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니 큰놈이 열이 펄펄끓는다.
머리가 어디 부딪힌 것 처럼 아프다고 비명이다.
어릴 때 다리에 쥐내리는 표현을 쌀이 왔다갔다 한다고 하더니
이번엔 머리가 부딪힌듯하게 아프다니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 허둥대었다.
일단 수건으로 열을 식혀줄 속셈으로 찬물에 적셔 얹었더니 좀 나았다.
난감한 건 휴가나 주말에 애들이 아플 때이다.
용평은 가까이에 의원이 하나밖에 없단다.
일단 의무실로 가서 열내리는 약은 두 번 먹을 걸 받아왔다.
아이들이 아프면 정말 속이 상한다.
아들들이 왜이리 약한지 정말 강하게 키우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어젯밤에 춥더니 내 옆에서 자느라 창가 가까이 자더니 그랬나보다.
큰놈은 유난히 엄마를 밝힌다.
일부러 추운 창가에 내가 자리했더니 그 옆으로 엉기적 거리고 오더니
급기야 감기를 걸린 모양이다.
설악산에 갔다 오려던 모든 계획은 엑스엑스였다.
아이가 아프니 바로 돌아와야만 했다.
오는 길에 뭘 좀 먹자고 했더니 아프면서 먹는 건 먹겠단다.
얼마나 다행인지…
가시오가피 닭백숙을 일부러 먹였다.
몸보신 좀 하라고..
휴게소에선 아프면서 식혜랑 버터구이 오징어를 먹겠단다.
은근히 그런 먹거리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요즘 휴게소에서 느끼는 건데 화장실이 아주 깨끗하다.
일본 여행때 늘 그런 게 부러웠는데 우리나라도 이젠 그런 면으론 뒤지지 않는다.
감자를쪄서 굴리고,호두과자를 굽고, 요쿠르트 아이스크림도 짜서 주고
모든 게 신기하고 휴게소 시설은 세계 어디를 가도 최고라는 생각이다.
새로 난 경춘선 고속도로를 이용해봤다.
네비게이션은 먹통이 되었다.
아주 가깝고 편하게 되어있어서 이제 춘천이나더 멀리 갈 때
이 도로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되어있다.
하늘 위의 도로같다.
발 아래 저만치서 양평의 물결들이 손짓하고 스키보트를 타는 사람들하며
모두 저 아래로 보인다.
하늘정원이 있다더니 이건 하늘도로이다.
남편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란다.
춘천분기점에서 서울까지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예상 외로 휴가지들이 텅텅 비었고 해변도 한산했다.
오면서 보니 양평부근들도 한가했다.
불경기라서 휴가들을 안가는 건지이유야 모르지만
차도 밀리지 않고 이상도 하다.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요즘은 지방마다 도시마다 장소들의 특색을 살려서 관광지개발을 많이 했다.
TV에서 하는 1박2일 프로같은 데서도 권장하는 일이지만
정선도 레일 바이크같은 게 잘 되어있고(인터넷으로 미리 예약)
용평도 등산로 개발이 잘 되어있어서 발왕산 등산과 대관령 음악회같은
예술 분야에 치중하는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풍요롭다.
각 지방마다 각자 고유의 행사들로 분주하다.
가고픈 곳을 찾아서 군청이나 소개를 찾아서 들어가면
많은 먹거리와 볼거리와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항상 느끼는 것인데
관광상품 준비가 늘 덜되어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콘텐츠를 잘 개발해서
어느 외국인이 오더라도 선뜻사갈 수 있는
기념품이나 믿고 살 수 있는 농산품마케팅을 잘 해서
내국인이던 외국인이던 누구나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생산에 힘쓰면 좋겠다.
늘 뭔가 사고 싶다가도 중국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고
차를 타고 가면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제발 어색하게 개발하거나 조악한 개발은 자제해주면 좋겠다.
그런 걸 심사하는 부분의 공무원들은 따로 미적 감각의 공부를
해서 자연 그대로를 살린 상태로 개발하면 좋겠다.
아우라지촌에도 가보면 조악해서 볼 게 하나도 없다.
창피하다.
八月花
2009년 7월 27일 at 3:31 오후
중국산인가…보다도..
어느동네건 그게 그거인 획일적인 상품.
그 고장만의 특색있는 상품이
개발되었으면 좋겠어요. 그치요?
다리 난간이나 가로등 디자인도
좀 … 그치요?
공무원들에게
미적 감각을 키울수 있는 교육을 시키면 좋겠어요.
물론 소질이 있는 사람 중에서 뽑아.. 그치요?
Lisa♡
2009년 7월 27일 at 11:23 오후
팔월화님.
100% 동감하시는군요.
중국산인가 하는 건 먹거리에 해당하는 거구..
나머진 정말 팔월화님 말씀대로 입니다.
가로등도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이고 상가에 파는
기념품들도 어쩌면 그리 조악한지…부끄러울 지경입니다.
간혹 용평이나 미술관, 박물관 같은 곳에서 파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다 쓰잘데기 없는 것들만 팔 거든요.
디자인 면에서 많이 신경써야하고 건물들이나
놀이공원이나 휴식처라든가 민속자료실이나 민속촌이라고
이름지어진 것들에 신경 많이 써주면 좋겠어요.
정선에도 가서 민속촌처럼 꾸며 둔 곳요….실망이 보통아닙니다.
아로운
2009년 7월 27일 at 11:41 오후
>> 정말 강하게 키우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강하기로 말하면 돌쇠, 마당쇠, 변강쇠 따라올 남자없지만
설마 … 아니겠지요
강함은 부러지지않는 탄성입니다.
병치레 몇번하는거 땜에 헷갈리지 않는 리사님…
Lisa♡
2009년 7월 27일 at 11:45 오후
아로운님.
빙그레~~~~^^*
또 빙그레~~~^^*
알았어요.
괜히 그렇게라도 아프면 안될 것 같은
공연한 노파심있잖아요.
왜냐하면 전 잘 아프지 않거든요.
뽈송
2009년 7월 28일 at 2:11 오전
이젠 왠만한 곳 안 가본 곳이 없으시겠네요..?
지난 번에는 남으로 이번엔 북이시구만요.
그런데도 어떻게 그 많은 펜들(나 포함) 관리를
잘 하고 계시니 수퍼우먼이란 소리를 듣게 되지요…
오현기
2009년 7월 28일 at 3:35 오전
맨 위 돌담 위를 쫑쫑쫑 기어가는 연꽃잎 사진이 아주 인상적이군요.
Old Bar^n
2009년 7월 28일 at 4:51 오전
너무 많이 다녀 보셔서 그런것 아닌가요?ㅎ
사실 개발만 개발로 해왔기 때문일겁니다.
안봐도 비됴라고….ㅋ
언제나 그런데서 해방 되려는지요.
그냥 개발 않고 놔두어야 되는데
그러지 를 못하니 그게 문제인듯 합니다.
리나아
2009년 7월 28일 at 8:24 오전
요새 열이 펄펄 나는게 유행인가~
친구아들이 미국에서 연세어학당으로 한국어 배울려고 한달간 서울에 와있는데..
얘도/ 일요일 낮에 만나기로했는데 만날 시간에 전화하여 지금쯤 어디니?묻자..기운없는 목소리로 ..
아직(못나가고)숙소에 있다고… 어찌 된건지 알아보니.. 밤새 열나고..기침도.. 설사도 세번… 해서 세브란스병원응급실까지 아침에 갔다왔다는데….
(아마 미국의 엄마가 빨리 응급실로 가라고 했을거고..혹시 플루아닌가? 하기도..)
오늘 안부 물으니 어제 외숙모와 병원갔다왔대는데 ….어쨌든 좀 살아나긴 했드라구요..
집떠나면 고생~ 맞지요~ .
왕소금
2009년 7월 28일 at 12:25 오후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더 아프죠.
먹고 싶은게 많은데 엄마가 안 사줘서 아픈 것 같다는 느낌도 쫌 들었어요.ㅎ
더 편안한 여행이 되었으면 좋았을 걸…
지금은 아이 아픈 것 다 나았으리라 믿습니다.
추억
2009년 7월 28일 at 2:46 오후
경춘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을 알 것같네요. 몇년 전에 그 근방을 가니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었는데 참 오래간만에 개통하는 느낌입니다, 아들이 빨리 쾌차하기 바랍니다.
Lisa♡
2009년 7월 28일 at 2:58 오후
뽈송님.
남으로 북으로 가기 쉬운 곳이 한국이잖아요.
그러니 남으로 번쩍 북으로 동으로 다 가능한 거죠.
팬관리요?
저는 그런 거 따로이 할 형편인지는 모르지만
꾸준히 빠지지 않고 그대로 쓰는 것과 꾸미지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팔딱팔딱 살아있는 그대로의 맛이라고나 할까…으흠~~
이 거 잘난 척이라도 그냥 그대로 이 말도 쓰는 겁니다.
Lisa♡
2009년 7월 28일 at 2:59 오후
오현기님.
요사이…왜 이러사옵니까?
집에서 미물들도 키우신담서요…
저거이 호박꽃입니다.
연꽃이라니 당치도 않사옵니다.
그래도 이석효보다는 나은 듯…
오늘도 보티첼리입니까?
아니면 서울 장수막걸리입니까?
Lisa♡
2009년 7월 28일 at 3:00 오후
올드반님.
저도 제발 개발 않고 그대로 보존하자는 주의입니다.
개발 자체가 영 마음에 안들거든요.
있는 그대로를 살리면서 세련되게 개발하는 법을
아직 우리나라는 힘든가봐요.
Lisa♡
2009년 7월 28일 at 3:20 오후
리나아님.
요즘 급성장염이 기승인가봐요.
우리 작은 아이는 급성장염으로 고생하더니
큰놈은 열감기로 고생을 하네요.
그래도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구요.
어쩌다 한국에 나와 물갈이를 하면서 장염에
고통을 당하니 어째요—미국서 엄마는 얼마나 애탈까?
그 마음 이해가 됩니다.
어서 나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아플만큼 아파야 낫더라구요.
일주일입니다.
Lisa♡
2009년 7월 28일 at 3:21 오후
왕소금님.
엄마가 먹고싶은 것 안 사주어서~~는 우리집이랑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구요–이히히히–내가 주책이라
애가 말을 띄면 바로 사줍니다.
큰일이지요?
울남편은 그게 매일 불만인 사람입니다.
지금은 거의 다 나았어요.^^*
Lisa♡
2009년 7월 28일 at 3:22 오후
추억님.
그 도로가 이제 개통한지 거의 보름은 되었죠?
아무래도 좋긴 하더라구요.
차들이 별로 없으니까 그게 좋더군요.
언제 한 번 달려보세요—–뛰뛰빵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