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일 의심도 병이라..

장마_148.jpg

우유가 왔나 싶어 현관문을 여니 우유는 없고 웬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의 시선은 우리집이 아니고 옆집이었다.

어제 옆집 신문이 낮까지 그대로 있길래 내가 우리집으로 들여놨던 게 생각났다.

문을 놀래서 닫았다가 (내 옷이 푹 파인 민소매였거든..)

다시 열고는 "아저씨 누구세요?" 라고 물었다.

용기를 낸다는 건 가끔 무모하지만 이 번 경우는 아니었다.

"아..네…세차하는 사람인데요, 옆 집에 세차비 받으러 왔는데요"

"아……..네에…."

의심도 병이려니 한다.

그래도 조심조심 불조심이라고 일단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짚어야 한다.

내가 세차를 안 맡기니 오래동안 있었던 사람인데 몰라봤다.

장마_150.jpg

레이스를 좋아한다.

레이스를 보면 이유없이 사고싶어진다.

레이스나 예쁜 종이, 카드, 복고풍의 노트, 먹고싶을만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비누,

털실 뭉쳐 놓은 것..등등을 보면 필요치 않아도 그냥 사야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레이스는 사다놓으면 언젠가는 쓰이겠지 싶어서 선뜻 손이 간다.

그러나 사고보면 나중에 무용지물이 되기도 하고 남을 주거나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도 못할 적이 있다.

이 지름신의 본능을 어찌 막을까?

레이스는 벨기에 레이스가 제일 유명하다.

그래서 벨기에 그랑팔레 광장 같은데를 가면 레이스파는 집들이 많다.

뉴욕서 벼룩시장갔을 때 오래되고 손때 묻은 레이스를 갖고 나와서 파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식탁보나 매트처럼 생긴 얇은 레이스가 달린 것들..

손수건인데 주로 레이스로 된 것들 하며 레이스 뭉치도 더러 보였다.

레이스를 보면 순수해지는 기분이다.

장마_147.jpg

집에 박혀 있어도 시간은 금방간다.

제대로 책 한 권 읽지도 못하고 하루를 보낸다.

읽다만 책들이 저리 뒹굴고 있어도 선뜻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건 쉽지 않다.

한사님의 블로그에서 독서광인 누군가가 일주일에 5권을 읽는다는 말을 한 걸 보고

깜짝 놀랬는데 그는 그것도 적게 읽은 거란다.

일주일에 5권을..

일주일에 한권 읽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8월에 목표를 세워봐?

10권의 책으로……..시작!!

장마_149.jpg

밤에 우연히 록가수 Y씨가 하는 업소엘 갔다.

그는 유명 수영선수 아내와 결혼해서 많은 사람들 입에 심심찮게

오르내린 사람이다.

그가 거기 있었다.

치렁치렁거리는 쇠들이 달린 청바지차림에 예사롭지는 않았다.

사실 그에 대한 선입견은 그다지 좋지못했던 게 사실이다.

짧지만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서 그가 상당히 순수한 인간이라는 걸 느꼈다.

현실감각이 되려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할만치 그는 순수해보였다.

요즘 옛날에 시셋말로 한 물간 가수나 탈렌트들이 재등장해서 방송에 나오는 걸

보는 시각은 어쩐지 씁쓸함과 반가움이 뒤섞인 기분으로 우야던동 그 사람들이

대박이라든가 혹은 사는대 지장없게 돈을 좀 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긴 나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헤어질 때 배웅까지하는 그에게 말한다.

"부자되세요"

장마_151.jpg

20 Comments

  1. 단소리

    2009년 8월 4일 at 4:52 오전

    한물간 락가수? 그가 바로 유현상? ㅎㅎ
    요건 내 지레 짐작이고요.
    더운데 집에서 나시로 지내시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과도한 용기는 조 거시기하다?   

  2. 색연필

    2009년 8월 4일 at 5:29 오전

    리사님~~

    저도 레이스 완전 좋아라 하고요~
    색종이, 색연필, 카드, 복고풍 노트, 그리고 예쁜 비누~^^
    그리고 예쁜 실, 조각천, 천 인형, 플라스틱 반지, 모빌, 작은 유리병…에고
    셀 수 없이 많네요..ㅎ

    의심…병 맞고요^^
    그래도 의심 할 건 해야지요~ㅎㅎ

    저도 방바닥에서 엑스레이 찍으며
    박혀서 책좀 읽어야 하는데
    도무지 그게 안되네요~에고^^~    

  3. 화창

    2009년 8월 4일 at 5:46 오전

    유현상씨와 최윤희씨의 결혼은 정말 큰 화제거리였지요~~~   

  4. Lisa♡

    2009년 8월 4일 at 5:58 오전

    단소리님.

    유현상씨는 한 물 간 락가수가 아니고
    현재 진행형인 락가수더라구요.
    본인의 백두산에 대한 신념이 대단하거든요.
    14일 동두천에서 록공연한다고 오라네요.
    갈까?   

  5. Lisa♡

    2009년 8월 4일 at 5:59 오전

    색연필님.

    그러신거야 내 진즉에 알지요.
    오미야께라 그러나?
    저도 잔잔한 것들에 마음을 자주
    빼앗기지요.
    그런데 인형만은 작은 건 싫더라구요.
    만들기 귀찮아서 그런지.

    책읽기 쉬운 건 아니네요.
    잠도 동반하니까
    더위에…………   

  6. Lisa♡

    2009년 8월 4일 at 5:59 오전

    화창님.

    그러니까요.
    대단한 화제였지요.
    정말 대단한 선택이었구요.   

  7. 오를리

    2009년 8월 4일 at 6:24 오전

    나시가 뭔말인지요?

    나시가 나잇 가운의 준말은 아닌것 같고

    난 지금도 ㅠ ㅠ 라고 하는게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낮선 사람이 집앞에 찾아노는거
    도둑이 많은 이곳에서 특히 밤이면
    우선 총들고 바깥은 보고 누군가를 확인합니다..

       

  8. Lisa♡

    2009년 8월 4일 at 6:42 오전

    오를리님.

    민소매로 정정했습니다.
    나시가 일본말 같네요.
    없다라는 뜻인가?
    ㅠ.ㅠ는 그냥 기호입니다.
    눈을 꼭 감고 있는 모습과 같기도 하고
    ㅎㅎ..이런 뜻하고 똑같지요.
    후후후….

    총들고 부분에서 살벌합니다요.   

  9. 레오

    2009년 8월 4일 at 9:09 오전

    밖에 안나가면
    별로 더운줄 모르겠지요?

    책 많이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신체 나이도 고려해야죠^&^ 아직 리사님은 해당사항 없음인가??   

  10. 희망

    2009년 8월 4일 at 11:46 오전

    한국에서 여의도 아파트에 살때 2일에 한번씩 차를 세차를 해놓고 가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세차를 하고 나면 세차를 하고 갔다는 표시고 운전자쪽 윈도우브러쉬를 살짝 제껴놓고 가는데… 장마철에도 가끔은 비가 오는데 윈도운 브러쉬를 제껴 놓은적이 있어서 비가 오는데 무슨 세차인가 라고 한달에 한번 돈을 줄때 물어 놨더니… 미니멈 일주일에 한번은 비가 오더라도 세차를 해줘야 한다고.. 그정도는 얘교로 봐달라는 말에 웃고 넘어 갔던적이 있었지요..
    그래도 세차가 그분들의 수입원인데 비가 계속오는 날은 하늘을 바라보고 원망을 하고 있었을거란 생각에 좀 안스러운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비 오는날은 다시는 하지말고,,, 그런날이 있으면 비안오는날 하루를 더해 놓고 가라고 말을 했었던게 세차 얘기를 하시니 오랜 기억속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나는군요,

    책이라… 저는 긴 휴가 기간이 시작이 됐는데…. 저도 미뤄놨던 책을 좀 봐야할까 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뒤정원에 살짝 기대어 앉아 읽으면 분위기가 좀 날래나 모르겠네요 ^^
    멋진 여름보내시구요..   

  11. 八月花

    2009년 8월 4일 at 2:58 오후

    하얀 레이스,
    망사나 노방 같은 천들..
    보기만 해도 그냥 좋아요..

    리사♡님.
    감사해요..
       

  12. Lisa♡

    2009년 8월 4일 at 3:22 오후

    레오님.

    오늘은 집 안에선 선풍기도필요없네요.
    며칠 전엔 집 안에 있어도 선풍기를 틀었거든요.
    뒹굴거리고 있으면 재미있답니다.
    책을 잘 안보게 되어요.   

  13. Lisa♡

    2009년 8월 4일 at 3:24 오후

    희망님.

    아직 휴가 안 떠나셨구나.
    무슨 책들을 읽으실 건가요?
    아무튼 발전적이고 감동적인 책들 많이 읽으시길…

    여의도에 사셨어요?
    그때부터 세차해주는 분들이 있었군요.
    저도 처음엔 세차를 돈주고 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하지않고 그냥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세차장가서 하는데
    요즘은 아예뿌옇게 하고 다녀요.
    더럽게 쓰다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아예 전체 세차를 해주는 곳으로 간답니다.
    세차만하면 웬 비는…오는지..
       

  14. Lisa♡

    2009년 8월 4일 at 3:24 오후

    팔월화님.

    맞아요.

    노방같은 천들.

    생일 잘 지내셨나요?   

  15. 네잎클로버

    2009년 8월 4일 at 3:25 오후

    정말 외출 안하고 집에 있어도
    어찌어찌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려요. ㅠㅠ;;

    저도 지금 읽을 책이 한참 쌓여 있는데,
    책 욕심은 있어서 궁금한 거 있으면 또 사고
    또 쌓이고…;;;

    현재는 올리뷰에 처음 신청해서 첫번에 당첨된 책(흠흠. 자랑입니다요. ^^)을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기한 내에 리뷰를 올려야하는 압박(?) 때문에
    우선순위가 되었지요~ㅎㅎ

    저도 레이스, 리본 테이프, 예쁜 천과 종이,
    미니어처 종(Bell), 향수병 등등
    아기자기한 거 좋아합니다. ^^
       

  16. 김삿갓

    2009년 8월 4일 at 6:52 오후

    흐음,,, 리사님 담부턴 두번째 문열때 같은 상황에선… 침대 밑에 있는 단도를
    준비 하시고 문 여세요.. 요즈음 신문 보니 한국도 이곳 못지 않게 별 희한한 놈들이
    많더군요. 암튼 만사에 조심 하시고 또 나시인진 몬지 (저 어렸을 땐 소대낫또 아님
    소대 나시 라 했음 아마 일본 발음으로 소매 nothing 을 콩글리쉬 또는 장글리쉬 로
    발음 하지 않았나 함 ) 그런옷 입고 함부로 문 멸지 마삼!!!

    흐미 레이스라 카면 여자들 보다 마 남자들이 무척 선호 하지 않을까예?.
    특히 망사 속옷 레이스 달린걸 입은 여자를 보면 왠만한 남자들은
    모다 뽕~@! 간다 아임니꺼!! (하지만 저는 한번도 본적이 없어 잘 모름 ^_____^ )

    저는 됫베기를 쓰기 시작 하면서 부턴 읽는건 정말 멀리 하게 되던데
    독서를 하시겠다는 분들 보면 너무 부럽네요. 아!!!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머~언 당신… 나 안 잊을래요 (책을)….

    ㅎㅎ 좋은시간 되식고 행복 하세요 리사님. 구!우벅!!! ^_______^    

  17. 테러

    2009년 8월 4일 at 9:17 오후

    아.. 그 높은 산 밴드의 Y씨…ㅎㅎ

    롸커들의 단순 무식 빠워풀은 참 매력적이죠…ㅎㅎ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18. Lisa♡

    2009년 8월 4일 at 11:13 오후

    네잎클로버님.

    저도 종을 모으는데..
    한 때 정말 많은 걸 모았어요.
    다 먼지만 먹는 하마이지만 말입니다.
    모으는 걸 해서 뭐 하나 뻐젓하게 성공할 정도로
    내 놓을 것도 없으면서 그저 자기만족으로 모으는 것이죠.
    여자들은 다 비슷비슷하네요.
    예쁜 천과 종이, 편지지, 문구류…흐흐흐.
    하루는 왜이리 빠른 거야?
    아무튼 올리뷰당첨되신 거 축하해요?
    제목은?   

  19. Lisa♡

    2009년 8월 4일 at 11:15 오후

    삿갓님.

    망사 레이스 그러네요.
    특히 좀 비치는 망사나 레이스 종류…근데 그거
    몸에는 별로 좋지 않고 감촉도 별로예요.
    하하하…언젠가 TV에서 보니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성의 옷색깔이 빨강이래요.
    이 참에 빨강 레이스라도……..장만해볼까?
    하지마라라구요?
    네——————–알겠습니다.
    돋보기쓰고 책 읽기 정말 힘들지만
    저는 가끔 커다란 둥근 돋보기 있잖아요.
    그것도 사용합니다.
    되게 편합니다.   

  20. Lisa♡

    2009년 8월 4일 at 11:15 오후

    테러님.

    맞아요.
    록커들의 대회에 끼인 적은 없지만
    순수할 수 있어요.
    늘 음악만 생각하니까 말이죠.
    예술가라고 할 수 있겠죠?
    진지한 록커들 말입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