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스키장에서 앞서 가던 여성이 넘어지면서 스틱으로 내 눈 부근을 쳤다.
물론 고의도 아니고 나 또한 뒤따라 가다가피하지 못해 엉겹결에 같이 넘어진 사건이었다.
당시는 알지 못했고 눈이 다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떄문에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고 내려왔는데 잠시 후 내 썬글라스형 고글이 테가 깨어져 있었다.
그 후로 고글을 귀찮아도 수중안경같은 형으로 바꾸었는데 스키타던 중 내 바로 앞에서
사람이 목이 부러져 죽는 걸 목격하고는 스키를 접었다.
목이 부러진 것도 방송을 통해 알았고 그냥 심하게 다쳤나보다 했는데
죽었다는 걸 알고는모든 스키장비를 남을 줘버렸다.
오늘 남한산성을 갔다가 앞 사람이 갑자기 스틱을 휘두르는 통에 허벅지를 긁혔다.
아무리 대한민국 지존의 굵은 허벅지라고 해도 견딜 재간이 없다.
반바지였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미안하다는 말로 해결이 안되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박세리 다리 저리가라고 한다지만 긁힌 건 긁힌거고 상처는 났다.
스틱은 무기다.
도둑이 들어오면 방어용으로 한다는 목적 아래 부엌칼을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그렇게 생활한지 어언 20년 도둑은 없었고 부엌칼은 숨겨 놓으면 귀찮고해서
설겆이 물빠지는 바스켓에 수저통에 꽂아두고쓴다.
운명학적으로 또는 풍수지리학적으로 부엌칼은 보이는 곳에 두는 게 아니란다.
그래서 슬쩍 싱크대 아래나 서랍 속으로 넣어 버렸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좋지 않다는데 그대로 간크게 자행할 일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부엌칼.
쓰던대로 동선이 쉬운 곳으로 내 팔이 먼저 가는 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습관이 중요하고 하던대로 하는 게 몸에 배인 지금, 그냥운명론이고 도둑이고
편하게 내키는대로 살기로 했다.
제일 위의 사진은 딸이 그려놓고 대만족을 하는 그림인데 날더러 어때? 하곤 자신있게 물었다.
바로 대답하기를 잘 그리긴 했는데 등의 근육에 힘이 없네…
다시 힘차게 쫙 근육이 뻗게 그려봐..하자 딸은 실망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뭐 내 딸이라고 다 잘했다고 한다면 발전이 없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나도 답답하지 않다.
입에 발린 소리 못한다, 블로그에서도 친구 앞에서도 이쁘지 않은 걸 이쁘다고 못한다.
할머니가 키운 아이들이 별로 발전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뭐든지 잘했다고 하니 그 아이는 자기자만에 빠지기 마련이다.
큰언니는 자기 손자가 선생님에게 매맞았다고 교육청에 이를까 했다며 화가 나서 말한다.
저렇게 사람이변하고 사리분별 못하는 게 할머니의 자리구나 싶었다.
"언니 내 듣기엔 선생님 잘못이 없고 그런 일로 교육청 찾으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어?"
그 손자 이쁘다, 하지만 할머니 손에 자라서 내 볼 때 자기 밖에 모르는 왕자병 중병이다.
할머니라고 다 그렇지 않겠지만 언니의 경우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방학때 우리집에 형아들 보러 온대서 형아들 바쁘니 (실제로 집에 붙어있을 시간이 없다)
형아들 대학가면 그때 놀러와서 한 달 있어도 된다라고 했더니 언니는 두고두고 내가
자기손자 놀러 못오게 했다며 비꼬는 말로 이야기를 매번 던진다.
김명민이라는 배우에 대한 스페셜 프로를 보게 되었다.
진작 그가 대단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하는 그의 노력은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의 연기는 숙연하기까지하다.
그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지만 실제 내 생활에 그런 혼신을 불어넣는 일은 쉽지가 않다.
루씨 힐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마이애미의 잘 나가는 회사의 중역여성이 다들 꺼리는 미네소타의 시골에
파견되어 구조조정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아가씨로서 그 만만찮은 촌구석 인간적 연민으로 뭉친 이들과의 생활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는 걸 보면서 나는 왜 노브레인인가를 생각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시골인심은 도시와는 새삼 다르다)
주어진 환경, 오는 기회만을 기다리는 게 아닌가 싶은 뉘우침과 함께 뭔가 힘같은 게 쏟지만
언제나 하루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높은 산을 보면 바로 기부터 빠지는 나를, 더우면 바로 꼼짝하기 싫은 나를 어디에 비교하는 걸까?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보니 창의력이 없어서
쨍하지가 못하다.
창의력이라는 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먼저그리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그릴 것이가?
정해지면 자기가 아닌 모든 정보를쥐어짜서 화장실을 가도, 밥을 먹어도, 길을 가도
거기에 몰두해서 완벽하게 몰입하지 않으면 작품은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을 대신해 내가 이렇게 저렇게 창의적인 세계를 꿈꾸어 본다.
<바시르와 왈츠를>과 몬드리안과의 대비, 오래된 세계와 현실 문명과의 대비,
클림트의 베에토벤플리츠와 합창과의 대비처럼 말이다.
내가 아는 여러가지들 속에서 상상속의 대비는 재미있기만 하다.
그것을 어떻게 작품화 시키느냐가 문제다.
문제는 이이들이 그런 모든 작품을 자기화 시키느냐이다.
말로도 안되고 주입으로도 안되고 자신이 개발해야한다는 게 문제다.
애정의 발로로서…
& moon
2009년 8월 2일 at 3:40 오전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Lisa♡
2009년 8월 2일 at 3:58 오전
앗..
내 좋아하는 유세윤이닷~~~
내가 봐도 그래요.ㅎㅎ
JeeJeon
2009년 8월 2일 at 12:22 오후
dkt
아름다운 충격!
눈이 열리는..
지안(智安)
2009년 8월 2일 at 12:58 오후
안녕 하셧스무니까 Lisa님?
팔근육이 저리 멋진데 등판까지 욕심내다니 ㅉㅉ..
좋아요 공주 뎃상솜씨.
스키장 얘긴 시원한데 오늘 일진이 쫌 그렇네요.
날 더운데 치료 잘해야 해요.
살바도르달리 그림은 누구꺼?
김명민 스페셜 봣어요.바람직한 배우죠?
자녀들 모두 그대가 바라는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 되길..
화창
2009년 8월 2일 at 1:08 오후
8월이라 좀 덥지요? 휴가를 가얄텐데….
Lisa♡
2009년 8월 2일 at 2:16 오후
지전님.
dkt가 뭡니까?
Lisa♡
2009년 8월 2일 at 2:21 오후
지안님.
다 우리 아이들 그림이지요.
달리와 요즘 최고 디자인으로 각광받는
이태리의 디자이너의 그림인데
엮은 건가봐요..자꾸 이름 까먹는다니까…ㅎㅎ
저 약간 긁혔어요.
괜찮아요.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Lisa♡
2009년 8월 2일 at 2:21 오후
화창님.
휴가요?
아직 ?
저희는 끝났어요.
좋은 장소로 골라보세요.
산성
2009년 8월 2일 at 3:43 오후
오…색감도…내용도…아주 멋집니다.
정말 멋지다…라는 칭찬이 필요한 대목
아닌가요…^^
Lisa♡
2009년 8월 2일 at 10:42 오후
산성님.
고맙습니다.
근데 꾸미기 나름이라 이렇게
사진 찍어놓고 보면 다 그럴싸하게
보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