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 난 너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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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 이제 모릅니다/당신도 나를 모르길 바랍니다.’

라는 말을 황당하게 들었다면기분이 어떨까?

사실은 내가 썼던 말이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그랬다.

그리고 나니 좀 미안했다.

문제는 상대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그냥 오해를 해서 내 기분만 생각한 일이다.

참 나도 못되먹을 때가 있네—싶었다.

어떻게 오해를 풀까?

미안하다고 할까?

어쩔까…하다가 시간이 흘렀다.

문득 보고싶기도 했다.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화를 했다.

상대는 아주 반가워했다.

내가 부끄러웠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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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도 약간 다투고 났을 때 그 친구가 더 소중해지고

부부도 트러블을 겪으면서 자기 잘못이나 상대에 대한 이해를 키운다.

친구와 오해를 푸는 과정에서 내가 너 좋아하거든..

하면 상대편도 나도 마찬가지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데..

서로 그러다보면 이 건 뭐..고백이야~ 뭐야~ 하게 되는 경우있다.

내 경험이다.

오늘도 약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어제 퉁명함이 오늘의 더 진한 애정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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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고 가까운 사이인데도 전화하기는 좀 꺼끄럽고

문자만 하자니 길기만 하고 할까말까..망설일 때가 있다.

그럴때는 과감하게 전화를 해야한다.

반드시 좋은 결과 얻을 거다.

조카의 입빠름으로 언니와 약간 서먹한 관계가 된 적이 있다.

미안하다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같이 서먹하긴 또 우습고

대략난감할 때가 있었다.

시간을 좀 흘려보냈다가 내가 먼저 뭘 좀 보냈다.

먼저..솔선수범하는 자세야말로 인간관계의 최우선이다.

조금 손해보더라도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베풀고, 상대가 좋아할 아이디어 내어서 선물을 한다던가.

그럴 때는 리사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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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오해를 풀고나니 괜히 마음이 새털처럼 비상한다.

열기구처럼 하늘위로 두둥실~속절없이 떠오른다.

참 순진하기도 하지..

그 자그마한 인간관계에서 이렇듯이 우쭐해지니.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순진하다고 스스로 느낄 적 많다.

아기처럼 까불거나 무서워할 때 그렇거나 별 것아닌 일에

흥분하고 놀래고 소리칠 때도 순진이 생각난다.

순진함보다는 순수함이 좋다.

순진하다는 건 바보같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게 아닐지.

기분 좋은 날이다.

그래서 신바람 찐빵 사먹었다.

반은 경비 아저씨가 내 앵두나무 묶어주시길래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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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앉은 자리에서 10통의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열 통의답신을 받았다.

그리고 그 반을 다시 보냈다.

별 재미있는 일이 다있다.

인터넷 시대에 한번은 누군가에게 해봄직한 일이다.

지겹지않고 재미있어야 가능하다.

신기한 세상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하는 재미같다.

내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한다는 사실이 웃긴다.

나의 단점을 일일이 들추어내다보니 상당히 많다.

아이고–부끄러운 줄을 모르다니.

하나 빠졌다.

매니큐어를 싫어한다는 말을 잊었다.

22 Comments

  1. 희망

    2009년 6월 19일 at 7:06 오후

    세상에서 가장 용기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 질못을 했을때 용기있게 시인하고 사과를 하는 사람이라고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가까이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인 부부사이와 부모와 자녀의 사이에서부터..
    점점 더 나아가면 친지 친구 이웃등…우리 주변에 우리와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의 장에서 아주 필요한 모습이겠지요
    국민을 대표해서 나라를 운영하는 우리 정치인들도 Lisa님 처럼 그런 아름다운 용기를 가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Lisa님의 오늘 그 멋진 모습… 동그라미 다섯개에 별다섯개를 그려드리고 싶군요
    거기에 참 잘했어요 라고 글도 덧붙여 드리고 싶습니다. ^^   

  2. Wesley Cho

    2009년 6월 19일 at 9:15 오후

    리사님,

    메일을 열통이나… 구구절절 할말이 많으셨군요.

    솔직하심에 반할것 같군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3. 오공

    2009년 6월 19일 at 9:35 오후

    제가 알기론 리사님이 아기 처럼 순수할 때가 막 잠에서 깼을 때죠!

    오늘 일기가 리사님이 막 잠에서 깬 상태 같아요.   

  4. ariel

    2009년 6월 19일 at 10:26 오후

    저도 메니큐어 컬러는 안 발라요.
    그냥 영양제만.. 음식에 들어가서
    아이 키우며 습관이 되어서..

    이것은 좋은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친구하고 안 싸운다는 것.. 20년
    가도 한 번 안 싸워요. 언제나 약간의
    간격을 두고 지내서 그럴 것 같아요.
    전혀 간격없이 지내야 하나 생각하고
    갑니다. 친하다면 그런 것이 아닐까
    해서요.
       

  5. 광혀니꺼

    2009년 6월 20일 at 12:10 오전

    전 메니큐어 좋아해요~
    ㅎㅎ

    손가락 발가락 다~

    스무개 칠하고

    촐삭촐삭~

    ㅎㅎ

       

  6. 테러

    2009년 6월 20일 at 1:03 오전

    저는 다음 달에… ‘저는 당신을 압니다. 당신도 저를 알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ㅋㅋㅋ 이거 쉽지 않네요….   

  7. Lisa♡

    2009년 6월 20일 at 1:07 오전

    ㅎㅎ..희망님.

    동그라미 다섯 줄에 별 다섯 개에 도장까지—
    나———오늘 별 5개 먹었다.
    아, 그리워집니다.
    그 아름다운 초등학교 일기장이 말입니다.
    희망님.
    오늘 종일 우쭐해도 되지요.   

  8. Lisa♡

    2009년 6월 20일 at 1:08 오전

    하이–웨슬리님.

    솔직함이 저의 무기잖아요.
    그래서 오해도 잘 받고
    사랑도 받고..개성이 솔직함으로~ㅋㅋ   

  9. Lisa♡

    2009년 6월 20일 at 1:08 오전

    오공!

    자기 나랑 만리장성 쌓은 거
    푯띠 내는 거 맞지? 흑~   

  10. Lisa♡

    2009년 6월 20일 at 1:09 오전

    광여사.

    내가 그날 봤는데
    발가락에 빨간 매니큐어인지에
    반짝이는 구슬까지 달았더군..
    나는 그런짓을 죽어도 못해—
    다들 안어울리게 군다나?   

  11. Lisa♡

    2009년 6월 20일 at 1:10 오전

    테러님.

    뭐든 용기있게 부딪쳐라니까….바보!!
    당신을 알아가는 일이 내겐 행복입니다~~
    뭐 이 정도!!   

  12. 이병식

    2009년 6월 20일 at 1:37 오전

    리사님의 글 변함 없이 잘 담아가고 있습니다 가슴과 마음속으로……그리고 다음의 시 낭송회에는 꼬옥 참석 하리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리사님 화이팅   

  13. Lisa♡

    2009년 6월 20일 at 3:29 오전

    꼭 와야해요.

    9월입니다.   

  14. Lisa♡

    2009년 6월 20일 at 3:32 오전

    아리엘님.

    금방 자기한테요–사진보내느라 답글을 빠뜨렸네요.
    간격요?
    저는 필요하다고 보는데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내다보면 그럴 때도 있고
    그러지 않을 때도 있고 말이죠.
    ㅎㅎㅎ…요리 얼마나 한다고???   

  15. 청목

    2009년 6월 20일 at 6:40 오전

    비요일입니다.

    인간관계의 회복에 대하여 말씀하신 듯하군요.
    <내가 나 인 것>을 잠시 뒤로 돌려 놓으면 만사화평이 아닐까 싶네요.

    베푸는 마음도 아름답지만, 때로 아슬아슬할 때도 있죠?
    Lisa♡님을 보면 그런 느낌을 가끔 받곤 하지요. 제발 상처같은 건 받지 말았으면 싶은…

    비요일은 <진지모드>.
       

  16. Lisa♡

    2009년 6월 20일 at 7:12 오전

    청목님.

    아끼는 마음에 하시는 말씀
    깊이 와닿습니다.
    상처 나도 후시딘 바를께요.
    상처엔 HOO~~~   

  17. shlee

    2009년 6월 20일 at 7:45 오전

    사진은 무엇을 찍은 것일까…
    꼭 영화 [아일랜드] 분위기도 나는 것 같고….
    그림의 일부일까…
    궁금해~

    저도 매니큐어 싫어해요.
    손톱이
    답답해 하는 느낌~
    메일 10통
    즉석에서 10통의 답신
    거의 메신저 수준~

       

  18. Lisa♡

    2009년 6월 20일 at 8:42 오전

    쉬리님.

    저 그림은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보러갔다가
    책 밖에 없어서 그냥 책을 펼쳐들고 일부라도
    찍은 건데 남편이 잡고 제가 찍고 그런 겁니다.
    그림 특이하죠?
    프라다가 좋아하는 그림이랍니다.
    매니큐어도 좀 발라야 뽀다구는 나는데..반지가 안 살아요.   

  19. 호수

    2009년 6월 20일 at 10:51 오전

    이렇게 많은분들로 항상 즐거운 방
    나하나쯤
    살며시 왔다가 그냥 가도 되겠지
    그럼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적는건 무슨 심사인지 ? ㅎㅎ
       

  20. Lisa♡

    2009년 6월 20일 at 3:15 오후

    호수님.

    왜 이러십니꽈요?

    부산엔 비가 아직?
    여긴 지금은 보슬보슬
    오는 둥 마는 둥 합니다.   

  21. 무무

    2009년 6월 22일 at 1:17 오후

    누군가 그러더군요.
    이제부터는 사람을 떼어낼 것이 아니라
    있는 인맥만이라도 잘 관리해야 할 나이라고.
    그래도 싫은건 싫은데..ㅎㅎ
       

  22. Lisa♡

    2009년 6월 22일 at 2:23 오후

    무무님.

    그래도 싫은 건 당연히 싫은 거지요.
    괜히 싫은데 같이 있을 필요없어요.
    차라리 혼자있는 게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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