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야, 뛰어 올라라
최초의 감동을 나는 붙잡겠다"
쏟아지는 빗물을 첨벙거리며 맛보기 위해 나갔다.
오전 11시경-비는 악수로 쏟아진다.
지나가는 남자들의 양복이 특히 회색 양복에 물이 올라 색이 변해간다.
장화를 신은 나는 일부러 남이 가지않는 빗물이 고여 흐르는 쪽으로 간다.
아이도 아니고, 비악마동이도 아닌 것이 개구장이처럼
물장난을 치면서 간다.
그런 나를 아들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비 맛을 느끼는 감동을 맛보겠다고 저리 철딱서니없이 굴다니.
아침에 ㅎ가 전화로 비가 많이 오는데 약속이…괜찮겠어? 란다.
무슨 소리야? 이렇게 오는 비 언제 맞아봐?
무조건 나가야 해.
(그런데 바람까지 싸잡아 불었다)
곤히 자는 잠 속에서뉴욕서 아들이 전화가 난데없이–
"엄마,엄마, 엄마…." 졸리는데 연방 엄마를 부른다.
왜그래? 웬 일이야?
"엄마, 대박이야~~~"
로또?(그럴 리 없고) 그럼 모가?
"엄마, 월콧알아?" 몰라—-"엄마 맨하탄 길에서 월콧을 만났어"
영화배우 갖고 그럴 애는 아니고..뭔데? 누군데?
"엄마, 엄마, 엄마..아스날의 유명한축구선수야~엄마,굉장하지?"
난리가 났다.
사인을 받고픈데 펜과 종이가 없다고 하자 같이 문방구에 가서 편지지를
사서 사인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같이 애인과 함께 이야기도 한참 나누었단다.
둘이 아주 어울린다며 그 여자친구 칭찬까지…내성적인 애가 세상에..
영국국적인 월콧의 영국식 발음이 무척 웃긴다고 전하는 아이는
그 여자친구는 빅5안에 드는 미모를 가졌단다. 그런 말을 .. 놀랍다.
자고있는 둘째를 바꾸라더니 난리가 났다.(둘 다)
무척 흥분한 모습이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작년에 로날드가 신라호텔 앞에서 자기한테 윙크하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고
거의 기절할듯이 굴던 아이다.
"이모, 훈이가 밖에서 놀자고 했더니 에너지 소모된다고 안나간대요"(조카말)
큰애가 다섯살 때부터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도통 나가 놀지를 않았다.
에너지 소모되면 에너지 보충해야하고 땀을 흘리면 샤워해야하고 또 영양분을
챙겨서 일일이 먹어야 하고, 그러면 자꾸 밥을 먹어야 한다며 운동을 거부하던
책만 쳐다보고 앉아만 있던 꼬마가 어느 날 달라졌다.
축구에 미친 것이다…월드컵이 아이를 이렇게 바꿔놓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월드컵 이 후 방과 후엔 새까만 구정물을 쫄쫄 흘리면서 오는 아이는 그 애였다.
나로서는 정말 격려할 만한 일이었다.
시험공부는 하지 않아도 맨유카페는 하루종일 들락거리는 아이가
프리미어리그 유명축구선수를 만났으니 엄청 흥분을 했을 거다.
아이의 소원은 맨유팀에 취직하는 거다.
썸머에서 홍콩국적의 친구랑 친해졌는데 알고보니 그 홍콩학생 집이 맨체스터란다.
둘이 맨유 이야기로 똘똘 뭉쳐진 게 틀림없다.
월콧을 만나고 제일 먼저 그 홍콩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안믿는다고 빨리 가서
사인을 보여줘야겠다고 법석이다.
비오는 날, 축축한 음산함이 있는 지하에서 친구 ㅎ는 5층짜리 자기집 아파트
바로 아랫층에서 살인사건이 났다면서 상세히 이야기를 해준다.
8년간 동거하던 내연녀가 남자가 10살 연상의 여자와 바람이 나자 그 여자 집을
잠복감시해서 일주일만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 범인이 계단에서 두 번이나 마주쳤고 건너 편 아파트에서도 늘 그 집을 지켜보더란다.
그렇게 죽일만큼 그 남자가 좋은 걸까?
51세의 여자가 죽었고 살인한 범인여성은 40세 가량이란다.
51세의 여성은 아주 평범한 외모였는데 며칠 전 성형을 해서 칼날같은 콧대와
파고 까뒤집어 놓은 눈으로 바뀌어 있어 경비도 못알아봤단다.
다 유유상종이고 그렇다고 그 나이에 생판 못알아 볼 성형을 하는 여자나
남자 하나로 인해 살인까지 하고 감옥으로 들어가는 여자나 그 사이의 남자나
참……..다양하다.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해 보지 않고 말하지 말라고?
천만에 사랑도 교회도 뭐도 우선은 자기를 반듯하게 하고서야 이루어진다.
어쨌든 살인이야기는 섬뜩하고 무서웠다.
실내에서 쫒겨 난 애연가들이 비를 피해 처마 아래 모였다.
살인 이야기에 치를 떨다가
살인하는 영화를 봤다.
‘세비지 그레이스’
쥴리안 무어의 연기는 언제봐도 우아하다.
그러면서 어딘지 모를 요부기질이 엿보인다.
막간데까지 가는 비참한 영화다.
차마 뭐라 말하기 괴로운 요지경 정신병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무어가 입고 나오는 의상들이 상당하다.
거기에 아들역의 입술이 지나치게 섹시한 그 남자의 몽롱한 매력은
어지간한 여성들이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다.
주근깨가 그렇게 온 몸과 얼굴을 휘감아도 아름다울 수 있음은
당당함일까?
전철타고 다는 습관이 몸에 배인다.
스크랩만 누르면 컴이 다운된다.
사진만 눌러도 그런 경우가 여러차례..무섭다.
佳人
2009년 7월 10일 at 1:05 오전
리사님의 장화패션, 젤로 멋졌어요.
리사님에게 딱 맞는 스타일.^^
살인이야기는 아직도 추리소설 속에서나 있는 이야기 같은데….
그 사랑……누가 알까요.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0 오전
가인님.
우연히 들린 사카에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종종 그런 일이 있으면
재미를 참기름맛으로
느낄텐데요…
김진아
2009년 7월 10일 at 1:18 오전
글자 변환이 잘 안되어요.
컴퓨터가 제멋대로 혹시나 검사했더니 다행이 아무영향은? 없다고 나오지만
뒤숭숭한데도,시원하게 비가 내리니 그래도 어젠 괜찮은 날이였습니다.
장화저도 아주 튼튼한 것으로 장만했어요.
옥상위에 어제 처럼 비가 오면 물이 고여서, 여기저기 전선들때문에
걱정이 되어서요, 뭐든 미리미리 준비 ^^
리사님은요,
조니 뎁이 와서 싸인 받아가야 해요, 대단한 매력이란 아무나 소유할순 없는것인걸요 ㅎㅎ
밤과꿈
2009년 7월 10일 at 1:25 오전
저 위의 사진들은 어제 촬영하신 거 맞나요?
맞다면 블로거로써의 자격이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췄습니다^^
억수도 아닌 악수로 쏟아지는 빗속에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을까…
경외심 마저 생겨납니다!#$%^%()*크읔~
지금도 장화를 팝니까?
어느 시골 장터에서나 파는 줄 알았는데
도시인들은 장화도 패션으로 신나봐요~~~
우리집엔 국내 축구선수들의 사인이 들어있는 공 세 새가 있는데
그런 건 쓸모 없는지 자제분에게 물어봐 주실래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Lisa♡
2009년 7월 10일 at 2:54 오전
진아님.
조니뎁이 한국에 왔다는 줄 알았어요.
그러면 저도 사인 받으러 가야하거든요.
장화사셨군요.
요즘 장화 많이 보여요.
여학생이나 미스들이 많이 신고 다녀요,
어젠 그 장화 어디서 샀냐고 많이 묻던 걸요.
진아님.
차가 어디있나 한참 찾았는데 어제
이마트에 세워둔 걸 깜빡하고 그냥 집에 왔어요.
이쯤되면 병맞죠?
Lisa♡
2009년 7월 10일 at 2:55 오전
밤과꿈님.
저는 카메라는 항시 주머니에..
건널목에서 무조건 비가 들어가더라도..
참 어제 내시계가 방수라는 걸 알았지요.
그리고 저는 비가오면 무조건 사진이
찍고파요.
저 사진 비 엄청 올 때 찍은 거 맞습니다.
벤자민
2009년 7월 10일 at 4:41 오전
우리아들은 맨처스터경기구경하러 현지까지가서
구경하고 덴마크원정까지 따라갔다왔읍니다^^
로날드는 아무한테나 윙크하는버릇이 있으니 감격해할
필요없다고전하세요^^
아스날은 영국여왕과 왕실이 가장좋아하는팀이죠
그친구 싸인은 잘받았네요
뭐라고요
영국식발음이 웃긴다고
내가 그러더라고그래요
지 엄마팬인 이벤자민아저씨도 영국식영어 쓴다고 ㅎㅎㅎ
Lisa♡
2009년 7월 10일 at 4:45 오전
벤자민님.
울 아들이 맨날 그 홍콩 친구인 아이반의 영국식 액센트 땜에
웃다가 넘어 갑니다.
이 번에도 맨유경기가 서울서 있는데 바로 표 다 사놨지요.
호텔을 s 호텔서 묶는다고 해서 거기도..다 따라 갈 겁니다.
로날도가 그렇게 우이크가 헤프군요.
벤자민님, 그러잖아도 아침에 설겆이 하다가 잠깐 생각했는데
벤자님님이 아주 유우머스럽다는 결론에 ….ㅎㅎ
아들이 상당한 팬이군요//소개해줄까?
우리 둘째는 엉겁결에 첼시팬인데 아무래도 엉겁결에 하고
발도 못 빼는 것 같은데 어느 선수때문이라고 하던데..
Wesley Cho
2009년 7월 10일 at 4:59 오전
줄리안 무어 아님 질리안 무어? 부기 나잇에 나온 여자가 누구죠?
슈에
2009년 7월 10일 at 5:15 오전
우리 둘째도 일주일 브리스베인 축구연수갔다 오늘 돌아오죠.
축구 켑틴 됐다며 기분이 우쭐해져 떠났어요.
냄새나는 빨래 한보따리 가지고 오겠지요.^^
뽈송
2009년 7월 10일 at 6:44 오전
Lisa님 뭘 모르시네요. 그건 사랑이 아니고 질투라는 거지요.
질투도 물론 사랑하면 생기는 거지만 (질투가 없어도 그렇겠지만)
어느 쪽이 더 강하냐에 따라서 사랑이다 질투다 이렇게 구분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죽일 만큼의 사랑은 없는 것이고 그 건 100% 질투지요.
그 것도 아주 몹쓸 하는님이 싫어하시는 죄악의 감정이고요.
그래서 질투는 결국 또 자신을 죽이게 됩니다.
오늘 너무 좋은 것 가르쳐 드린다… ㅎㅎ
바위섬
2009년 7월 10일 at 7:36 오전
직관력과 통찰력을 겸비한 게다가 예리하기까지 …
리사님 글 읽으면서 절절이 느낍니다…
우중에 디카촬영…
현장감 있고 구도가 엑설런트에 퍼펙트한 것 같아요(잘은 모르지만…)
못하는게 없는 만능엔터테이너^^ 짝 짝 짝
shlee
2009년 7월 10일 at 10:25 오전
그 남자가
그 여자를 왜 떠났는지 알것 같네요.
사람을 죽일정도로 남자에게 집착하는 여자
나이도 미모도 상관없이 질릴것 같아요.
그 남자는 동시에 두 여자를 잃게 되었네요.
바로 밑에 집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으스스 할 것 같아요.
납량특집…
주변에 특종이 많이 일어 나네요.
^^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21 오전
웨슬리님.
부기나잇은 못봤어요.
어떤 영화인지….?
줄리안 무어요?
디아더스에 나왔었지요.
연기파….묘한…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22 오전
슈에님.
그 아이도 축구 좋아하지요?
축구좋아하거나 운동 좋아하면
사춘기를 편하게 지내간다고 하니
권장할만한 일이지요?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24 오전
뽈송님.
질투의 감정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질투도 질투 나름이지 목숨을
담보로 질투행각을 벌리다니..
정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늘 가방에 가위랑 칼을 넣어 다녔다고
하더라구요.
아침 7시에 그런 사고가 발생..
아침에 유우나 신문 가지러 나왔을 때
쳐들어갔나봐요–무서워요.
그런 사람 정상 아니라고 보여져요.
뽈송님…내일부터 또 비 많이 온답니다.
조심하시구요—-ㅎㅎ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27 오전
바위섬님.
오랜만?
그 칭찬은 언제나 몸에 배인 습관?
가만보면 모든 이들에게 칭찬일색이세요.
듣기엔 나쁘지 않지만요…헤헤
비오는 중에도 사진을 찍는 나의 정성이
내가 생각해도 대단해요.
Lisa♡
2009년 7월 10일 at 11:28 오전
쉬리님.
그러잖아도 제 친구가 바로 집을 내어놨어요,
그리고 다른 집을 바로 샀다네요.
그런데 다들 이사가지 말라고해서 지금 망설이더라구요.
곧 외국에 나갈 일이 있어서 가서 생각해본다고
하더군요.
무서워서 다니질 못하겠다고 말이죠.
Wesley Cho
2009년 7월 10일 at 9:57 오후
그 박박머리 흑인선수 아닌가요? 읠토트가 그 친구는?
부기나잇은 마크 월버그 (마키 마크)가 대물 포르노 배우로 나오고 버트 레이놀즈 와이프로 쥴리안 무어가 나오는데… 그 ‘파고’에 나오는 자동차 세일즈맨 떠이~~ 한 친구도 나오고… 옛 레이팅 시스템으로는 X, 요새 시스템으로는 NC-17 (No One Under 17 Admitted). 빨강머리 맞죠?
Savage Grace 리뷰를 보고 다시 오겠슴.
Lisa♡
2009년 7월 11일 at 1:31 오전
아………….맞아요, 맞아요…
파고..봤어요……
부기나잇도 봤네요–좀 시시했다고
생각했어요.
김삿갓
2009년 7월 11일 at 7:19 오후
오케이? 오끼도끼!! 좋은 사진들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런데 길가는 외간 남자
엉덩이 사진 저헣게 막 찍다가 오해 받으시면 어쩌시려고요?? ^_____^
아드님 의 한가지 파고드는 성격(축구…) 좋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공부 할 떄도 그런
정신이 꼭 필요하다 생각 합니다. 물론 좋은 학교 다니면서 인맥을 만드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하네요. 그럼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
Lisa♡
2009년 7월 11일 at 10:28 오후
삿갓님.
그러고보니
뒷모습요…그러네요.
남자들 뒤에서 보니
바지들이 다 젖어 있더라구요.
특히 회색 양복이 제일
젖은 게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