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격리되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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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다.

처음에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플루지역에서 입국해서인지 입국자들에대한

안부전화를 하는 모양이다.

"어젯밤부터 고열인데요…" 하자 보건소 직원은

보이진 않지만 귀가 번쩍 하는 모양인지

목소리가 달라진다.

계속 고열이 계속되면 연락하세요라는 요청이다.

곧 괜찮아질 거라고 편하게 대응하며

먹여만 놓으면 아파서 살이 내린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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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아이가 앉았다, 누웠다, 정신을 못차린다.

나도 같이 정신이 없다.

어느 새 뜨거운 열덩이가 내 배 위에 머리를 누이나하면

땀을 비오듯 쏟아서 이불과 옷이 물처럼 변한다.

옷을 하루에 5번 넘게 갈아입어야 했다.

병원에선 장염이라고 그냥 약을 준다.

약을 먹고 눕지도 마세요, 약이 위에 달라붙을지 몰라요.

꼭 식사하고 먹도록 해요.

아이는 이 말을 지키느라 식사를 못해 결국 약을 한 번 먹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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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늘 허약했다.

유모 아줌마의 폐병을 모르고 들였다가 둘째만 폐병을 걸렸다.

아이에게 폐병약은 치명적으로 독하다.

늘 마른 편인 아이는식욕부진에 밥 한 번 먹이기 힘들었다.

정말 미웠다.

말라서 죽을 거 같은데도 입을 열지 않는 아이가 미웠다.

겨우 먹여 이제 됐다 싶으면 바로 다 토해버리는…고통이었다.

지금도 야위다.

그런데 면역이 약한지 뻑하면 감기다, 몸살이다..걸린다.

와서 3일간 맛있게 먹여놨더니 이젠보다 살이 더 내리겠다.

정신이 없다.

어찌나 고통을 호소하는지..두통, 복통,허리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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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혹시 맹장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생겼다.

부랴부랴 인터넷을 찾아보니 맹장염 증세도 복막염 증세도 비슷하다.

플루도 장염처럼 오는 경우도 있단다.

결국 새벽에 응급실로 갔다.

우린 처음엔 격리되었다.

엄마와 아들 둘 다 마스크를 주면서 격리실에 들어가란다.

시간이 지났을까…아닌 것 같다고 나오란다.

고등학생들은 학원가는 문제 등으로 입국시에 해열제를 먹고 들어오기도 한단다.

세상에..어찌나 이기주의인지, 대한민국 잔머리 따라가려면 멀고도 먼 세계다.

나 또한 애를 학원에 보내야하고 비싼 수업료 다 지불한 상태다.

그래도 먼저 말했다.

플루지역인 뉴욕에서 왔노라고..게다가 고등학생들이 제일 잘 걸린다.

급성장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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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입원시켰다.

입원은 하기 싫었지만 어쩌랴.

아이는 그다지 공부에 뜻이 없어 보인다.

학원이나 애를 쓰는 엄마는 안중에도 없나보다.

아프니까 그저 아프니까..

모든 게 화가 난다.

누구를 향한 화인지도 모른다.

나자신을 위한 화인지도 모른다.

2인실 밖에 없단다.

병원에도 화가 난다.

제대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으면 화부터 난다.

그렇지만 겉으로 화를 내지 않는다.

다만 초조할 뿐이다.

28 Comments

  1. 흙둔지

    2009년 7월 1일 at 6:26 오전

    리사님 답지않게 초조하기는요…
    아이들이야 아픈면서 크는건데요…
    그럴수록 엄마는 기운을 차려야지요.
       

  2. 백작

    2009년 7월 1일 at 7:21 오전

    제가 생각해도 모두 화날 일들이십니다..
    그래도 Lisa♡ 님이시니 그만큼 인내하며 잘 견디시는 겁니다..

    저같으면 벌서 버럭~ 소리지르고…그랬을텐데..

    아이가 언능 나아서 엄마를 기쁘게 해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밥도 잘 먹고 학원에도 잘 다니고.. 그렇게 엄마를 활짝 웃을 수 있도록요..

    걱정마세여… 금방 나을거예요..   

  3. shlee

    2009년 7월 1일 at 7:26 오전

    우리집은 첫째 둘째 모두 허약해요.
    밥도 잘 안먹고…
    말라깽이들…
    신종 플루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
    전염성이 강하다고 하는데…
    장염은 병원에 치료하고
    아픈김에 푹~쉬고
    다시 충전해서
    열심히 하면 되죠.
    학원비도 돌려 받으면 되고요.
    다 돌려 주지는 않아도
    조금 환불해 주던데…
    엄마는 아프지 마세요.
       

  4. 순이

    2009년 7월 1일 at 7:28 오전

    둘째가 약해 보이더군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래도 엄마니까 이럴때 엄마노릇 열심히 해 보면 좋지 않겠어요?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지 아이가 아프면 너무 속상하지요.
    장염은 잘 회복 될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5. 왕소금

    2009년 7월 1일 at 8:02 오전

    애가 아프면 엄마 입장에서 걱정을 넘어 긴장하는 건 당연하지요.
    별 것 아닌데도 그건 결과니까 마찬가지일테고…
    새로운 환경에 잠시 적응하지 못하면 몸에 이상이 생기기도 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잠시 그런 것 같으니 넘 걱정 마시고요^^   

  6. 오공

    2009년 7월 1일 at 8:14 오전

    뗵!!
    나보고 애한테 과하거나 모지란다고
    맨날 훈시하더니
    며칠 동안의 일기를 보니,
    이건 뭐 못 봐줄 정도로
    전형적인 한국엄마처럼 굴고 있네요.
    (장염으로 입원한 문제 빼고 하는 잔소리 입니다)
    만나면 저한테 혼 날 줄 아세욧!

       

  7. 바위섬

    2009년 7월 1일 at 8:17 오전

    많이 놀라셨죠??

    먼 이국에서 오랜만에 집에 온 아이들이라 잘 해주고픈 마음이셨을텐데..
    덜컥 아프다고 하니 그 심정 어찌 헤아리지 못하겠나요…

    입원했으니 조만간 회복될 겁니다…
    기도할게요…    

  8. 보미

    2009년 7월 1일 at 9:15 오전

    저도 엄청 건강한데
    해마다 6월경
    연례 행사처럼
    장염에 잘 걸려요

    무조건 무엇이던지
    끓이고 익힌것만 먹어야 된다던데요

    보리차 끓여서 많이 먹고…

    우짜노
    모처럼 엄마 만나
    맛난것 많이 먹고 건강회복하여 들어가
    열시미 공부해야 되는디…
       

  9. 희망

    2009년 7월 1일 at 11:06 오전

    흠…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아픈것처럼 마음아픈일은 없지요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그럴때 어떤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이 예민해 지는것이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속히 회복되기를 기도 드립니다
    외국에서 공부하다가 방학때 한국의 가족들에게 와서도 공부를 해야하고…
    아이의 미래를 염려하여 준비하시키는 엄마의 마음이시라는건 이해가 가지만…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받아들이는 한번뿐인 좋은 시기인데 공부만 해야한다는것은 아이에게는 그리 썩 좋은 방법은 아닌듯 싶습니다.
    이곳 북미주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여름시즌에 많은 경험들을 하거든요,
    그래서 유학생들이나 갖이민온 아이들이 정작 이곳의 주류사회에 입성을 하다가도 놓은곳에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공부만이 전부는 아닐거에요,,, 특히 학창시절에는…
    그렇게까지 안해도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이곳의 여러가지를 경험을 해 가며 자신의 성적을 유지할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런 여러가지 경험들이 좋은 대학원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데 높은 점수를 받을수 있는 잇점으로 작용을 하기도 한답니다.
    Lisa님도 아이를 어차피 외국에서 공부를 시키시니까 이부분은 한번 생각을 해 보시는게 어떠실까 싶습니다.
    제 아이 얘기를 잠간 드리면 중학교 3학년 여름에 이민을 와서.. 자기가 하고 싶은것 학교 클럽 활동도 열심히하고 그러면서 고등학교도 우등생으로 나오고 장학금을 받으면서 대학을 공부를 했거든요,
    한국에 있을때는 학교전교 석차 3% 안에들어가는 아이들 중에서도 시험을 보고 뽑힌 과학고 반 유명학원에에 들어가서 매일 밤12시 30분에 제가 학원앞에 가서 아이를 데려오곤 했었는데
    그러면서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이를 보면 안스러울때가 있었거든요
    외국에 나와보니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오후3시 입니다.
    학원도 다닐필요없고 처음에는 아이가 남는 오후 시간이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격더군요
    그러다가 하나 하나 스타디 그룹도 들어가고,,, 자연보호 클럽이나 합창클럽등 여러가지 활동에 참여하면서 차츰 이곳 스타일에 적응을하더니….
    처음 영어때문에 어려움을 격다가도 1년반이 지난후에는 학교 10% 안에 자연스럽게 입성을 하더군요,
    한국식 교육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공부 습관은 좋았던것 같더군요
    혼자 알아서 공부도 하고,,,, 한국을 벗어난 후로 한번도 공부 때문에 학원을 다닌적도 없이 5대유명대학중 한곳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대학생활도 마찬가지로 자기의 취미활동을 맘껏 해가면서 잘 했었구요,,,
    그런것 보면 부모가 염려하시는 것 보다 아이들은 생각도 많고 알아서 잘해 나가는것 같더라구요
    제가 너무 지나치개 도에 넘는 얘기를 드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나라에 가면 그나라의 공부도 중요하고 그들만의 습성에도 같이 적응시키는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랍니다.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방법이 또 있거든요. ^^
    아이의 빠른 쾌유를 빌어 봅니다   

  10. 봉쥬르

    2009년 7월 1일 at 11:38 오전

    약한 얘들은 물갈이만 되어도 장염 올수 있는거 같아요.
    얘들 아프면 엄마가 고통스럽지요 아이도 그렇지만..
    병원 시키는대로 섭생하면 곧 나을것입니다
    리사님. 너무 걱정마셔요.
    나으면 금방 살 오를거에요^^   

  11. 추억

    2009년 7월 1일 at 12:20 오후

    아이가 아파서 많이 걱정이 되겠어요. 어릴 때 폐병 걸린 유모를 들인 것은 큰 악재중에 악재였네요. 장염은 물 때문에 생기는 것 맞아요. 하루 속히 낫기를 바랍니다.   

  12. 김진아

    2009년 7월 1일 at 12:27 오후

    장염은 시간이예요..휴식이구요..
    마음의 휴식이 먼저이니..이제 곧 몇일이면 괜찮을거예요..
    리사님 초조함, 긴장감, 마음아픔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얼른 나으길요..

    보리차,옥수수차 절대 아니여요. 세브란스 있을때..
    삼다수 냉장고 넣지 않고 보통 온도로 해서 마셨어요.
    물은…

    얼른..낫기를…기원합니다. 리사님 ..   

  13. 파이

    2009년 7월 1일 at 1:19 오후

    아이가 아프고 난 후에는 엄마가 아프더라구요.
    환자도 힘들지만 곁에서 지켜봐주는 사람도 고통이예요.
    물론 환자만은 못하겠지만요.

    부디 리사님 건강 잘 챙기세요.
    그래야 둘째도 잘 보살필 수 있어요.
    공부는 너무 초조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느즈막하게^^
    공부 다운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대기만성!
    어떻게 해서든지 제 그릇만큼 인생은 채워진다고 생각해요.
       

  14. 아로운

    2009년 7월 1일 at 2:48 오후

    애들은 회복속도가 빠릅니다.
    병은 금방 완쾌되지만, 학원은 다시 한번 고려하심이?

    Let your children go if you want to keep them.
    – Malcolm Forbes
       

  15. Lisa♡

    2009년 7월 1일 at 3:22 오후

    호호호..아로운님.

    그럴려구요.
    이 참에 푹 쉬게 하려구요.
    ^^*   

  16. Lisa♡

    2009년 7월 1일 at 11:33 오후

    파이.

    나…..건강체질인 건 다 알면서..
    아무리 간병해도 병나지 않을 스타일이 접니다.
    왜?
    나는 나를 잘 알아서 적당히 하고 빠지니까–
    아무리 아들이지만 같이 자고 같이 있을 필요는 없어요.
    그래서 적당히…ㅎㅎ
    대기만성도 좋지요…그래도 목표가 있는데…끙!!    

  17. Lisa♡

    2009년 7월 1일 at 11:34 오후

    진아님.

    100점 충고입니다.
    휴식과 금식.
    뭐든 쉬게 놔두는 것.
    오자마자 많이 먹이느라 혈안이 된
    엄마에 대한 경고인지…
    보통 온도 맞아요.
    그리 차갑지 않은 물로 적당히 마시기만 하지요.
    처음엔 물도 안되었답니다.   

  18. Lisa♡

    2009년 7월 1일 at 11:35 오후

    추억님.

    어릴 때 그 유모가 타격이 크긴 했습니다.
    폐약이 아주 독하거든요.
    뇌세포가 많이 파괴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나? 하는 생각했거든요.ㅎㅎ   

  19. Lisa♡

    2009년 7월 1일 at 11:36 오후

    봉쥬르님.

    금방 살 오를까요?
    그저 엄마는 포동포동한 자식 보는 재민데..
    맛있게 먹고 좋아하는 모습요..   

  20. Lisa♡

    2009년 7월 1일 at 11:39 오후

    희망님.

    긴 댓글 수고하셨어요..진심이 마구마구 느껴집니다.
    저도 아이를 나름대로 멋지게 키우려고 무지 노력하는
    쿨하다면 쿨한 엄마인데 이 번 방학동안 미술실기를
    해서 실력을 쌓아야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러고 있으니 처음엔 초조했는데 지금은 어서
    나아서 본인의 고통이 없어지기를 바랄 뿐이지요.
    물론 저는 공부공부..하는 엄마는 아니지만 요즘은
    좀 은근히 말이죠—신경쓰는 편이지요.
    하나가 꼬이면 지나치게 에민해지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다 지들끼리 웃고 있는 모습조차 보이구요.
    이미 엄마를 꿰고 있다..이거지요.ㅋㅋ   

  21.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0 오후

    보미님.

    장염이 이렇게 복통이 심하고 열나고
    두통이 겹치면서 괴로운 건지 몰랐어요.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지..보고 있자니
    속이 다 타요.
    좀 큰 애니까 낫지 어린 아이같아봐요.
    얼마나 속탈지..응급실에 아기들 많더라구요.
    애가 타는 엄마들도 한 눈에 보이구요.   

  22.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1 오후

    바위섬님의 기도빨..

    부디 ….바랄께요….흑!!   

  23.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2 오후

    오공.

    나도 전형적인 한국엄마의 틀을
    벗어나질 못하나봐…어째..

    하지만 이 번 주 안으로는 해결되겠지?
    역 2주를 죽여버리네..얼마나 큰데..방학동안 2주가.   

  24.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3 오후

    왕소금님.

    방학동안 며칠이 얼마나 아쉬운데요.

    흑흑…하지만 어쩌겠어요.

    지가 더 힘들고 괴로울 걸…
    아무튼 갸가 날 속 상하게 하는 건 사실~~   

  25.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4 오후

    순이님.

    파이프오르간 잘 감상하셨죠?
    부러워라.
    저도 가고팠는데..
    둘째는 속 좀 썩이네요…쫌!!   

  26.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5 오후

    쉬리님.

    정말 플루가 아니라서 다행이구요.
    혹시 맹장일지도 모른단 생각듭니다.
    계속 아프니까요.
    그런데 매장은 잘 알 수 없나봐요.
    뭔가를 찍어봐야 아나봐요.
    아고 오늘부터 제발 통증 없기를…
    아이들이 좀 약하시다니 제 맘 알죠?
    이 아이가 좀 그래요.   

  27.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6 오후

    백작님.

    댓글이 왜이리 웃음이 나는지.
    좀 웃고요..히히히…헤헤…
    백작님 최고~~다.
    댓글점수 만점—ㅋㅋ   

  28.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6 오후

    흙둔지님.

    글쎄–나답지 않게 초조하네요.
    늘 쿨한데 왜이리 조잔해지는지.
    영 내가 마음에 안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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