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우는 모습.
운전 중 길에 내동댕이 쳐진 동물들의 죽은 육체들.
덫에 걸린 쥐.
비참한 심정으로 공직을 물러나는 공무원.
여기저기서 공격 당하는 사람.
가족의실연.
눈동자 안의 핏줄.
아들이 가슴아파하는 모습.
아파서뒹구는 자식의 병.
느끼한 아저씨의 머리에 낀 비듬.
밉살스런 사람 이빨에 낀 음식물.
교통사고 후 길에 고인 피웅덩이.
잔뜩 인상 쓴 얼굴로 마주 앉은 식탁의 누구.
패전투수.
곰팡이 낀 냉장고 안의 오래된 음식.
더러운 물 고여 썩어가는 웅덩이.
아무데나 버려진 음식물.
술 취한 이들이 토해낸 토사물.
여러 썩은 것들.
아무도 찾지 않는 허물어진 무덤.
어지러운 내 방.
냄새나는 행주.
볼록 나온 남편의똥배.
느글거리며 흘끔거리는 전철 안의 남자들.
지나친 애정행각의 고딩들.
맞지도 않는 옷을 찢어지게 입은 여자의 정갱이.
지하철 안에서 아무렇게나 벌린 여성의 다리.
오만하면서 착한 척 하는 눈빛.
음식물 쓰레게 통에 담긴 버리지 말아야 할 비닐들 또는 풀라스틱 나부랭이.
털난 양심.
상실된 영혼을 찾아 헤매는남자.
무식한데 소신까지 있는 절대고집 강자의 표정.
훔치다 들킨 사람의 애절함.
끝없이 추락하는 사람의 목소리.
깊은 밤 깊은 곳에 라는 영화의 낙태장면.
에이리언의 괴물들 탄생과정.
손을 베이고 난 후의 상처.
사랑하는 사람의 참기 어려운 유치함.
친구 영이네의 현관.
토요일.
어쩌다 아이들이 약속이 풀이다.
아들은 ㄷ를 만나 당구장과 동대문과 압구정동을.
딸은 고대하고 기대하던 ㅎ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
킹콩들다를 보고 여의도 63 빌딩으로 가서 놀다가
밤 11시에 귀가했다.
그래도 멀리사는 ㅎ가 집까지 데려다 주고 갔다니
남들 하는 짓은 다 한다.
아들이 당구쳤다고 하니(사실 오늘 처음) 남편이 야단친다.
내가 편들고 만다.
당구치면 어때서?
건전하기만 하구먼…..
그렇게 안봤더니 남편은 갈수록 고지식하다.
딸도 빨리 안들어온다고 계속 조바심이다.
–그림: 김영자
오공
2009년 7월 19일 at 4:18 오전
1.썩어가는 웅덩이가 가장 쳐다보기 힘겨운 장면이예요.
..한 사람의 힘과 시간만으로 해결 되지 않는 것이라서요…아~화난다.
2.에이리언 괴물의 탄생은 손가락으로 눈을 4/5쯤 가리고 꼭 보는 장면이예요.
3.다른 끔찍한 것들은
제가 본 적이 없는 것들이라
당면 했을 때 쳐다 볼 수 있을지, 없을지 상상이 안가요.
..상상력 결핍인 제가 미워요^^;;
4.’무신’이 뭔지 네이버를 찾아 봤어요.
..첨 들어 본 단어네요.
5.친구 영이네 현관,이 확~연상되는 글이었어요…ㅎㅎ
밤과꿈
2009년 7월 19일 at 5:39 오전
장마철 비닐 장판에 쩍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는 발바닥~
마치 싸구려 커피를 마신 뒤끝만 같은
귀절들의 나열…
장기하의 생각 –
ariel
2009년 7월 19일 at 5:40 오전
남자들은 고지식해요.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관심이 많다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아니면 다투게 되니..^^
shlee
2009년 7월 19일 at 6:08 오전
김영자님의 그림
에곤 실레의 그림과 비슷한 분위기네요.
비누님의 그림 같기도 하고…
사람들은 비슷한가 봐요.
리사님이 차마 보기 싫다는 것들
대부분이 공감되니까….
다만
친구 영이네 현관은 빼고…
그분 현관은
아에 본 적이 없으니…
^^
다음번엔
봐도 봐도 또 보고 싶은것들로 부탁해요.
^^
onjena
2009년 7월 19일 at 12:00 오후
장말 보기 싫은것.
밥 먹듯 거짓말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역겨워서
도대체 저 잉간(인간이 아님)들 머리 속엔 뭐가 들어있을까하는 궁금증이…
Lisa♡
2009년 7월 19일 at 1:23 오후
오공님.
하나 안 적었네요.
화장실 변기에 내리지 않은 물…ㅎㅎㅎ
살다보면 여러가지로 보기싫은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한 번 영화처럼 핑계대고
적어봤답니다.
Lisa♡
2009년 7월 19일 at 1:24 오후
밤과꿈님.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
장기하라는 이름보고 쬐끔
실망했지만 이런 글 골라서
적어 주셨는지 고맙기만~~
Lisa♡
2009년 7월 19일 at 1:26 오후
아리엘님.
본래 엉뚱하게 고지식하답니다.
ㅎㅎㅎ—-
Lisa♡
2009년 7월 19일 at 1:26 오후
쉬리님.
친구네 현관요?
신발을 두겹, 세겹을 쌓아놔서
신을 벗을 곳이 없답니다.
후후후…
대부분 공감이죠?
아마 그럴 겁니다.
Lisa♡
2009년 7월 19일 at 1:27 오후
언제나님도
그런 부분이 있어요?
하긴 그런 인간들보면
그렇치 않을 사람 몇 될까요…ㅎㅎ
레오
2009년 7월 19일 at 3:19 오후
도토리님을 만나고
언니의 그림을 보니
더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산성
2009년 7월 20일 at 12:14 오전
영이네 현관…^^
남들 하는 짓은 다 한다…^^
지하철…몸간수 제대로 못하는 여학생…
괜히 그 앞에 서 있어 줍니다.
흔들림 핑게 삼아 잠도 깨워 보고…^^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7 오전
레오님.
이모님 그림요?
그렇쵸?
도토리님은 홍씨성이지요?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8 오전
산성님.
착하시고 영리하신 산성님.
저도 앞으로 그래야지…
여학생 뿐 아니라 아줌마들도..종종.
보기도 별로드만~~ㅋㅋ
박산
2009년 7월 23일 at 5:35 오전
차마 볼 수 없는 것들
제목에 걸맞는
짧게 끊어치는 ‘단문장’이
돗 보이는 글이란 생각입니다
<느글거리며 흘끔거리는 전철 안의 남자들>
누굴 흘끔거린다는 얘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