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듣지 못하며 사흘 밖에 살지 못한다는 걸 부끄럽지만 처음 알았다.
산누에나방, 황혼나비, 레몬나비, 마다카스카르, 혜성나비, 달나비, 아폴로나비..
이름도 다양한 나비를 알았고 너무나 앙증맞은 주근깨 소녀를 만났다.
경쾌한 음악과 세련된 화면으로 처리된 영화는 처음부터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불어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사무치게 느끼게 되는 영화였다.
사랑을 속삮일 때 불어로 쓴다면바로 빠질 확률이 100%이다.
주근깨 투성이 엘자의 불어는 너무 황홀했다고나 할까.
파리11구역에혼자사는 쥴리앙의 집윗층으로 주근깨 투성이의 9살 엘자가
16세에 미혼모가 된엄마와 이사를 온다.
밤마다 바닥에 농구공을 두드리는 엘자 존재를 쥴리앙은 못마땅해 한다.
엘자의 엄마는 일하랴 남자친구 만나랴 엘자에게 사랑을 쏟을 시간이 없다.
외로운 엘자는 나비를 찾아 떠나는 쥴리앙의 차에 살짝 동승을 해 그와 억지로
나비를 찾아 떠나는 8일간의여행을 하게 된다.
…비탈진 풀밭 소나무 숲 근처, 바람이 잔잔한데서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지…..그런 곳으로 그들은 떠난다.
파리교외의 풍경들이 그림이라기도 모자란 풍광으로 꿈의 파노라마차럼 펼쳐진다.
쥴리앙은 상처 후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고
나비를 보면 즐거워하며 어느 날 이자벨이라는 커다란 녹색의 아름다운 나비를
원하는 걸 보고 그 길로 매 년 이자벨을 찾아 나선다.
밀짚 속에서 바늘을 찾는 형국인이자벨은 한여름 10일 정도만 날아다니다고 한다.
줄리앙의 집에는 온통 진귀한 나비뿐으로 아들을 향한 사랑에 아들이 죽고 난 후에도
그의 나비로 향한 집념은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마치 이자벨을 찾아야 아들의 한을 풀어주기라도 하는 양…
엄마를 갈구하는 엘자 또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때론 어른스럽게
때론 천진난만하게 지내지만 마음 속의 사랑을 찾아서 엄마를 기다린다.
그들이 기다리는 건 단 하나 누군가를 위한 사랑을 찾는 것이다.
꿈이랑 악몽이랑 어떻게 달라?
후크선장이 왜 죽었게?
가난한 사람은 왜 있어?
거짓말은 쳐봤어?
왜 사랑에 빠졌다고 하지?
꾸졌다.
이름이 노티 팍팍 난다.
…..한 시도 가만있지 않는 엘자의 입은
쥴리앙을 지치게 하지만 어느새 정이 꽤 들고 만다.
없어진 엘자를 엄마가 경찰에 신고하고 쥴리앙은
그만…유괴범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산에서 만나는 커플들과 가족들.
그들 속에서도 늘 질문과 배우는 것들이 생기는 엘자.
터뜨리고 싶을만치 귀엽다.
밤..별똥별..하느님의 머리카락..거짓말…ㅎㅎ
나비를 잡기 위해 쳐놓은 하얀스크린 뒤에서 엘자를 위해 쥴리앙이 마지못해
펼치는 환상같은 그림자 마임.
포기할 즈음 날아 든 이자벨을 엘자로 인해 놓치고 마는데..
화를 내는 쥴리앙에게 삐진 엘자는 밤새 없어지고 다음날 신고로 쥴리앙은..
집으로 돌아 온 쥴리앙.
엘자가 학교를 마치고 정신없이 달려온다.
친구가 보내준 황혼나비 애벌레 중에 귀한 이자벨이 있을 줄이야~~
엘자와 이자벨의 부화과정을 지켜 보면서 둘은서로의 다정한 눈빛을 교환한다.
그리고 날개가 다 나온 이자벨을 지붕위에서 날려 보낸다.
이미 그들의 이자벨은 가슴 속에 다 찾아 들어 온 상태.
"참 엘자야, 엄마 이름이 뭐니?
"내가 말해주지 않았어?"
"응..묻지 않았는 걸"
"엄마 이름은 이자벨이야"
이자벨 나비는 황혼 무렵 날아다니는 나비로 크기는 아이 손바닥 만하다.
1839년 스페인 사람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당시의 스페인 여왕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여름 한 철 약 10일 정도만 날아 다닌다고 한다.
이 영화는 2001년 만들어져 프랑스에서는 화제작이었으나 우리나라에는
2009년 1월에 잠깐 시네큐브에서 개봉되었다.
반드시 다시 개봉하리라고 예상된다.
잊을 수 없는 건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 두 주인공이 편하게 부르는 노래인데
감칠맛과 불어의 아름다움에 바로 사로잡혀 포로가 되고마는 노래이다.
잠시 가사만 소개할까 한다.
가만두고 싶지 않게 귀여운 주인공 클레어는 이 영화로 데뷰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 후 두 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았다.
닭은 달걀을 왜 품어?
달걀을 병아리로 만들기 위해서지.
사랑하는 사람은 왜 뽀뽀를 해?
그래야 비둘기가 지저귀니까.
예쁜 꽃은 왜 시드는 거야?
시드는 것도 꽃의 매력이거든.
악마와 하느님은 왜 있는거야?
그래야 호기심 많은 이들이 얘길 나누지.
불은 나무를 왜 태워?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바다는 썰물이 되면 왜 빠져?
그래야 바다에게 ‘또 보자’ 라고 하지.
태양은 왜 사라지는데?
세상 반대 쪽을 비추기 위해서지.
늑대는 양을 왜 먹어?
먹어야 사니까.
토끼는 거북이에게 왜 졌어?
서두른다고 좋을 게 없으니까.
천사는 날개가 왜 있어?
그래야 우리가 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왜 우리 심장은 두근두근할까?
빗소리에 맞춰서 뛰니까.
——–이제 쥴리앙이 불러—–
세월은 왜이리 빠를까?
바람이 세월을 찾으니까.
넌 내 손을 왜 잡고 싶을까?
같이 있으면 좋으니까.
레오
2009년 7월 31일 at 1:50 오후
빠삐용 ..나비수집하는 사람덕에 친근하게 읽었어요
지금은 벌과 곤충으로 변경했구요
뭐랄까 다 그렇진 않겠지만 나비수집이 기초단계같은 거라고 하더군요..
어떤 매체로 보신건지.. 디비디??
레오
2009년 7월 31일 at 1:52 오후
이웃님들 글을 보면
나도 쓸 거리가 떠오르네요.. 따라쟁이..
Lisa♡
2009년 7월 31일 at 2:08 오후
시네큐브요..
그리고 한번 더 DVD로.
소장가치있음.
노래땜에…너무너무 아름답고 앙증맞아요.
도토리
2009년 8월 1일 at 3:51 오전
이거.. 작년에 봤어요.
노래가 넘 예쁘지요..
자막 올라갈 때에나 나오는 주제가..ㅎㅎ^^*
Lisa♡
2009년 8월 1일 at 6:11 오전
도토리님.
이 영화 작년이 아니고 올 1월 중순에 개봉했어요.
시네큐브에서요..작년요?
노래 정말 미칠 정도로 이뻐요.
그쵸?
여자 애 넘 귀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