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레보비츠는 포토그래퍼이다.
1949년 생인 그녀는 특유의 개성을 살린 인물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이다.
여자치고는 제법 큰 장신인 애니는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도 그녀가 찍는다고 하면
바로 달려올 정도로 히트를 치는 작가이다.
다큐멘터리로 진행되는 이 영화에서 렌즈를 통해서 보는 그녀의 삶이 진지하게
나오고 현재까지 진행되는 작업들이 소개된다.
롤링스톤즈라는 음악잡지와 베니티페어라는 고급패션잡지와 보그지에 사진을 독점으로
싣는 등 그녀의 사진은 언제나 사회의 논란으로 번지기도 하는 촉특급 영향력을 발휘한다.
유명한 사람들과 인터뷰나 그들이 말하는 애니, 또는 같이 작업하는 광경 등이 보여져 흥미를
더하지만 내게는 그녀와 수잔손택과의 관계에 빠져 들었다.
애니와 수잔의 나이 차는 19세로 애니는 수잔을 알게 되면서 지성에 눈을 뜨게 된다.
존경심을 동반한 애정으로 그 둘은 깊게뭉쳐진다.
17세 때 10살 연상의 대학교수와 만난지 며칠만에 한 결혼, 아들을 낳고 곧 이혼, 9번의 연애와
다섯 여자와의 관계, 그리고 당당하게 양성애자임을 밝힌 거침없는 지성인손택을 만나 애니는
사진에도 영향을 받게 되고 사라예보 사건에 관심이 많아
전쟁 중의 사라예보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기도 한 손택을 따라 사라예보까지 간다.
거기서 애니는 전쟁과 아이들과 비참한 현실들을 렌즈에 담는다.
본래 姓인Rosenblatt 대신 손택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지어서 부른다.
‘아마도 미국 제일의 지적인 여성’ 이라는 평가에 여성이라고 붙인 점과 아마도 라는 말이 들어가서
상당히 불쾌하다고 할만치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다.
손택은 애니에게 늘 뭔가를 담고있는 사진을 찍으라고 주문하곤 했다고 한다.
백혈병으로 먼저 간 손택의 모습을 굳건히 참으며 사진으로 남긴 애니는 그녀를 이야기할 땐
참지 못하고 울먹인다.
인생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사랑하고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고 무게를 두었던 사람.
그들의 사랑이 양성애던 동성애던 간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내 인생에 멘토가 되어줄 사람이며 존경심이 절로 일고, 까닭없이 끌린다면
그런 사람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손택은 자기를 지켜주는 애니 곁에서죽음을 맞으며 행복했겠지..
비록 현실과는 멀어져 가지만 살아서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걸 충분히 받아주고
쏟아부어주는 인간이 있었다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라고 본다.
그들의 사랑의 행위가 어떠할지라도 둘 간의 사랑의 카테고리는 깊게 보인다.
헤어지고 떨어져 있다가 손택의 백혈병 소식을 듣고 지체없이 달려간 애니.
브로크 백 마운텐을 보면서 이해하고 용서(?) 할 수 있었던 아픔과 사랑과는
또 다른 존경과 인생을 바꿀만한 무언가를 심어 준 사람과의 교감이 느껴지고
그 순간만큼은 서로 행복하고 유대관계가 깊었으리라 느껴진다.
부시를 멍청이라고 내뱉고, 백인은 사회의 암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여자.
미국 펜클럽 회장이었고 우리나라에도 방문을 했었던 수잔 손택.
타인 인생을 바꿔 놓을만한 카리스마와 지적 범위가 궁금하다.
지적인 수준으로만 다가간 건 아니겠지.. 깊은 인간애가 같이 빛났으리라고 본다.
애니가 찍은 수잔손택의 마지막 사진은 이상하게 녹색빛이 끼어들어 초록으로 보였다.
더불어 요코여사와 인터뷰도 나온다.
레논이 우리에게 여지껏 회자되고 그의 천재설이 나오는만큼 그도 일반적인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그의 사랑도 대단한 사랑이라고 느껴진다.
죽었기에, 그 순간 절정의 사랑곡선에서 죽었기에 그 사랑이 대단하고 오래가고
오노요코의 마음엔 그대로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이 같이 걷고 마주보고 하는 시선과 분위기에서 참행복이 묻어난다.
다큐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마음 깊은 곳에서 먹먹했다.
그런 것들이 보이고 느껴지고 그런 자신이 측은하기도 하지만 기특한 건
인간에 대한 눈뜸이 절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 뉴스나 다른 매체에서 접했던 사실들이 다른 각도와 시선으로 마음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랬다….그냥 스쳐지나가는 화면들이 아니었다.
애니의 유명한 사진 중의 하나.
임신한 여자의 누드를 찍어 일약 유명스타가 된 데미무어.
이 사진 하나로 베니타페어는 완전 뉴욕과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사회에서 논란이 된 건 여자와 임신과의 관계에 금기시 되었던 감춰진 배를 당당하게
표현하고 아름답고 숭고하기까지한 모습이라서였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용기와 다른 시선을 잡아 준 사진이다.
이 사진을 흉내내어 유명인사들의 뒤를 이어 평범한 여성들까지 다 자기의 임신모습을
사진에 담아놓기 바빴음은 물론이다.
유명세는 작품에 모든 걸 동원시켜서 만족하게 찍은 거리를 제공하므로 더 나은 발전을
주지만 애니는 특별함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콕~끄집어 내는 재주와 관찰대상의 욕구를 한꺼번에 채워준다는 점.
분명히 예술적 기질을 타고났음은 물론이다.
거기에 수잔손택의 깊은 사랑과 철학이 곁들여져 사진도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추억
2009년 7월 8일 at 8:46 오전
Vanity Fair에 나오는 데미무어의 사진이 그동안 금기시된 임신한 여자의 감춰진 배를 당당히 표현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도 있지만 그 포즈가 묘하게 Sexual하여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면도 있습니다. 적어도 나에 관해서는,,,,ㅋㅋ
벤자민
2009년 7월 8일 at 9:20 오전
다방면에 아주 조예가깊으십니다
제가 요새 블로그에 헛소리를많이해서 그런지 다죽어가고있읍니다 ^^
아~~ 다음 시낭송회까지는 살아있어야하는데 ㅎㅎㅎ
Lisa♡
2009년 7월 8일 at 12:21 오후
추억님.
댓글 아주 마음에 듭니다.
ㅎㅎ—그렇군요///은근히 그렇죠?
Lisa♡
2009년 7월 8일 at 12:22 오후
벤자민님,
오데가 아파요?
으짜지?
우리의 미소천사인데.
어제만해도 두군데 소개 들어갔는데..
미소천사표라고~~
어서 일나세요~~
douky
2009년 7월 8일 at 1:00 오후
수잔 손택과의 스토리를 자세히 소개해 주셔서…
좀 더 깊이 애니 레보비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대사 중에…
그녀가 어린 시절 자동차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며…
‘차에서 자란 아이들이 예술가가 된다.
차 창의 사각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라기 때문’이라는 말…
재미있었고…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
"…anything is something special" 이라며…
남들이 다 사건의 주인공에 촛점을 맞출 때 배경이 되어준 사소한 사람들의
동작과 미묘한 표정들을 잡아내어…
오히려 그것으로 좀 더 강하게 사건의 핵심을 전달했지요…
그녀 사진의…
강렬한 ‘대조’를 이용하여 질감과 깊이감을 극대화했던 여러 컷들이…
영화 본 후에도 내내 뇌리에 남아 있네요 ~
Lisa♡
2009년 7월 8일 at 1:17 오후
덕희님.
그런 부분들로 포스팅 하세요.
저는 제게 와닿은 부분으로만 했고
사진에 대해서는 전혀…그러니 부탁해요.
수잔한테 빠졌습니다.
책을 빨리 읽어서 그녀를 알고 싶어요.
오현기
2009년 7월 9일 at 10:46 오전
오늘 한겨레신문 리뷰보다 잘 읽히네요.
Lisa♡
2009년 7월 9일 at 5:06 오후
한겨레 신문에 리뷰났어요?
이 영화요?
네잎클로버
2009년 7월 10일 at 3:13 오후
오늘 주문했던 수잔 손택의 책들이 도착했어요. ^^
영화를 보면서
애니 레보비츠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큰 획을 그은 인물인데,
그런 그녀에게 멘토로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함께 교감했던 수잔 손택이 무척 궁금해지더군요.
그리고..
작업하는 동안 철저히 피사체와 함께 섞이고 동화되어
어느새 애니가 사진을 찍고 있는지조차도 의식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롤링 스톤즈의 인터뷰가 아주 인상적이면서,
현장에 그대로 빠져들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탁월함과 차별성이 느껴졌어요.
특히 존 레논의 ‘Love’가 흐르는 가운데
오노 요코의 인터뷰에 이어
마침내 탄생된 저 유명한 사진 장면에서는
정말 울컥~ 하더군요. ^^;;
오랜만에 여운이 오래 남는 다큐 영화를 보았어요. ^^
Wesley Cho
2009년 7월 10일 at 5:05 오후
LOVE IS REAL, REAL IS LOVE~~~ LOVE IS WANTING TO BE LOVED~~~
Lisa♡
2009년 7월 11일 at 1:27 오전
네클님.
책 제목 나열해줘요.
없는 것 있으면 제가 사게요–
Lisa♡
2009년 7월 11일 at 1:27 오전
웨슬리님.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 입니다.
중학교때 남자동생이 쳐주는 피아노를 듣고
그 순간부터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Wesley Cho
2009년 7월 11일 at 10:34 오후
세상에서 제일? 와~~~
LOVE IS TOUCH, TOUCH IS LOVE~~~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팝송은 비틀즈의 HEY JUDE 입니다. 제일 처음 접한 팝송이라 초등학교 2한년때 가사를 다 외우고 있었거든요.
애비로드 재킷의 해적판 비틀즈 앨범에 들어 있던.
Lisa♡
2009년 7월 11일 at 11:04 오후
쥬드가 남자란 건 아시죠?
쥬드….
터치라는 부분도 아주 마음에 들구요.
아–발음 할 때마다 겁납니다.
저는 좋아하는 게 아주 많아 헷갈리지만
이 노래만은 영원히 내 가슴속에…
추억을 갖고있는 것들의 영원성.
Wesley Cho
2009년 7월 12일 at 7:44 오전
줄리안 레논…
Hey Jude, don’t be afraid, you have found her, now go and get her~~~
나도 그녀를 찾았는데… I need to go and get her~~~
Lisa♡
2009년 7월 12일 at 8:50 오전
어디서요?
언제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라는 영화에서
쥬드를 보면 부르는 노래가 정말
분위기 짱이었습니다.
네잎클로버
2009년 7월 12일 at 11:54 오전
리사님,
제가 산 책들…
<사진에 관하여>, <타인의 고통>, <인 아메리카>임다.
저는 존 레논 노래들 중 ‘Imagine’도 좋아해요~ ^^
Lisa♡
2009년 7월 12일 at 12:58 오후
네——–알았습니다.
저도 이매진 상당히 좋아합니다.
어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