 것이 척하니 담겨져 있었다.
누군가 주려고 뜯어 둔 모양이었다.
나는 너무 떨려서 그냥 놔두라고 했지만 남편은 주인이 말도 없이 돈을 다 받고
그런 건 우리 잘못이 아니라며 굳이 다 먹지도 못할 걸
가지고 들어왔다.
우선 다리부터 먹었다.
그리고 배 터질 뻔 했다.
인간의 배란 어찌나 유연성이 뛰어난지..
안경을끼고도 안 보여서
깨알같은 만화책을 커다란 돋보기를 대고
3권을 읽었다.
물론 마린블루스다.
요새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 꽂혔다.
레오
2009년 6월 7일 at 3:51 오후
저도 호텔 결혼식가서 꽃 항아리째 들고 온적도 있어요.
신랑이나 신부쪽에서 오히려 가져가라고 하던데요^^
사진 배경도 궁금한데 밑에 적어주면 어쩔지요?
글도 잘 읽지만 사진도 열심히 보거든요
외국 앤틱 가구점인가 싶기도 하고..
오를리
2009년 6월 7일 at 7:03 오후
다음에 닭한마리가 아닌 두마리가 배달되면
안부계시판을 이용한 한마리만 택사스 촌으로
택배를 부닥합니다 ㅎㅎㅎㅎ
오공
2009년 6월 7일 at 9:17 오후
오~~~재미난 스토리가 있어 더더더욱 재밌습니다.
Lisa♡
2009년 6월 7일 at 9:44 오후
레오님.
늘 적었다가 지우곤 적었다가 지우곤 하지요.
저 배경은 맨하탄의 세계최고 인테리어 #인 ABC의
최고를 자랑하는 가구들의 모습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모습이 층마다 다 다른데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빈티지부터 최신 까지 어디 나무랄데없는 최고 #이지요.
비싼 게 흠이지만 맨하탄의 뉴요커들이 제일로 여기는 곳입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마음에 들지요?
어디 구서구석 버릴데가 없어요.
저 #을 따로 포스팅해야 하는데 못하고 그냥 지나갔네요.
맨하탄가실 때 연락주세요//주소드릴테니.
그러잖아도 레오님께서 궁금하실 것 같더라.
저도 이런 경우 궁금한데 또 그 반대의 분들이 있기에
적었다 지우곤 했지요.^^*
Lisa♡
2009년 6월 7일 at 9:45 오후
오를리님.
알았습니다.
텍사스까지 택배는 공짜겠지요?
물론——
Lisa♡
2009년 6월 7일 at 9:45 오후
오공님은
언제나 물방울 똑하고
떨어지듯 글도 그런 걸 원한다니꽈….ㅎㅎ
겨울비
2009년 6월 7일 at 10:00 오후
저도 리사님 사진 보면 배경이 궁금할 때 많아요.
적어주시기를…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사람 여기도 있어요.
유명 호텔 안이 아닐지라도 꽃#을 열어야지 꿈꾸는…
플라워# 이름 공모요.
시낭송회날 예쁜 소품화분하나 쏩니다.
Lisa♡
2009년 6월 7일 at 10:04 오후
아……………겨울비님.
이름 더 잘 지으실 거면서
공연히…
배경들을 다 밝히면 내가 가는 곳이 다 밝혀지는데
그럼 안되는데 으짜꼬—-ㅎㅎ
오공
2009년 6월 8일 at 12:14 오전
안면도 에피소드 같은 건
워낙 재미있으니
화장이나 분장이 들어갈 필요 없으니
순수함 그 것만으로도 훌륭한 글이잖아요
저는 그런 게 좋아요.
재료가 신선하고 귀한 것이면
양념이 필요 없는 요리처럼요.
테러
2009년 6월 8일 at 12:52 오전
플라워샵은.. 제 이상형 SBS 이병희 아나운서가 청담동에서 하던데…ㅎㅎ
최근 몇 년간 그 분의 결혼이 가장 뼈아픈 사건이었어요….ㅎㅎㅎ
소리울
2009년 6월 8일 at 9:45 오전
얌전한 분이 장난도 팔단이네
용기도 대단하고…
수고가 많소. 불로그하랴, 봉사하랴.
Lisa♡
2009년 6월 8일 at 9:49 오전
오공님이 찾는 그 순수..
후후후…순수한 사람은 순수만 찾는 걸까?
오리무중이도다.
Lisa♡
2009년 6월 8일 at 9:50 오전
테러님.
청담동서요?
어디지?
미리미리 대쉬하라니깐..
뼈가 아프면 어캐 되나?
Lisa♡
2009년 6월 8일 at 9:50 오전
소리울님.
얌전하게 보일 뿐…
하긴 얌전한 편이쥐..
그거이 문제라니까.
희망
2009년 6월 8일 at 11:34 오전
배달된 치킨의 조각들도 맞춰보시는군요,, ^^
이곳은 한국하고는 달리 닭다리보다는 가슴살을 더 비싸게 판매를 하기때문에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나 다른 치킨전문점에서도 닭다리 부분은 다른것에 비해 가격이 싸게 판답니다.
슈퍼마켓에서도 부위별로 구입을 하면 닭다리는 늘 제일 싸게 구입하는데…
저는 이 닭다리만 사다가 자주 집에서 튀겨먹기도 하거든요 ^^
그런데…
Lisa♡님의 옆지기님 …정말 대단하네요… 주방에까지 찾아가셔셔 닭다리를 찾아오시다니 ^^
Lisa♡
2009년 6월 8일 at 11:52 오전
희망님.
우리나라는 다리가 더 비싼데
가슴살이 더 비싸다는 캐나다랑 확실히
차이가 나네요.
저는 날개를 제일 좋아합니다.
주방이라고 해봐야 재래식 집이니
바로 마루 옆의 작은 부엌이라..
ㅋㅋㅋ..
재미있어서인지 잊혀지질 않네요.
이병식
2009년 6월 20일 at 1:55 오전
닭다리 하나의 이야기 정말 재밌었어요 아름다운 우리 일상 생활에서의 이야기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