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 한 마리 창에 와서 툭~하고 부딪쳤다.
어린 새임에 틀림없다.
소나무를 그려놓을 솔거도 없는데 공연히 와서 부딪힐 게 뭐람.
마음 아프게..
종일 숲에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고, 많은 새들이 지금까지 지저귄다.
새들이 노래하거나 지저귀는 소리를 왜 인간은 운다라고 표현할까?
가끔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새소리도 있다.
분명히 뚱뚱하거나 음흉한 새일 것이다.
낮에 꿩이 두어 번 소리내며 존재를 알렸다.
새끼를 끌고 다니는 꿩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항상 조용하고 인기척이 없는 동네에서 주말이면 소음들이 들린다.
사람사는 동네같고분가한 자녀들이 방문하는 소리와 음식냄새가 퍼진다.
우리집만 언제나 그렇듯이 고요하다.
하지만 곧 아이들이 도착한다.
냉장고 정리도 끝났고 작년에 만들어 둔 매실 엑기스도 맛보니 끝내준다.
미숫가루도 특별히 주문해 두었고 매일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에 신난다.
주변의 옆 집이나 아랫집들이 자녀들의숫자가 만만치 않다.
옆 집은 딸 셋에 아들 하나, 그 아랫집은 아들 셋에 딸 하나~
우린 아들 둘에 딸 하나…102호는 딸 둘에 아들 하나..301호는 딸 셋에 아들 둘..
202호는 아들 둘에 딸 하나..그러고보니 우리동네는 다산가족들이다.
요즘은아이의 숫자가 부를 말해준다고 하는데 그럼 당연히 부자에 낀다.
난 부자가 좋다.
그저 돈만 많은 부자말고 문화적인 생활을 거리낌없이 할 정도의 부자.
은근히 귀태가 나는 부자가 좋다.
L샘이아들과 딸이 둘 다 S대 법대로 입학하자 집을 내어놓고 관악산 아래로 이사를 갔다가
다시 컴백했다.
그 사이 재학 중 고시를 다 합격한 딸은 판사가 되어서 돌아왔다.
전세를 주고 갈 때 그 집을 가봐서 아는데 아주 깨끗하게 고치고 아까워하면서 나갔다.
4년간 전세를 든 세입자가 집을 얼마나 험하게 썼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집이 더러워서 살 수 없어서 이사간단다.
누가 더 살라고 했는지…
갑자기 졸부가 되어서는 돈을 쓸 줄 몰라서 이사올 때 어울리지도 않는 가구들을
엄청나게 사와서는 감당을 못하던 여자란다.
그런 여자가 갖고 있는 돈이라면 몇 천억이 있다한들 부럽지 않다.
돈이 갈 때를 잘못만나 고생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돈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내가 부러워하는 돈은 그런 돈이 아니다.
행복한 부자를 누구나 꿈꾼다.
나는 행복한 부자가 되고싶지 터질 듯 짊어질 돼지같은 걸음으로는 살고싶지 않다.
내 친구 희야도 예쁜 얼굴과는 달리 집 안에 들어서면 앉을 자리가 없었다.
식탁 위에는 무슨 물건들이 그렇게 많은지 자기네 식구들도 아예 작은 앉은뱅이
밥상을 두고 식사를 했다.
2년 전에 꽂아 둔 모기향이 아직도 불이 나지않고 있는가 하면
피우던 담뱃재는 사방에서 묻어난다.
모임에 나오면 제일 예쁠 뿐 아니라 제일 잘 차려입고 눈에 띄게 하고온다.
자세히 보면 밥풀도 묻어있고 실밥이 주렁주렁에 무슨 국물들이 묻은 자국들이 드러난다.
시어머님이 오시면 야단맞지 않냐니까 시어머님은 더 하단다.
참 태평해서 좋다.
위의 동서도 마찬가지로 더하면 더했지 절대 뒤지지 않는단다.
어쩌면 그렇게 모였는지 그 집의 남자들 내가 볼 때 무지 순하고 잔소리가 없다.
혹시 집 안에 관심이 없는지…하긴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내 방은 폭탄투하 그 자체다.
정리를 마음먹는 일도 쉽지는 않다.
아무도 없을 때 조용히 혼자서 해야지 하지만 늘 아무도 없고 조용하다.
그런데왜 엄두를 못내는건지..
운동도 해야지 하면서 왜 나가질 못하는지.
미룬다는 건 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뭐든 잘 미룬다.
단 노는 일에는 엄청 부지런하다.
이제는 노는 일조차 미룬다.
인생 정리할 때가 되었는지…내가 노는 걸 마다하다니.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청춘이 지나가는 자리는 많은 걸 포기하게 만드나보다.
전혀 오지않을 것 같던 청춘과의 이별도 실감할 정도로 온다.
그래도 그다지 슬프거나 그렇진 않다.
오늘 읽은 책 중에 파우스트 속 한 문장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악마들이 대체 늙었다는 건데 그래서 나이 든 자만이 악마를 알아 볼 수 있단다.
비단 악마뿐이랴~ 나이가 주는 풍부한 경험은 많은 걸 알아보게 한다.
TRUDY
2009년 6월 14일 at 3:09 오후
일똥 찍구~~
TRUDY
2009년 6월 14일 at 3:11 오후
리사님으 글은 자기주관이 확실하고
싫고 좋은걸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데 있다.
표현도 자유롭고,, 그래서 좋아해용! ^—^
봄바람
2009년 6월 14일 at 7:33 오후
한국인들이 부자(?) 어쩌고 하는 것이 어찌… ㅎㅎㅎ…
물론 저는 poor man…
한 10년전 쯤(?) 학회에서 만난 (물론 그 때는 부자(?)가 될 줄 몰랐던… ㅋㅋㅋ…)
Sergey Brin이라는 친구 정도가 아니고는 부자(?)를 언급 안하는 것이…
ㅎㅎㅎ…
Rich Man & Poor Man…
Lisa♡
2009년 6월 14일 at 10:38 오후
트루디님.
남자인 줄 알았어요–
Lisa♡
2009년 6월 14일 at 10:42 오후
봄바람님.
부자가 뭐..꼭 엄청난 빌리언달러이상을 갖고 있어야만 하나요?
사고의 차이고 나름이지요..ㅋㅋ
저는 언제나 제가 부자는 아니지만 이 정도의 혜택을 받고 산다는 건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일확천금은
아니지만 남에게 스스럼없이 베풀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좀 더
많게 지니게 될 거라고 늘 꿈꾸며 산답니다.
돈이 무너질 듯 많으면 부자가 아니고 재벌이지요…부러버라.
요즘은 자식들이 많아도 부자라는 게 학비가 하도 비싸니 그렇답니다.
든든하기도 한 그런 기분에 나는 마음의 부자라기도 하구요.
하긴 내 주변에 사정이 어려운데도 생활은 거한 사람들이 있긴 해요.
맞아요..부자개념은 상대적인 것이라서요…후후
TRUDY
2009년 6월 14일 at 11:21 오후
I am a Alpha Girl.
Female who has both
personality of man and woman.
미래는 알파걸들이 리더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꺼라 보아여~
그대의 따님두 그런 성향이 있을꺼라 느끼죠.
포스팅 글에서 느끼건데….
Lisa♡
2009년 6월 14일 at 11:28 오후
알파걸…
저도 그걸 원하구요.
나의 딸도 물론 그렇게 되면
행운이겠지요.
ariel
2009년 6월 14일 at 11:37 오후
부러워라.. 아이들이 도착하니 얼마나 좋으세요.
다니엘은 안 와요. 자동차 운전 배우고 여행가고
이것 저것.. 저도 바빠 못 보러가고.. 9 /10월에나?
그러지 않아도 지금 아이에게 멜 쓰고 여기 오니
더..ㅜㅜ
아이들과 매우 매우 즐거운 여름 되세요~~!!^^
Lisa♡
2009년 6월 15일 at 12:05 오전
아리엘님.
아이들이 와도 큰 놈은 못오고 한 달 뒤에나 오구요.
오자마자 곧 케냐로 가지요..두 아이들과만 미술학원이랑
학원과 씨름을 하고 데려다주고 오고 해야지요.
그래도 너무 좋기만 하지요.
9,10월에 브레이크가 있나봐요?
캘리포니아쪽에 있지요?
테러
2009년 6월 15일 at 12:17 오전
어느 시점에서.. 이해하게 되더군요.. 여자는 결코 깔끔하지 않다는 것을…ㅎㅎ
저도 요즘은.. 관대하게 봅니다. ‘저 깔끔해 보이는 여자의 방이 돼지우리 같다면…..’
‘걍 내가 치워주자….’고 생각하게 되네요…ㅋㅋ
Lisa♡
2009년 6월 15일 at 12:25 오전
테러님.
그 게 편합니다.
여자들이 더 더럽고 지저분한 환경을
만들 요소가 많지요.
화장품과 옷들 악세서리..
게다가 살림살이까지 터집니다.
개념이 말입니다..정리라는..
제 경우는 책까지, 거기다 CD까지..
넘쳐납니다.
거기다 인형과 퀼트까지…무서워요.
안영일
2009년 6월 15일 at 1:44 오전
즐거운 올여름이 되겠군요, 저희들 자랄때와는 다른 지금의 젊은이들 그저 옆에서 보면서 조언을할뿜이지요, 이웃의 아이들이 같은또래면 하루 날 잡아서 밴드 불러서 각테일 즐기고 춤도추어가면서 놀도록 한번 동네의 엄마 아버지가 브레이크 (즐기는것)해주면서 자연희 어른들도 한쪽에서 어른들 이야기하며 시간을 지내는것도 여가의 한방법이 되겠습니다, 에전의 좁고 적은집에서 정리정돈 하면서 그자리에서 살던시절과는 다른 지금의 모든생활이 여유로운공간?에서 어찌보면 무질서가 질서인지도 모르지요,제경우 속옷과 옷은 모든것 여자인식구가 해주니 다른 그이상을바라면 제가 조금 모자라겠지요,오면서 초밥 4인분 5시 시켜놓고 찿어다 먹으며 보니 한눈에 양이 저번과 달라 속이상하더군요, 내깐에 같은 한국인들의 식당을 이용하지요 그런데 너무나 얍삽한 생각인지 ?이다음에는 같은 명, 분점이나 ,중국인, 아니면 코쟁이스시를 같다먹어야겠읍니다, 그들은 먹는 양과 질을같고는 작난을 안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우리들입니다, 올때에는 B&J 에 들러 한트렁크 아이들과 식구들 용품 식구말대로 거하게 싫고서 왔읍니다, 위의 손자방침을보니 식구가 아끼는 브라더 손미싱을 마껴서 손을한번 보고 (하도안써서 뻑뻑함니다) 식구에게 쓰도록해야겠읍니다,조금전 2놈 나잇나잇 뽀뽀하고서 손주들 올라가고 2사람 아래층에서 한사람 게임하고 저는 글을읽으며 즐거운 잠자기전의 저녁시간입니다, 즐거운 한주를 맡으십십시요
도토리
2009년 6월 15일 at 2:37 오전
후훗…^^*
Lisa♡
2009년 6월 15일 at 2:37 오전
안선생님.
자방침…우리엄마가 생각납니다.
미싱을 자방침이라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런지요.
후후후—–코쟁이 스시요..맞아요.
미국가서 느끼면 음식의 량이 많고 푸짐해서 놀래요.
먹는 걸로 장난질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나라지요?
그런 게 제일 부럽답니다.
즐거운 한 주요? 안영일님도 유쾌한 한 주요—
Lisa♡
2009년 6월 15일 at 2:38 오전
도토리님.
우리 내일 보는 거죠?
클났어요.
점심, 저녁 다 약속이 찼어요.
보미
2009년 6월 15일 at 4:09 오전
우리집도 날마다
폭탄투하 당한 집이랍니다 ㅎㅎ
리사님 같이 바쁘신분이야 할수없지만
먹고 노는 나같은 여자가 문제지요^^*
주주
2009년 6월 15일 at 8:13 오전
‘QOOK했다’… 어떤 뜻으로 쓰이나요?
이거…촌에 살다보니…ㅎㅎㅎ
Lisa♡
2009년 6월 15일 at 1:46 오후
보미님.
폭탄투하….ㅋㅋㅋ
저 하나도 안바빠요.
보미님이시야말로
맛나는 거 많이 하시느라
바쁘지요.
Lisa♡
2009년 6월 15일 at 1:47 오후
주주님.
그게 뭐냐면
요즘 유행하는 선전카피랍니다.
쿡 쳐박혀서 집에서 만능 TV를 보라는 뜻입니다.
인터넷도 되구요…밖에 나갈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저 이 선전 싫어합니다.ㅎㅎ
참나무.
2009년 6월 15일 at 2:41 오후
자방침 아는 사람 다녀갑니다아
자방침 사진은 저러구 정겹고…^^
진주굿은 왜 꼭 한꺼번에 터지는지…후유~~~
이유는 낼 설명할게요..길어서리…
Lisa♡
2009년 6월 15일 at 3:19 오후
참나무님.
궁금증 폭증…
이병식
2009년 6월 20일 at 1:45 오전
사진도 봐도봐도 아름다웁고 아이들 이야기에 부러움 가득 안고 돌아 갑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