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찾아서 길을 떠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기다리는 사람도 눈 빠지는 경험을 해본다는 기쁨이 있다.
필요한 걸 사가야했다..빈 손은 쫌..
분명 사양할테고, 세컨 하우스겸 목공일과 농사를 겸하는 혼자 있는 집이라
없는 것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지저분할 것도 같고.
선풍기를 샀다.
적재적소에 맞는 선물을 사는 묘안은 나를 따를 자가 없을 정도라고
자랑하고싶다.
간간히 흐려지기도 하지만..
외딴 곳에서 외딴 마음으로 사는 사람의 마음은 속세를 탈출했을까?
많이 비웠을 거라는 짐작은 했다.
비운 사람의 말과 표정은 좀 다르다.
그을린 얼굴은 보기좋다.
있을 건 다 있는 시골집.
한가한 해먹.
나혼자 가자마자 손 걷어 부치고 땀 뻘뻘 흘리면서
순무, 자두, 고추, 호박, 머위, 가지, 오이를 수확한다.
세상에–
낮에 농사일 못한다는 거 알았다.
목뒷덜미 모든 태양은 그 곳으로..
태양열 저장고도 아닌데 말이야.
사진을 줄여서 그렇지 호박 좀 크다.
들기 무거울 정도..
자두를 요근래에는 즐기지 않는다.
시기도 하고 이빨로 베어 문다는 건 자신이 없어진다.
예전에는 후무사를 좋아했다.
주먹만한 후무사는 아무리 비싸도 낼름 사먹었다.
나무에서 거리가 멀어졌던 자두를 따서 쓱쓱 남의 옷에
닦아 먹었는데 꿀맛? 맞다.
그의 체취가 적당히 베여 있을 것 같은 수건 두 장.
부인의 성화로 심은 순무.
반기는 이는 나 뿐.
솎아내기를 하지 않아 제대로 자라질 못해서
작은 알들이 송송이 박혀 있었다.
그 중에 큰 놈들로만 내 꼬야..
순무김치 담으려구.
주인장 잘 먹겠습니다.
씨앗도 비싸다고 하던데…쩝!!
한 낮에는 외면 당하는 자리.
밤에면 모기로 인해 다시 외면당할 자리.
그래도 귀엽다.
그 한가함이…
우리는 제부도로 갔다.
모래사장엔 커다란(내 팔뚝만한) 붕어들이 50 마리 이상이
죽어서 뒹굴고 눈이 다 없었다.
대체 이유가 뭘까?
근처의 수족관집 아저씨가 답해준다.
가까운 강에서 비로 인해 떠내려와서 바다랑 합쳐지면서
죽은 민물고기들이라고..
갈매기는 눈알을 선호하나봐요.
넘넘 징그러워…눈 빠진 물고기들.
이런 풍경 좋아한다.
여기서 장화 씻었다.
장화까지 준비해간 철저성에
맞아 떨어지는 선풍기 선물을 놓고
날더러 ‘맵짠’ 이란다.
나 그런 말 최대의 칭찬이다.
흐뭇한 하루였다.
밤 11시경 집에 도착했지만 피로감은 없다.
난 농촌체질이다.
고려해볼 문제다.
애들 데리고 나가야 할 시간이라 엄청 빠른 속도로….ㅎㅎ
밤과꿈
2009년 7월 16일 at 3:15 오전
와~
일빠닷!
실은 일빠를 찜했기에 아직도 위의 글을 읽지 못했다는 거…..ㅋ
이제 올려놓고 읽을 거라는 거….ㅋㅋ
밤과꿈
2009년 7월 16일 at 3:21 오전
도시인들이 보는 농촌은 그저 막연히 멋이 있고 한가하고
그래서 전원이란 이런 거로구나..할테지만,
뼈빠지게 고생하는 곳이 농촌이지요^^
말씀대로 낮엔 불볕 더위와 밤엔 모기랑 사투를 벌이고
각종 병충해다 장마와 가뭄에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농민들의 속을 전원에다 비교하시렵니까???
일빠랍시고 딴죽만 걸어서 죄송합니다~~~
Wesley Cho
2009년 7월 16일 at 3:50 오전
해먹도 있네… 낮잠을? 쿨쿨~~~?
Hansa
2009년 7월 16일 at 5:40 오전
농촌은 다 좋은데.. 돈이 안됩니다.. 음음,, 하하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리사님.
오공
2009년 7월 16일 at 6:02 오전
리사님,
리사님이 좋아하는 시낭송회 열 때
사진전도 여세요.
액자 필요 없이,
사카에 스카치 테입으로 여기저기 스타일리쉬한 각도로 부쳐서
눈도 즐거운 시낭송회 만드세요.
조블분 아닌 손님도 있다면서요?
그 손님들도 좋아할거고
조블을 모르시는 분들을 심사위원으로 삼아서
좋은 사진에 투표하여 상품을 주는 거예요.,
에 또,오늘의 추천작은 "수건 두 장"입니당^^*
리사님 상품 타면…아이디어 낸 나랑 반팅..어때요?^^*
도토리
2009년 7월 16일 at 7:57 오전
맞아요.. 선풍기.
왜 시골갈 때 선풍기 가져갈 생각을 못했을까…
유용할텐데 말이지요..
시골 다녀온지 한참 되었는데
저는 해먹만 그립습니다. 것두 이 그림을 보니까..ㅎㅎ^^*
지안(智安)
2009년 7월 16일 at 11:08 오전
사진 좋구 글 좋구..굿~굿~
눈이 보배라니까요 리사님은.
오늘 또 한쎈스 하셨네요.
맵짠이 소리두 듣구 말에요.
어떤 친구넨지 궁굼해 지네 참..
나두 후무사 좋아하는데..
서영
2009년 7월 16일 at 8:24 오후
럭셔리와 소박함을 함께 공유하는 센스짱리사
번득이는 재치 그바쁜와중에 화성까지
그부지런함을 ….누가따를수있을꼬
Wesley Cho
2009년 7월 16일 at 8:26 오후
제목만 보고는 리사님이 미궁에 빠진 연쇄 살인 해결책으로 가셨나 했습니다.^*
산성
2009년 7월 16일 at 11:54 오후
선풍기…!!
쓸데없이 롤케잌이나 뭐 이런 것들과는
비교가 안됩니다.세상에나…^^
음식남녀처럼
선물의 집 코너도…한번…
상황별 재미난 스토리 많을 것 같은데요^^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2 오전
밤과꿈님.
밤하고 꿈 사이에 뭐 없을까 궁리 중입니다.
일빠—-ㅋㅋ–선물이나 상품이 없어놔서~
농촌의 힘든 상황요?
잘 알지요–그래서 농산물은 안깍습니다.
그런데 힘들긴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라 뭐..
하지만 뜨거운 태양에 녹아내리는 상추나
기껏 심어놨더니 벌레들이 무서운 속도로
먹거나 그러면 허탈하고 정말 야속한 자연이지요.
낮에는 농사 진짜 오우~~~노우~~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3 오전
웨슬리님.
저 해먹에 저 못올라갔어요.
나무 힘들까봐..제 체중이…그만!!
잠은 커녕 쳐다만 보다가~~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4 오전
한사님.
그러니까 …돈…그거이…참..
농촌 땅 많이 갖고 있다가
빛볼 날만?ㅎㅎ(투기녀 아닙니다)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5 오전
오공님.
수건 두 장에 그만 필이 왔나봐요?
그 소박한 자유?
내 사진이 재미는 있지만 제대로 배운 게 아니라
작품성 결여입니다.
다만 솔직하긴 하죠.
사진기 주인이 그러하니까—ㅎㅎ
사카는 더 이상 뭘 붙일 자리가
없어놔서요.
제 사진 붙인다고 하면 아마 시러할 겁니다.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6 오전
도토리님.
저..그러잖아도 저 해먹 보면서
제일 먼저 도토리님 댁에서 본
해먹이 떠오르더군요.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6 오전
지안님.
맵짠이가 왜그리 좋던지..
저는 야무딱!!맵짠!! 이런 말이
너무 좋아요.
저 욕심많죠?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7 오전
서영언니.
방금 언니네 동네 지나치면서 언니 생각했어요.
아이들 데려다 주고 107동에 잠깐 들렀거든….
마음 같아서야…언니랑 커피 한 잔 하고프더만.
다음 기회에?
준비는 다 끝났쬬?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29 오전
웨슬리님.
앗————미국서도 살인의 추억을?
그러잖아도 그 이야기하면서 밤에 수로 산책할 때 으시시
하다고 거미줄까지 극성이라 쫌..
근데 그 쪽은 비봉이라는 쪽이고 약간은 떨어진 쪽입니다요.
살인사건 해결하면 상도 받을텐데..
Lisa♡
2009년 7월 17일 at 12:30 오전
산성님.
선물할 때 있으면 제가 한 번 같이 상의를?
음……….상대에 따라 다르지만 그런데로
늘 칭찬을 받는 편이랍니다.
코너를 만들라구요?
생각해볼께요.
이거 돈 받고 해야하는데 으짜지?
화창
2009년 7월 18일 at 5:36 오전
어렸을 때 살던 집에는 사과나무 올배나무, 서리배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먹어주나무, 복숭아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참 과일나무가 많았어요!
특히 바나무는 일찍 익는 올배나무와 늦서리에 익는 서리배나무…. 여름방학 때 매미를 잡으러 참 나무에 많이 올라갔었지요!
자두가 열려있는 사진만 봐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참 자두 맛있었어요!
Lisa♡
2009년 7월 18일 at 5:54 오전
화창님.
먹어주 나무가 뭐예요?
먹어주…후후.
배를 실컷 먹었겠군요.(잡수셨겠군요)
^^*
다시 자두를 먹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