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르와 왈츠를(WALTZ WITH BASH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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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아리폴만 감독작품.

10개가 넘는 세계적인 상들을 받았다.

실사 애니메이션이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만든특성있는 영화다.

감독 자신이 실제 경험한 사건을 기억해 실제 9명의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찍은비디오들을 컷아웃 기법으로4 년간 만들었다고 한다.

다큐애니메이션은독특한 영화부분으로 다큐의 지루함이나 다큐에서

확실하게 얻을 수 없는 감정처리 부분들을 그려냄으로서 더 자세히 관객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할 수 있다.

그로데스크한 느낌의 장면들이 계속 되면서 전쟁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압축이나 절제되게 처리한 부분들이 눈에 단연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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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마리의 굶주린 개들이 쫒아오는 장면을 계속 꿈으로 꾸는 친구가 아리감독을 찾는다.

전쟁과 연결된 이 기억 속의 장면들에서 아리감독은 자기에게도 늘 같은 장면의 꿈이

있다는 걸기억하고 어느 순간 선택된 기억만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 또한과거의 어느부분을 선택적으로 지워버리고 만 경험을 갖고 있다.

인간은 빼고픈 기억의 부분에 위조된 편안한 기억을 집어 넣기도 한다.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반복되는 한 장면(위 사진)이 기억나질 않는다.

그 자리에 자신이 있은 것 같기도 하고 친구 누군가가 있었던 것도 같은..

아리는 9명의 레바논 침공을 경험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단편적으로 기억을 찾는다.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건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죄책감과 상실감, 잊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들과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누구나 전쟁을 피하고 싶어하며 총을 쏘는 행위도 짓누르는 공포를 이기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으로

두려워서 미친듯이 총을 쏘기도 한단다.

그리고 곧 엄습하는 죽음의 고요함을 절제된 색의 처리로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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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이스라엘 기독교인들이 자기들의 대표로 바시르 제마엘라는 인물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시킨다.

대통령 취임을 9일 앞둔 어느날 폭탄테러로 바시르는 암살을 당하고 그 배후를 팔레스타인으로

지목한 팔랑헤대원들은 레바논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엄청난 팔레스타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그 사건과 팔레스타인인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저지른 착오가 일으킨 거대한 사건으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건 인간과

전쟁,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문제를 우리의 미래에 던져주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으로 계속 되던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 아리감독의 꿈이 현실화되면서

실사로 처리가 되는데 레바논의 무참히 학살된 아기와 사람들의 주검을 보여주고

거기서 아우성치며 우는 여인들의 비통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인간성에 호소하고픈 마음이 일어난다.

존엄한 생명을 마치 인형처럼 무자비하게 죽여버리는 일들이 지금도세계곳곳에서

자행되고어린아이를 전쟁터로 내모는 일들이 있다.

본연적 가치로서의 인간에 대해 가슴 아프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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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심리 속에는 늘부인해도 우리가 아는 곳으로 기억은 데려간다.

전쟁터의 장면을 목격한 사진가는 자기가겪은 전쟁을 마치 현실이 아닌

카메라 렌즈 속의 세상으로 규정지어버리고파 한단다.

팔랑헤 대원들도 아마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고픈 숫자는 적을 것이다.

잊고픈 기억들에서 과연 선택적 기억들로만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그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고 자신을 부인하고 살면서 벗어나고파 하는 것이다.

위조해서 기억을 맞춤형으로 만들어 넣을 수 있다면 우리에게 고통은없어지는 것일까?

어떤 친구는 전쟁 중의 배에서 멀미를 하다 기절해 어느 여신이 이끄는대로 바다에 빠져

그 여신의 몸 위에 누워 몽롱한 정신으로 자기 탔던 배가 화염에 휩싸이는 걸 봤다고 말한다.

그가 진정 여신을만났을까?

그가 만나서 구한 목숨은 과연 누가 구해준 것일까?

미리 도피한 그가 목숨을 구했다면 나머지 배에 남은 동료들의 죽음에 그는 어떤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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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화 중에 전함 포템킨이라는고전영화가 있다.

바시르와 왈츠도 그런 영화로 길이 남을 작품이다.

바시르의 벽화, 전단지, 휘장이 사방에 쳐진 가운데 빗발치는

적과의 대치된 상황에서 프렌켈은 M-14 총을 들고 그 총탄의

가운데로 나가서 신에 끌린 듯이 빙글빙글돌며 마구 총을 쏘아댄다.

그때 왈츠곡이 흐르고 마치 그가 왈츠를 추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가 추는 전쟁의 왈츠 주변으로는 바시르의 포스터들이 계속 보인다.

그의 죽음으로 비롯된 이 전쟁에서 …

그 장면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음악들이 너무 좋다.

폭탄투하 장면 부분에는 한국전과 관련된 노래도 있고 데이빗 보위의 노래도

격렬하게 나오며 아름다우면서 처절한 과수원 장면에서 바하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이

아프게도 어울리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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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

89분동안 놀랍고 힘들었다.

2008년 개봉작이자 화제작.

이스라엘 영화이지만 제작에 독일 프랑스가 참여했다.

앞서가는 작품이다.

2 Comments

  1. 네티즌

    2010년 12월 3일 at 10:40 오전

    좋은 글 감사합니다. 퍼갑니다.^^   

  2. Lisa♡

    2010년 12월 3일 at 11:42 오전

    칭찬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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