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분동안 어색하기도 했고이해하기도 하면서 봤다.
독일 영화로 60대, 70대의 사랑과 성에 관한 영화다.
실버세대가 갈수록 인구의 큰 부분을 차지히면서
노인들의 삶의 질과 性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고개가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이유는
나같이 깨인(?) 사람도 뭔가 부자연스럽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10대부터 성을 즐겨야 한다고 말해왔다.
sex도 몸이 아름다울 때 탄력적일 때 하는 게 낫지 늙어서
축축쳐져서 뭐가 좋다고 하는 생각이 사실있다.
60대 중반의잉거는 재봉일을 하며 노인합창단에 나가서 노래를부르는 게 유일한 취미다.
바지를 맡기러 온 76세의 칼을 좋아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뜬다.
딸에게 사실을 알리자 딸은 엄마의 사랑을 축하하며 아빠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한다.
오랫동안 부부로 살아 온 베르너와 칼 사이에서 고민하는 잉거는 참지 못하고 베르너에게
고백을 하고만다.
깊은 고민에 빠진 베르너..
혼자사는 칼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잉거는 어느 날 새벽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결국 베르너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고 만다.(자살이라는 암시는 없다)
40대 이후에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인간은 나이랑 상관없이 끊임없이 새로운 사랑을 꿈꾸거나 이상적인 사랑을 바라나보다.
잉거는 선택한 사랑 탓인지 그 나이에도 알게 모르게 소녀티를 풍긴다.
그걸 알아보는 베르너는 아내에게 그래서인지소녀같은 분위기를 풍겼다고 말한다.
페르몬의 효과인지 사랑에 빠지면 누구에게나 변화는 오나보다.
사랑에 빠진 그녀는 샤워 후에 긴 거울에 자신의 나신을 비춰보기도 하고
욕조에서 마스터베이션을 하기도 한다.
영화관에는 나이 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보고있다.
나와 친구는 민망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킥킥 거리다가 주변의 기운에 잠잠..
한국사람 시선으로는 아름답다고 전혀 느끼지 못할 외모에 칼은 아름답다며 쓰다듬는다.
솔직히 축축 쳐진 피부가 아름답다거나 흥분되거나 그럴 처지는 아니지만
클로즈 업되는 얼굴표정에선삶이 묻어있어서인지 경건해까지 보인다.
뒤늦게 찾아 온 사랑을 행운이라고 해야하나?
언제인가 친구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3분이 커피를 마시다가 내게 할아버지가
뭘 물어보셨는데 아주 친절하고 상냥하게 그만..말해주고 웃어준 것이다.
그때 그 할머니의 눈에서 뻗치는 레이져 광선의 기운이란~
깜짝 놀랄 정도여서 괜히 미안해서 경찰차 만난 것처럼 화들짝 놀랬던 기억이 있다.
그 할머니 나 가고나서 그 할아버지에게 질투의 화살을 마구 쏘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혼자보다는 이성 친구가 있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말하고싶다.
멋쟁이 할아버지끼리 영화보러 오신 걸 보면 참 좋아보이고 너저분한 젊은이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나이가 주는 많은 포기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찾아오는 감정까지 숨길 필요는 없다.
감정의 쌍곡선이라도 타 본 사람이 무미건조한 사람보다 부드러울 것이다.
70살이 다 되어 아내가 사랑에 빠졌다며 떠나겠다고 말하면 어떨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니 못할 짓이다.
그 정도 살면 의무감이라는 게 있는데 싶다.
사랑에 충실한 그들이 부러운건지..
그래도 안스러워서 베르너의 목욕을 기꺼이 돕는 그녀..
마음이 편치 않다.
노인이 되고 나이가 들면 사랑도 청춘도 다 포기해야 하는건지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그냥 나이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생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야 하는 걸까?
나도 너도 그도 그녀도 다 늙어간다.
타인의 일인 것 같던 노인문제가 요원하진 않다.
오드리
2009년 6월 21일 at 1:34 오후
열심히 영화도 보고 사랑도 열심히 할 것 같은……………
나 일떵이다. ㅎㅎ
Lisa♡
2009년 6월 21일 at 2:15 오후
언니…
맞아요…
뭐든 최선을 다해서..
cacomfort
2009년 6월 21일 at 6:17 오후
잘 봤습니다. 고개가 자꾸 내려간다는 뜻은 이런 방면에선 그만큼 도통했다는 뜻이겠죠. 벼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떨구듯 말입니다.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영화 원제목 좀 알려주세요. ^^
희망
2009년 6월 21일 at 6:20 오후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사람의 감성이란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가 확실하기도 하구요
나이가 70이든 80이든 좋아하는 감정 표현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될 가정은 지켜야 그사랑도 아름다운게 아닐까 생각이 되어지는군요
혼자되신 분들이야 연세가 많다고 새로운 가정을 꾸밀수 없는것은 아니겠지요
어떤 면에서 자녀분들이 외로움을 타시지 않도록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실수 있도록 도와드리는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봄바람
2009년 6월 21일 at 7:37 오후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는 감독이 수상을 목적으로
좀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영화제, 콩쿠르, 미술대회, 학술대회…
다 마찬가지 입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창성(originality)입니다.
즉, 과거에 듣도 보도 못한 것이 가장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지구 상에서 해당 분야를 리드하는 그룹이 아니고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예술분야에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
즉, 머리가 좋으면 가능하리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나름대로 색다른 주제이므로
주목을 받을 수는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느끼기에…
좀 부담스럽습니다.
즉, 공감은 가지만 감동을 줄지는 의문입니다.
과거 ‘씨받이’라는 한국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강수연씨가 여우 주연상을 받고
주목을 받은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한국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등이 말이 있었는데…
ㅎㅎㅎ…
수상의 이유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제의 독창성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즉, 지구를 지배하는 서구 사회의 관점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너무나 독창적인(?) 주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도 그러한 독창성을 주요 무기로 하고 있는데…
저도 영화를 보지 않아서…
관람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파악하지 어렵지만
일단 리사님이 올리신 사진만으로도
부담이 옵니다…
흙둔지
2009년 6월 21일 at 8:38 오후
성적인 욕구는 늙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악처가 열 효자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홀러 살아가는 노인들 문제는 심각합니다.
하지만 홀아비가 데이트를 하기라도 하면
주변에서 주책이라고 난리법석을 떨지요…
현재 평균 기대수명 79세라는데 앞으로는 더 늘어날텐데
결국 그 노인들이 박카스아줌마들과 성관계를 맺어
성병 걸려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어난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죽어도 좋아]란 한국 영화도 있었지만
보는 내내 좀 역겨웠던게 사실이었던 관계로
역시 노인의 성문제는 까발라기 보다는
은근한게 더 매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억눌린 노인들의 性 문제 해결책은 과연 없을까요?
Lisa♡
2009년 6월 21일 at 10:48 오후
cacomfort님.
글 잘 보고있답니다.
원제요?
포스터에는 Cloud 9 되어있는데
영역인 것 같아요.
독일어로는 Wolke 9 입니다.
독어를 잘 몰라서.
우리나라에서 독립영화로
‘죽어도 좋아’를 상영했었는데 그 영화는
혼자된 노인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 영화는 즉 유뷰녀의 이야기이지요.
중앙시네마에서 봤는데 지금 내렸을 겁니다.
지금은 사진작가의 다큐하거든요.
Lisa♡
2009년 6월 21일 at 10:52 오후
희망님.
희망님의 글은 참 부드럽습니다.
많은 부분을 이해하면서도 언제나 올곶은
그러니까 아주 모난데가 없다는 말입니다.
저도 젊던 나이들던 모두 사랑표현에는 인색하면
안된다는 스타일이고 가정은 절대로 깨면
안된다는 쪽입니다.
절대가 존재할까만은 그 나이에는 더욱 안되지요.
일본서 황혼이혼이 늘고 저희집에서도 올케가
아이들 대학가면 바로 이혼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더니 잠잠해졌습니다.
노인…나이나 단어만으로도 고독합니다.
주책스런 노인네들의 이미지를 접고 이제는 다 살았다는 식도
접고 존경하고 우아하게 나아들 수 있게 자신을 가꾸어야지요.
성적인 부분은 저도 아직 당해보지 않아서 뭐라 하긴 좀
그렇지만 그렇게 색안경같이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Lisa♡
2009년 6월 21일 at 10:58 오후
봄바람님.
독창성의 중요성이야 말해무삼하리오…
봄바람님의 댓글을 보면 상당히 이 사람 어떤 분일까..
궁금해지면서 은근히 매력적입니다.
사진만으로도 부담스러우시다면 분명히 봄바람님이
아직 젊다는 뜻이기도 하네요.
저도 한 때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으니까요.
나이가 한 살 두 살 들어가면서 저는 그렇게만 볼 게
아니라는 생각듭니다.
나이드는 게 어디 죄인가요?
다 포기해야 하는 건가요?
거기서 얻는 노하우가 얼마나 많은데 말입니까?
성적인 노하우야 알아도 제대로 부리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아직 상대를 위해 몸짓을 하는 게
어찌보면 안스럽고 마음이 쓰기까지 했답니다.
칼이 침대 위에서 마음과는 달리 제대로 되지않을 때
웃으면서 부드럽게 미안하다고 하지요.
그때 잉거가 정말 아름다운 표정으로 안아줍니다.
그건 나이 든 사람, 세상 살아본 사람, 사랑을 아는 사람
아니면 표현되기 힘든 표정이지요.
상 받으려고 만든 영화라도 다 우리 실생활입니다.
가끔 상받기 위해 만든 독창적인 영화들이 특이하고
이해되지 않는 영화 많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상도 그렇지만 실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지요..심각하다니까요.
봄바람님….날카로운 지적이시라 재미있어요.
Lisa♡
2009년 6월 21일 at 11:02 오후
흙둔지님.
제가 이렇게 적다보니 역시 노인이나 젊은이나
성에 대한 문제는 여성들은 함구네요.
남성들이 그래도 성에 대해 해박하거나 관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진지하게 접근하시는 모양입니다.
진짜…노인들의 문제가 앞으로는 더 큰 사회문제로
차지하게 되겠지요.
거동이 편하고 정신이 말짱하신 분들이야 뭐 나이랑
상관없이 뭐든 하고픈 거 마음대로 하는 거지요.
특히 혼자된 노인들이야 얼마나 외롭겠습니까?
그러니 바카스 아줌마들과 친해지는 건 시간문제이지요.
지난 날 성에 대한 그리움이나 회한도 있을테고..
그러니 제대로 이 사회에서 부응하는 접근이 있어야겠습니다.
박산
2009년 6월 24일 at 3:39 오전
‘노인’ 이라는
젊음에 상반되는 단어가 주는 선입견이
네거티브적인 성적이미지를 확장 시킨다는
생각입니다
보고 쓰신 글대로
사랑이란 헤픈 단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의 욕망이란 늙는다 해서
저물지는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40대에 가졌던 욕망이
지금의 오십대 중반을 넘는 시점에서
다소 정제는 되었을 망정
절대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60이되어도 70이 되어도
잘 숙성된 포도주 일지언정
골마지 낀 와인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항시 느끼는 바 이지만
리사님은 영화평을 잘 쓰십니다
어딘가에 치우침 없이
공부 잘하고 똑 소리나는 부반장 여학생처럼
할 얘기도 툭툭 던져 놓고 ,,,
저도 한 번 봐야 겠네요
가까운 제 미래에 이런 로맨스가 다가 올지
혹시 모르잖아요
광혀니꺼
2009년 6월 25일 at 2:17 오전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은것은 한다…
ㅎㅎ
옳고 그르다는것은
세상의 기준이지만
기준을 무시하는것도
기준을 지키는것도
내가 결정할 문제…
6월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상반기 마감!
Lisa♡
2009년 6월 25일 at 2:43 오전
박산님.
열정을 아직도..저도 그래요.
언제나 준비가 된 열망이 있지요.
약간 루즈해질지언정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거죠.
60이나 70이 되면 지난 40이나 50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알게 되겠지요.
변하지 않는 우리의 청춘을 위하여.
건배—
Lisa♡
2009년 6월 25일 at 2:43 오전
광여사.
가만보면 옳은 소리만
할머니처럼 한단 말이야..
너무 철이 들었나?
무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