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9일 봐도봐도 또 보고픈 것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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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구워낸 바삭하고 버터향 가득한 따뜻한 빵.

하얀 가운의 친절하고 부드러운 의사.

오래되었지만 깨끗한 빈티지 카.

공항게이트를 빠져 나오는 귀염둥이 아들의 가지런한 이빨.

입술을 쭉 내미는 아들녀석.

말없이 늘어 선 나무숲.

강아지의 뽀드득한 엉덩이.

막 피어나는 꽃 봉오리.

미쉐린 타이어를 연상시키는 아가들의 팔다리.

섹시한 남자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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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바라보면 빠질 것 같은 딸의 눈.

물방울 맺힌 풀.

여름날의 분수.

세라핀의 그림.

피아노치는 소녀라고 이름이 붙은 르노아르의 그림.

성소피아 사원.

얕던 깊던 투명한 강, 또는 바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크럽.

체게바라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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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깊게 패인 주름.

내가 만든 인형.

내새끼의 먹는 모습.

뱅엔올릅슨의 해드폰.

애플로고.

아기동물들의 모습.

스노클링의 열대어들.

들꽃.

예쁜 여자.

아이들의 웃음.

색깔좋고 먹음직스러운 곳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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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꽃가마.

라따뚜이.

한적하고 깊은 골목의 가로등.

오래된 고택들.

아름다운 돌.

이야기가 있는 조각보.

인사동 골목길.

벨기에 어느 레이스 가게의 품격있던 레이스 식탁보.

낡은 나무문.

부석사 무량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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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이 찾아왔다.

쫀득쫀득함은 조금 사라졌지만 애교범벅으로.

더 굵어진 목소리와 팽대해진 자신감으로 무장하고서.

공항에서 아주 멋진 여성을 보았다.

세계 어딜 내어놔도 최고로 세련된..

아들놈이랑 같이 나온 ㅌ의 엄마다.

그녀가 사는 삶이 궁금해진다.

내 사랑은 팬티만 입고 돌아다녀도 귀엽다.

까만 모습이 더 까맣게 익어서 로스팅한 커피같다.

늘 내 손을 잡아준다.

차에서도 계단에서도 밥먹으면서도 발로 툭툭 찬다.

언제까지……….?

14 Comments

  1. 레오

    2009년 7월 19일 at 3:15 오후

    이처럼 사랑스럽고 이쁘고 보고 또 봐도
    지겹지않은 것들이 많은 현재를
    느끼며 사는게 감사해요^^
    (사진보는 즐거움도 하나 추가요~)

       

  2. 봄바람

    2009년 7월 19일 at 6:46 오후

    리사님,
    이전의 글을 보니 자녀가 Columbia 대학 섬머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 같더군요.
    어느 분야를 전공할려고 하는지요?
    혹시 Columbia electrical eng.에 관심이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얼마전 까지는 IT 분야가 각광을 받았었는데
    요즘은 전반적인 이공계 위기라고나 할까요?
    전통적으로 인기전공인 의학, 법학, 경영 관련분야가 여전히 유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왕 조기 미국유학을 한 바에야
    박사학위까지하고 미국에서 자리잡은 뒤에
    미국에서 계속 활동하든지
    귀국하고싶으면 30대 후반쯤에 한국에 귀국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3. Wesley Cho

    2009년 7월 19일 at 11:58 오후

    깊게 패인 주름 밖에는 없는데요…

    미쉐린 보다는 피렐리…

    아드님과 좋은시간 보내세요~~   

  4. 산성

    2009년 7월 20일 at 12:31 오전

    구수해 보이는 빵집…
    가만보니 서울 어딘가 봅니다.
    자전거 위 건물 주소판이…
    그러고 보니 빵 봉지에도 한글이…^^

    발로 툭 툭…언제까지? 음…
    그렇지요^^
    구여운 아이들과 멋진 시간 보내소서…

       

  5.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1 오전

    레오님.

    저 빵집 이쁘죠?
    보는 순간 아주 마음에 들어요.
    빵도 자연스러운 맛이고..
    프랑스제빵이라고 해도 되는..
    사진찍는 거 별로 신경도 안썼는데
    이렇게 올려 놓으면 멋져 보입니다요.ㅎㅎ   

  6.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3 오전

    봄바람님.

    의학, 법학…와 이름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저는 법으로 나가길 바랬거든요.
    외교부분으로 행정관료로..그런데 야는
    돈을 좋아하네요//요즘 애들 아니랄까봐.
    꿈이 크네요.
    미국서 할 거 다하고 들어오면 좋지요.
    알아서들 하겠지요.
    대학원은 직장 다니다가 가니까 어떨런지 아직..   

  7.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4 오전

    웨슬리님.

    주름이 있나요?
    경우에 따라 보기 좋은 주름이 있고
    별로인 주름이 있더군요.
    네——-피렐리.   

  8. Lisa♡

    2009년 7월 20일 at 12:45 오전

    산성님.

    서울 신사동입니다.
    원하시면 알려드릴께요.
    저 세련되게 꾸민 집 많이 압니다.
    원하시면 다 소개해드릴까요?
    울아들 발 엄청 큰편인데 밥먹을 때
    내 발등 위에 지그시 얹고 먹곤 합니다.
    언제까지…그럴지…ㅎㅎ   

  9. 아로운

    2009년 7월 20일 at 4:12 오전

    천사같은 아이들과 짧은 방학동안 좋은 추억만드세요.

    A baby is an angel whose wings decrease as his legs increase.
       

  10. 테러

    2009년 7월 20일 at 10:03 오전

    아… 그녀가 보고 싶군요…. 7월을 벼르게 만든 그녀….ㅎㅎㅎ
    저 빵집에 가서 같이 빵을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나…   

  11. Hansa

    2009년 7월 20일 at 11:34 오전

    26살 때까지요.. 하하
    글이 이뻐요. 리사님

       

  12. Lisa♡

    2009년 7월 20일 at 1:03 오후

    아로운님.

    천사같긴 한데 제 눈에만
    그런 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아직 날개는 있고
    다리가 길어지지 않네요.   

  13. Lisa♡

    2009년 7월 20일 at 1:03 오후

    테러님.

    지금 7월 하순으로 가야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14. Lisa♡

    2009년 7월 20일 at 1:04 오후

    한사님.

    26살까지일까요?
    그때까지라도 좋습니다.
    더 짧아질까봐 걱정이지요.
    오늘도 꼭 붙어 다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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