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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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만 가도 술냄새가 푹푹 풍기는 여성이 얼굴까지 밀어서 벌겋게 상처를 드러내고

응급실 원무과에 찍짜 붙이고 서서 계속 고함을 지르며 경찰 부르라는 둥..시비다.

그래도 다른 사람을 쳐다보거나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진 않고 다만 시끄러울 뿐이다.

한 남자 군인처럼 밀은 머리에 시꺼먼 분위기가 눈이 마주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리 한 쪽이 부러졌다.

청바지에 쫙 들러붙는 싸구려 티를 입고 저돌적인 자세로 응급실 간이침대에 누워있다.

아들이 뉴욕에서 왔다는 말에 응급실의 공기가 급속으로 바뀌며 서로 눈치를 본다.

40대 중반의 까칠한 여성이 혼자와서 스스로 어지럽다며 응급을 청한다.

잠시 후 그녀 입원실로 수속밟고 올라간다.

도대체 저 여성은 무슨 이유로 혼자와서 입원하는 것일까?

두리번 두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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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압권은

온 다리와 팔과 골반과 모든 뼈가 산산조각난 30대 여성이다.

의사에게 물어봤다.

저 여자 왜 저러냐고..

남편과 싸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단다.

3층에서 뛰어내린 것 치고 너무 다쳤단다.

쳐다보기 민망할 정도로 손가락 하나하나에 고무쥬브로 생긴

관같이 생긴 흡착도구를 달고 아래로는 무겁게 보이는 추를 단다.

여자가짐승같은 비명을 지르고 흐느낀다.

다리는 둘 다 기브스를 해서 묶어놨다.

팔이 지멋대로 흐느적거린다.

의사가 만질 때마가 비명을 지른다.

얌전하게 생겼구만 질긴 것 ..뛰어내리긴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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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이 먹었다는 K버거집에 전화를 걸었다.

대충 설명을 했다.

내일 자기네 보험회사에서 나와서병원비 전액을 보상하겠단다.

3명이 먹었는데 아들은 급성장염으로 딸은 설사에 복통으로 한 명은 미식거리는 정도.

그러니 정확하게 그 집이 맞다.

딸은 그 후로 식사를 하지않았고 아들은 집에서 내가 끓여준 저녁을 먹었는데

같이 먹은 나머지가 다 이상이 없다.

유명버거집답게 아주 친절하게 대응한다.

참다가 한 번 전화한 건 위생상태 때문으로 조심하라고 말하려 했던 것이다.

뭐든 하지않느니 해보는 게 낫다는 결론이다.

여러사람이 전화가 온다.

뒤로 갈수록 높은 지위의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나를 이상한 여자로 볼까봐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단 한 번의 경우도 없었다고 말한다.

나와 아들과 딸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그 집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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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에 입원을 하고12시 될 때까지 간호사가 링거를 꽂아주는 거 외에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금식으로 물도 안된단다.

아무 할 일없이 앉아있자니 할 일없이 누워있는 아들이 짜증도 난다.

왜저리 면역이 약할까…짜슥!!

빠른 시일에 퇴원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응급실에서 필요도 없는 CT를 머리도 아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찍었다.

비교적 양심적으로 보이는 주치의가 CT 촬영은 아이들일수록 안해야 한다며

누가 찍었느냐고 화를 낸다.

자기 아이라면 절대로 안찍는다면서..

엄마인 나는 CT가 위험한지 왜 찍는지 한 번도 묻질 못했다.

병원에 가면 그냥 의사가 하자는대로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 의사야?

하면 어쩔거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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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1실.

옆 침대 아저씨 창가자리를 턱하니 차지하고는

엄청 커다란 볼륨으로 TV시청을 하루종일 한다.

끙~~

그러더니 밤 10시 전에 TV는 켠 채 간병온 아들과 둘 다 코를 엄청 골며

잠이 들고만다.

속이 편한 사람들이다.

우리편으로 오는 아이들 친구까지 다 간섭에 일일이 캐묻는 아저씨.

아들 옆에 있다가는 밤을 새울 것 같아서 미리 빠져 나왔다.

다 움직이기는 하니까…오는 길에 딸이 말한다.

"엄마,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어.."

그래 네가 엄마다.

28 Comments

  1. 아로운

    2009년 7월 1일 at 5:11 오후

    주위 환자 / 보호자들이 눈에 들어오는거 보니까 많이 안정되셨네요.
    리사님, 별 걱정 하지 마세요. 금방 나을 겁니다.

    >> 비교적 양심적으로 보이는 주치의가 …
    ㅋㅋㅋ, 맞습니다. 한국선 아직도 의사랑 “편하게” 얘기하기가 좀 그렇죠.
    근데 요즘 트레이닝받은 젊은 친구들은 안그런 경우가 더 많아요. 아직 스탭으로 전면에 나서질 못해서 그렇죠.

    이멜 한번 체크해보시고요.
       

  2. 아로운

    2009년 7월 1일 at 5:36 오후

    그나저나 이동네 같으면 벌써 변호사들이 냄새맡고선 연락하고 난리가 아닐텐데… 어떻게 해서든 몫돈 좀 쥐어보려고.
    친구 와이프가 몇년전 눈 많이 온날 월마트 내부 플로어에서 넘어져서 보상금으로 50인가 60만불 정도 받은적이 있는데, 우리가 걱정되어서 찾아갔더니 되려 술상을 봐주시더라구요. "술마시고 한번 더 진하게 넘어질까나…" 하고선.

    우리 리사님은 “치사한” 리사님이 아니시니까 이런건 생각도 안하시겠지만… ㅋㅋㅋ

    웃자고 몇자 적었습니다.
       

  3. 흙둔지

    2009년 7월 1일 at 9:13 오후

    마음 고생이 많으시겠지만
    조금 더 기운 내시고
    씩씩하고 지혜로운 엄마인척 하시기를…
    아자~ 아자~
       

  4. 밤과꿈

    2009년 7월 1일 at 11:16 오후

    저런~
    오랜만에 귀국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짧을텐데 병원이라니…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셋이 함께 먹어도 탈나는 사람은 따로 있다니까요^^

    학창시절 4명이 대천해수욕장엘 갔다왔는데
    나 혼자서 이질에 걸려서 보름을 앓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 타고난 팔자려니…하면
    기분도 새로워질 겁니다^^*
       

  5. Lisa♡

    2009년 7월 1일 at 11:26 오후

    아로운님.

    물론 미국으로 갈 때는 유학생 보험이라는 게 있지만
    지난 번에 서류상의 의사 직인 필요할 때가 있긴 했습니다.
    한국서 다 맞은 주사의 확인서인데 그 확인서를 보고
    맞다고 도장찍어주는 건가봐요.
    보내주신 닥터 선생님은 주소는 정말 요긴할지도…꾸벅!!

    우리아이 주치의는 개량한복을 입으신 분인데
    척 보기에 청렴과로 순수해뵈더군요.

    속물근성이 없어 뵈는…틀릴지 몰라도 일단은 그래요.
    ㅎㅎㅎ…아로운님//저도 아이가 이 번 주 지나면
    괜찮으리라고 봅니다.
       

  6. Lisa♡

    2009년 7월 1일 at 11:27 오후

    흙둔지님.

    저요…씩씩하기는 해요.
    지혜롭지는 못하구요.
    후후후…이제 또 병원에 가봐야지요.   

  7. Lisa♡

    2009년 7월 1일 at 11:28 오후

    밤과꿈님.

    우리아들이 이질인가?
    이질과 장염은 다르죠?
    아무튼 맛있는 것도 하루라도 더 먹여야 하는데
    김 새버렸지 뭐예요.
    그렇게 맛잇게 먹는 걸 보는 재미가 좀 큰데 말이지요.
    하긴 꼭 까다로운 사람한테 뭐가 걸려도 걸려요..ㅎㅎ   

  8. 八月花

    2009년 7월 1일 at 11:41 오후

    우리 아들도
    자금 고열에 설사
    기말고사 보러가야 해서 억지로 등교 시켰는데요..

    어제 시켜먹은 피자가 원인인가 했으나
    나도 딸도 괜찮으니
    그건 아닌가봐요.

    속상해 죽겠어요..

    아드님 많이 나아졌지요?   

  9. Lisa♡

    2009년 7월 1일 at 11:48 오후

    팔월화님.

    그래도 다행이네요.
    시험보러 갔으니..
    시험 망치는 거 아닌지?
    피자는 아닐 겁니다.
    피자야 완전 화덕이나 렌지에 들어갔다 나오잖아요.
    그럼 뭐지?
    요즘 감기가 장염동반이라는데..혹시 감기?
    잘 살펴보시길..절대로 방심은 금물입니다.   

  10. 네잎클로버

    2009년 7월 2일 at 12:09 오전

    ‘보기 안스럽고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 말 하려는데,
    마지막 대목의 ‘그래 네가 엄마다.’ 말씀에 한참 웃었네요. ^^

    리사님~ 기운 내시고,
    둘째 얼른 낫기를 바래요…    

  11. 김진아

    2009년 7월 2일 at 1:10 오전

    비슷한가봐요.
    감기증상에 고열과 설사와 약간의 복통과 이상하게도 기침은
    예전보다 덜하다고 하네요..약사님이..
    것도 다 유행타는것인지..아마도 날씨도 한몫하는것 같습니다.
    낮엔 화덕처럼 더웠다가, 서늘한 밤기온으로 마무리를 하니..
    그나저나,

    아드님 그만하길 다행이여요.

    리사님 ..   

  12. Hansa

    2009년 7월 2일 at 1:37 오전

    "그래 네가 엄마다"
    위 말씀에 좀 웃었답니다. 하하

    리사님 아들, 얼른 낫기를 바랍니다.

       

  13. 밤과꿈

    2009년 7월 2일 at 2:13 오전

    리사님~

    제가 까다로운 사람인가요?

    아드님은 금방 나을테니까 너무 염려 안하셔도 될겁니다^^
    바깥 하늘은 험상궂은 얼굴의 하늘이
    금방이라도 으앙~하며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습니다.

    죄가 많다고 생각되시면
    집안에 꼭꼭 숨어계시길…ㅋ   

  14. 이병식

    2009년 7월 2일 at 5:28 오전

    아드님이 빨리 나을수 있도록 부처님께 기도 드려 드릴께요 사랑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15. Lisa♡

    2009년 7월 2일 at 6:54 오전

    네잎클로버님.

    정말 딸이 꼭 엄마같아요.
    하는 짓이 늘 어른스럽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항상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
    진짜로…갸가 엄마같아요.   

  16. Lisa♡

    2009년 7월 2일 at 6:55 오전

    진아님.

    기침은 하면 바로 플루진단입니다.
    콧물과 가침은 클 납니다.   

  17. Lisa♡

    2009년 7월 2일 at 6:55 오전

    한사님.

    소리내어 웃어도 됩니다요….   

  18. Lisa♡

    2009년 7월 2일 at 6:56 오전

    밤과꿈님.

    아침에 우루루쾅쾅에 깼어요.
    마른 천둥이 왜그리 많이도..
    죄지은 게 많아서 조심하고 있답니다.
    늘 약간만 흐려지고 꺼멓게 되어도
    무서워요.   

  19. 벤자민

    2009년 7월 2일 at 7:48 오전

    Lisa 님

    참 안타까은일이군요
    전문가의 입장에서 천리안으로 진맥을잡아보니 ^^
    내일모래정도에 완쾌될것같읍니다

    무슨이유던 병원은 자주가지않는게좋읍니다
    리사님에게만 특별히 가르쳐드립니다만 ㅎㅎ   

  20. 아리아

    2009년 7월 2일 at 10:49 오전

    리사님… 힘 내세요

    곧 좋아질거예요   

  21. 테러

    2009년 7월 2일 at 11:36 오전

    아이구 이런… 우리 인형들이….ㅠㅠ 얼렁 나아지기 바래요…
       

  22. Lisa♡

    2009년 7월 2일 at 1:53 오후

    벤자민님.

    모레요?
    사실은 수술까지 할 뻔 했다네요.
    너무 놀랬어요.
    장염이라는 게 그 정도까지…
    벤자민님.
    한의사세요?
    ^^*   

  23. Lisa♡

    2009년 7월 2일 at 1:54 오후

    아리아님.

    고맙습니다.   

  24. Lisa♡

    2009년 7월 2일 at 1:54 오후

    테러님.

    얼렁 나아야지..미치겠습니다요.
    정말 갑갑해요…황금같은 시간에..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닐 시간에 몬지…   

  25. douky

    2009년 7월 2일 at 2:12 오후

    이런… 큰 일이 있었군요.
    아드님, 따님 지금은 좀 어떤지… 걱정됩니다.

    뒷탈 없도록 끝까지 조리 잘 시켜주시고요…
    계속 먹는 것 주위해야겠네요…

    더위에 리사님도 건강 유의하시고…
    얼른 나아 퇴원하기를…. 기도할께요~   

  26. Lisa♡

    2009년 7월 2일 at 11:55 오후

    덕희님.

    에고……………헥헥……….
    내가 힘들어죽겠네.
    마음적으루다가…
    그렇지만 마음을 비우고 수술을 안하게
    된 것만도 다행이라고..
    그렇게 여기기로 했습니다.
    감사할 일이지요.
    끙…….어젠 나도 아픈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27. 겨울비

    2009년 7월 3일 at 4:05 오후

    김동원+송승헌 그 핸섬가이랑
    귀여운 눈웃음을 웃던 따님과 함께 리사님 얼굴도 반쪽이 된 건 아닌지…

    아무리 에너지가 넘쳐도 몸살나겠다 싶은 리사님,
    며칠 블로그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편히 쉬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8. Lisa♡

    2009년 7월 3일 at 4:16 오후

    아이들한테 손이 갈 일이 없어요.

    병원도 그냥 하루에 두 번만 가요.

    딸은 손댈데도 없이 혼자서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지금은 치구를 데리고와서 자고 있구요.

    저는 매일 빈둥거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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